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세상이 물러간 우포늪 한켠에 쓸쓸함이 묻어난다. 여름철 까맣게 익어 달콤함을 전해주던
뽕나무 오디 뒷맛을 우포늪을 통해 알았는데 찬바람에 살아남기 위한 대자연의 전략은 자신의
몸을 말려 얼어죽지 않는 길을 택하였고.. 수분을 증발시킨 숲은 갈증을 유발한다.
수억년을 질경이처럼 질기게 버터온 우포늪은 새벽 안개를 헤집고 하루를 연다. 오늘 같은 날
안개비 내리면 왠지 우포늪은 한층 우울하다. 겨우 코앞에 펼쳐진 세상만 응시하면서 머리속
에 그려지는 드 넓은 세상을 상상해야 하듯, 우포늪은 그렇게 모진 생명을 이어가고 있다.
우포늪은 자연에 가깝다. 한 달에 한번은 찾는 우포늪에서는 판자로 엉성하게 만든 나룻배를
타고 고기 그물을 걷는 노인의 모습과 노란 헬멧을 쓰고 우렁고동을 잡는 할머니의 모습마저
자연을 닮아버린지 오래되었다.
안개비는 숲을 가려 놓고 얼어죽지 않으려고 수분을 증발시켜 바짝 마른 생명력에게 가슴을
꺼내 젖을 먹이고 있다. 메마른 갈증을 해소하면 아마 봄은 시작될 것이다.
미류나무로 한 무리의 철새가 이동한다. 아쉽게도 렌즈의 한계.. 장비라도 좋아야 한다는 사진
작가들의 이구동성.. 그러고 보면 꼭 이럴때는 나도 장비탓을 하곤 한다.
우포늪 여행은 우포를 한바퀴 돌아야 비로소 우포늪을 만났다고 할 수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우포늪 한 부분만 바라보고 우포늪을 다 보았다고 말한다. 우포늪을 일주하는 길은 차량으로 진입
이 가능하지만 비포장 구간이 있어 운전솜씨가 필요하기도 하지만 우포늪을 알고 싶다면 제방 옆
길을 따라 한번 이동해 보는게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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