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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남도 통영시 벼루빡 기림이 있는 '동피랑마을' 충렬사 - 통제영 세병관 - 동피랑 - 남망산조각공원 - 중앙전통시장 - 착량묘 - 해저터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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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언덕 사이 차가운 담장이 열어 놓은 길을 찾아 오르고 있었다. 울창한 숲이 있거나 황야의 거친 풍경이 있는 곳도 아니다. 고단한 삶의 흔적이 뻬여 있는 벼룩빡에 붓 한 자루 들고 부지런을 떨며 그려낸 벽화를 만나기 위해서이다. 동피랑의 매력은 바로 담장에 그려져 있는 알록달록한 벽화 그리고 서너 평 주거 공간이 생겨나면서 만들어 낸 산복도로 골목길이다.
▲ 동피랑 마을 약도 마을 골목길은 주말에 진입을 할 수 없다, 중앙시장 앞 강구안 선착장 주차장을 이용하여야 한다.
동피랑은 예 통영시 관광책자에도 없어 예.. 그냥 통영으로 와가꼬 남망산 공원으로 오면 맞은편 언덕이 바로 동피랑인기라 예.. 동피랑을 여행할라몬 항구에서 먼저 충무짐빱을 사가꼬 동피랑 언덕을 따라 기리노은 벼룩빡 기림을 보면서 골목골목 이잡듯이 뒤집다 보면 언덕이거던 예.. 그기서 짐빱 묵고 항구쳐다보고 바람쐬우고 가이소.. 차 가지고 좁은 골목까지 올라오는 사람들에게 말함니더...항구 앞에 주차장있는데 고기에다 팍 박아두고 걸어서 오이소 예.. 조용하던 마을이 시끄러서 죽겠심더.. |
▲ 강구안에서 바라 본 동피랑 언덕(2014년 여름)
완만한 골목길을 따라 오르면 쌀쌀한 바람과 함께 아름다운 경치가 고단한 삶을 딛고 선보인다. 동피랑 만당에는 삼도수군 통제영을 만든 후 성을 쌓고 동쪽에 만든 동포루를 최근 복원해 놓았다. 동피랑에서 가장 전망이 좋은 곳으로 통영항과 강구안을 드나드는 활력이 넘쳐나는 배들, 남망산공원 숲에 둘러싸여 있는 시민문화회관, 삼도수군 통제영 세병관과 북포루까지 조망된다.
▲ 동피랑 여행의 출발점이자 가장 많은 방문객이 찾는 입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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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와 인접한 동피랑은 바다에서 힘겹게 일하거나 선창에서 먹고살기 위해 좌판을 깔고 해산물을 파는 가난한 사람들이 하룻밤 다리를 펴고 잠을 청하기 위해 비탈진 언덕에 겨우 서너 평 되는 공간에 서로의 경계를 만들고 80여 가구가 다닥다닥 붙어살던 공간이었지만 그 마저도 2007년 접어들면서 재개발로 떠나야 할 처지가 되었다. |
철거를 저지 한 것은 다름 아닌 푸른통영21 윤미숙 사무국장이다. 마을을 살리기 위해 공공미술을 통한 마을 골목길 벽화사업을 시작하였다. 처음부터 대단한 인기를 누리면서 2008년 민관포럼 최우수상과 2008년 전국 마을만들기 대회 우수상을 거머쥐게 되면서 재개발 대신 매년 새로운 벽화로 통영 관광 일번지로 자리 메김하며 2014년 지역브랜드 대상을 수상하기도 하였다. 동피랑은 묵묵히 자기만의 색을 만들어 보이며 여행자의 마음을 송두리째 훔친다.
