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색사계

[경남 함양] 상림 사계

허영꺼멍 2014. 11. 30. 18:42

 

 

 

 

상림공원(최치원공원)

 

잠시 머물다 가기 좋은 곳 함양 상림공원은 천여기념물 제154호로 약 205,842면적을 가진 인공수림이다. 통일신라 진성여왕 당시 최치원이 홍수피해를 막기 위해 너비 80100m2에 걸쳐 만든 방풍림으로 대관림이라 불렀으나 홍수로 인해 무너져 상림과 하림으로 나눠지고 지금은 상림만 남아있는 전하는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인공림이다.

 

 

상림으로 들어서면 첫 느낌이 인공으로 조성했다는 사실이 놀랍다. 120여종의 나무 2만여 그루가 숲을 이룬 상림은 개미나 뱀이 없는 신비한 곳으로 알려져 있으며, 최근 100년 된 느티나무와 서어나무가 한 몸이 되어 자라는 연리목이 확인되어 연인들에게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 상림공원 앞 연꽃단지

 

함양 상림공원에는 숲과 함께 계절마다 새로운 모습으로 탐방객을 기다리고 있다. 함양군 의회 의장인 배종원의원이 함양군을 관광인프라 구축 일환으로 상림 약 2만여 평의 연꽃단지를 조성하고 주제별 연밭을 산책하는 기분으로 거닐 수 있도록 징검다리를 놓고 주변에는 다양한 수생식물과 연꽃을 심었다. 가을이면 상림숲을 붉게 수 놓는 상사화를 비롯 함양박물관이 개관하여 역사와 함께 두루 머물다 갈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메김하고 있다. 가을이면 함양은 화려한 붉은 단풍보다 향토적 분위기를 물씬 자아내는 여러색이 어우러져 연출하는 단풍숲길이 열린다.

 

▲ 연잎이 메말라져 버린 상림연지

 

한때 함양에 부임하는 벼슬아치들이 울고 왔다 울고 간다 할 정도로 오지였던 함양군 태수로 부임한 최치원 선생이 지역을 살펴보니 함양읍 중심을 관통하는 천 때문에 홍수의 피해가 심각함을 알고 제방을 쌓고 물길을 외곽으로 돌린 나무를 심고 대관림이라 하며, 상림과 하림으로 불렀는데 그 중 오늘날 전해지는 지역이 바로 상림 숲이다. 상림의 사계가 아름다운 것은 숲이 주는 변화무상한 모습과 함깨 7월 연꽃, 9월 꽃무릇, 11월 단풍을 즐기기 위해 많은 인파가 찾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4월 유채, 5월 양귀비꽃, 8월 해바라기 등 계절마다 특색있는 다양한 꽃잔치가 열리는 곳이다.

 

▲ 상림 이은리석불

 

상림 내 있는 문화재로 상림 잔디장 입구에 있는 함양 척화비(문화재자료 제 264), 상림을 만든 최치원 선생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1923년 상림 약수터 앞에 세운 문창후 최선생 신도비(문화재자료 제 75). 조선시대 만든 정면 3, 측면 2, 2층 누각의 팔작지붕을 올린 함화루(도유형문화재 제 258), 상림 숲에 있는 고려시대로 추정되는 높이 180cm 함양 이은리 석불(도유형문화재 제 32) 등이 있다. 함양 이은리 석불(도유형문화재 제 32)1950년경 함양읍 이은리 냇가에서 출토되어 상림으로 옮겨 온 불상으로 옛 망가사의 유물로 추정하고 있다.

 

 

상림

 

 

만물이 소생하는 계절 봄은 지리산 보다 상림 숲에 먼저 속삭이며 연초록 세상을 펼쳐 놓는다. 겨울 내 얼어 있던 물길이 다시 먼 길 재촉하며 흘러가고 낙엽속 겨울을 지냈던 이름 모를 들풀부터 고령이 된 노거수 나무의 가지에도 봄은 공평하게 새싹을 돋아나게 한다.

 

 

상림 숲으로 들어서면 연초록이 만들어 내는 싱그러움에 몸이 한결 가벼워진다. 숲이 전하는 깨끗한 공기와 흘러가는 물소리를 따라 걷다보면 자연의 위대함과 상림을 만든 최치원 선생의 미래를 내다보며 만든 안목에 고마울 따름이다.

 

 

상림

 

 

매미소리 요란한 숲속 그늘에서 자연을 품는다. 오랜 세월만큼 훌쩍 자라 이제는 노거수가 되어 버린 고목나무들이 양팔 벌려 하늘을 가려놓아 상림공원은 그늘숲을 이루고 그 속으로 산책로가 이어져 있다. 침엽수보다 대부분의 활엽수 덕분에 시원한 그늘과 정자에 올라서서 쉬어가며 즐길 수 있는, 무더위가 없는 여름 숲이 바로 상림이다.

 

무더운 여름 숲길에서 쉬어가기 좋은 곳이 바로 상림공원 내 중간 중간 자리 잡은 함화루, 초선정, 화수정이다. 산책로를 따라 역사 인물공원까지 돌아오는 코스는 생각보다 멀다 느껴질 만큼 상림숲길은 끝없이 길이 이어져 있다.

 

 

상림의 늣 여름은 또 다른 풍경을 연출한다. 숲길 옆으로 이어지는 공간에 연지를 만들고 그곳에 홍련과 백련을 심어 연꽃단지를 조성하였다. 연꽃이 피어나기 시작하면 숲길보다 연지를 따라 걷는 산책로가 더 인기를 누릴 만큼 연지의 규모가 대단하다.

