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색여행은 70여만 평에 뿌리내린 대대포구의 갈대숲과 마주하면서 시작된다. 세계 5대 연안습지 중 한곳인 대대포구는 왼편 여수반도와 오른편 고흥반도가 만들어낸 자연습지로 갈대군락의 역사는 불과 20년도 되지 않지만 갈대군락지가 무려 5.4km에 걸쳐 형성되고 40km의 갯벌에는 유기물이 풍부하여 게류, 조개류, 갯지렁이류 풍부하여 천연기념물이 흑두루미, 저어새, 검은머리갈매기, 도요새를 비롯하여 200여종 철새의 보금자리로 알려져 있다.
▲ 용산 전만대 아래 드 넓게 펼쳐진 칠면초 전경
▲ 가을전경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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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천만 겨울 흑두루미, 칠면초 농로변 주차 : 전남 순천시 해룡면 농주리 535-1 |
대대포구에는 특별한 여행을 할 수 있다. 여수방향 와온해변 일몰과 화포해변에서 내려다보는 칠면초(마을에서는 기진개라 한다)의 붉은 모습, 해질녘 뻘배를 밀고 갯벌을 이동하는 아낙네의 모습, 한쪽집게를 흔들며 구애하는 홍게의 현란한 손놀림, 뻘 위를 뛰어다니는 망둥어의 모습, 뱃길로 물살을 가르며 만나는 철새의 장관, 갈대숲 사이로 난 산책로 데크를 따라 거니는 운치 등 대대포구의 살아있는 자랑이다.
순천만은 75㎢가 넘는 해수역, 22.6㎢의 갯벌면적, 5.4㎢ 갈대 군락을 자랑하고 있다. 하천을 통해 유입된 토사와 유기물 등 퇴적되는 과정을 통해 영양물질 가득한 갯벌이 형성되었고 그 속에 농게, 짱뚱어 그리고 다양한 조개류를 키워낸다.
국내 해안하구 자연생태계를 가장 완벽하게 관리, 활용하고 있는 순천만 습지를 찾아 여행을 시작한다. 2003년 12월 해양수산부로부터 습지보존지역으로 지정, 2004년 동둑아 두루미 보호 국제네트워크 가입, 2006년 01월 20일 연안습지로 국내 최초 람사르협약에 등록된 곳이자 국내 10대 낙조 여행지 및 철새와 갈대 여행지이기도 하다. 특히 순천만은 국내 최대 흑두루미(천연기념물 제228호)가 찾아드는 도래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순천만이 알려진 것은 우리문단에 감수성의 혁명을 일으킨 김승옥의 근대단편소설인 무진기행의 배경지로 알려지면서 문학 지망생이 무진의 안개를 보기위해 찾기 시작하면서 알려졌다. 안개가 무척 많은 소박한 작은 항구 마을 무진에서 부슬비 내리는 날 방죽에서 자살한 술집여자의 죽음에 연민의 정을 느끼면서 소설은 흥미진진해 진다.
무진기행을 통해 알려진 안개나루 주변은 이제 삐거덕 꺼리며 힘겹게 노를 젓던 나룻배가 사라지고 탐조선이 운행하고 있다. 무진기행에서는 무진의 자랑으로 안개를 뽑았다. 아침에 잠자리에서 일어나 문 밖으로 나오면 밤사이에 진주해 온 적군들처럼 안개가 무진을 에워싸고 있다 할 만큼 무진의 안개를 칭송했지만 지금은 안개를 만나는 것조차 쉽지 않다.
1996년 80마리의 흑두루미가 날아들던 이곳 순천만에 2016년 1,432마리로 개체수가 늘었으며, 저어새, 황새, 검은머리갈매기, 혹부리오리, 민물도요, 논병아리, 해오라기, 황로, 노랑부리백로, 쇠백로, 중백로, 쇠기러기, 큰기러기, 청동오리, 고방오리 등 다양한 희귀 철새의 수가 늘어나고 있다. 순천시는 철새의 자유로운 비행과 먹이 공급을 위해 순천만 주변 약 280여개의 전봇대를 철거하고 주변 농지 약 59헥타르(ha)에 친환경농법으로 배를 수확하여 이곳을 찾는 약 140여종의 철새에게 공급하고 있다.
흑두루미의 학명은 Grus monacha 이다. Grus는 라틴어로 ‘두루미’를 뜻하며, monacha는 ‘수도자’를 뜻한다. 매년 10월 중순 천 마리의 흑두루미가 하얀 베일을 쓰고 검은 옷을 입은 성직자처럼 조용히 내려와 순천만의 천연성에 기대어 살다가 다음해 3월말이면 번식지인 시베리아로 떠난다. 순천만은 국내 마지막 남아 있는 흑두루미의 중요한 월동지이다.
