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엇갈린 운명을 통해 칼날은 낙조 빛으로 사그라지는 청풍명월의 싸움장면 배경장소로 알려져 있으며, 젊은 투지를 스스로에게 되묻는 국토순례의 출발점으로 알려져 있다. 땅끝은 일출과 일몰을 동시에 산 하나를 두고 볼 수 있으며, 모노레일이 전망탑까지 비탈진 능선을 따라 운행하여 연인들에게 인기가 매우 높은 지역이다.
노령산맥이 남으로 남으로 도하하다 사자봉에 이르러 멈추고 1986년 비석탑을 하나 세웠다. 날카로운 조각의 파편…….어쩌면 육지의 한 귀퉁이를 성큼 떼어다 세워둔 10m 토말비에는 "태초에 땅이 생성되었고, 인류가 발생하였으니, 한계레 이루어 국토를 그은 다음, 국가를 세웠으니, 맨 위가 백두산이며, 맨 아래가 사자봉이라.." 토말을 찾은 사람은 가파른 산길 때문에 쉽게 토말비까지 내려서지 않지만 토말비에 내려서면 올라가는 고생은 고행으로 여길 정도로 아름다운 바다가 발아래 놓여 있고 비로소 땅끝에 도착했음을 실감한다.
北위 34 °17 '38" 땅끝에 멈추선 방위선이다. 여기서부터 더 갈려면 선착장으로 뱃길을 이용하여 따라야 하니 땅끝에 왔다는 것을 새삼 실감한다. 선착장 주변은 온통 굵은 동백이 피어나고 진다. 하루를 마감하는 태양도 붉게 태어나 붉게 죽는다.
땅끝이란 지명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 찾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이곳의 정식명칭은 토말이다. 지명상 갈곶, 갈두라 부르지만 토말이 일단은 가슴에 와 닿는다. 토말(土末).....국토의 끝을 알리는 토말.. 그리고 당당하게 토말비가 서 있다. 土末은 누가 뭐래도 국토의 끝지점을 두고 하는 말인데 이 토말에 관하여 문제 있다고 주장한다.
土末이 아니라 "地末" 이라는 것. 언뜻 보면 뭔 소리를 하는가 싶겠지만 흙토"土" 보다는 땅지 "地" 가 맞는다는 것이다. 분명 토말은 땅이 끝나는 지점이지 흙이 끝나는 지점은 아니라는 것이다. 땅끝마을이 말해주는 것처럼 "땅"이 끝난다. 1938년 토말비가 서 있는 자리에 지말이라는 음각된 자연석이 있었는데 한쪽 부분이 떨어져 버려 "地"가"土" 가 되었다는 주장이 있다. 그러면 왜 바뀌었을까? 깨어져도 당시 부르는 명칭이라 한문이 뒤바뀔 수는 없지 않은가. 변질된 사유로 일본을 꼽는다.
일본 글자를 살펴보면 글자 중 국경선을 뜻하는 경(境)자와 같은 의미인 흙토와 끝말을 합친 글자 (土+末)가 있어 자국 국경선과 연계하도록 고의적으로 훼손 했을 가능성을 제시한 것이다. 어떤 주장이 아니라 하여도 토말을 두고 땅끝에 간다 말하는 것을 볼 때 지말이 옳은 것이다. 지금 부터라도 땅끝을 지말이라고 부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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