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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영도구 동삼동 산 29-4 태종대 태종사 '수국' 만개하다. |
가뭄에 단비 소식을 기다리는 농심을 알아주기라도 하듯 올해도 태종대 태종사 수국이 6월 말부터 만개하여 탐방객을 불러 모은다. 수국은 여름 장마철에 활짝 만개를 하기에 수국이 피면 장마가 시작된다 전한다. 수국은 수분을 좋아해 습기가 적당하여야 꽃을 피우며 햇볕을 멀리하는 꽃이기 때문에 수국이 만개하면 비가 내린다 보아도 무방하다.
수국은 카멜레온처럼 환경에 따라 색이 변하는 신기한 꽃으로 ‘칠변화’라 부르기도 한다. 한 나무에서도 여러 색의 꽃이 피어나기 때문이다. 수국은 토양이 산성 또는 알칼리성 즉, 산도에 따라 꽃색이 결정된다. 꽃색은 알루미늄의 성분에 의해 좌우된다. 본래 흰색의 꽃이 피던 수국이라 하여도 다른 색으로 카멜레온처럼 변화를 한다. 직접 목격하고 싶다면 꽃 주위에 명반(백반)을 묻어놓고 물을 주면 흰색이 청색으로 변하는 걸 볼 수 있다. 수국의 꽃말로 흰색 수국은 ‘변하기 쉬운마음’, 하늘색은 ‘냉담’, 분홍색은 ‘소녀의 꿈’이다. ▲ 의료지원단참전기념비 옛 태종대 매표소 입구에 자리한 의료지원단 참전 기념비는 한국 전쟁 시 유엔의 결의와 적십자정신에 의거, 의료지원단을 파견하여 유엔군과 한국군의 전상자 치료 및 난민구로에 공헌한 덴마크, 이탈리아, 노르웨이, 스웨덴, 인도 다섯 나라의 숭고한 업적을 기념하고자 1976년 9월 국방부 조달본부에서 설치한 조형물이다.
황칠나무 산책로를 걷다
태종사에서 수국을 만나다.
태종사에 도착한다. 1976년 조성된 사찰로 대한불교 조계종에 속하며, 1983년 9월 스리랑카 한국유학생 오병문의 소개로 스리랑카 정부로부터 부처님 진신사리 1과와 보리수나무 2본을 기증받아 봉안하고 심어 놓은 사찰로 매년 7월 첫 주말이 되면 사찰입구를 시작으로 사찰 경내에는 온통 수국화가 활짝 피어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 태종사 중심건물 대웅전
태종사 경내로 들어서자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어쩌면 안개가 몰려와 신비스런 모습을 연출 해줄 것이라는 기대감에 사찰을 떠나지 않고 계속 머물렀다. 스님도 곧 안개가 몰려와 수국과 어우러져 환상적인 풍경을 보여 줄 것이라며 넌저시 말을 건넨다.
▲ 부처님 사리를 봉안지 올해로 31주년 기념식. 탑 내 사리가 모셔져 있다.
▲ 입구에서 바라 본 수국길 ▲ 대웅전 앞 수국길 전경
7월 첫 주 안내가 낀 날이면 태종사에는 수국꽃이 지천에 피어난다. 변덕과 진심이란 양면성의 꽃말을 가진 수국은 태종대유원지 내 자리한 태종사에서 2014년 제9회 수국꽃축제를 7월 6일 부터 펼쳐진다. 태종사 수국은 다양한 나라에서 가져온 품종으로 40여 년간 사찰 내 진입로부터 법당 주변까지 가꿔온 것이다.
태종사 수국은 경내 10여종 약 3,000여 그루가 군락을 이루고 매년 6월~9월까지 그 화려함을 뽐내고 있다. 꽃을 좋아하는 도성 큰스님이 40여 년간 국내외 명승지 산사에서 수집하여 심은 것으로 2006년부터 매월 7월이면 수국꽃 축제를 열고 있다.
태종대 등대로 향하다.
영도의 옛 이름은 절영도다. 이곳에서 말을 방목했다고 한다. 영도는 섬이기 때문에 초식동물인 말을 맹수의 위협으로부터 지킬 수 있었고 육지와 인접해 길러진 말을 뭍으로 나오게 하기도 좋았다. 그런 이유로 예부터 국마장이었고 이곳에서 명마를 많이 길러냈다고 한다. 이곳의 천리마는 빠르게 달릴 때 그림자가 못 따라 올 정도라고 해서 '끊을 절'(絶), '그림자 영'(影)을 쓴 절영도다. 이후 '영도'로 부르게 됐고 전쟁 이후에는 실향민의 고단한 삶을 대표하는 곳이 되기도 했다.
