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하면 자갈치시장 이지예
부산하면 자갈치시장, 용두산 공원, 태종대, 해운대해수욕장을 떠올릴 만큼 부산 이야기에서 자갈치시장을 빼 놓을 수 없다. 원시적 판때기 시장모습과 근대화 시장모습이 겹쳐져 운영되고 있는 자갈치 시장바닥에는 고단한 삶의 애환이 짙게 깔려 있는 곳이기도 하다. 자갈치 시장은 자갈마당 위 함지박 하나 자리 깔고 장사를 하는 사람이 하나 둘 모여들면서 형성되면서 자갈치로 불리기 시작했다.
자갈치 시장의 역사는 조선 순종4년(1678)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 후 일제강점기를 거쳐 1946년 10월 임의단체인 ‘생어상조합’이 탄생되면서 자갈치 시장은 자리를 잡기 시작 한 후 1970년 접어들면서 건어물 코너가 영도다리 주변을 따라 형성되었다. 1970년대 자갈치 시장은 당시 현대식 시설을 위해 판때기 장사하던 곳을 철거하고 부산어패류종합시장을 세웠지만 1985년 2월 대형 화재로 소실되고 다시 재건축하였다.
▲ 자갈치 시장 항구에 정박중인 선단
▲ 왼편으로 남항대교가 송도로 이어지고 오른쪽으로 냉동창고 건물이 밀집해 있다.
▲ 자갈치 활어시장 건물은 갈매기 디자인을 하고 있다.
▲ 항구에 머물러 있는 크고작은 배
▲ 대규모 선단의 배들이 자갈치 시장 앞 항구에 모여있다.
▲ 항구 뒷편으로 보이는 영도
▲ 자갈치 시장 뒷편으로 용두산 타워가 보인다.
▲ 새조개 사이소!~
▲ 햇살에 말려지고 있는 생선들
자갈치 시장하면 한결 같이 억센 경상도 사투리로 손님을 부르는 억척스러운 자갈치 아지매를 떠 올릴 것이다. 골목을 따라 흥정하는 사람들의 시끌벅적한 시장 모습은 오늘날 상상속 이야기 일 뿐이다. 골목을 따라 가면 자갈치 아지매도 늙었다. 겨우 들릴까 싶을 정도로 “한 무더기 만원”이라며 무조건 가는 사람들을 향해 멘트를 날린다. 관심을 보인다 싶으면 사정없이 가는 길을 가로막고 “이거 얼마요?”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만원”이라고 말한다. 그냥 돌아서면 한 마리 더 준다며 옆 무더기에서 한 마리 옮겨다 놓고는 이내 고기 머리를 칼로 툭 잘라 버린다. 눈 깜짝할 사이에 벌어진 상황이다. 만약 사지 않고 돌아 선다면? 아마도 자갈치 시장이 떠나갈 만큼 큰 소리로 욕을 잔뜩 들어 먹을 것 아닌가. 꼼짝없이 고기를 사고 나면 가라마라 소리도 없다. 이미 고기를 팔았으니 별 볼일 없다는 것이다.
▲ 복어가 엄청나게 크다.
함지박 하나이고 자리 깔고 팔던 난전 자갈치시장 자갈치 아지매의 향수는 이제 옛말이다. 세월 따라 늙어 있는 자갈치 시장에서 “오이소, 보이소, 사이소” 문구가 이제는 거의 강요수준에 이른다. 물런 늙어가는 시장의 나이만큼 단골을 저마다 확보하고 있는 곳이다.
▲ "스키타는 가오리?"