▲ 동피랑 언덕 동포루
동피랑 여행은 다리품을 팔아야 한다. 짜다리 볼 것이 없다는 동피랑이지만 마을 입구에서 만당까지 올라가는 곳곳에서 주민의 애환이, 그 수고로움이 벽화 속에 묻어난다. 자신도 모르게 발길을 멈추고 사진을 찍는다. 살아가는 주민에게는 불편함을 주는 행위지만 더불어 살아가며 나들이 코스로 인기를 더해가는 이유를 실감하게 해준다. ▲ 복원된 동포루
벽화사업은 단발성 1회사업으로 그치지 않고 2년마다 새로 벽화를 만들다 이제는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벽화비엔날레 행사를 계속 이어가며 국내와 해외 작품까지 골목길을 아름답게 꾸며 낼 전망이라 기대감이 더욱 큰 곳이다.
“너랑 나랑 사랑하는 할배할매랑 살랑살랑향기바람속 꿈의 언덕 동피랑으로” 과연 동피랑은 꿈이 있는 곳인가. 그저 벼르빡에 기리노은 기림 때문에 입소문 듣고 찾아온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다니며 부산하게 소란을 떨다 저녁이면 물 빠지듯 사라지는 그저 기림을 볼라꼬 동피랑을 찾는 사람들을 위한 놀이터는 행여나 아닌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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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포루에서 바라 본 전경. 남망산조각공원, 통제영 세병관, 통영항
찾는 사람이 해마다 늘어나면서 통영 여행은 동피랑 덕분에 주변 상권이 활기를 되찾기 시작했지만 동피랑 언덕으로 오르는 차량의 행렬은 주말마다 북새통을 이루면서 최근 특단의 조치로 주말에는 동피랑 입구에서 주민을 제외하고는 진입을 차단하며, 강구안 공영주차장 이용을 권하고 있지만 강구항 주차장도 협소하여 여행객의 불편을 가중시키고 있다.
▲ 동피랑 점빵에서 본 동피랑 아이 동화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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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피랑에서 책을 만난다. ‘리잼’ 출판사에서 출간한 ‘동피랑 아이’로 2012년 문화체육관광부 우수교양도서로 지정된 아동책이다.
이곳 점빵에서는 판매 수입을 마을발전을 위해 전액 사용한다. 동피랑에서 만나는 모든 것이 아름다운 이유가 아닐까 싶다.
도서출판 리젬 http://www.ligem.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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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피랑 언덕길로 내려서면 전통시장인 중앙시장으로 이어진다. 싱싱한 활어를 도마에 올려놓고 능숙한 칼질로 살점을 발라내는 노련함과 찐득한 꿀이 발라져 있는 통영 꿀방과 충무김밥은 동피랑 덕분에 다시 활기를 찾아갔다. 동피랑 주민들도 건물을 일부 손질하여 작은 점포를 열기 시작하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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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앙 전통 제래시장에서 구입한 싱싱한 횟감을 즉석에서 손질하여 포장해 준다.
동피랑에서 골목길을 따라 내려서다 보면 자연스럽게 시장 골목으로 향하게 된다. 강구안에 인접한 통영에서 가장 큰 수산시장으로 골목마다 횟감과 함께 철마다 먹을 수 있는 다양한 계절 해산물이 기다리고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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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구항 주변에서 식사를 생선구이로 해결했다. 가격에 비해 고기맛이촉촉한 맛이 없었고 고기도 저렴한 것으로 올라왔다. 거친 숨소리로 골목을 누비며 사람 사는 이야기를 염탐하면서 어느 순간 바람과 구름처럼 한가롭게 걷는 자신을 발견하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특별한 풍경도 없고 두 팔 벌려 반겨주는 이들도 없는 동피랑 언덕은 고달픈 삶의 현장이기도 하다. 골목에서 만나는 근심에 젖은 사람도. 문을 열어두고 심심풀이 화투장을 들고 있는 사람들은 인생의 황혼기에 접어들면서 지난 애끊는 만고의 시름을 떨쳐 버리고 벽에 그려진 화려한 색상처럼 아름다운 인생을 즐기는 듯하다. |
소중한 우리의 문화유산을 지키는 일은 아무런 조건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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