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곡을 따라 돌다보니 벚꽃길이 예사롭지 않다. 화려하게 수놓는 벚꽃 길은 방긋 웃는 어린아이의 미소처럼 보이는 것은 어쩌면 찾아가는 대원사가 어린영혼 태아의 혼백을 위로하는 사찰이라 그런가 보다.
사찰에 들어서면 주차장 앞에 주지스님이 만든 티베트 정통 사리탑이 웅장한 모습으로 서 있다. 무려 15m인 사리탑은 금도금 장식으로 화려하고 부처님의 열까지 지혜와 세 단계를 뜻하는 13개 고리와 깨달음과 구원을 염원하는 금강 보석으로 탑이라기보다 조형물 같은 분위기를 연출하고 뒤편으로 티베트 박물관이 자리 잡고 탑신부 만다라는 티베트 왕궁화가 출신인 라상, 츠렝하모 부부가 그린 작품으로 알려져 있고 앞쪽 일화문에는 우리는 한 몸이란 의미심장한 글귀가 고풍스런 문에 내걸려져 있다.
대원사의 역사는 얼핏 보면 초현대식으로 최근에 중창된 사찰로 오인하기 좋을 만큼 현대화에 익숙해져 있는 모습이지만 약 1500년 전인 백제 무령왕 3년(503)으로 아도화상에 의하여 창건된 고찰로 통일신라시대 5교 9산중 열반종의 8대가람으로 교세를 크게 떨쳤는가 하면, 고려시대에는 조계산 송강사16국사 중 제5대 자진원오국사가 극락전을 중심으로 선원과 승방을 크게 증축하여 정토신앙과 참선수양을 한곳으로 조선 영조(1731)에 들어 탁오대사가 중창을 하였지만 1757년 화재로 소실되고 영조 32년 현정선사가 다시 중창하여 12개의 암자를 거느렸지만 전쟁으로 모두가 파손되고 극락전만 남게 되었고, 1990년부터 시작한 중창불사를 통해 오늘의 모습을 갖추고 있다.
대원사에서 한국 사찰의 백미로 손꼽는 것이 있다. 지방 유형문화재 제 87호인 극락전은 유일하게 소실되지 않은 전각으로 그 안에는 관세음보살과 달마대사의 그림이 벽에 그려져 있는데 장엄한 모습이 우리나라 사찰 중 으뜸으로 칭송을 받고 부모공양불 속에는 진신사리 1과, 부모은중경, 옥곡, 오약, 오보등 티베트에서 가져온 유물이 봉안되어져 있다.
연지문에 도착하면 왕방울만 한 염주가 나무에 매달려 있는데 염주를 돌리면서 소원을 빌면 그 소원을 들어 준다고 한다. 염주는 백만편대염주로 그 사용법이 기록되어져 있다. 아미타불을 백만 번 염송하면 반드시 극락세계에 왕생한다 하여 백만편대염주라 부르며, 첫째 극락전을 향해 합장 반배를 올린 후 두 번째로 큰 염주 알을 시작으로 한 알씩 돌리면서 염불을 하며 세 번째 육근청정 아마타불을 외면서 한 바퀴 돌린 후 내 생명의 본질이 아미타불 즉, 무한한 빛나지 않고 죽지 않는 영원한 생명의 존재이길 염원한다. 그리고 두 가지가 더 있는데 아쉽게도 누군가가 찢어 알 수 없음이다.
종각을 지나면 유일하게 남아져 전해지는 극락전이다. 유형문화재 제87호인 극락전은 불교의 이상향인 서방극락정토를 염원하는 대표적인 건물로 백제 무녕왕 3년(503) 신라고승 아도화상에 의해 창건되었다.
극락전 오른편은 지장보살이 수도 없이 사열하는 자세로 서 있고 왼편은 자진국사 부도와 아도영각이 위편에 자리 잡고 있다. 사찰의 중심부라 말할 수 있는 극락전 주변은 베법 옛 향취가 묻어나면서 위편 계곡능선을 따라 산길이 이어지면서 황희영당까지 한걸음에 치닫을 수 있다.
대원사 지장보살에 관해 이야기 하지 않을 수 없다. 이승과 저승사이 삼도의 강이 흐른다. 이 강가 모래밭에는 부모 자식 간에 인연이 두텁지 못해 어려서 죽은 갓난아기와 햇빛도 보지 못하고 죽어간 핏덩이 들이 고사리 손으로 모래탑을 쌍고 있다. 부처님 공덕으로 삼도의 강을 건너려고 고사리 손으로 돌 하나를 들면서 어미니를 생각하고 다시 돌 하나를 들고 아버지를 부르며 돌을 쌓지만 탑이 거의 완성되어 가면 저승의 도깨비들이 호통을 치면서 탑을 부셔 버리고 탑이 무너지면 서럽게 모래밭에서 운다. 부처가 이를 딱하게 여겨 어린 영혼을 감싸 안으며, 오늘부터 나를 어머니라 불러라 말하며 길을 건너게 해준다고 한다. 태아를 위한 지장보살을 모시고 있는 이곳은 특별난 곳이자 많은 신도가 찾는 알려져 있지 않은 사찰임은 틀림없어 보인다.
대원사 자진국사 부도는 유형문화재 제35호로 지정되어져 있다. 대원사를 중창한 제5대 국사인 자진국사의 부토탑으로 특별한 기교를 엿 볼 수 없는 단순한 모양의 팔각기둥을 통해 보살상과 사천왕상, 연꽃무늬 등 중요한 것은 다 안에다 새겨놓고 자진원오국사 청조탑이라 새겨져 있다.
산길을 조금 더 오르면 신라왕자 김지장 기념관이 있다. 신라왕자 김교각 스님은 한국 보다 중국에서 더 알려진 스님으로서 중국 안휘성 구화산에 150m 동상을 1999년9월9일 건립하였다. 696년 신라왕자로 태어나 24살에 출가하여 지장이란 법명을 받고 신라에서 선청이라는 흰 삽살개와 오차송이라는 소나무 종자, 황립도라는 볍씨. 조, 금지차라는 차종자를 가지고 중국 구화산으로 간 후 뛰어난 법력으로 그곳 사람을 교화하다 794년 음력7월 30일 99세의 나이로 열반에 들게 된다. 중국에서 알려진 스님을 대원사에서 2002년 그의 뜻을 기리기 위해 건물을 짓고 김지장 삼존상을 모시고 있다.
영의정 방촌 황희선생 영각이 제일 위쪽 계곡에 자리 잡고 있다. 1419년 남원에 유배된 황희선생이 동향의 대선배인 대덕고승과 자진원오국사와 인연을 맺게 되고 1455년 넷째아들 적신공이 인근 파현부에 살면서 정책적으로 탄압을 받던 대원사를 보호하여 부자의 송덕을 기리기 위해 만든 영각으로 소실된 후 최근 다시 복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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