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담삼봉은 남한강 자락에 우뚝 솟은 세 개의 기암절벽이 호수와 어우러지면서 연출해 주는 아름다움이 절정으로 조선 개국공신 정도전이 이름을 붙인 누정이 자리 잡고 있다. 호남지역에는 소쇄원과 식영정이 자리 잡고 선비의 가슴을 끌어안았다면, 충청도를 대표하는 누정은 도담상봉이 최고가 아닐까 싶다.
도담상봉은 장군봉(일명 남편봉)과 교태를 머금은 첩봉(일명 딸봉)그리고 처봉(아들봉)이 수면위에 우뚝 솟아 전설을 더욱 실감나게 하고 있다. 아들을 낳기 위해 첩을 두자 아내는 남편이 미워 돌아 앉아 있는 모습을 하고 있다고 전한다. 도담상봉은 처음부터 지금의 자리에 앉아 있었던 것이 아니라 강원도 정선에서 큰 홍수로 인해 하류로 떠내려 온 것이라 전하는데 본래 바위는 강원도 소유로 한동안 강원도 정선군에 세금을 내었는데 바위가 떠내려 온 후 단양에서 세금을 징수하면서 횡포가 심했다 한다. 정도전이 유년시절에 "누가 떠내려 오라고 한 것도 아니요, 오히려 물길을 막아 피해를 보니 필요하면 도로 가져가라"며 항의한 후부터 세금을 징수하지 않았다고 한다.
장군봉 또는 남편봉으로 불리는 정자에는 삼도정이 자리 잡고 있다. 정자는 경관이 수려하고 전망이 한눈에 보이는 곳에 주로 만들었는데 자연과의 조화로움을 통해 자연인으로 선인으로 다가서기 위한 옛 선조들의 지혜로움이 묻어나는 곳이다. 정자와 누각은 그 용도는 비슷하나 개인이 소유하면 정자, 공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누각으로 불린다.
정도전이 이곳 풍치에 반해 자신의 호를 삼봉으로 바꾼 것은 유명한 일화로 조선시대 풍속화가 김흥도 역시 단원이라는 자신의 호를 버리고 단구(丹邱/ 선인이 머물며 밤낮으로 늘 밝은 곳)로 고쳐 부르게 되었다. 지금의 삼도정(三嶋亭)이 있던 자리에는 조선 영조 때 단양군수 조정세가 처음으로 능영정을 만들었지만 백성에게 민폐를 준다하여 이내 철거하고 목조로 된 사각 정자를 만들었지만 1972년 유실되고 이루 1976년 성신양회측이 삼도정을 짓고 군에 선물하여 오늘에 모습을 갖추고 있다.
빙산의 일각일 뿐입니다. 도담삼봉에 우뚝 솟은 세 개의 기암절벽은 강원도로부터 세 개가 떠내려 와 제각기 자리 잡은 것이 아니라 하나의 바위였지만 충주호가 개발 되면서 물이 차올라 지금의 봉오리만 솟아나 마치 제각기 다른 섬으로 보일 뿐이다.
이곳을 찾은 퇴계 이황 선생은 "산은 단풍잎 붉고 물은 옥같이 맑은데/ 석양의 도담삼봉엔 저녘놀 드리웠네/ 신선의 땟목을 취벽에 잘 것에/ 별빛 달빛아래 금빛파도 너울지더라" 며 칭송을 아끼지 않았다. 詩에서 나타나는 것처럼 이곳의 단풍은 가을녘이면 수면을 붉게 물들이는데 색이 짙지도 않으면서 온산을 삽시간에 물들여 버린다.
