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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임실] 오수견 이야기

허영꺼멍 2010. 8. 21. 21:31

 

 

 

 

옛날 전북 임실군 오수면 오수리에 김개인 이라는 농부 집에 개 한 마리를 길렀는데 무척 주인을 따라 어디를 가든 어김없이 꼬리를 흔들며 그림자처럼 따라 다녔는데 하루는 시장에 들러 볼일을 본 뒤 친구들과 술 한 잔을 하고 돌아오는 길에 그만 잠이 들고 말았는데 제방에 불이 나고 불길은 이내 김개인 이 누워 자는 곳으로 번져오자 개는 주인을 깨우기 위해 갖은 노력을 해보았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자 주인을 깨우다 말고 고개를 들곤 바로 옆에 있는 개천으로 달려가 물속으로 첨벙 들어간 후 털에 물을 잔뜩 묻혀와서는 주인의 온몸에 물을 적시는 일을 쉼 없이 하면서 불길이 주인을 덮치지 못하도록 하였다.

 

시간이 흐르고 주인이 술에서 깨어나 눈을 떠보니 자신을 따르던 개는 축 늘어져 이미 죽어 있었고 주위를 살펴보니 불이난걸 알았다. 그리고 개가 물을 적셔와 자신의 몸과 주변의 불을 끄다 죽은걸 알고는 비록 미천한 짐승에 불과하지만 주인의 눈에서 눈물이 흘리며 개를 양지바른 곳에 묻어 주었다고 한다.

 

그 후 개가 그리울 적마다 노래를 불렀는데 사람들은 그 노래를 "견분곡"이라 전하며, 죽은 개 무덤에 자신의 지팡이를 꽃아 개의 무덤을 표시했는데 그 지팡이가 뿌리를 내려 큰 나무로 자랐는데 그 나무를 사람들은"오수(개 오, 나무 수)"라 부르며 아예 마을이름을 오수로 바꾸고 지금도 4월이면 의견제를 지내고 있다.

 

오수견 이야기는 동국여지승람을 비롯하여 임실군지, 남원읍 등 향토지에 올려져 있고 최근에는 오수개를 기려 테마공원을 도로변에 조성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