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소리를 따라 거슬러 오르며 번뇌를 흘러 보내다보면 잠시 호흡을 멈추고 쉬어가라 손짓하는 삼화사가 자리 잡고 있다. 기암괴석의 속살을 더듬다 때론 푸른 못에 모여들고 때로는 넓은 반석 위 고루 퍼졌다가 흘러가는 무릉계곡의 싱그러운 물소리는 불경을 외우고 한가로운 산천어와 피라미는 바위틈을 헤집고 예불을 올리나 보다.
두타산에 위치한 삼화사는 선덕여왕12년(643) 자장이 토굴을 만들면서 시초가 된 후 1592년, 1820년, 1829, 1907년 소실되었다가 1977년 중대라 부르던 사찰을 현 위치로 옮겨와 오늘에 이르고 있다. 삼화사 일주문과 적광전의 현판은 근세의 선승이신 탄허대선사의 친필이며, 1980년 주조한 범종은 아침에 28번, 저녁에 33번 타종을 통해 중생을 제도하고 있다.
중심법당이 대웅전이 아니라 적광전인 이유는 철조노사나불을 봉안하면서 대웅전으로 불리던 건물을 적광전으로 바꾸었다. 이 외에도 약사전, 극락전, 비로전, 칠성당, 조사전, 무문전, 무향각 등 여러 전각이 자리하고 있다.
삼화사에는 2점의 불교유물을 눈여겨 볼만하다. 경내에는 삼층석탑(보물 제1277호)과 철불(보물 제1292호)이 있다. 칠불은 신라말에서 고려초 유행하던 불상으로 국보2점, 모물 12점, 지방유형문화재 4점이 대표적으로 전해진다. 국보급으로 장흥 보림사 및 유일한 명문이 새겨진 철원 도피안사 철불이 있다. 삼화사 삼층석탑은 동해안에서 보기 드문 탑으로 높이 4.7m로 원형이 잘 보존된 상태로 신라말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1997년 탑 중건과정에서 목제사리함과 25기 납석제 소탑, 청동제 불대좌편 2개, 철편 6개가 출토되었다.
삼화사 계곡에는 앞선 사람들이 암반 위 몸을 맡기고 발가락은 계곡은 담근 채 하늘을 이불삼아 누워있다. 무릉계곡의 길목이고 보면 이곳 역시 무릉도원이 아니던가. 물소리가 이처럼 반갑게 객을 맞이해주는 곳도 드물다 보니 그저 눈 감으면 극락으로 향하는 길이 열릴 것만 같은 착각에 빠져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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