▲ 자갈치 새벽시장 방향
오늘날 자갈치는 노점상 없는 위생적인 자갈치를 만들려 하였으나 한편으로 자갈치에서 노점상이 없다면 그 또한 무슨 어시장 분위기가 날까 싶다. 노점상은 일제강점기인 1950년대 말 난전을 철거하려고 하는 일본 기마병에게 저항하는 과정에서 기마병을 안고 바다에 빠지는 일이 벌어질 만큼 힘든 시기 삶의 터전이기로 아직도 자갈치에는 예부터 내려오는 풍경으로 고래 고기를 파는 집과 70년대 초반 인근 부두에서 하역작업을 하던 인부가 막걸리 한잔 놓고 안주로 연탄불에 꿉어먹던 꼼장어 그리고 싼 가격의 돼지껍데기를 팔고 있다.
▲ 싱싱한 고기들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 조개 한무더기 단돈 오천원! 흥정하다 그냥 가는척하면 한놈 더 낑가서 오천원~
▲ 바라만 봐도 군침도는 고기
▲ 붉은돔 옆에 큰 아귀가 살아서 도망가는 듯. 붉은돔은 네마리 2만원~
▲ 문어가 줄줄이 누워서 회의하는 중
▲ 얼음 위에 올려져 있는 오징어
▲ 역돔을 닮았는데 너 정체가 뭐냐~
▲ 옷 벗은 가오리들
▲ 자갈치 시장 수산코너
공판장 안의 상황은 좀 다르다. 가격도 저렴하고 흥정도 쉽다. 단지 그들은 일정한 시간이 되면 자판을 깔은 공간을 비워야 한다. 고기도 바닷물을 뿌려 곱게 색이 나는 것이 아니라 고기를 상자 그대로 가져다 놓고 팔기 때문에 조금은 위생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지만 자갈치 시장에서 가장 어시장 분위기를 내는 곳이다.
▲ 가자미 손질하는 자갈치 아지매
▲ 흥정은 하기 나름.
▲ 손님이 가장 많이 몰리는 자갈치 어시장
과거와는 달리 자갈치 시장에서 낭만이나 자갈치 시장의 옛 풍경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자갈치 시장 골목이 줄어든 탓도 있지만 대형마트가 들어서면서 고기 몇 마리를 사기위해 먼 거리를 달려오는 사람이 줄어 든 반면 오히려 지방에서 자갈치 명성을 듣고 여행하는 여행객이 날로 늘어만 가지만 아쉽게도 자갈치 시장은 다소 비위생적이다. 자갈치 식당에서 몇 번 잘못 먹고 장염으로 고생한 이후 자갈치에서 거의 음식을 먹지 않는다. 고기도 잘못사면 먹지 못할 만큼 상한 것이 있어 가계를 잘 골라야 한다. 흔히 말하는 떨이(마지막 물건)라는 물건은 자칫 집에서 음식물 쓰레기 되기 쉽기 때문에 구입에 주의가 필요하다.
▲ 조개류가 살아서 꿈틀꺼려~
▲ 자갈치 시장 전경
▲ 멍개를 손질하는 자갈치 아줌마
▲ 멍개를 미리 손질 해 놓은 모습. 한봉지 만원~
▲ 자갈치 시장 전경
▲ 자갈치 시장 돈통~~
▲ 골목을 가로 막고 있는 문어~
▲ 빨강고기라고 하는 생선을 손질중.
▲ 자갈치시장 전경
▲ 자갈치 시장에서 유명한 고기구이집
▲ 시장바닥에서 흔하게 보는 개인 장사 물건
▲ 갈치 사셔요~
▲ 허기는 골목에서 만난 죽집에서 호박죽 한 그릇으로 뚝딱
그래도 자갈치 시장은 그나마 남아 있는 부산의 시장 중에서 가장 원시적이고 가장 현대적이다. 찾는 사람의 취향에 따라 반듯한 건물에서 싱싱한 활어를 사서 위층 건물에 올라가 먹을 수 있다. 옛 모습을 찾는다면 항구와 시장골목을 번갈아 가면서 파라솔을 비켜가면서 골목여행을 할 수 있다. 돌아오는 길은 어김없이 양손 가득 자갈치 할매에게 산 저녁 반찬꺼리를 들고서...,
즐거운 여행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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