단양은 남으로 경상북도 예천군과 문경시를 두고 서쪽에는 충북 제천, 북으로는 오늘날 도담상봉을 있게 만든 강원도 영월이 자리 잡고 있어 관광의 요충지로 주변이 산악지대로 이루어져 계곡이 잘 발달되어 있고 최근 중앙 고속도로 연결로 인하여 보다 쉽게 접근 할 수 있다. 단양은 군을 중심으로 12km 내외 위치한 여행지를 분류하여 단양팔경으로 불리는데 하선암/중선암/상선암/구담봉/옥순봉/도담상봉/석문/사인암으로 나누어져 있다. 이중 도담삼봉 내 있는 석문은 수십 척의 돌기둥이 마치 무지개다리를 한 모습으로 천국으로 들어가는 문을 닮았다. 석문은 도담삼봉에서 뱃길을 이용하여 정면에서 바라보는 것과 도보로 노래분수대 옆을 지나서 산길을 오르는 두 방법이 있다. 작은 산등성을 넘어가면 오랜 세월 침식과정을 통해 깎여나가다 상층을 겨우 구름다리처럼 남겨둔 채 침식작용을 멈춘 모습을 통해 대자연이 우리에게 보여주는 오묘한 조각품이 아닐까 싶다.
석문을 두고 많은 전설이 바위 틈틈에서 묻어나는데 천상의 마고할미가 물을 담아가기 위해 내려 왔지만 비녀를 잃어 버려 석문 입구에 있는 작은 굴 안을 손으로 파 놓은 흔적이 99 마지 논이 변하자 천상으로 올라가는 것을 거부하고 석문에서 농사를 짓고 살아 "선인 옥전"이라 불렀다고 한다. 마고할미는 술과 담배를 좋아하였는데 훗날 죽어 바위가 되니 마치 긴 담뱃대를 물고 술병을 들고 있는 형상이라고 한다. 얼마나 아름다웠으면 마고할미가 비녀를 찾는다는 핑계로 이곳에 머물렀는지 직접 찾아보지 않고는 설명이 어렵다.
도담삼봉에는 많은 인물이 나타지만 그 중에서도 자신의 호를 바꾸어 가면서까지 경관에 감탄한 이들이 있다. 대표적으로 김홍도와 정도전으로 김흥도는 그림을 그리기 위해 찾았다가 자신의 호를 "단구"로, 정도전은 "삼봉"으로 고쳐 불렀다는 것이다. 특히 이곳은 정도전에 관하여 많은 이야기가 들려온다. 단양에서 태어나 영주에 살면서 도담삼봉을 자주 찾은 정도전은 강원도 영월군에서 꼬박꼬박 징수한 세금의 부도덕함을 지적하고 항의 하여 세금징수를 중단 시켰다는 어린 시절의 이야기로부터 단양팔경을 그려진詩를 많이 남겼다.
도담상봉을 두고 추사 김정희는 품격과 운치는 신선 그 자체라고 극찬하였는데 안개에 갇혀있는 도담상봉은 흡사 신선이 거닐 것 같은 착각을 불러온다. 물안개가 피어오르면 호수는 구름이 되고 기암괴석은 산이 된다. 흡사 지리산 정산에서 아침 일출을 맞는 기분이 든다. 이종환의 택리지는 이곳 도담삼봉은 너무 낮고 높은 절벽이 없어 안타까워하였지만 지금 보이는 것은 빙산에 일각이 아닌가. 물속에 잠겨있는 보이지 않는 부분을 상상해 보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도담삼봉에는 또 하나의 정자로 노루봉재 끝나는 곳에 이향정(離鄕亭)이 자리 잡고 있다. 도담삼봉과 마주하고 있지만 사람들은 별 관심을 두지 않는다. 충주댐이 자리 잡기 전에 이 마을을 살던 사람들은 마을이 수몰되는 아픔을 겪게 되자 그들을 위로하기 위해 세운 정자로 터널 위 자리 잡고 있다.
도담봉은 아침이면 물안개가 수놓고 저녁이면 금빛 석양이 아름답지만 주로 한 낮에 관광객이 몰려 좋은 모습을 보지 못한다. 주차장과 함께 숙박할 장소가 있어 하루를 묵어간다면 금상첨화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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