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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를 품은 사찰이자 백제 고찰 ‘금오산 향일암’은 대한불교 조계종 제19교구본사 화엄사 말사이며, 낙산사 홍련암, 남해 금산 보리암 , 강화도 보문암 그리고 국내 4대 관음성지(觀音聖地) 중 한 곳이 바로 금오산 향일암(向日庵)이다. 향일암을 품고 있는 금오산은 쇠 금(金)자, 자라(거북) 오(鰲)자를 쓴 금오산(金鰲山.323m)이며, 원효대사가 머물던 당시 거북을 닮은 산 즉, 거북 구(귀) 자를 써서 영구암(靈龜庵)으로 불렀다. ▲ 향일암 경전바위 위 전망대에서 바라 본 임포마을 전설의 거북 머리 여수시를 통과하여 거북선대교를 건너 돌산도로 진입한다. 여수 끝자락에 1984년 돌산대교가 연결, 2012년 여수시 종화동과 돌산읍 우두리를 잇는 길이 744m 거북선 대교가 건설되면서 두 다리가 돌산도를 잇고 있다. 돌산도는 3개의 유인도와 19개의 무인도로 이루어진 국내 8번째 큰 섬이며, 여수 최남단 돌산도 끝자락 나지막하게 자리한 금오산 중턱 해발 150m 지점 경전바위를 병풍삼아 향일암이 자리하고 있으며, 향일암으로부터 전망대까지 등산로가 이어져 있다. ▲ 변산 바람꽃 남녘 봄 햇살과 해풍에 잘 자란 갓을 이용한 갓김치는 이곳 돌산도가 가장 유명하며, 향일암 진입로 300m 구간 탐방객을 향해 ‘안사도 되니 맛보고 가요’라는 유혹을 뒤로하고 매표소를 거쳐 사찰로 들어선다. 향일암은 불교문화유적이 없다. 보물로 지정된 문화유산도 없는 곳에서 입장료를 받자니 머쓱한지 전라남도 문화재자료 제40호라고 적어 놓았다. ▲ 향일암 내 석문
여수 여행에서 향일암 여행은 제일 끝자락을 향하는 먼 길이다. 여수시에서 돌산도로 들어서지만 해안도로는 바다를 달리는 동해해안 분위기와는 사뭇 다른 동떨어진 풍경을 자아낸다. 밋밋한 해안도로가 끝나는 지점에도 만나는 향일암 덕분에 돌산도는 외지인 차량이 수시로 돌산대교를 건너 넘나든다. 특히 매년 1월이 되면 해맞이를 하려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루기도 하며, 3월이면 동박새처럼 동백꽃을 찾아 몰려들기도 한다. ▲ 매표소로 향하는 길목 좌우에는 갓김치를 판매하는 가계의 유혹이 만만치 않다. 향일암 매표소에서 향일암으로 들어서지 않고 곧장 직진한다. 마을로 들어선 후 다시 향일암으로 진입하는 길을 조금 따라 오른 후 금오산 이정표를 따라 진행한다. 오늘 산행은 야생화 탐방인 만큼 빠른 보폭을 줄여가며 산길을 따라 오른다. 야생화로 변산바람꽃, 복수초, 노루귀가 피어난다. 이번 여행에서 아쉽게도 복수초는 다음 기회에 만나기로 하며 변산바람꽃 군락지를 거쳐 오르기로 하였다. 또한 간단하게 올라간다는 생각만하여 미처 렌즈를 들고 출동하지 않은 탓에 사진을 담아오는데 한계가 있었다. 향일암 야생화를 품다 등산로를 따라 진입하다 왼편 산자락에서 변산바람꽃 무리를 만난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다녀갔는지 이 일대의 땅은 이미 길이 반들반들하게 나 있었고 그 사이로 꽃이 피어나 있다. 최소한의 흔적을 남기며 꽃을 담아 가고자하는 노력들이 고마울 따름이다. ▲ 변산바람꽃 변산바람꽃이 비탈 돌 틈 사이에 고개를 내밀고 있다. 