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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경주시 암곡동 1395-4 동대봉산(660m) 무장봉(624m) 무장사지(鍪藏寺址)
10월 중순 ~ 11월 초순 억새 여행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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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장산 암곡 출발지점
암곡에서 0.4km 오르면 갈림길이 나온다. 곧장 직진하면 편안한 길, 오른쪽으로 이동하면 힘겨운 길이다. 힘겨운 길은 억새밭까지 약 3.1km 구간이며, 쉬운길은 5.0km 구간으로 여행은 조금 멀어도 쉬운길을 이용하여 무장사지를 거쳐 화장실~억새밭으로 오른 후 무장봉에서 힘들길을 반대로 내려서면 쉽게 하산을 할 수 있다. (무장봉으로 향하는 거리는 지도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으나 주차장을 출발하여 한바퀴 돌아 내려오면 대략 10km 조금 넘는 거리다.
▲ 암곡공원지킴이를 시작으로 무장봉 5.7km, 무장사지 2.4km 구간이다.
한국제지의 숲 ‘무장산’ 안내글을 옮겨보면 다음과 같다. “ 한국제지(주)가 가꾸고 있는 이곳 무장산은 그 역사가 매우 오래된 숲입니다. 신라시대 태종 무열왕 김춘추가 삼국을 통일한 후 병기와 투구를 암곡동 골짜기에 묻었다고 하여 ‘무장산’으로 불리우며, 한국 불교 사상에 큰 발자취를 남긴 원효대사가 지금 포항의 오어상[ 머물기 위하여 수도차 지나던 숲길이었습니다. 이곳 무장산을 비롯하여 저 멀리 포항 운제산, 순천까지 이어지는 ‘한국제지의 숲’은 1,337만평에 이르고 있습니다. 무장산 정상에 오르면 정상을 하얗게 채색한 억새군락지 너머로 멀리 포항의 영일만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더불어 이곳 ‘한국제지의 숲’에서 산 곳곳에 서려 있는 신라인의 숨결을 느껴 보시기 바랍니다.”
신불산 억새가 피었다는 소식에 수많은 산객이 동시에 몰려드는 동대봉산 무장봉을 제일먼저 억새 여행으로 다녀오기로 하였다. 밀리기 전에 서둘러 다녀오고 주차시설이 넉넉한 곳은 조금 억새가 색을 바래면 찾아가기로 하였다. 경주 보문단지를 돌아 포항방향으로 진입, 물레방앗광장 옆 천북남로 마을길을 따라 진입, 허브랜드공룡마을 갈림길에서 오른편 마을길을 따라 왕산마을 끝까지 들어가면 무장사지 주차장이 나온다. 보문단지 물레방아공원에서 무장사지 주차장까지 약 5.6km 구간으로 봄이면 경주의 숨겨진 벚꽃여행지이기도 하다.
▲ 무장사지로 향하는 길목 흐드러지게 핀 물양귀비
무장사지 주차장은 무료이다. 주차를 하고 덕동천 옆으로 이어지는 길을 따라 약 1.1km 걸어가면 본격적인 무장산으로 향하는 암곡입구에 서게 된다. 암곡이란 정상으로 향하는 무장산길이 깊어 어두운 산길이 이어져 부르는 지명으로 암곡입구에서 무장사지 갈림길까지 약 2.4km이며, 무장봉까지 5.7km이다. 무장사지 갈림길에서 나무데크를 따라 100m 들어서면 무장사지이다.
삼국 통일 대업을 위한 치열한 전투 그리고 삼국통일 대업의 완성 후 전쟁 무기를 오늘날 암곡동 무장사지 근처 뭍어 버리면서 더 이상의 전쟁은 하지 않는 평화를 향해 나아갔다. 동대봉산(660m) 무장봉(624m)으로 향하는 길은 완만한 임도가 정상까지 이어지는 독특한 산행길이 열려 있다는 점이다. 1970년대 초 동양그룹이 무장산 정상 일원 약 45만평에 오리온 목장이 조성된 후 1980년 5공 당시 재벌의 비업무용 토지 강제매각조치에 의해 매각된 후 1996년까지 목장으로 사용하다 문을 닫은 후 넓은 초지에 억새가 자리를 대신하면서 매년 가을이면 은빛 물결이 일렁이며 탐방객을 유혹하는 억새여행지로 부각되었다. 옛 목장길 덕분에 정상까지 돌아오는 약 8.5km 구간은 누구라도 쉽게 다녀올 수 있다.
무장사지 도착하다.
