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대리마애석불입상
또 한 차례의 태풍이 스쳐간 주말 천년고도 경주시에 숨어있는 신라의 천년미소를 간직한 삼존불을 만나기 위해 서악리를 지나 율동 벽도산(437m) 산길을 오르니 며칠 전 스님이 길목을 정리하였는지 암자로 잇는 산길이 깔끔하다.
마을을 지나 좁은 산길로 혹시나 차량이 마주 올까 살금살금 오르니 제법 큰 주차장이 나오고 그 앞에 결코 잘못오지 않았음을 증명이라도 하듯 두대리마애석불입상 이정표가 산길을 가르친다. 주차를 하고 산길을 조금 오르니 작은 절집과 절집이 나오고 절집 앞 산길에서 얼마나 더 올라야 하나 망설이기가 부끄럽게 절집 뒤 암벽에 미소가 살짝 보이기 시작했다.
통일신라시대 어느 석공의 손을 빌려 벽도산 중턱 서쪽을 향한 암벽을 가르고 삼존불을 조각한 후 그 위에 경주에서는 보기 드물게 목조 전실을 두었으리라. 전체적 조각수법은 다소 둔탁한 듯 보이나 조금 멀리서 보면 신라의 미소를 만날 수 있는 마애삼존불입상은 보물 제122호이며, 높이 3.50m 폭 5m 암벽 정면에 본존상(아미타불 332cm), 좌협시보살상(관음보살 245cm), 우협시보살상(대세지 222cm)을 돋을새김 하였는데 본존불을 제외하고는 입체감이 거의 없고 손의 표현이 어색하지만 이목구비가 또렷하여 입가의 얇은 미소는 불심을 깃들게 한다.
삼존불상 앞면에는 작은 바위가 돌출해 있다. 의식적으로 조성한 것이지 불상을 만들다 보니 그곳에 일부 석재가 남았던 것인지 몰라도 삼존불과 정면으로 마주하면 뒷부분이 막혀 절집에 들어선 느낌을 주는데 어쩌면 높이 1.5m 남짓한 바위 위 한명정도 앉을 공간이 있는데 그곳에서 삼존불을 바라보며 수행하지 않았을까 싶다. 옆에 오랜 소나무가 지붕을 이루고서...
혹 염원하던 소원은 이루셨나요?
지금은 작은 암자가 삼존불 밑에 자리 잡고 연기를 피워 방을 덥혀놓는데 연기조차 부처님의 입김으로 날려서인지 반대로 피워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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