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
.
.
.
바람을 안고 살고픈 날 찾아간 봉화군
바람이 머무는 내륙 소백산맥과 태백산맥의 그 사잇길로 겨울은 노래하며, 여행자의 마음을 유혹하는데...,
겨울 여행은 칼바람 보다 시간과의 싸움이다. 하루가 짧은 겨울여행은 너무 무리한 계획으로 인하여 도로에서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허다하다. 결국 겨울여행은 코스가 좌우한다고 봐야하는 셈이다 경북 봉화군, 영주시를 넘나들며 여행하는 코스로 부석사 가는 길목을 이번에는 여행코스로 잡았다.
여행코스는 봉화군청을 출발점으로 잡고 어느 지역에서라도 10시 이전에 집결 출발하여야 한다. 첫 코스로 국보 제201호의 자비로운 미소를 만나기 위해 북지리 마애불좌상을 찾아간다. 도로변에서 만나는 북지리마애불좌상은 지금 지림사로 알려져 있다.텅 빈 절터에 겨우 두어채 절집 그리고 보호각에 모셔진 북지리마애불좌상을 통해 불심을 가슴에 담고 다시 길을 따르면 오전약수터를 만나게 된다. 오전약수터는 돌아 나오는 길에 다시 들러 밥을 먹기로 결정하고 계속 진행하면 부석사 큰집으로 통하는 축서사에 도착하게 된다. 축서사 역시 옛 모습은 없다. 유일하게 남아 있는 옛 대웅전은 오늘날 보광전으로 석조비로자나불(보물 제995호)이 모셔져 있는데 그 모습이 아주 독특하다.
축서사에서 여행은 잠시 고민을 해야 한다. 부석사를 가 본 여행자라면 겨울에 굳이 부석사를 따라 되돌아 갈 필요 없이 계속 진행하여 태백산사고가 있는 각화사 그리고 서동리 동,서 삼층석탑(보물 제52호)을 찾아갈 수 있다. 축서사에서 부석사로 가는 여행길이라면 오전약수터에서 늣은 점심을 해결하고 부석사로 진입하면 부석사에서 아름다운 해질녘 노을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지림사
▲ 최근 복원중인 지림사 전경
지림사에서 만난 북지리 마애불좌상
국보 제201호 북지리 마애불좌상이 그리 알려져 있지 않다. 신라시대 조성한 마애불 중 규모가 상당한 크기의 불상으로 신라시대 27개 부속암자를 거느린 대찰로 알려진 “한절”에서 조성한 불상으로 호골산 자연암벽 끝자락을 이용하여 감실을 만들고 불상을 조각하였는데 높이가 4,3m이다. 불상은 1947년 주변 부지정리중 발견된 후 보호각을 만들어 보존해 왔어나 최근 보호각을 새롭게 조성하였다.
마애불에서 빼 놓을 수 없는 것이 미소를 머금은 7세기 후반 모습이다. 결코 악에 굴하지 않는 당찬 모습에 선한 미소를 드리운 얼굴과는 달리 큰 체구의 넉넉한 조각수법은 불심을 자극하기 충분하다. 불상 뒤편에는 머리광배와 몸광배를 따로 구분하였으며, 주변에는 일정한 간격으로 작은 부처가 조각되어 있으나 지금은 형체를 식별하기 어려울 만큼 마모되었다.
.
허허벌판 마애불이 발견된 후 그저 지나가던 여행객이 하나 둘 찾아가던 곳에 사찰이 자리 잡고 있다. 아직 여러 동의 전각이 있는 것도 아니다 보니 사람들은 하나같이 곧장 부석사로 향하는데 한번쯤 지림사를 들러 볼 필요가 있겠다. 지림사는 신라 진덕여왕 당시 창건된 사찰로 호랑이가 걸터앉은 형국에 위치하였다 한다. 500여명의 승려가 기거할 만큼 대찰로 알려진 지림사는 그 후 폐찰이 되었고 1949년 재건을 시작하였으나 오늘날까지 겨우 전각2동을 유지할 뿐이다. 지림사는 의상이 먼 산을 바라보다 서광이 비치는 곳에 사찰을 만드니 그 사찰이 축서사라하였다고 한다. 즉 지림사를 거쳐 축서사가 만들어지고 곧이어 부석사가 창건되었으니 3곳의 사찰이 보통 인연으로 연결된 것이 아닌 것이다.
