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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천황산 사자봉 억새여행 | 여행일자 : 2016년 00월 0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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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충사-1.5km-한계암-3.2km-천황산(사자봉)-1.0km-사자평(사자재)-내원암방향-500m-진불암 방향 갈림길-800m-진불암-2.1km-내원암-표충사 |
비 내린 뒷날 날씨만 도와준다면 아름다운 계곡과 폭포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오늘 찾아가는 산은 밀양 표충사 뒤편을 감싸고 있는 밀양의 주산 재약산(1,018m) 중에서 표충사 오른편 계곡을 따라 흑룡폭포와 무명폭포, 층층폭포를 찾아 오르는 길과, 사자평을 경유하여 층층폭포 방향으로 내려서는 코스이다. ▲ 표충사 입구에서 올려다 본 천황산과 재약산 암봉
조금 늣은 시간에 출발을 하였다. 점점 하루 해가 짧아지는 가을 길목에서 자칫 산속에서 길을 잃거나 체력이 고갈되면 금방 어둠이 찾아오기 마련이고 하여 가을 산행은 가급적 이른 시간 등산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지만 전날 피로감에 늣게 경부고속도로를 진입하여 서울산에서 하차하여 밀양으로 향한다. 산행은 사전에 치밀한 계획을 통해 올라야 한다는 것은 원칙론에 가깝다. 문제는 상태에 따라 달라지는 저질체력으로 인하여 어디까지 오를 수 있는지를 가늠하지 못하다 보니 항상 코스는 짧게 잡고 당일 체력을 봐 가면서 연장을 하거나 단축을 하곤 한다. 오늘 산행은 밀양 표충사일주문을 기준으로 왼편 금강동천을 따라 오른 후 체력이 허락한다면 반대편 옥류동천으로 하산하는 코스를 따라 진행하고자 넉넉하게 물과 간식을 배낭에 채웠다. 홍제교를 건너 금강동천으로 향하다. 홍제교를 건너 표충사 구역에 발을 딛는다. 금강동천 방향으로 접어들자 몇 일전 태풍으로 물이 불어난 계곡은 물소리로 가득 채워 놓는다. 첫 갈림길에 도착한다. 동천계곡으로 들어서면 천황산(사자봉. 1,189m)까지 4.3km 이며, 내원암 방향으로 오른 후 내원암에서 약 600m 오르면 진불암과 재약산 갈림길이 나온다. 갈림길에서 진불암까지 1.5km이며, 재약산까지 2.8km이다. ▲ 홍제교 건너 바라 본 계곡 전경 중간 중간 폭포와 한계암, 서상암을 지나 숨을 헐떡이며 올라야 하는 만큼 다시 한 번 등산화 신발을 고쳐 맨다. 세심교(洗心橋)를 지나 계곡을 따라 완만하게 딛고 오르는 등산로가 이어진다. 혜각스님이 바위에 남긴 금강동(金剛洞)에 오르는 계곡 길목에 나무데크가 안내한다. 그리고 큰 돌을 지나 오르면 나무데크길이 끊어지고 금강동이라 새겨져 있는 바위를 만난다. ▲ 한계암으로 들어서기 전 만나는 금강동 숲을 헤집고 내려오던 물줄기가 잠시 숨을 고르며 지나가다 급격하게 떨어지는 위치에 큰 바위가 머물러 있고 그 바위면에 도구로 쪼아 금강동을 새겨 놓은 것이다. ▲ 거침없이 쏟아지는 계곡 설렁설렁 걷다보면 지루할 틈 없이 다양한 그림을 보여준다. 