신라 문무왕은 삼국통일 대업을 완수한 후 더 이상 전쟁을 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자신의 병기를 무장산에 묻었다고 한다. 그리고 세월이 지나 무장산 깊은 골 안에 절을 짓고 무장사로 불렀다 한다. 38대 원성왕의 부친 효양이 숙부 파진찬을 기리기 위해 만든 사찰이며, 39대 원성왕 왕비 계화가 조성한 아미타불 봉안 내력이 담긴 비석과 석탑이 오늘날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 무장사지 입구 이정표
신라 제38대 원성왕은 자신을 포함하여 아들과 딸까지 권력에 죽음이란 재물로 사라져야 했었다. 신라 38대 원성왕은 두 아들이 있었지만 왕위를 물려받지 못하고 죽자 장손자 혜충이 왕위를 물려받아 39대 소성왕이 되지만 1년 5개월 만에 죽게 되자 왕비 계화는 슬픔에 빠진다. 왕비 계화는 소성왕의 극락왕생을 위해 사비를 털어 아미타불을 만들고 그 흔적으로 사적비를 남겨 두었다. 소성왕에게 장남 청명과 체명 두 아들과 딸 장화가 있었지만 큰 아들 청명은 애장왕이 되었지만 삼촌 김언승에게 암살되어 죽는다. 둘째 아들 체명 역시 이때 죽게 되고 딸 장화도 어린 나이로 시집을 갔지만 남편이자 숙부였던 42대 흥덕왕 등극 후 2개월 만에 죽는 비극적인 가족사가 이어졌다. 그래서 그런지 무장사지에 들어서면 엄숙해 진다.
무장사 입구에 들어서면 무장사사적비 이수 및 귀부로 향하는 길과 무장사지 삼층석탑으로 향하는 길로 나누어진다. 언덕 위쪽에 귀비가 있으며, 계곡 가까이 석탑이 있으며 중간에는 절집이 존재하였을 상당한 평지가 2단 구조로 연결되어 있다. 탑은 겨우 탑돌이 할 만큼의 여유 공간을 두고 절벽 언덕 위 올려져 있다. 절집 구조로 보면 얼핏 탑의 위치가 이해하기 어렵다.
보물 제125호 무장사지 아미타불 조상 사적비
▲ 보물 제125호 무장사 사적비 이수 및 귀부
비는 1760년 암곡촌에서 발견되었다가 잊힌 것을 1817년 추사 김정희가 다시 찾았고 현재는 국립중앙박물관에 보관되어 있다 한다. 무장사지 비는 복원된 것으로 독특하게 비좌 사면에 십이지신상을 조각해 놓았다.
▲ 정면에서 바라 본 모습
비의 머리에는 아미타불 ○○ 이라는 글자가 두 줄로 새겨져 있다. 비문은 마모가 심하여 내용을 파악하기는 어려우나 신라 소성왕의 왕비인 계화부인이 소성왕의 명복을 빌기 위해 아미타불상을 만들어 무장사에 모신 내력을 새긴 것이다. 비의 조각은 국립중앙박물관에 보관 되어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2011년에 비신을 복원하여 다시 세웠다.” 라고 안내하고 있다.
보물 제126호 무장사지 3층 석탑
▲ 보물 제126호 무장사지 삼층석탑
무장사지를 두고 일연스님은 “그윽한 골짜기가 산을 깎아선 듯하며 장소가 침침하고 깊숙하여 주위가 절로 적적하니 이야말로 마음을 휴식하고 도를 즐길 수 있는 신령스러운 장소다”라 하였다. 오늘날 무장사지 삼층석탑 아래는 산 초입부터 이어지는 계곡 중에서 가장 깊은 협곡 벼랑 위 석탑을 올려 두었다. 높이 14.9m 삼층석탑은 되괴된 상태로 발견되어 1962년 일부를 보충하여 복원하였다. 탑은 통일신라석탑 양식을 계승한 9세기 석탑으로 추정하고 있다.
1층 몸돌은 1개의 돌로 만들어 모서리기둥을 조각하였다. 1층 지붕돌 역시 1개의 돌로 만들었으며, 지붕돌 아래면의 받침은 5단이다. 2층도 1층과 같이 몸돌과 지붕돌을 각각 1개의 돌로 만들고 5단의 받침을 나타내었다. 무너진 채 깨어져 있던 것을 1963년에 일부 부재를 보충하여 다시 세웠다.” 라고 안내하고 있다.
억새밭의 향연
▲ 무장사지를 떠나 옛 목장 입구 마지막 화장실을 거쳐 오르면 억새능선이 시작된다.
무장사지를 나서면 도심 속에서 정체를 숨긴 소음들로부터 귀를 닫고 시원한 녹음 길에서 자연의 소리에 귀동냥을 한다. 아주 조그만 소리에도 그 출처를 밝히고 말겠다는 탐정처럼 소리가 나는 풀숲에 온 신경을 집중하다 보면 자연은 답을 구하고자하는 만큼 깨우쳐 준다. 산 속에서 홀로 게으름 부리며 느릿하게 걷는다 하여 산신령이 저속보행으로 범칙금 떼는 것도 아니지 않는가.
산에 발을 딛는 순간 자연에 순응하는 원칙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 여행은 멋으로 하는 것이 아니듯 자연은 잠시 스쳐갈 뿐 소유하거나 굴복시키려는 대상이 아니라는 사실을 명심하며, 자연에 머무는 동안만큼은 철저한 자연인이 되어 보길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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