▲ 태종사에서 등대로 향하는 해안순환도로
태종대를 여행하려면 우선 도보여행을 할 것인지 아니면 전기차 다누비를 이용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다누비 매표소-260m-자갈마당 갈림길-700m-남항조망대-770m-태종대전망대-250m-등대 갈림길-540m-태종사-980m-다누비 매표소로 돌아오는 총 4.3km 구간이다. 특히 자갈마당과 등대아래를 거쳐 신선대까지 오르내리는 길이 힘들기 때문에 체력적 부담이 있다면 처음부터 다누비 열차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개인적으로는 걸어서 한 바퀴 돌아 볼 것을 추천한다.
▲ 태종대 등대 태종대를 찾는 대다수 사람들의 최종 목적지가 바로 영도등대이다. 영도등대는 1906년 12월 대한제국 세관공사부 등대국에서 설치한 유인등대를 만나게 된다. 현재 영도등대는 2004년 8월 새롭게 단장하면서 10만촉광의 빛을 18초 간격으로 24마일(38km)까지 비춘다. 태종대의 개방은 1967년 건설교통부에서 유원지로 고시하고 1969년 관광지로 지정되면서 시민의 품으로 돌아온 후 1970년 태종대 해안선을 따라 총연장 4.3km의 도로개설을 착공, 1973년 완공하고 1974년부터 본격적으로 개발되면서 태종대의 명물이 하나씩 자리 잡았는데 기암괴석이 만든 신선대(사선암)와 왜국에 잡혀간 지아비를 기다리다 돌이 되었다는 망부석, 영도 남항을 불 밝히는 등대, 주전자를 닮았다는 주전자섬 외 사찰 2곳이 있다.
▲ 해기사 명예의 전당, 영도 태종대 등대, 바다의날 기념비
2006년 바다의 날 10주년 기념으로 바다헌장 기념비가 세워졌다. 현상공모를 통해 선정된 작가 김오성(국전특선, 84 현대미술초대작가)씨의 작품이다. 남녀가 돌고래가 미는 선박을 타고 노를 저어 파도를 헤쳐 가는 형상으로 바다를 개척하는 인간의 노력을 형상화한 작품이다.
▲ 무한의 빛
등대 입구에서 만나는 조형물 ‘무한의 빛’은 붉은색으로 태양과 동백 그리고 영원한 우주와 오대양 육대주를 표현하고 있으며, 푸른 원은 바다와 하늘이다. 동해와 남해바다의 경계에 위치한 상징적인 작품은 세계로 뻗어가고자 하는 해양국가의 힘찬 외침으로 다가온다.
▲ 무한의 빛 아래로 내려다 본 전경 오른편 망부석 바위가 조망된다.
태종대는 신선들이 살았던 곳이라 하여 신선대(神仙臺)로 불리던 곳이었다. 신라 태종 무열왕이 활을 쏘고 말을 타며 군사 조련과 함께 삼국 통일의 기틀을 마련한 곳이라는 전설로 인하여 태종대라는 설과, 이곳이 기우제를 지내던 곳으로 가뭄이 들어 대지를 적셔 줄 단비를 기다리던 조선 태종이 5월 초 열흘날 승하한 이후 음력 5월 초열흘날 오는 비를 태종우라 불렀다 한다. 조선 헌종 11년 일본 사신을 맞이하기 위해 조정에서 선위사로 신정(申晸)이 부산을 찾아와 시를 남겼는데 그 속에서 동래 부사가 태종대에서 비를 빌면서 지은 시를 차운해서(次萊伯太宗臺禱雨韻)를 남겨 이곳이 기우제를 지내던 곳 이였음을 확인시켜주고 있다.
▲ 위에서 내려다 본 신선대로 향하는 벼랑길 전경 ▲ 등대에서 내려서는 길
등대를 내려서면 해안가 천막촌 횟집의 유혹이 시작된다. 정식으로 허가를 낸 곳인지 아니면 불법인지 알 수 없지만 언제나 호객행위를 하며 손 흔드는 모습은 이제 낯설지가 않을 만큼 친근해 졌다. 일명 좌판횟집으로 많은 여행객이 횟집을 두고 불편한 시선을 쏟아 붓고 있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영업은 계속되고 있다. 등대 옆 공간을 사용하여 깨끗하게 단장된 횟집을 만들어 외부인을 맞이하면 안 될까 하는 작은 바람이다.