한계암을 앞두고 쌍폭이 산천을 흔든다. 한 마리의 용이 승천하듯 일광폭포는 꼬리를 물고 거슬러 올라간다. 반면 반대편 등산로 지점에는 은류폭포라 한다. 일광폭포 위에 아슬아슬한 지점에 혜각스님이 창건한 한계암과 그 옆으로 또 하나의 폭포를 만나는데 금강폭포이다. 한계암으로 오르기 위해서는 흔들다리를 통과하여야 한다. ▲ 은류폭포와 일광폭포가 하나의 물줄기로 합류하여 흘러내인다. ▲ 일광폭포 ▲ 은류폭포 ▲ 일광폭포 ▲ 한계암 흔들다리 ▲ 흔들다리 뒤로 쏟아져 흘러 내리는 계곡물 ▲ 한계암 흔들다리에서 바라 본 상부 방향 계곡 ▲ 계곡 전경. 이 물이 흘러내려가면 은류폭포가 된다. ▲ 한계암 앞에 자리한 금강폭포. 검은색 개 한 마리가 내 눈치를 본다. 아니 서로 본다. 한계암에 사는 개로 보인다. 쌍폭을 좌, 우 두고 아슬아슬한 지형 위 사뿐 올라앉아 있다. 세심교를 시작으로 약 1.3km 지점 출렁다리를 건너 자리한 한계암((寒溪庵))은 찰 한(寒) 즉, 물이 맑고 차가운 계곡에 위치한 암자란 의미로 보인다. 한계암을 거쳐 본격 등산을 시작하다. 한계암은 본래 비비정(飛飛亭) 현판을 내건 정자였다. 날 비(飛) 즉, 떨어지는 폭포 위 올라앉은 정자라는 의미로 보인다. 한계암에는 한국 불교 미술의 거두로 불리던 분들이 정신병 환자 요양소라는 간판을 내걸고 머물던 곳이라 한다. 무형문화재 단청장이신 혜각스님(慧覺, 1905~1998)을 비롯하여 무형문화재 불화장 석정스님(1928~2012), 동원, 수안스님 등 6년간 묵언수행한 곳이기도 하다. 오늘날 한계암에는 금강사 유점사에 모시던 칠불을 혜각스님이 모셔왔다고 한다. ▲ 한계암. 큰 검정개가 있으므로 출입을 자재하여야 한다. 한계암은 쉬엄쉬엄 걸어도 속세로부터 1.3km 거리지만 워낙 골이 깊고 숲이 우거져 밤과 낮의 구별이 어려울 정도이다 보니 사찰 내 주련에는 歲歲不知春 朝朝不見日(세세불지춘 조조불견일) 즉, 아침마다 해가 뜨나 해는 보이지 않고 해가 바뀌어도 봄이 왔다가 갔는지도 모르겠다라는 명시승(名詩僧) 한산자(寒山子)의 시 끝구절을 적어 놓았다. ▲ 한계암으로 부터 오르면 만나는 너덜겅 지대 완만한 숲길이 이어진다. 하늘을 찌를 듯 솟아있는 굴참나무숲길을 통과한다. 자연과 들숨날숨하며 걷다보면 이따금씩 새들의 노랫소리가 들려온다. 평일이라 고요한 산속을 걷는 동안 단 한명의 등산객도 스쳐가지 않을 만큼 오직 들리는 것은 계곡이 토해내는 비명소리만 따라 올 뿐이었다. ▲ 너덜겅 지대 지나 내려다 본 밀양 표충사 전경 ▲ 숲길에서 만나는 아름드리 소나무 너덜길을 딛고 오르면 표충사 소속 암자인 서상암(西上庵) 이정표를 만날 수 있다하였는데 산행중 서상암을 만나지 못하고 스쳐 지나갔다. 산중 암자에 무슨 특별한 볼 꺼리가 있을까 마는 일반 등산객 절대 출입을 금하는 통제공간이기도 하다. 이 암자를 두고 일제 강점기 독립군을 지원한 밀양의 일직손씨 가문의 독입운동가 은거한 곳이라 한다. ▲ 고도를 높이면서 전망이 틔인다. 그리고 보이기 시작하는 천황봉, 그러나 갈 길은 아직도 멀다. ▲ 정상 가까이 마지막 구간 계단길 ▲ 얼음골 케이블카 방향에서 천황봉으로 오르는 등산객 ▲ 천황봉에서 얼음골 방향 억새숲 나무데크길 ▲ 이제 곧 정상이다.
