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도 모처럼 눈 온다는 소식에 동네 뒷산에 올라 설경을 만끽하려던 생각은 아침부터 봄 눈
녹듯 사라지고 겨우 한방울씩 내리는 눈에 결국 해안선을 따라 눈이 오는 지역까지 오르기로 작
정했는데.범어사도 눈이 별로였고..결국은 경주까지 엉금엉금 기어 올랐다.
하얀눈이 덮혀 있는 경주시내에 접어들자 도로변에서는 사진찍기 바쁜 여행객의 모습이 행복해
보인다. 경주에서 눈이 내리는 날이면 오릉을 거쳐 계림 그리고 안압지와 불국사를 거쳐 석굴암
으로 올라야 하는데.. 아쉽게도 석굴암이 막혔다고 한다.
국제적인 관광단지로 발전하기 위해 조성된 숙박, 위락공간으로 차관 2500만 달러를 포함한 600
억을 투입하여 옛 명활산 성터 아래에 1974년 약 1,033 ha 대지에 개발을 시작하여 1979년 1단계
공사를 끝내고 종합관광휴양지로 자리메김하고 있다.
보문단지는 보문호 호수를 비롯하여 호텔, 골프장, 산책로, 하이킹도로, 벚꽃길, 단풍길이 잘 조
성 되어 있으며 경주시를 찾는 관광객의 계층변화를 다양하게 충족시켜주고 최근 모노레일 및
수상펜션을 조성하여 더욱 많은 관광객에게 새로운 쉼터를 제공할 계획이다.
꽁꽁 얼어버린 보문호 위로 눈이 내렸다. 호수 주변에서 금방 눈을 굴리면 눈사람을 만들 수
있었다.
보문호 가로수 벚꽃길에 겨울꽃이 피었다. 아무도 걷지 않은 솜털같은 융단 위에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는 벤치가 왠지 다정스러워 보이는 이유는 왤까.
보문호호수를 지나기 전에 신라밀리미엄파크를 찾아가려다 통과를 하였다. 혼자서 청승을 떨기
에는 왠지 그곳은 아니다 싶어..그냥 곧장 불국사로 향했다.
불국사는 눈 속에 파묻혀 버릴것만 같은 엄청난 눈이 흩뿌렸다. 앞선 사람이 남겨 놓은 흔적은
이내 지워버리는 눈보라는 메마른 나무가지를 꽃 피워 봄을 재촉하였다.
일단 줄기차게 내리는 눈을 피해 잠시 불국사 앞 식당지구에서 따끈한 순두부 백반을 한그릇
시켜 속을 따끈하게 채우고...출발을 외쳐 본다.
불국사는 부처님의 불법을 실현하기 위해 현세의 사바세계에 화현시킨 열정적인 신앙의 완성체로 집
약해서 말을 할 정도로 불교의 모든 것이 잠재되어져 있다고 보면 가장 간단하다.
불국사도 창건에 관하여 불국사의 기록으로 가장 오래된 "불국사고금창기"에는 서기 528년(신라 법흥
왕 15) 법흥왕의 어머니 영제부인의 발원으로 불국사가 창건되고 진흥왕의 어머니인 지소부인이 574
년 크게 중수하였으며 당시 비로자나불, 아미타미불을 봉안하고 그 후 계속 중창사업은 이어져 670년
무실전을 짓고, 751년 김대성이 크게 개수하면서 탑과 석교를 만들었다는 기록과 또 다른 설로 지금까
지 알려진 삼국유사를 바탕으로 한 김대성이 전세의 부모를 위해 석굴암을 만들고 현세의 부모를 위해
불국사를 만들었다 한다.
당시 가람이 규모가 대웅전 25칸, 다보탑, 석가탑, 청운교, 백운교, 극락전 12칸, 무실전 32칸, 비로전
18칸 등 무려 80여 종의 건물이 있었다지만 지금은 그에 비하면 빈약한 형편모습이지만 전국 최고의
사찰다운 위엄은 변함이 없다.
