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알프스 하늘억새길
제1구간 억새바람길
하늘 억새길 을 오르기 위해 작은 봇짐을 꾸려본다. 청명한 가을 하늘 억새 사이로 열려진 길을 따라 걷는 하늘억새길은 제1구간 억새바람길(4.5km. 간월재-신불산-신불재-영축산), 제2구간 단조성터길(6.6km. 영축산-단조성터-휴양림-죽전마을), 제3구간 사자평억새길(6.8km. 죽전마을-주암삼거리-재약산-천황산), 제4구간 단풍사색길(7.0km. 천황산-샘물상회-능동산-배내고개), 제5구간 달오름길(4.8km. 배내고개-배내봉-간월산-간월재)로 총 49.5km 거리이다.
▲ 신불산 깊어가는 가을 억새숲길에서 만난 등꽃
영남알프스 하늘억새길 중에서 제1구간 억새바람길로 오르기 위하여 간월재로 향하는 출발점을 어디로 할까 잠시 고민하다 간월산장에서 출발하여 간월재로 올라 잠시 600m 산길을 오르면 간월산 정상 그리고 다시 하산하여 신불산과 신불재를 거쳐 영축산으로 길을 잡았다. 제1구간은 4.5km 이지만 간월산장에서 간월재까지 지름길을 걸어도 약 2.7km를 올라야 한다. 하산길 역시 영축산에서 약 4km 정도 내려서야 지산마을로 내려온다.
간월산장-2.7km-간월재-1.3km-신불산-600m-신불재-2.2km-영축산-4km-지산마을
영남알프스는 간월산(1,083m), 신불산(1,209m), 영축산(1,059m), 재약산(1,108m), 천황산(1,189m), 가지산(1,240m), 고헌산(1,032m)이 하나의 동선을 이루며 울산시와 양산시, 밀양시를 걸쳐 이루고 있어 그 모습이 유럽 알프스를 닮았다하여 산악인에 의해 영남 알프스로 불리기 시작하였고 가을이 되면 장관을 이루는 억새를 조망하기 위해 많은 등산객이 찾아드는 곳이다.
임도를 따라 간월재를 향하다.
▲ 임도를 따라 간월산장에서 간월재로 오르는 길.
산장을 떠나 간월재로 향한다. 산길과 임도를 따라 간월재를 거쳐 신불산으로 오르는 방법과 홍류폭포를 거쳐 칼바위 공룡능선을 따라 곧장 신불산으로 오르는 코스가 있지만 공룡능선으로 향하면 간월재에서 만나는 간월산과 신불산 중간에 자리한 간월재 억새장관을 놓쳐 버리기 때문에 계곡건너 임도를 따라 간월재로 향한다. 임도는 산 지형을 따라 돌아가며, 성급한 등산객은 임도 사이로 곧장 이어지는 지름길을 선택하여 숨 가쁘게 오른다.
간월산에 오르다
▲ 간월산장을 출발 간월재 도착. 눈에 조망되는 간월산 억새군락지
KBS 1박2일 프로그램에서 백페킹을 선보였던 간월재에 도착한다. 등산로 입구 돌탑아래 약수터에서 수통에 물을 다시 채운다. 최근 등산객의 편의를 위해 간월재 휴게소를 지어 놓았으며, 간단한 컵라면을 즉석에서 구입해 먹을 수 있다. 그리고 간월재 휴게소 뒤편으로 간월산으로 향하는 등산로가 억새숲길을 열고 열려 있다. 정상까지 600m 이며, 중간에 나무화석을 만날 수 있다.
▲ 간월산 전경
간월산에 오른다. 탁 트인 전망과 함께 눈 아래로 등억온천과 멀리 울산앞바다까지 조망된다. 건너편 신불산으로 오르는 등산객의 어깨에 무게감이 새삼 느껴진다. 간월산에서 간월재로 향하는 산비탈은 나무가 거의 없다. 바람을 향해 억새가 자리를 차지하고 있지만 척박한 조건 탓인지 간월산 억새는 키가 짧다. 옛날에는 배내골에서 이곳 간월재까지 차량이 진입할 수 있어 누구나 가을이 되면 비포장 길을 덜컹거리며 따라 올라 왔지만 지금은 차량통제를 하고 있어 등산객이 아니면 접근을 할 수 없게 되자 케이블카 설치를 하려고 명분을 쌓고 있다.
▲ 간월산에서 내려다 본 간월재와 건너편 신불산으로 오르는 나무데크길이 열려 있다.
▲ 늣가을 간월산을 바라본 간월재 전경 |
▲ 겨울산간월산을 바라본 간월재 전경 |
매년 10월 3일 개천절이면 간월재 오디세이를 간월재에서 열린다. 주변은 키가 큰 억새가 바람에 술렁이고, 억새를 찾은 등산객은 나무데크길을 따라 가을을 만끽하며 즐긴다. 간월재로 오르는 길은 간월산장에서 오르는 길 외에도 신불산휴양림에서 파래소폭포를 거쳐 오르는 길과 배내골 능선 또는 배내골에서 간월재로 오는 임도를 따라 오를 수 있는데 간월재에서 간월산 주변 억새를 즐기고 내려선다면 신불산휴양림에서 파래소 폭포를 거쳐 오르는 길을 추천해 주고 싶다.
