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으로 빠져들다.
경북의 봄소식은 풍성한 산나물을 소쿠리마다 가득 채우며 봄의 향연이 시작된다. 경북의 여행 중 빠뜨릴 수 없는 또 다른 즐거움을 주는 여행코스로 영덕군 강구항을 시작으로 청송 안동간 국도여행이다. 의성군과 봉화군 산수유가 지고나면 원색의 아름다운 미련은 영덕 오십천변으로 발길을 모은다. 4월 말이면 갓 시집온 새색시 홍조빛 미소를 닮은 오십천변 복사꽃은 진분홍빛 물결로 연인의 가슴을 파고들며 과수원 그 자체로도 장관을 이룬다. 그 뿐만 아니다. 청송으로 잇는 국도변은 하얀사과꽃이 눈부시게 피어나 마음을 백옥같이 맑게 어루만져 주며 싱그러운 봄 꽃망울 영그는 봄꽃과 풀꽃 소리는 앞 다투어 들려온다.
경북의 봄맞이는 초록의 생명이 호흡하는 자연과 하나 되는 특별한 여행에서 그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청송 주산지의 전경과 주왕산 그리고 아직은 덜 알려진 청량산에서 휴식과 함께 녹색 대자연이 인간에게 베푸는 피폰치드 향은 길을 되돌아 올 때까지 몸과 마음을 상쾌하게 만들어 준다. 경북 여행은 호젓한 오솔길을 따라 자연의 소리에 맞춰 콧노래를 부르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편안한 휴식과 느긋한 마음으로 생동하는 대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색다른 경험은 해안길을 통해 느낄 수 있다. 자연의 소리를 통해 성찰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영덕 풍력발전단지와 식도락가라면 빼 놓을 수 없는 강구항과 축산항이 동해안 자락을 따라 형성되어 있는데 그 중에서도 스크린 속 봄여행을 떠나보자.
영덕군에서 요리의 진수 “식객”을 만나다.
한동안 영덕군 강구항에서 최불암의 사진이 항구를 알렸다. “그대 그리고 나” 촬영을 통해 영덕 강구항이 알려진 이곳에 최근 SBS드라마 식객을 동양대게 집에서 촬영하면서 영덕대게와 함께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우리나라 최고의 맛을 찾아 팔도강산을 누비는 드라마 식객에서 소개된 영덕 앞바다와 대게의 맛은 이미 오래전부터 강구항에서 죽변항까지 명성이 자자하다.
강구항은 대게를 비롯하여 홍게, 박달대게 등 울진대게와 함께 유명하여 항구입구부터 대게집이 줄을 잇고 게를 쪄내는 수증기는 대게의 영혼이 항구를 맴도는 듯 자욱하다. 강구항에 도착한 게잡이 어선은 얼음을 가득 채운 홍개를 곧장 화물차로 옮기거나 다시 얼음을 채우는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을 만큼 대게로 그 명성을 굳혀놓은 곳이다. 특히 대게로를 따라 이어지는 일출명소인 창포말등대와 풍력발전단지, 해맞이공원이 지척에 있어 일출과 야경 또한 환상적인 불빛으로 유혹한다.
사랑을 가슴에 품고 도는 “풍력발전단지”에 오르다.
강구항에서 대게를 시식하고 해안선으로 진입하면 대게로가 펼쳐지고 주변에는 소박하기 짝이 없는 작은 어촌 항구가 눈에 띈다.
누군가의 손길에 의해 유화물감으로 한번쯤 캔버스에 그려졌을 법한 항구를 따르다 보면 해안도 언덕에 하얀색과 붉은색이 절묘하게 어울려 대게집게 형상을 한 창포말등대가 우뚝 서 있고 빛의 도로, 루비스체 등 해맞이공원으로 내려서는 길목을 수놓고 코발트빛 물든 바다에 봄이면 해당화가 피어 분위기를 한층 더해주며, 머리위에서 금방이라도 뚝 떨어질 것 같은 풍력발전기가 바람을 먹고 토해내는 풍력발전단지와 곧장 연결되어 있다. 흩어졌던 바람이 다시 모여들면 풍력발전단지는 긴 묵언의 시간을 깨고 세상이야기에 분주하다.