불국사는 불교교리에 따라 철저하게 준비되어 만들어진 사찰로 가람 배치도가 가로로 막혀져 있다. 불
국사 내 전각이 제각기 개별공간을 두고 있으며 담장을 서로 잇고 연결되는 형식으로 불교를 크게 나누
면 범부의 세계와 불국의 세계로 구분 짓고 석가모니불, 비로나자불,아미타불 등 세분화 시켜놓은 독특
특한 가람배치를 하고 있다.
불국사 앞마당을 지키는 통일신라시대 전형적인 모습을 하고 있는 당간지주를 위시하여 계단으로 바
라보면 연화교와 칠보교 그 옆의 청운교와 백운교와 같은 양식이지만 크기만 다를 뿐 길을 터놓고 있
다.
연꽃이 새겨진 곳은 연화교이며 그 위쪽을 칠보교라 부르며 이 문을 통해 들어서면 극락전 영역으로
들어간다. 연화교와 칠보교를 딛고 오르면 안양문이 자리 잡고 연화무늬를 새겨놓고 극락세계로 안
내 하고 있다.
청운교 백운교는 범영루로 두고 있다. 751년 창건되고 1593년 임진왜란 때 소실된 것을 조선시대에
들어 두 차례나 중건한 건물로 범영루와 좌경루 중앙에 길게 난 16계단이 백운교이며, 아래쪽에서
17계단이 청운교로 무지개처럼 둥근 들보모양으로 만들어진 홍예문이 자리 잡고 아래에 물이 흐르
고 연못이 있었다고 하지만 지금은 물의 흔적은 찾아 볼 수 없다.
자하문을 지나면 대웅전을 마주하게 된다. 자하문은 곧 붉은 노을인데 부처님의 광명을 형용한 것으
로 750년 세워진 후 여러 차례 중건, 중수 과정을 거쳐 1966년 크게 보수하고 대웅전에는 석가모니
부처님을 모시고 왼쪽은 문수보살님, 오른쪽은 보현보살님을 모시고 주변에는 회랑을 두고 있다.
다보탑 또는 칠보탑으로 불리는 탑에는 네 마리 사자를 올려놓았는데 셋은 사라지고 지금은 한 마리
만 남아 전해지며 일반 탑형식을 벗어난 독특한 석탑형식을 하고 무영탑으로 불리는 석가탑은 다보
탑이 남성미를 과시 한다면 전형적인 여성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석가탑에서는 1966년 보수공사 도중 2층 탑신부에서 금동사리함 과 청동비천상, 나무탑, 관옥. 수정
구리비녀, 향두루마리 경전인 무구정광 대다라니경이 발견 되었다. 다보탑 역시 1925년 일제강점기
당시 수리를 하면서 사리, 장신구, 금동불상 2구를 확인하였지만 일본인이 기록조차 남기지 않고
훔쳐가 버렸다.
불국사다보탑(국보 제20호)
대웅전 앞 동서쪽에 있는 2기의 탑 중에서 동쪽탑으로 국내에서 유일한 통일신라 특수형 탑으로 몇
층 규모인지 짐작하기 힘들며 탑의 예술성은 통일신라의 정수를 보여주고 있다. 탑은 경덕왕 10년(
751) 불국사 창건과 함께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며, 일제강점기 당시 탑을 해체하여 유물을 가져가
버려 탑의 기원을 알 수 없으며, 기단부 돌계단을 따라 4마리의 돌사자를 올려 두었는데 이 중에서
3마리가 유출되었다.
불국사삼층석탑(국보 제21호)
대웅전 앞 동서쪽에 있는 2기의 탑 중에서 서쪽탑으로 불국사삼층석탑 또는 석가여래상주설법탑으로
부르며, 가장 흔하게 아사달의 전설과 함께 무영탑, 석가탑으로 알려져 있다. 석가탑은 2단 기단부 위
3층 탑신을 올린 형태로 여성적인 부드러운 선율을 자랑하는 통일신라시대 석탑으로 1973년 국내에서
가장 완벽한 상륜부를 지닌 실상사삼층석탑의 상륜부를 모방해서 복원하였다.
석가탑은 1066년 도굴꾼이 유품을 훔치기 위해 한번 시도하여 탑이 훼손되었지만 1066년 12월 복구하
는 과정에서 유물을 발굴하였는데 그 중에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목판인쇄물인 무주정광대다라니경
으로 재질은 닥나무 종이다.
