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맞딱뜨린곳이 까만 흑색 조약돌이 지천에 깔려 파도에 “와르르” 소리 내어 노래하는 학동흑진주몽돌해수욕장에 도착했다. 하루코스로 외도까지 경우하려면 시간에 쫒기는 것이 거제여행의 현실로 그만큼 볼거리 놀 곳이 많이 있다는 의미가 아니겠는가.
파도가 몰려와 조약돌을 쓸어안고 내려가면 "와르르"소리가 일정하게 들려오는데 마치 자장
가를 듣는듯 마음이 평화롭다.
파도에 젖은 몽돌은 색이 짙어 흑진주를 닮았다하여 해수욕장이름마저 흑진주몽돌해수욕장
으로 불린다.
해변을 맨발로 거닐며 지압하기 좋은 곳이라 신발과 양발을 벗어놓고 걸어보니 발바닥에 촉감이 제법 매끈하다. 햇살에 적당하게 데워진 자갈들이 온몸의 신경을 자극하고 파도의 높이에 따라 자연스레 형성된 언덕은 삼단으로 파도와 맞닿은 곳이 가장 가파르고 파도에 젖은 검정색은 비로소 왜 이곳을 진주라 부르는지 알 수 있게 해준다.
천연기념물 제233호 동백숲군락지에는 색깔이 아름다운 깃털을 가진 팔색조가 살고있다.
학동해수욕장을 벗어나 다시 길을 잡고 따르면 천연기념물 제233호 동백숲길을 뚫고 지나간다. 이따금 새가 차 소리에 놀라 날개를 퍼덕이며 날아가는데 그 새가 칠색조인지는 모르겠다. 단지 간판에 칠색조가 놀라지 않도록 서행을 당부하고 있는 걸 보면 칠색조가 많이 서식하는 곳인가 보다.
학동해수욕장에서 동백숲길을 따라 조금만 지나면 금방 해금강으로 가는 길로 접어든다. 양 도로에는 다양한 색의 수국이 한 아름씩 피어나 여행객을 반겨준다. 어디부터 갈까. 해금강 박물관 앞에서 잠시 멈칫한다. 오른편이 신선대이고 왼편이 도장포선착장과 바람의 언덕 그리고 직진하면 해금강으로 뻗는다. 우선 바람의 언덕길을 걷고픈 충동 그리고 오늘 여행의 백미인 외도로 가는 배편 시간 때문에 도장포를 먼저 향하기로 했다.
도장포선착장의 전경. 도장포선착장과 마을 주변에는 오랜세월을 살아온 동백나무가 중간
중간 군락지를 형성하고 있다.
등대와 언덕 그리고 풍차와 동백숲을 간직하고 있는 바람의 언덕은 도장포선착장에서 오르
거나 큰길에서 내려서도 된다.
바람의 언덕에는 벤치가 있다. 조용하게 앉아서 사색을 즐기며 바람과 대화를 나누어 보면
어떨까 싶다.
아직 배편이 40여분 시간이 남아있어 바람의 언덕으로 향한다. 한때는 그저 민둥산에 불과한 바람의 언덕이 유명세를 타게 된 것은 비단 드라마나 영화 촬영 때문은 아니었다. 거제를 찾는 사람에게 녹색초원이 깔린 탁 트인 공간에서 바다를 조망하는 곳이 그다지 없다. 도로변은 나무로 막혀 있는가하면 주차하기 어려워 좋은 배경을 그냥 스쳐지나가야 하기 때문에 바람의 언덕에서 물살을 가르고 스쳐가는 배를 바라보는 여유로운 시간을 가질 수 있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언덕에 유럽풍의 풍차도 올려놓아 운치를 더해준다.
배가 신호를 짧게 울리며 후진한다. 바람의 언덕을 돌아 해금강으로 향하는 배편은 흡사 바이킹을 탄 느낌이다. 흔들어도 너무 흔든다는 느낌에 뱃멀미 증세가 울컥 몰려온다. 해금강 여행은 선장의 구수한 입담에서 시작된다. 십자동굴에 들어서는 순간 입담은 거의 절정에 이른다. 유구한 세월을 버터 온 해금강의 아름다움은 말로표현하기 어렵지만 이놈의 뱃멀미는 사람을 선창에 가두어 놓는다.
해금강 십자동굴을 올려다 본 모습.. 햇살이 살포시 동굴벽에 걸려져 있다.
유람선이 십자동굴로 들어선 모습. 십자동굴로 들어갈 수 있는 날이 일년에 30일이 밖에 안
된다는 선장의 너스레를 들어면서...
흔들어 제치던 배가 갑자기 조용하다. 이제야 외도로 가는 것 이였다. 그래 그동안 만나보지 못했던 외도에 첫발을 내 딛자는 생각에 기쁨도 잠시 입구부터 입장료를 사라며 기분 나쁜 어투가 귓전을 파고든다. 입장료 있는 거 알기야 했지만 안사고 도망가는 사람을 붙잡아 강제로 사라는 표정들...그동안 숱한 여행지를 돌아다녀 보았는데 이런 경우는 처음 이였지만 되돌아 갈수는 없는 터라 기분을 삭이고 산책로를 향했다.
외도는 인간의 노력이 오랜 세월 축적되어 이제야 선보이는 자연미의 아름다움이 아닐까 싶다. 조경사의 관리능력도 우수하겠지만 주인의 탁월한 선택도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외도는 섬 전체가 공원이라 잠시 머물러가기 좋은 곳이었다. 그런데 이런.. 외도를 비난할 이유가 없지만 이번에는 배편이 사람의 발길을 재촉하게 만든다. 다음 배로 떠나야 하는데 여행길에서 여유를 가지고 삼매경에 빠져들면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 대충 사진을 찍고 배에서 내린 일행들과 우르르 길을 따라 걷는다. 혹시 나만 빼놓고 갈까봐서... 한 바퀴 돌고 내려서니 시간이 10여분 남는다. 배편 시간이 좀 넉넉하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아쉬움을 뒤로하고 외도에서 다시 빠져나왔다.
외도 해안 산책로. 외도를 찾으면 제일마지막에 발길이 닿는 선착장으로 향하는 길목이다.
겨울연가 촬영지로 알려진 곳으로 외도 중앙에 자리잡고 있다.
외도를 대표하는 상징적인 공간이다.
외도를 나와서 만나게 되는 신선대.
외도를 빠져나와 다시금 도착한 선창에서 이번에는 산신대로 향했다. 바다가 절묘하게 만들어 놓은 형상은 제주도에 온 착각을 불러온다. 기암괴석의 다양한 형상 앞에 사람들은 몰려들어 연신 카메라 샤트를 눌리기 바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오늘의 일과가 끝나가는 것이었다. 해는 기울기를 시작하고...
'2015년 이전여행 > 06월 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전남 보성] 색으로 음미하는 자연의 차밭 보성군 일원 (0) | 2010.06.29 |
---|---|
[경남 진주] 이반성에 자리한 경남수목원 (0) | 2010.06.26 |
[경남 거제] 연인과꼭 가봐야할 섬 "외도 보타니아" (0) | 2010.06.24 |
[경남 거제] 흑색진주가 뿌려져 있는 학동진주몽돌해수욕장 (0) | 2010.06.24 |
[경남 거제] 명승2호 해금강 (0) | 2010.06.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