바람의 이야기는 소리를 만들고 소리는 허공에서 한바탕 춤사위를 벌린다. 바람의 이야기 소리가 하늘과 맞닿으면 낙조가 되어 황홀한 밀애를 나눈다. 바람의 소리가 잠에서 깨어나면 동해바다는 붉은 융단을 깔고 장관을 이룬다. 정상부근 데크를 따라 오르면 앙증맞게 생긴 작은 팔랑개비가 쉼 없이 회전하면서 바람의 색깔을 원 없이 보여주며 어느 사이 가슴에 들어와 돌고 있는 팔랑개비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청송군에서 세상사 돌고 도는 윤회설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을 만나다.
풍력발전단지를 넘어 안동으로 길을 잡으면 영덕군은 복숭아 과수원이 국도 좌우에 형성되어 있고 청송이 가까울수록 사과 과수원이 줄을 잇는 덕분에 봄이면 연분홍빛 복사꽃과 하얀색의 사과 꽃을 감상하며 주산지 입구까지 갈 수 있다. 주산지는 김기덕 감독 작품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으로 유명한 곳이다.
비록 작은 소류지에 불과하지만 왕버들의 자태는 기묘하게 새벽안개와 어울리는 곳으로 한편의 영화가 전국에서 유명한 여행지로 부각된 대표적인 곳이기도 하다. 여름과 가을에는 청송 대진사와 함께 주왕산 폭포 및 단풍을 둘러보면 좋은 곳이다.
봉화군에서 워낭소리 “청량사”에 오르다.
노부부와 황소의 교감을 다룬 최고 흥행작 다큐멘터리 독립영화 워낭소리 촬영지를 찾아 청량산군립공원에 위치한 청량사 허리춤에 도착하면 여느 절간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에 압도된다. 위로는 하늘로 솟다 멈춘 기암 고봉은 서로의 어깨를 내주고 그 사이로 국내에서 가장 긴 구름다리가 봉우리를 잇는다.
불탑 앞에서 죽은 소를 위로하면서 감동이 시작되는 워낭소리는 교감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일깨워 주기 충분하다. 청량산 청량사 석탑은 허공에 떠 있는 듯 숨죽이고 구름은 건너편 산자락을 휘감아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청량사에서는 잠시도 눈을 떼지 못한다. 비탈진 입구를 따라 흐르는 물소리가 그러하듯 청량사는 자연의 품에 안기어 세상의 소리를 들려준다. 청량사 입구에 위치한 비진광석유원지는 레포팅 장소로 유명하며 백년에 한번 문이 열린다는 백년문이란 기암괴석이 계곡에 발 담그고 자신의 모습을 거울 비추듯 투영하고 애잔한 달빛을 삼키고 있다.
여행코스
포항시-영덕군 삼사해상공원-영덕군 강구항 일원-영덕군 창포말등대-영덕군 풍력발전단지-영덕군 오십천변-청송군 주산지-봉화군 청량산 청량사-영주시 부석사-영주IC
'2015년 이전여행 > 05월 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부산 광역] 쪽빛바다 해안선 태종대~암남공원~용두산공원~민주공원 (0) | 2010.05.30 |
---|---|
[경남 하동] 하동에서 섬진강을 따라 구례까지.. (0) | 2010.05.30 |
[경북 영덕] 대게의 집산지 강구항 전경 (0) | 2010.05.30 |
[경북 청송] 봄 여름 가을 그리고 봄의 배경지 주산지 (0) | 2010.05.30 |
[경북 영덕] 청포말등대 (0) | 2010.05.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