바다와 가까운 갯벌 상부에서 자라며 새싹이 자줏빛을 띠다가 자라면서 초록색으로 변하고 가을이면 다시 자줏빛으로 바뀌며 색깔이 7번 변한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순천만에 가을이 내리면 화사한 붉은색 칠면초 군락과 황금빙 갈대의 물결, 검은 갯벌이 만나 신비로운 풍경을 만들어 낸다.
잿빛 개펄에 자줏빛 칠면초 그리고 가을을 향해 가는 초록의 억새가 그려내는 모습은 자연이 찾아오는 이들에게 전해주는 아름다움이 아닐까 싶다. 칠면초의 아름다운 모습은 가까이서 만나는 것 보다는 멀리서 바라보는 것이 좋다. 가까이 다가서면 바닥이 쩍쩍 갈리진 갯가에 얄팍한 뿌리 내리고 농사 초년병이 논에 모를 손으로 심어둔 듯 듬성듬성 자리고 있기 때문이다.
순천만은 대한민국 최고의 갈대숲 여행지로 이미 알려져 있다. 특히 10월부터 11월까지 세계 5대 연안습지 중 한 곳인 이곳 용산전망대 아래는 붉은 융단을 펼쳐 놓은 듯 염생식물인 칠면초가 갯벌을 메우는데 아직 갈색으로 변하지 않은 갈대와 단풍으로 물드는 칠면초의 묘한 조화로움이 감탄을 연발하게 한다. 칠면초는 여름 녹색을 띠고 있다가 염도에 따라 붉은색이 자주색으로 변하는데 색이 일곱 번 변한다하여 칠면초라 한다.
용산전망대로 오르다
칠면초를 만나기 위해서는 구동마을 앞 갯가나 용산전망대로 올라야 한다. 용산 전망대에서 솔섬 방향으로 바라보면 지천에 칠면초가 영역을 확보하고 피어 있다. 붉다는 표현보다 자줏빛에 가깝다. 줄기하나 꺾어 입에 넣어보면 짜다. 흔히 건강에 좋다는 염초가 바로 칠면초이다. 칠면초 사이로 엄지손가락 크기의 짱뚱어가 인기척에 갯벌에서 뜀박질을 한다. 게들은 진흙속으로 몸을 숨기고 지켜보는 나도 숨을 멈춘다. 잠시 시간이 흐르고 인기척이 없다는 것을 감지한 겁쟁이들이 모습을 다시 드러낸다. 마치 아무 일도 없다는 듯 그렇게 하루가 또 흘러가고 있다.
순천만 동쪽으로 동천과 이사천, 서쪽으로 벌교천을 통해 강물이 바다로 흘러든다. 동천하구의 갈대밭이 무려 10리(4km) 물길을 따라 이어지면서 매우 독특한 원형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순천만 대대포구를 출발하여 갈대숲을 지나 순천만 용산 끝자락에 설치된 용산전망대에 오르면 습지가 만들어 낸 독특한 모습에 탄성이 절로 나온다. 용산전망대에서 대대포구 무진교를 건너 갈대 정원속 탐방로인 갈대목도가 시원하게 조망되며, 특히 이곳 용산전망대에서는 ‘S’자 물길이 만들어 내는 낙조와 자줏빛으로 피어나는 칠면초의 모습이 환상적이다.
순천만은 철저하게 자연과 어우러짐을 원칙으로 한다. 철새의 휴식을 위하여 조명을 가급적 설치하지 않고 꼭 필요하다면 낮게 설치 할 만큼 화려한 공원과는 거리가 멀다. 순천만의 다양한 생태자원을 보존 및 학습을 할 수 있는 순천만자연생태관, 그리고 밤이면 천문대를 통해 별을 관측할 수 있으며, 낮에는 천문대 관측소 앞에서 순천만을 찾아오는 철새를 탐조하도록 망원경을 설치해 두었다.
순천만에서 특별한 여행을 할 수 있다. 여수 방향 와온해변 "S"자 물길의 낙조, 화포해변에서 내려다보는 칠면초(마을에서는 기진개라 한다)의 붉은 모습, 해질녘 벌배를 밀고 갯벌을 이동하는 아낙네의 모습, 한쪽집게를 흔들며 구애하는 농게의 현란한 손놀림, 뻘 위를 뛰어다니는 망둥이의 모습, 뱃길로 물살을 가르며 만나는 철새의 장관, 갈대숲 사이로 난 산책로데크를 따라 거니는 운치 등 대대포구의 살아있는 자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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