태종대의 유래는 정확하게 알 수 없고 몇 가지 구전이 동래부지에 전해져 온다. 신라 태종무열왕이 무술을 연마하여 삼국통일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설과 통일을 이룬 태종무열왕이 궁인을 대리고 와서 비경을 즐기며 놀았다는 설, 태종무열왕이 일본에 사신으로 갔다 오는 길에 궁인이 마중 나와 연회를 베풀었다는 설, 태종무열왕 사후의 장소였다는 설 등이 있다.
등대 앞으로 청동인어상이 자리하고 있다. 높이 35M 하얀 등대 앞에 횃불은 든 청동인어상이 대비를 이룬다. 인어상이 바라보는 곳은 등대가 바라보는 수평선과 일치한다. 외로운 등대의 친구가 되어 남해와 동해바다를 오가는 무심한 배들에게 안전을 기원하고 있는지 모를 일이다.
등대는 불을 밝혀 바닷길을 안내하는 역할과 함께 해양문화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2004년 8월 등대를 새롭게 보수하면서 바다와 등대 모든 것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등대에 종합해양문화공간을 조성하여 개방하고 있다. 등대에는 SEE&SEA갤러리, 해양도서관, 정보도서길, 해양영상관, 전망대, 자연사전시실, 카페 외에도 철재계단을 빙글빙글 돌아 등대 조명탑까지 오를 수 있다.
등대에서 내려다보면 신선바위와 그 옆으로 망부석이 서 있다. 신선이 노닐던 장소라 하여 신선대로 불리는데 신라 말 석학 고운 최치원 선생이 신선대라고 쓴 진필각자가 있었다고 전한다. 신선대는 해식동굴과 함께 공룡발자국 그리고 12만 년 전인 제4기의 최종 간빙기 역사를 한눈에 보여준다. 옆으로 바다로 나간 남편을 기다리다 돌로 변했다는 망부석이 서 있다.
태종대 망부석 일대에서 발견된 90여개의 발자국은 망부석과 인접한 두 개의 평지로 4백여㎡ 와 동편 바위 일대 8백여 ㎡로 백악기시대 공룡으로 추정하고 있다. 공룡의 발자국을 추정해 보면 높이가 15m, 무게가 20t 가량의 초식공룡이 아닐까 하는 주장이다. 태종대 공룡이 부각되는 이유는 인접한 고성 상족암 보다 1천만년 뒤의 것으로 한반도에서는 가장 후기의 발자국으로 추정 가능하기 때문이다.
공룡의 발자국은 이 일대가 호수로 융기파식대로 퇴적층에 찍혀있는 발자국 위에 시대를 달리하는 퇴적물이 쌓이고 굳어지는 과정을 통해 바다에 잠겼다 융기되면서 노출 된 것으로 삼면의 바위가 모두 수직으로 솟구쳐 올라 이 일대에 더 많은 발자국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태종대 해안단구의 특징은 지반이 융기하거나 낮아지면서 형성된 흔적을 주변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전형적인 융기파식대로 이곳에서 공룡의 발자국이 발견된 것은 지나칠 수 없는 해안 융기설을 뒷받침하고 있다. 태종대의 암반은 1억 년 전부터 8천 년 전 사이인 중생대 백악기로 주장하는 설에 의하면 1년에 1.4mm씩 솟아오르면서 태종대가 형성되었으며, 지금도 파도에 의하여 침식과정이 진행됨에 따라 언젠가 태종대의 두 개의 돌출부분은 갈라지고 떨어져 나갈 것으로 예측이 가능하다.
신선대는 둘로 나누어져 망부석이 있는 곳으로는 출입을 할 수 없다. 본래 하나의 바위였지만 파도가 절벽을 깎아 들어가면서 너비 7m 의 바위틈을 만들어낸 해식동굴이다. 망부석에는 바다로 나간 남편을 애타게 기다리던 여인이 돌이 되었다는 전설이 있다. 신선대를 두고 사선암이라고도 부른다.