겨울시즌이 끝나는 2월 말 제비꽃처럼 피는 변산바람꽃을 봄의 전령사라 부른다. 변산바람꽃은 현재 환경부 보호식물이며, 꽃말은 기다림, 덧없는 사랑이다. 변산바람꽃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최초 변산 지역에서 확인된 야생화이다. ▲ 노루귀 변산바람꽃을 만나고 산 능성에 올라서자 등산로 왼편에 노루귀를 만날 수 있다. 작은 들꽃이라 눈여겨보지 않으면 그냥 지나치기 쉬운 노루귀다. 노루귀는 줄기에 흰 털이 많이 나 노루의 귀를 떠올린다하여 노루귀라 부르며, 미나리아재비과에 속하는 여래해살이 풀이다. 꽃은 흰색, 분홍색, 청색 등이 있다. 삼거리 갈림길에서 금오산 정상을 찍고 되돌아오거나 산을 넘어 하산을 할지 아니면 향일암으로 내려서야 하는지 갈림길 능선에서 잠깐의 고민이 필요했다. 생각했던 것 보다 시야는 열리지 않았고 푸른 바다의 속살은 감추어져 있었기 때문이었다. 결국 향일암 방향으로 내려서기로 하고 바위틈을 헤집고 이동을 시작한다 ▲ 삼거리에서 구간 이정표
삼거리에서 전망대까지 약 400m 능선구간 등산로가 이어진다. 삼거리 구간에서 전망대까지 잇는 구간에서는 남해바다를 감추고 있으며, 불규칙한 바위들로 인하여 보행이 다소 어렵다. 이 구간에는 그저 삭막함이 엄습하였고 자꾸만 금오산 정상으로 향하는 산길이 강하게 유혹을 한다. 향일암 전망대 그리고 내려서다 가파른 등산로에서 잠시 숨을 헐떡이며 쉬어간다. 탁 트인 남해바다 다도해의 비경이 쏟아져야 하는 구간인데 참으로 아쉽다. 양 팔을 벌려 눈에 보이는 다도해 풍광을 다 껴안으려 하지만 일망무제 (一望無際)의 남해 바다가 펼쳐져 있을 뿐이다. 그 사이로 선박이 겨우 형체를 보여주며 지나고 있다. ▲ 바위를 돌아가는 등산로 나무데크길
정상에 도착하는 구간 나무데크 계단 그리고 전망할 수 있는 전망대가 잘 꾸며져 있다. 향일암에서 올라오는 구간은 다소 오르막길이지만 계단길이 두 사람 스쳐가기 충분한 공간이며, 중간 중간 바다와 기암괴석을 구경하다보면 힘겨움도 잠깐이다. 거북 무늬를 한 다양한 크기의 바위가 향일암 뒤편에 옹기종기 모여 있다. 향일암에서 올려다 보면 보이는 경전바위를 비롯하여 참선하기 좋은 평평한 바위 그리고 그 사이를 헤집고 내려서는 하산길이 어우러져 신비감을 더해준다. 등산로에서 내려다보면 거북이 한 마리가 바다로 성큼 발을 내 딛고 있다. 등짝에는 원효대사가 던져버린 무거운 경전을 짊어지고 금방이라도 용궁으로 향할 기세다. 모진 세파와 풍파를 견디며 아직도 쉼표하나 찍어놓고 있는 경전바위를 돌아가는 등산로를 중심으로 동으로 여수만, 서로 금오열도가 펼쳐진다. 향일암에 도착하다 산문(山門) 중 첫 번째 일주문(一柱門)을 거쳐 번뇌에서 벗어나 열반에 들어간다는 해탈문(解脫門)으로 오른다. 해탈문이라하여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 한명 겨우 빠져 나갈 수 있는 바위틈 사이로 열려져 있는 석문(石門)이다. 해탈문을 통과하면 또 다른 석문을 거쳐 대웅전(大雄殿)에 도착한다. ▲ 해탈문 안내에는 대웅전으로 되어 있지만 중심전각 건물은 대웅전이 아니라 원통보전 현판이 내걸려져 있다. 사찰의 중심전각 대웅전 뒤편 바위를 올려다본다. 원효대사가 원통암에서 수도를 끝내고 떠나던 날 그동안 탐독했던 불경책이 너무 많아 가져갈 수 없자 공중에 날려 보낸 것이 멀리가지 못하고 원통암 뒤편 바위로 변하니 이를 두고 경전바위, 불경바위라 하며, 설악산 흔들바위처럼 흔들리는데 한번 흔들면 한권의 경전을 읽는 공덕을 쌓는다 한다. ▲ 향일암 전각 난간 위에 자리잡은 거북 ▲ 동백꽃이 이제 피어나기 시작한다. 