서상암 주변 천황산(사자봉)을 잇는 구간에는 너덜겅 지대가 유독 많이 발달해 있으며, 그 사이를 따라 등산로가 이어진다. 너덜겅 지대를 가로질러 급경사 언덕길을 따라 오르는 능선길로 올라선다. 상당한 체력 고갈을 느끼는 구간이기도 하다.
천왕봉(사자봉) 오르다 동천계곡을 지나 한계암까지는 완만한 계곡을 따라 올랐지만 한계암에서 시작되는 능선길로 올라서는 산길은 쉬다가다를 반복할 만큼 힘들었다. 너덜겅 지역을 겨우 통과하여 능선길에 오르면서 한숨을 돌리며 걷다보면 숲 그늘을 벗어나 정상에 도착한다. ▲ 천황산 정상에서 인증샷 찍는 팀들
재약산은 8개 암봉을 거느리고 있는 명산이다. 대표적인 천황산(사자봉 1,189m)을 시작하여 수미봉, 관음봉, 문수봉, 재약봉, 고암봉, 향로봉 등이다. 사자봉은 영남알프스에서 두 번째로 높은 산봉우리이자 영남알프스의 중심에 자리 잡은 산이다. 영남 알프스는 가지산, 천황산, 제약산, 신불산, 간월산, 영축산, 고헌산 등으로 3개시에 걸쳐 있다. 정상에서 한계암까지 3.0km구간이며, 표충사까지 4.8km이다. 사자평(사자재)으로 내려서다 천황산(사자봉)아래 암릉지역이 툭 솟아 있다. 천황산의 가장 매력적인 곳이기도 하며, 재약산으로 향하는 길목이기도 하다. 바위길에서 잠시 쉬어가며 천황산의 매력에 푹 빠져 본다. ▲ 천황산 벼랑지역 암반 전경 천황산에서 1km 내려서면 재약산으로 향하는 길목에서 만나는 곳이 사자평이다. 하늘 널마루 사자평은 약 100만평이라 한다. 사자평의 사는 광원을 이르는 옛말이며, 자는 산의 옛말로 산들벌이다. 한때 이곳에 화전민 80여 가구가 척박한 땅에 당근과 고사리를 심고 가꾸다 보니 대한민국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산동초등학교 분교인 고사리분교가 생겨나기도 했었다. ▲ 사자재로 내려서는 길 ▲ 나무데크 끝자락이 사자재이며, 그 앞에 수미봉이다. 사자재 데크 앞으로 내원암, 진불암으로 내려서는 길이 억새길이다. ▲ 사자재에서 올려다 본 천황봉 암반지대 ▲ 용담꽃을 찾은 벌 ▲ 내원암으로 내려서는 방향 억새떼
사자봉에서 내려서면서 만나는 산중 분지에 억새가 끝없이 자라는데 우리나라 최고의 억새밭이 펼쳐지는 이곳을 사자평이라 하며, 재약팔경 중 광평추파라 부른다. 사자평원 고산습지 보호지역으로 천연자원인 억새군락지를 비롯하여 고산습지를 보호하기 위하여 지정된 탐방로를 이용하여야 하지만 어디 등산객이 다 한마음일까 여기저기 사람이 숨어든 흔적들로 샛길이 뚫어져 있다.
