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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만 용산전망대 칠면초 전경 |
▲ 순천만 매표소 입구 전경
순천만으로 숨어든다. 여름 햇살아래 칠면초는 어떤 모습일까 하는 궁금증 때문이다. 일년에 서너번 들러는 곳이 순천만이지만 갈때마다 경이롭고 새롭다. 그런데 더 경이로운 것은 순천만 입장료다. 입장료가 7,000원으로 대폭 인상되었다는 것이다. 여행을 하면서 순천만에서 탐조선(7,000원), 주차비(2,000원), 순천만 정원 스카이큐브(왕복 8,000원) 등 상당한 금액이 지출되는 곳인데 2,000원 하던 곳이 7,000원으로 인상해 버렸다.
기존 2,000원에서 7,000원으로 입장료가 대폭 인상되려면 뭔가 내부 변화가 있어야 하지만 순천만은 말 그데로 자연경관을 보고 즐기는 곳이다. 528만여㎡ 규모의 갈대밭과 용산전망대에서 바라보는 S자 수로와 칠면초 군락지 그리고 겨울이면 진귀한 흑두루미를 멀리서 볼 수 있는 곳인데 왜 이처럼 요금을 과하게 징수하는 걸까? 그 이유가 자연훼손을 막기 위해 너무 과한 관람을 통제하는 하나의 수단이라는 궁색한 변명을 하고 있다. 돈 없으면 오지마라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순천만 여행에서 비용을 보면 주차비 2,000원 + 입장료 7,000원 + 탐방선(유람선) 7,000원으로 이것만 벌써 16,000원이다. 여기서 순천만 정원까지 다녀오는 비용을 합하면 큐브 8,000원을 포함 공동입장료 1,000원을 추가해서 25,000원이란 돈이 나간다. 자연속을 힐링하려다 오히려 불쾌지수가 상승될 판이다. 갈대숲 하나에 이건 해도해도 너무한 처사가 아닌가 싶다.
순천만이 알려진 것은 우리문단에 감수성의 혁명을 일으킨 김승옥의 근대단편소설인 무진기행의 배경지로 알려지면서 문학 지망생이 무진의 안개를 보기위해 찾기 시작하면서 알려졌다. 안개가 무척 많은 소박한 작은 항구 마을 무진에서 부슬비 내리는 날 방죽에서 자살한 술집여자의 죽음에 연민의 정을 느끼면서 소설은 흥미진진해 진다.
무진기행을 통해 알려진 안개나루 주변은 이제 삐거덕 꺼리며 힘겹게 노를 젓던 나룻배가 사라지고 탐조선이 운행하고 있다. 무진기행에서는 무진의 자랑으로 안개를 뽑았다. 아침에 잠자리에서 일어나 문 밖으로 나오면 밤사이에 진주해 온 적군들처럼 안개가 무진을 에워싸고 있다 할 만큼 무진의 안개를 칭송했지만 지금은 안개를 만나는 것조차 쉽지 않다.
▲ 저 멀리 솔섬이 붉은 양탄자 뒤로 보인다.
이유야 어찌되었던 순천만 용산전망대에서 내려다 보는 칠면초를 만나기 위해 길을 따랐고 이제 겨우 한줄기 올라왔지만 그래도 멀리서 보면 붉은 모습이 보이니 자연의 위대함에 감탄을 할 뿐이다. 칠면초를 만나기 위해서는 구동마을 앞 갯가나 용산전망대로 올라야 한다. 용산 전망대에서 솔섬 방향으로 바라보면 지천에 칠면초가 영역을 확보하고 피어 있다. 붉다는 표현보다 자줏빛에 가깝다. 줄기하나 꺾어 입에 넣어보면 짜다. 흔히 건강에 좋다는 염초가 바로 칠면초이다.
칠면초 사이로 엄지손가락 크기의 짱뚱어가 인기척에 갯벌에서 뜀박질을 한다. 게들은 진흙속으로 몸을 숨기고 지켜보는 나도 숨을 멈춘다. 잠시 시간이 흐르고 인기척이 없다는 것을 감지한 겁쟁이들이 모습을 다시 드러낸다. 마치 아무 일도 없다는 듯 그렇게 하루가 또 흘러가고 있다.
잿빛 개펄에 자줏빛 칠면초 그리고 가을을 향해 가는 초록의 억새가 그려내는 모습은 자연이 찾아오는 이들에게 전해주는 아름다움이 아닐까 싶다. 칠면초의 아름다운 모습은 가까이서 만나는 것 보다는 멀리서 바라보는 것이 좋다. 가까이 다가서면 바닥이 쩍쩍 갈리진 갯가에 얄팍한 뿌리 내리고 농사 초년병이 논에 모를 손으로 심어둔 듯 듬성듬성 자리고 있기 때문이다.
아름다운 연인들이 70여만 평 갈대숲으로 숨어들면서 갈색여행이 시작된다. 2008 람사르총회가 열린 세계5대 연안습지 중 한 곳인 순천만은 대대포구라는 작은 항구를 끼고 있다. 동쪽으로 여수반도와 서쪽으로 고흥반도를 끼고 있는 대대포구는 39.8km, 해안선에 21.6km갯벌과 국내 최고 27km 갈대밭이 어우러져 사시사철 색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순천만은 철저하게 자연과 어우러짐을 원칙으로 한다. 철새의 휴식을 위하여 조명을 가급적 설치하지 않고 꼭 필요하다면 낮게 설치 할 만큼 화려한 공원과는 거리가 멀다. 순천만의 다양한 생태자원을 보존 및 학습을 할 수 있는 순천만자연생태관, 그리고 밤이면 천문대를 통해 별을 관측할 수 있으며, 낮에는 천문대 관측소 앞에서 순천만을 찾아오는 철새를 탐조하도록 망원경을 설치해 두었다.
순천만에서 특별한 여행을 할 수 있다. 여수 방향 와온해변 "S"자 물길의 낙조, 화포해변에서 내려다보는 칠면초(마을에서는 기진개라 한다)의 붉은 모습, 해질녘 벌배를 밀고 갯벌을 이동하는 아낙네의 모습, 한쪽집게를 흔들며 구애하는 홍게의 현란한 손놀림, 뻘 위를 뛰어다니는 망둥어의 모습, 뱃길로 물살을 가르며 만나는 철새의 장관, 갈대숲 사이로 난 산책로데크를 따라 거니는 운치 등 대대포구의 살아있는 자랑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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