국가문화재 명승 제17호(2005) 태종대유원지는 부산광역시 해양여행의 출발점이자 속살이다. 해안침식으로 해식동굴과 해식애가 발달한 이곳 태종대는 한국관광공사 선정 ‘한국인이 꼭 가봐야 할 국내 관광지 100선’ 중 마지막 100번째 자리를 차지 한 곳으로 해안절벽을 따라 깎아 세운 듯한 지층 위 우뚝 서 있는 등대를 시작으로 기암절벽을 따라 해안으로 내려서는 길은 아찔한 비경을 자랑하는 신선대까지 안내하고 있다.
▲ 전망대휴게소로 향하는 해안순환도로
예로부터 많은 묵객이 찾아와 해안절경에 심취하여 자연과 함께 노닐던 태종대의 생성시기는 12만 년 전으로 제4기 최종 간빙기 이후 부산만의 간헐적인 융기운동에 의하여 생성되었을 것으로 추정되며, 쥐라기 마지막 무렵 공룡이 활보하였고 신라 무열왕이 삼국 통일대업을 이룬 후 전국을 순회하다 태종대의 해안 절경에 반하여 오늘날의 태종대로 부른 천하절경의 명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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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대휴게소로 향하다.
▲ 휴게소 전망대 전경
자갈마당에서 전망대 가는 중간길 위치한 남항조망지에 올라서면 영도 앞바다에 드나드는 선박을 비롯하여 정박 중인 대형 선박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시원한 해풍을 마주하고 탁 트인 바다를 조망할 수 있도록 2004년 목재데크를 설치하여 편안한 조망을 하도록 하였다. 태종대 여행은 꼭 조망지가 아니라도 해안길을 걷다보면 숲 사이로 바다를 만날 수 있다. 날씨가 좋으면 대마도를 볼 수 있을 만큼 탁 트인 조망을 자랑하는 태종대 산책로 구간은 가로등과 잘 정돈된 철쭉 그리고 다양한 수종이 어우러져 연출하는 자연의 아름다운 길을 친구삼아 거닐 수 있어 좋은 곳이다.
태원 자갈마당
태종대 유람선이 출발하는 지점이다. 태종대는 엣 매표소를 기준으로 안으로 태원자갈마당과 등대자갈마당이 있으며, 바깥으로 감지자갈마당이 있다. 자갈마당은 감지자갈마당이 최고로 아름다운 모습을 하고 있지만 횟집촌이 가려 놓았다.
자갈마당으로 진입하다 오른쪽으로 보면 산길이 이어지면서 해안으로 툭 돌출된 기암절벽 위에 올라서게 된다. 인근 감지해변을 비롯하여, 영선동 앞바다 정박 중인 배들을 만날 수 있는 최상의 전망을 자랑하는 곳이지만 탐방객이 거의 찾지 않아 주변이 어수선하다.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자갈마당 위쪽에 올려다 보이는 절벽 위로 한번 가 볼 것을 권한다.
다누비를 이용하면 태종대 중간 중간 설정해 놓은 곳에서 내리거나 탈 수 있다. 한번 끊은 표로 전 구간을 여행하므로 편리하지만 걸어가다 중간에 탈 경우는 다누비 승선권을 구매하여야 하는데 요금은 마지막 구간에서 탑승하여도 똑같이 받는 불합리한 매표구입을 강요하고 있기도 하다. 다누비를 탑승하여 전망대휴게소에서 내린 후 전망대를 둘러보고 도보로 해안 길을 감상하며 등대를 거쳐 신선대까지 다녀 온 후 다시 다누비 열차를 타고 돌아오면 된다. 전망대휴게소에서 등대 갈림길까지는 약 250m 정도 구간이다.
수만 가지 표정으로 반겨주는 태종대 산책길에서 안개비를 만나는 것은 행운이다. 안개가 내리거나 해무가 잦아지면 해안도로는 숨었다 보였다 하면서 안개를 흩뿌린다. 뭔가 신비스러운 세상을 찾아가듯 해안 길을 거닐다 보면 목을 뽑아 올리고 있는 등대는 섬광을 멈추고 바다를 향해 목청껏 외치기 시작한다.
안개가 몰려왔다하여 모두를 가려 놓는 것이 아니다. 해풍이 불어오면 신선대를 열어 보였다가 곧장 닫아 버리기를 반복하면서 예상치 못한 풍경을 보여준다. 안개가 물러나면서 햇살이 살포시 비추면 전혀 다른 모습의 세상을 찾은 황홀경에 도취되는 곳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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