부석사의 큰집 “ 축서사 ”
부석사로 찾아가는 길목에서 꼭 만나야 하는 것으로 북지리마애여래좌상 그리고 축서사 석조비로자나불이다. 비록 옛 모습의 절집은 사라져 버렸다하여도 부석사 절집보다 먼저 의상대사가 창건한 사찰이 축서사로 큰집이 되는 셈이다. 축서사로 접어들면서 새로운 절집에 익숙지 않은 사람이라면 발길을 돌려 나가기 쉽다. 어딜 봐서 최근에 조성한 흔적들로 변변한 문화재도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옛 대웅전 전각인 보광전을 들러보면 생각이 달라 질 것이다.
신라 제 30대 문무왕 13년(673) 의상 조사에 의해 창건되었다. 축서사가 위치한 문수산(1206)은 문수보살이 출현하였다하여 문수산으로 불리는 곳으로 지림사 절에서 앞산을 보니 문수산 해발 700m 지점에 빛이 보여 다음날 찾아가 보니 한 동자가 불상 앞에서 절을 하였고 자신은 청량산 문수보살이라 말한 후 불상만 남겨두고 떠났는데 이 소식을 접한 의상대사는 그곳에 절을 만든것이 축서사로 아쉽게 옛 흔적은 사라지고 그 흔적을 더듬어 조성한 사찰이 자리하며, 오늘날 대한불교조계종 제16교구 본사인 고은사의 말사이다.
의상 대사는 그 후 3년 뒤 축서사에서 40여리 위치한 곳에 절을 세웠는데 오늘날 부석사로 축서사는 많은 전각과 산내 암자를 거느렸고, 대중이 44명 기거하였지만 의병을 토벌하기 위해 사찰을 전소시켜 겨우 대웅전 1동만 남기고 전소되었다고 한다.
화재로부터 피해를 입지 않은 대웅전은 지금 보광전으로 대웅전 오른편에 나란히 위치하며, 석조비로자나불(보물 제995호)을 모시고 있다. 석조 비로자나불은 높이 108m, 어깨 넓이 55m, 머리 높이 31cm, 대좌 높이 96cm로 서벽 쪽에 봉안되어 있는 독특한 위치와 9세기경 신라조각 수법을 계승, 동화사와 각연사 비로자나불과 동일한 양식적 특징을 하고 있다. 불상은 금색 이였으나 1950년 항공스님이 오늘날 모습인 흰색으로 채색하였다. 또한 광배는 화려한 문양의 목조광배로 이루어져 있으며, 천장에는 독특한 그림이 그려져 있다. 절간 앞에 서 있는 1기의 석등(경북 문화재자료 제158호)은 높이 2.3m로 무심한 세월에 가냘픈 몸매로 서 있는 듯 쓸쓸해 보인다.
보탑성전을 통해 들어서면 우뚝 서 있는 사리탑이 위용을 자랑한다. 오른편으로 선열당, 왼편으로 심검당, 안양원, 강의원이 자리 잡고 계단을 오르면 중심에 대웅전, 오른편에 보광전이 보인다. 사찰의 중심에 있는 한옥식 석탑으로 조성된 탑에는 부처 진신사리를 모시고 있는데 2005년 9월 20일 충남 논산 자광불교연구소 김광열씨 작품이다.
태백산 사고를 관리하는 각화사
.
.
