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이상 닫혔던 산문이 딱 일 년에 한번 열린다는 절집 봉암사는 경북 문경시 가은읍 원북리 희양산 남쪽 기슭에 자리한 대한불교 조계종 제8교구 직지사의 말사로 헌강왕 5년(879) 지증대사였던 지선이 창건 후 태조 18년(935) 정진대사 긍양이 중창, 세종 13년(1431) 기화가 중수한 후 현종 15년(1674) 화마로 소실되자 신화스님이 재건 그리고 1915년 세욱스님이 중건하여 오늘에 이르며, 일반인의 출입을 통제하는 조계종 특별수도원으로 운영되고 있다.
사찰에는 헌강왕 9년(883) 세워진 봉암사를 개창한 지증대사 지선의 사리탑(봉암사지증대사적조탑 보물 제138호)이 있으며, 금색전 앞에는 통일신라시대 조성한 높이 631m의 삼층석탑(보물 제169호) 그리고 전형적인 8각원당형 부도를 한 봉암사정진대사원오탑(보물 제171호) 그리고 계곡을 따라 서북쪽으로 오르면 계곡 위 큰 암반에 마애불좌상(경북 유형문화재 제121호)이 새겨져 있으며 주변 너럭바위를 희롱하며 흐르는 계류와 풍광이 아름다워 수도처로 더없이 좋다. 또한 창건 후 유일하게 화마를 피해온 어필각이란 현판을 내걸린 극락전(경북 유형문화재 제255호)이 있다.
일주문에 내걸린 희양산 봉암사를 열고 들어서면 이제부터는 봉황문으로 들어선 후 계곡 물소리에 화답하며 산길을 오르면 봉암사 경내로 이어지는 남훈루가 길을 열어놓고 있다. 우선 법당을 찾기 전에 마애불을 만나기 위해 산길을 오르면 너럭바위지대가 펼쳐지고 그 앞 큰 바위에 고려말기로 추정되는 4.5m 마애불이 좌상을 하고 계신다. 계곡을 건너 내려서면 희양산 하얀 암봉을 배경으로 자리 잡은 중심법당인 대웅보전으로 이어진다. 봉림사에서 가장 오래된 절집으로 2층 전각구조를 한 특이한 극락전이 있는데 대웅보전 바로 옆 서쪽 당우로 임진왜란 당시 절집이 화마로 변할 무렵 유일하게 타지 않았다.
봉암사에 흩어져 있는 국가문화제를 둘러보려고 하여도 안내판이 없다. 평소에 개방되지 않는 곳이다 보니 안내판도 없어 어디를 둘러보아야 할지도 막연하여 그저 당우들 사잇길을 따라 동선을 그리며 따라본다. 언덕에 문화재가 보이지만 찾아가는 길이 막혀있어 갈 수 없는가 하면 일 년에 한번 열리는 길이다보니 찾는 이들은 4km 이상 되는 길을 걸어야 하는 번거로움도 생길 수 있다. 그나마 봉암사에서 특별 운송수단으로 버스 3대를 투입하고 중간 중간 봉고차로 계속 이동을 시켜 수고로움을 덜어주고 있다.
일 년에 한번쯤은 계곡 물소리가 끊이질 않고 산나물 지천으로 자라난 오솔길을 따라 한적하게 걸어가는 것도 좋을 법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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