불국사 불교유적으로 불국사다보탑(국보 제20호), 불국사삼층석탑(국보 제21호), 불국사연화교칠보교
(국보 제22호), 불국사청운교백운교(국보 제23호), 불국사금동비로자나불좌상(국보 제26호), 불국사금
동 아미타여래좌상(국보 제27호), 불국사삼층석탑내발견유물(국보 제126호), 불국사사리탑(보물 제61
호), 경주 불국사경 내(사적 및 명승 제1호), 불국사석조(시도유형문화재 제98호)등이 있다.
불국사연화교칠보교(국보 제22호)
대웅전으로 오르는 길로 동쪽에 청운교와 백운교, 서쪽에는 극락전으로 향하는 연화교와 칠보교를
두고 일반인은 출입하지 못하지만 서방 극락세계를 깨달은 사람만 다니는 안양문과 연결되어 있다.
연화교는 각 층계에 연꽃잎을 새겨놓았다.
불국사청운교백운교(국보 제23호)
백운교는 자하문과 연결된 다리로 전체 33개의 계단이 놓여 있으며 17단의 청운교와 16단의 백운교
로 청운교는 청년을, 백운교는 노인을 상징하고 있다.
불국사금동비로자나불좌상(국보 제26호)
불국사 내 비로전에 있는 주존불인 비로자나불로 높이가 1.77m로 특이하게 손 모양을 오른손 검지
를 왼손으로 감싸고 있어 일반적 손 모양과는 정반대이며, 국내 통일신라 3대 금동불상으로 9세기
불상의 특징을 잘 반영하고 있다.
불국사금동아미타여래좌상(국보 제27호)
불국사 극락전에 모셔진 높이 1.66m의 불상으로 국내 통일신라 3대 금동불상으로 알려져 있다. 아
미타 여래좌상은 하품중생인의 지인을 취하고 양손의 위치가 국보 제26호 금동비로자나불좌상과
동일하게 바뀌어 있다.
불국사삼층석탑내발견유물(국보 제126호)
1966년 복구과정에서 확인된 유물로 사리함, 은제사리 내.외함, 금동사리합, 무주정광대다니리경,
구슬, 청동제비천상, 동경, 목탑, 경옥제곡옥, 향목, 비단종이 등이다.
불국사사리탑(보물 제61호)
불국사 강당 뒤쪽에 있는 사리탑으로 불국사기에서 말하는 광학부도인지 자세한 내력은 알 수 없
는 통일신라 양식을 계승한 고려 전기의 작품이다. 사리탑은 1905년 일본 동경 우에노공원으로
반출되었다가 1933년 반환되었다. 사리탑은 높이 2.06m로 비로전 옆 보호각 내에 있다.
경주 불국사 여행을 마치고 막혀버린 석굴암 코스를 아쉬워하며 되돌아 나오면서 문득 삼릉 솔숲
이 떠올랐다.
어떤 사진작가가 눈밭에서 다리를 촬영하는데 제법 많은 시간을 소요했다. 기다리다 그 작가를 배경
으로 한컷 눌렀다.
눈길에 떠난 여행은 나름 운치있어 좋았지만 눈길이라 혹 모를 안전으로 부터 부담감 그리고 따끈
한 커피가 생각났지만 도로주행상 위험하여 도로변에서 커피를 한잔하지 못했다는 점.. 그저 아쉬
움이 따를 뿐이다.
여행은 주어진 주재가 없다. 왜 여행을 하느냐 물어 온다면 그 또한 답하기 곤란하다. 뚜렷한 주제
도 없거니와 목적 또한 없는게 내 여행방식이다. 지금까지 여행테마를 잡고 참으로 많은 여행지를
돌아다녔다. 석장승을 찾기위해 제주도까지 가는 수고로움은 예사였다. 공룡발자국을 찾기위해 배
멀미를 하지만 2시간을 넘게 파도를 가르기도 했다.
2011년은 좀 색다른 여행에 도전해 보려고 한다. 뭔가 어슬픈 곳에서 특별함을 찾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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