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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의성] 겨울 문턱에 만난 "의성 산수유마을"

허영꺼멍 2020. 12. 7. 22:45

季  "여행속으로"


GPS: 경북 의성군 사곡면 화전리 84

 

 

산수유의 고장 경북 의성 산수유마을을 향했다. 샛노란 봄의 전령이 다녀간 그 흔적 위로 따사로운 태양은 열기를 더하였고 탐스러운 사과는 정성스런 손길로 상자에 담겨 전국으로 흩어질 즈음, 그러고 보니 가을은 이미 산 너머 사라졌고 산수유 붉디붉은 열매도 여위어 가는 겨울에 머물러 있었다. 산수유 마을로 접어들자 마을은 조용하였고 길은 한적하여 곧장 화전지까지 올랐다. 화전지가 산수유 마을 제일 깊은 골짝이며, 이 일대 산수유가 그나마 햇살을 받아 아름다운 곳이다.

 

▲ 산수유마을 지나 화전저수지 위 언덕에서 만난 산수유 열매

대학나무로 한때 알려진 만큼 농가 고수입작물이었던 산수유나무는 열매를 목적으로 키우는 시대는 지나갔고 가을 여린 나뭇가지에 매달린 붉은 산수유 열매는 나무에서 떨어지지 않고 일생을 마감한다. 의성 산수유 마을에서는 대부분 산수유를 방치하고 일부 농가에서 겨우 수확하여 씨앗을 제거하며 명맥을 유지할 뿐이다.

 

 

아! 구기자 보다 더 붉디붉은 산수유


▲ 화전지 전경. 화전지 주변 미류나무가 헐 벗어 있다.

봄날 산만하다 느낄 정도로 샛노란 꽃을 산골에 뿌려 놓더니 겨울초입에 만난 산수유 열매는 바라만 봐도 술 취한 사람마냥 초점을 잃어버리기 십상이다. 앙상한 가지에 열매만 촘촘하게 열려 있다. 어쩌다 찾은 산새도 어느 가지에 앉아 만찬을 즐길까 가지를 옮겨 다니느라 정신이 없다. 가을 끝자락이자 겨울 초입에 만난 산수유는 탱글탱글한 탄력을 잃어가며 하나 둘 잔주름에 쪼그려 들고 있는 계절에 서 있다.

 


봄날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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