신불산을 향해
▲ 겨울 눈내린 신불산 정상으로 향하는 제1 전망대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등산객
신불산으로 향한다. 간월재에서 억새숲길 사이 계단을 따라 약 600m 정도 오르면 올라왔던 간월재를 내려다보며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에 도착한다. 배내골에서 간월재로 향하는 임도가 라인을 그리며 산등성을 너머 간다. 아래로 신불산 휴양림과 파래소 폭포로 향하는 숲길이 시원하게 열려져 있다. 전망대에서 한국 최고의 억새 군락지를 조망하며 가을을 가슴에 담아본다.
▲ 겨울에 찾은 신불산 정상 돌탑.
▲ 신불산 정상석 주변 1박을 준비하는 등산객
▲ 신불산 주변 1박을 준비하는 등산객과 신불재로 내려서는 능선길이 이어져 조망된다.
간월산 정상에 도착하니 이미 1박을 준비하는 백페킹족이 나무데크를 차지하고 있다. 정상에는 나무데크를 제외하고 아무것도 없다. 화장실도, 약수터도 없기 때문에 잠시 머문 후 영취산으로 향하거나 공룡능선을 통과하여 간월산장 방향으로 내려선다. 봄이면 진달래와 철쭉이 길을 열고 여름이면 녹음으로 그 자리를 대신하다 가을날 억새에게 길을 내어준다. 겨울날 이곳에서 만나는 설경도 빼 놓을 수 없다.
신불재에서
▲ 신불산 정상에서 신월재로 내려서는 내리막길. 중간 둥근 나무데크 지점이 신불재이다.
▲ 간월산 정상에서 내려서는 신불재로 향하는 가을산과 겨울산 전경
정상을 내려선다. 눈 아래로 10만평 간월재 억새 군락지가 시선을 끈다. 신불산에서 간월재 그리고 간월산까지 이어졌던 나무데크 등산로를 닮은 나무데크 등산로가 이번에는 신불산에서 영취산으로 향하는 길목에 버티고 있다. 내려가는 것도, 올라가야 하는 것도 마지막 고생하는 구간이라 여기며 내려선다.
▲ 신불재 주변 억새군락지가 골을 이루고 있다.
신불재는 사방팔방 길이 열려 있다. 절구소골을 지나 배내골로 내려가는 길과 울주군 기천마을로 내려서는 하산길 그리고 금방 스쳐왔던 신불산 정상으로 향하는 가파른 오르막길과 앞으로 나아갈 영축산으로 향하는 마지막 오르막 계단길이 기다리고 있다.
영축산을 향해
▲ 신불재를 올라서면 광활한 억새군락지가 펼쳐진다.
▲ 영취산으로 향하는 길 왼편은 경사지역이며, 오른편은 드넓은 억새군락지가 대비를 이루고 펼쳐진다.
영축산으로 향하는 길은 걷기 좋을 만큼 평평하다. 60만평 공간에 어른 키만큼 자라난 억새 군락을 통과하면서 즐기는 풍취는 이곳 신불산이 아니면 느껴볼 수 없을 만큼 광활한 능선에 감탄한다. 대자연이 만들어 놓은 공간에는 지천에 억새가 터를 잡고 그 사이로 길을 열고 있다. 천상을 걷듯 1,000m 능선 길을 통과하면 영축산 정상석이 구름 아래 걸려 있다.
▲ 영축산 정상석
▲ 영축산 정상에서 바라 본 주변 전경
영축산은 한때 다양한 이름으로 불러 오다 2001년 영축산으로 지명을 확정하였다. 영축산은 낙동정맥 영측지맥의 기점으로 간월산에서 1,000m 능선 길을 걷다 갑자기 나타난 바위산을 조금 오르면 정상을 만날 수 있다. 간월재에서 출발한 제1코스 종점이자 제2코스 출발점이기도 하다. 영축산 정상에서 걸어왔던 길을 뒤돌아보면 과연 이곳이 산 속인지 의문이 갈 만큼 광활한 억새평지가 펼쳐져 있다.
▲ 죽전마을로 내려서는 산길 중 지름길은 협소하고 위험하여 안전하산이 필수이다.
해가 스멀스멀 지기 시작한다. 영취산 정상에서 낙조를 배경으로 억새를 감상하고 싶었지만 어둡기 전 좁은 산길로 내려서야 하는 탓에 통도사 방향으로 하산을 결정하였고 산 정상에서 만난 분들이 가려켜 주는 방향으로 내려서니 죽전마을로 하산을 하였다.
신불산은 지천에 억새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약간의 수고로움을 통해 광활한 억새군락 사이로 난 길을 헤치고 하늘과 땅이 맞닿는 천상의 길을 걷는 기쁨이란 산을 오르지 않고서는 느낄 수 없는 노력한 만큼 길을 열어주는 가을날 환상 그 자체이다.
즐거운 여행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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