 

 

최치원 선생은 연꽃을 좋아 하여 함양 태수로 부임하기 전 머물던 태인 현감으로 머물며 피향정이라는 정자를 세우고 주변에 연꽃을 심어 운치를 더했다고 한다. 그래서 일까? 함양군에서 연지를 조성하였고 그 연지는 앞으로도 계속 늘려 간다는 것이다. 예부터 이곳 상림 주변에 그 규모는 알 수 없지만 연지가 존재하였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는 만큼 상림 숲을 만들 당시 이곳에도 피향정처럼 주변에 연지를 두고 연꽃을 즐겼을 것으로 짐작케 하는데 그 이유는 상림입구 옛 지명이 연밭머리라 하는 것으로 보아 상당한 규모의 연지가 존재하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상림

상림공원에서 꽃무릇을 만나다.

 

영원토록 만나지 못하는 가슴 아픈 사랑에 가슴앓이로 피 토하며 피어나는 애절한 꽃무릇이 경남 함양군 상림공원에도 제법 자리를 잡았다. 잎보다 꽃이 먼저 개화하여 잎은 꽃을, 꽃은 잎을 사모하며 피어나는 상사화는 함양 상림 천년의 숲을 점령하고 늣여름 상림숲을 붉게 물들인다.

 

 

꽃무릇은 함양군 관광사업 일환으로 꽃무릇 30만 포기를 2005년 숲속 산책로를 따라 식재를 시작으로 2008년 완료하였 점차 그 영역을 확대하여 이제는 전국 4대 꽃무릇 여행지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곳으로 자리메김하고 있다.

 

 

숲길 산책로를 걷는 연인은 꽃무릇(상사화)의 꽃말을 되새기며 그들도 참사랑을 키워나가기 위해 가을 초입 상림에는 연인들의 발걸음이 인산인해를 이룬다. 참사랑이란 꽃말은 꽃을 피우고 진 후 피어난 잎은 살아가는 동안 나중에 자랄 꽃눈을 위해서 평생을 바치는 덕에 꽃이 피어나게 되는 것으로 잎의 무한사랑 덕분이다.

 

 

상림의 가을은 남다르다 특히 겨울의 문턱에서 만나는 단풍숲길은 이곳 상림 숲 고목나무 수종이 활엽수로 낙엽이 떨어져 대부분의 평지를 이루는 상림공원 산책로에 뿌려 놓는다. 보행이 편한 상림 숲은 옆집 마실 나오듯 가볍게 다녀가면 되는 천년의 숲이자 사색의 숲이다.

 

발아래 들려오는 바스락 소리와 소복 쌓이는 낙엽, 흘러가는 물에 떨어져 모여 있는 가을 이야기가 상림 숲을 가득 메우고 있다. 여느 가을보다 정취가 물씬 묻어나는 상림은 화사한 가을과 노거수 고목과 함께 약 4000여 종의 수목이 불태워 내는 천년 숲의 온화한 가을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수북하게 쌓인 낙엽더미 만큼 나뭇가지는 앙상하기 마련이다. 하늘을 가려 놓았던 나무 이파리는 옷을 갈아입는 계절이 찾아오면 함양 상림 숲은 앞 다투어 자기만의 색을 뽐내느라 여념이 없다. 숲길을 따라 이어지는 산책로 주변에는 내년 늣여름을 기약하며 꽃무릇이 초록세상을 그려놓고 있다.

 

사랑의 연리목

 

상림 숲에는 두 곳에서 연리목이 확인되고 있다.

뿌리가 다른 두 나무의 몸통이 하나가 되어 자라는 나무를 연리목 또는 연리지라 하며, 사랑의 증표 나무로 불린다. 상림공원 입구에 있는 사랑의 증표 연리지는 느티나무와 개서어나무로 서로가 다른 나무들이 하나가 된 경우이다.

 

▲ 자전거를 타고 상림을 즐기는 사람들

  

대관림 중 상림 외 사라져 버린 하림지역에 다양한 즐길꺼리가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하였다. 상림공원으로부터 위천을 따라 약 3.0km 이동하면 토속어류생태관을 비롯하여, 행복체력단련장, 어린이 안전학습장, 이벤트광장, 자연형연못과 동구숲 등을 2009년 조성하였으며, 상림공원 앞에는 이곳을 찾는 탐방객의 입맛을 책임지는 먹거리 식당 21곳이 자리 잡고 있는데 농림축산식품부 주최 2014년 전국 외식업지구 대상을 수상하였다. 이보다 앞선 2012년에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주관한한국인이 꼭 가봐야 할 국내 관광지 99’에 경남지역 10개소 중 상림공원이 선정되기도 하였다.

 

함양 상림에는 뱀이나 개미, 지네가 없다. 정말 없다. 최치원이 권력으로부터 밀려나 태수로 지방을 떠돌 당시 함양군 태수로 내려와 지리산 자락 첩첩산골 오지였던 함양에 홍수로 인해 애써 노력한 농사가 쓸려가는 것을 본 최치원은 백성을 위해 치산치수 정책을 수립하고 즉시 제방을 쌓고 나무를 심어 둑을 튼튼하게 보호하며 주변에는 연못을 조성하였다 전한다.

 

공사를 마친 어느 날 어머니로부터 상림에서 뱀을 만나 놀랏다는 이야기를 전해들은 최치원은 상림을 찾아 모든 미물은 상림에 들지 말라며 외쳣는데 그 후로 신기하게 오늘날까지 미물이 없다고 한다. 또한 미물이 나타나면 죽은 줄 알라며 함양을 떠났는데 그 후 개미가 나타나 주민들은 태수였던 최치원 선생이 신선이 되었다고 믿었다 한다.

 

 

 

 

즐거운 여행하시길 바랍니다.

http://blog.daum.net/okgol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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