절간에 들르면서 뭐 볼 것이 절간에 널브러져 있을까요. 대웅전을 마주하면 누구나 한번쯤 고개를 돌려본다. 그 흔한 당간지주의 흔적도 보이지 않는다. .옛 절간의 멋이라고는 눈 씻고 찾아봐도 없다.
변변한 석등도, 탑도 없는 각화사는 조선왕조실록을 보관하고 관리하기 위해 창건된 태생부터가 독특한 사찰이다. 태백산맥이 내려 뻗다 각화산(1177m)을 만나고 그 곳에는 조선 후기 5대 사고 중 한곳인 태백산 사고를 두게 된다. 태백산 사고로부터 2km 아래 위치해 있던 각화사는 원효대사가 서동리 (현 춘양고등학교)에 있던 남화사를 폐하고 676년 옮겨온 곳으로 남화사를 생각한다하여 각화사로 불렀다 한다.
각화사 문화유산으로 경북 유형문화재 제189호 귀부와 오른편으로 조선시대 석종형 9기 부도 가 조성되어져 있다. 석탑으로는 각화사 삼층석탑이 있는데 도굴 후 인근 개울에 방치되어 있던 것을 옮겨온 탓에 형체가 심하게 훼손되어있다. 종루를 오르면 떡하니 걸린 월영루 그리고 중심으로 대웅전과 산신각 겨우 몇몇이 머무르는 전각이 고작이다. 2시간만 잠을 청하고 15 개월의 참선을 하였던 각화사는 살아 있는 산짐승도 묵언을 할 정도로 고요함 그자체다.
탑속에 미니탑 99개
서동리 동,서 삼층석탑
지도상에 봉화 서동리 동,서 삼층석탑(보물 제52호)이 안내되어 있어 무심코 봉화 서동리에 들렀는데 이정표가 끊어진 후 석탑의 방향이 모연해 졌다. 골목길 몇 개를 돌아 나오다 보니 중학교 건물 옆에 석탑이 보여 가까이 가보니 봉화 서동리 삼층석탑은 춘양중학교 내 운동장에 위치해 있었다. 통일신라 후기작품으로 추정되는 삼층석탑이 왜 운동장에 있는지는 그리 많은 시간이 필요치 않았다.
탑은 봉화 각화사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본래 탑이 위치한 춘양중학교는 원효가 창건한 남화사가 있었던 곳으로 각화사로 옮겨 가면서 이곳은 폐찰로 사라졌지만 오늘날 2기의 쌍탑은 당당하게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던 것이다.
탑은 조각수법이 동일 한 쌍탑으로 높이 3.9m 그리고 2층 기단 위 3층 탑신을 올린 전형적인 통일신라 후기 석탑 양식으로 1962년 해체 복원과정에서 99개의 소형 탑이 확인되어 국립 경주박물관에 보관하고 있다. 삼층석탑 내에서 발견된 소탑은 흙을 이용하여 찍어낸 탑으로 불교 무구정광대다라니경에 의하면 소형 불탑 99개 또는 77개를 탑 안에 모시면 99억개의 탑을 만든것과 같다는 의미로 8세기~10세기 유행하던 방식이다.
여행주요코스
1코스 : 봉화군청 - 지림사-축서사-각화사-서동리 동서삼층석탑
2코스 : 봉화군청 - 지림사-축서사-오전약수-부석사
1코스는 겨울에는 빙판길을 조심해야 하지만 축서사, 각화사의 설경이 아름답다. 2코스는 봄~가을까지 추천하는 코스로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자랑한다.
즐거운 여행하시길 바랍니다.
'2015년 이전여행 > 01월 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울산 광역] 울산 강동화암주상절리 (0) | 2012.01.20 |
---|---|
[경북 경주] 읍천항벽화 그리고 경주 주상절리 (0) | 2012.01.20 |
[부산 광역] 2012 새해 일출 (0) | 2012.01.01 |
[경북 영덕] 영덕 풍력발전단지 겨울 (0) | 2011.12.27 |
봄 오는 소리 (0) | 2011.01.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