사자재에서 진불암으로 내려서다. 사자재에서 제약산 수미봉 계단길을 피하며 그동안 가보지 못했던 진불암으로 향하기 위해 이정표를 따라 내려선다. 사자재에서 내원암으로 내려서는 길을 따라 1km 이상 내려서면 갈림길이 나오며, 갈림길에서 진불암 이정표를 따라 산길로 들어서야 한다. 대부분 등산객이 내원암으로 바로 내려서기 때문에 진불암으로 향하는 길이라곤 겨우 희미한 흔적이 전부이므로 각별한 주의를 요하는 구간이다. ▲ 진불암 진불암에서 제약산 수미봉을 올려다본다. 진불암이 올려져 있는 옆 바위도 만만치 않다. 덕분에 아찔한 전망을 보여주기도 한다. 진불암에는 작은 절방 하나를 두고 있는 암자로 방문 당일 아무도 없는 듯하다, 진불암에서 사자평억새밭으로 향하는 길과 고사리분교로 향하는 길로 각각 나눠진다. ▲ 진불암을 올려 놓은 바위절벽 ▲ 내원암 전경 하산을 하다. 표충사 입구를 시작으로 금강폭포와 한계암으로 향하는 산길로 접어든다. 첫 번째 갈림길이 내원암이며, 내원암으로부터 한계암까지 이어지는 계곡에는 금강폭포가 있다. 계곡을 지나 본격적으로 숲길이 이어지면 급경사 구간을 딛고 올라야 한다. 서상암을 거쳐 사자봉까지 그리고 사자재를 지나 수미봉을 찍고 사자평억새밭을 거쳐 층층폭포로 내려서려던 계획은 사자재에서 내원암 방향으로 내려선 후 진불암 갈림길에서 진불암으로 진행하면서 태풍 차바로 인하여 일부 등산로가 흔적 없이 사라져 길을 헤맸고 그로 인하여 막상 진불암에 도착하였을 때는 체력고갈로 사자평억새밭을 향해 다시 길을 올라서기가 벅찼다. 하여 그 길로 내원암으로 하산하면서 하루 산행을 마무리하였다. 표충사를 잠깐 들러가다 삼남금강 푸른 숲 산자락 발꿈치에 유독 풍경소리 요란한 사찰하나 자리 잡고 있는데 바로 표충사이다. 한때는 1천여 명의 스님이 머물렀지만 그 세월도 잠깐이라 폐허가 되니 불심이 사라질 법도 하지만 광해군 2년(1610) 혜정이 중창하여 또다시 불심이 부흥을 꾀하지만 현종 연간에 이르러 또다시 폐사 지경에 이르니 영정사의 업보이련가. 신아 흥덕왕 4년(829) 서역승이 맑은 물을 이용해 환자를 고쳐주며 주민들이 뜻모아 만든 영정사는 일년스님이 머물기도 하였지만 그 생명을 다하고 사라지는가 싶더니 현종5년(1839) 사명당의 법후손 월파스님이 예조의 승인을 받아 무안의 표충사를 옮겨 "표충사"라 부르니 오늘날 모습을 비로소 가지게 되었다. ▲ 표충사 전경 신라 무열왕 원년(654) 원효대사가 오늘날 극락암 자리에 암자를 만들고 수도하던 어느 날 재약산 기슭 대밭 속에서 오색의 상서로운 구름이 떠오르자 그 자리에 절을 창건 후 이름을 죽림사(竹林寺)라 불렀다. 흥덕왕 4년(829) 인도스님 황면선사가 석가여래 진신사리를 모시고 한반도를 유람하던 중 재약산 오색서운을 보고 삼층석탑을 세워 사리를 봉안하게 된다. 당시 홍덕왕의 셋째 왕자가 풍병으로 고생하며 영산약수를 찾던 중 죽림사에 머물게 되고 황면선사의 법력으로 병이 완쾌되자 왕이 사세를 확장, 절 이름을 "영정사靈井寺"라 한다. 표충사는 유교서원과 불전이 공존하는 특이한 사찰이다. 표충사 경내에 자리한 표충서원에는 사명대사 유정, 서산대사 휴정, 기허대사 영규 세분의 영정을 모시고 있다. 1592년(선조 25)임진왜란으로 사찰은 폐허로 변하자 현종5년 사명당 법후손 월파스님이 무안의 표충사를 표충서원으로 옮겨 임진왜란 당시 의승대장인 사명, 서산, 기허 세분을 모시면서 영정사는 "표충사"로 고쳐 부르게 된다. 표충사는 고려시대 일연선사가 이곳에 머물면서 삼국유사를 탈고 하였으며, 충렬왕은 "과연 천하명산"이라 감탄하여 동방제일의 선찰이라 불렀다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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