대웅전(옛. 원통보전) 앞에 서면 종무소와 종각 그리고 왼편으로 하관음전(용왕전)이 있으며, 뒤편으로 상관음전과 해수관세음보살 그리고 사랑나무 연리목과 원효스님 좌선대가 있다. 오른편으로는 삼성각과 경전바위 그리고 돌아 내려서는 길목에 책육당(요사채)이 있다. 향일암은 2009년 12월 20일 화재로 건물 8동 가운데 대웅전과 종무실, 종각이 전소되면서 청동불상과 탱화가 사라져 버렸으며, 문화재청과 시도 관계자를 비롯하여 많은 불자의 노력으로 화마를 딛고 원통보전 현판 대신 대웅전을 내걸었다. 향일암에 관한 안내글을 옮겨보면 다음과 같다. ‘해를 향한 암자라는 뜻의 향일암은 서기 644년 신라 선덕여왕 13년 원효대사(617-685)가 원통암(圓通庵)이란 이름으로 창건한 암자다. 고려 광종 9년(958) 윤필대사가 금오암으로 개칭하여 불리어 오다가, 남해의 수평선에서 솟아오르는 해돋이 광경이 아름다워 조선 숙종 41년(1715) 인묵대사가 향일암이라 명명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임진왜란 당시 충무공 이순신장군을 도와 왜적과 싸웠던 승려들의 근거지이기도 한 향일암은 해안가 수직 절벽 위에 건립되었으며 기암절벽 사이의 울창한 동백나무 등 아열대식물들과 잘 조화되어 이 지역 최고의 경치를 자랑하고 있다.’ 향일암 중심건물은 대웅전이 아니라 원통보전으로 초기 암자 이름 원통암 즉, 원통자재(圓通自在)를 의미하는 말로 관음도량이라는 의미이며, 거북 모양을 통해 금오암 또는 영구암이라 불렀다. ▲ 100원 동전을 머리에 올려져 있다.
향일암 거북이는 10원짜리를 등짝에 지고 산다. 요즘은 세월이 흘러 100원짜리를 머리 위 올려놓았다. 삼성각 앞 난간에는 온통 A4크기의 거북이가 줄줄이 늘어서 등짝에는 동전을 올려놓고 한결같이 바다를 가려고 한다. 무려 200여 마리나 동전을 업고 있으니 도대체 이유가 뭘까? 동전은 경전을 의미하고 거북은 경전을 짊어지고 용궁으로 향하려는 것은 아닐까. 토끼의 간은 간사한 토끼 뀜에 빠져 구하지 못해 경전을 통해 간을 대신하려 말이다.
향일암이 있는 지형은 풍수설로 보면 거북이 바다로 발을 딛는 형상을 하여 산을 금오산이라 부르며, 풍수설에 의해 거북 혈에 해당되는 곳에 쇠붙이를 올려놓거나 구멍을 뚫지 못하게 하였는데 향일암으로 오르는 난간을 만들기 위해 철주를 설치한 후 임포마을에서는 지하수 개발 당시 굴착기가 부러지는 일이 생겼으며 향일암 주지 스님 한쪽 다리가 마비되는 일이 생겨 급히 철책을 제거하였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신비감을 더해준다. 기묘한 바위와 독특한 풍광 그리고 자연 앞에 너무 나약한 내 모습 교차한다. 느린 걸음으로 구불구불한 산길을 헤치며 만나는 소소한 풍경을 하나하나 어루만지며 렌즈에 담다보니 바위틈 숨어 피어나는 색색의 봄꽃 가녀린 숨소리가 들려왔다 흩어졌다한다. 향일암에서 금오산 금오봉까지 약 1.7km 구간이며, 향일암 뒤편 경전바위 위 금오산 전망대까지는 약 0.4km 구간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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