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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트레킹 - 제1편 표충사-한계암-천황산-사자평

허영꺼멍 2016. 6. 20.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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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충사-천황산(사자봉)-재약산

| 여행일자 : 2016년 00월 00일

 



표충사-1.5km-한계암-3.0km-천황산(사자봉)-1.0km-사자평-0.8km-재약산(수미봉)-1.0km-고사리분교터. 사자평습지-0.85km-표충사 방향 갈림길-0.3km-층층폭포-3.2km-표충사 순으로 대략 11.65km 정도 추정된다.




▲ 천황산(사자봉)에서 재약산(수미봉)으로 내려서다 올려다 본 천황산

▲ 천황산 정상

표충사에서 금강동천따라 천황봉을 오르다

경남 밀양시 단장면 구천리 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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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은 사전에 치밀한 계획을 통해 올라야 한다는 것은 원칙론에 가깝다. 문제는 상태에 따라 달라지는 저질체력으로 인하여 어디까지 오를 수 있는지를 가늠하지 못하다 보니 항상 코스는 짧게 잡고 당일 체력을 봐 가면서 연장을 하거나 단축을 하곤 한다. 오늘 산행은 밀양 표충사일주문을 기준으로 왼편 금강동천을 따라 오른 후 체력이 허락한다면 반대편 옥류동천으로 하산하는 다소 무리한 코스를 따라 진행하고자 넉넉하게 물과 간식을 배낭에 채웠다.


▲ 오전 7시 30분 통도사 주차장에 아무도 없었다.


홍제교를 건너 금강동천으로 향하다.


▲ 홍제교에서 바라 본 일주문


홍제교를 건너 표충사 구역에 발을 딛는다. 금강동천 방향으로 접어들자 쏟아지는 계곡물 소리는 겨우 도란도란 소리내며 흐를 뿐 지독한 가뭄을 보여주고 있었다. 여름 햇살은 숲을 뚫고 강렬하게 온몸을 파고든다. 첫 갈림길에서 천황산(사자봉. 1,189m)까지 4.3km 구간을 따라 올라야 한다. 중간 중간 폭포와 한계암, 서상암을 지나 숨을 헐떡이며 올라야 하는 만큼 다시 한 번 등산화 신발을 고쳐 맨다.


세심교 지나 금강동천 거슬러 한계암을 향하다


세심교(洗心橋)를 지나 계곡을 따라 완만하게 딛고 오르는 등산로가 이어진다. 따가운 햇살로부터 숨어들어 오를 수 있어 여름철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너럭바위를 애간장 태우며 흘러내리는 물길 덕분에 이곳이 계곡이구나 할 정도로 수량이 턱없이 부족하다.


▲ 한걔엄애 머물던 혜각스님이 남긴 금강동


혜각스님이 바위에 남긴 금강동(金剛洞)에 오르는 계곡 길목에 나무데크가 안내한다. 그리고 큰 돌을 지나 오르면 나무데크길이 끊어지고 금강동이라 새겨져 있는 바위를 만난다. 숲을 헤집고 내려오던 물줄기가 잠시 숨을 고르며 지나가다 급격하게 떨어지는 위치에 큰 바위가 머물러 있고 그 바위면에 도구로 쪼아 금강동을 새겨 놓은 것이다.


▲ 계곡을 적셔내는 물이 거의 없다.

▲ 한계암 아래 쌍폭이 있는 곳. 일광폭포는 겨우 물줄기가 형태를 띠며, 은류폭포는 물이 끊어져 있다.


설렁설렁 걷다보면 지루할 틈 없이 다양한 그림을 보여준다. 한계암을 앞두고 쌍폭이 산천을 흔든다. 한 마리의 용이 승천하듯 일광폭포는 꼬리를 물고 거슬러 올라간다. 반면 반대편 등산로 지점에는 은류폭포라 한다. 일광폭포 위에 아슬아슬한 지점에 혜각스님이 창건한 한계암과 그 옆으로 또 하나의 폭포를 만나는데 금강폭포이다. 한계암으로 오르기 위해서는 흔들다리를 통과하여야 한다. 방문한 당일 폭포라고 부를 수 없는 겨우 가냘픈 물줄기만 흐를 뿐이었다.


한계암 그리고 금강폭포


한계암 흔들다리를 통과하니 인기척에 한계암 지킴이가 소리내어 짖는다. 순간 고요하던 산중이 개 짖는 소리에 쩌렁 쩌렁 울린다. 쌍폭을 좌, 우 두고 아슬아슬한 지형 위 사뿐 올라앉아 있다. 세심교를 시작으로 약 1.3km 지점 출렁다리를 건너 자리한 한계암((寒溪庵))은 찰 한() , 물이 맑고 차가운 계곡에 위치한 암자란 의미로 보인다.


▲ 한계암 흔들다리 그 위로 금강폭포.

긴 가뭄에 금강폭포도 예외없이 메말라 있다.


한계암은 본래 비비정(飛飛亭) 현판을 내건 정자였다. 날 비() , 떨어지는 폭포 위 올라앉은 정자라는 의미로 보인다. 한계암에는 한국 불교 미술의 거두로 불리던 분들이 정신병 환자 요양소라는 간판을 내걸고 머물던 곳이라 한다. 무형문화재 단청장이신 혜각스님(慧覺, 1905~1998)을 비롯하여 무형문화재 불화장 석정스님(1928~2012), 동원, 수안스님 등 6년간 묵언수행한 곳이기도 하다. 오늘날 한계암에는 금강사 유점사에 모시던 칠불을 혜각스님이 모셔왔다고 한다.


한계암은 쉬엄쉬엄 걸어도 속세로부터 1.3km 거리지만 워낙 골이 깊고 숲이 우거져 밤과 낮의 구별이 어려울 정도이다 보니 사찰 내 주련에는 歲歲不知春 朝朝不見日(세세불지춘 조조불견일) , 아침마다 해가 뜨나 해는 보이지 않고 해가 바뀌어도 봄이 왔다가 갔는지도 모르겠다라는 명시승(名詩僧) 한산자(寒山子)의 시 끝구절을 적어 놓았다.


너덜겅 지대를 올라 천왕봉 능선을 오르다


너덜길을 딛고 오르면 표충사 소속 암자인 서상암(西上庵) 이정표를 만날 수 있다하였는데 산행중 서상암을 만나지 못하고 스쳐 지나갔다. 산중 암자에 무슨 특별한 볼 꺼리가 있을까 마는 일반 등산객 절대 출입을 금하는 통제공간이기도 하다. 이 암자를 두고 일제 강점기 독립군을 지원한 밀양의 일직손씨 가문의 독입운동가 은거한 곳이라 한다.


▲ 한계암에서 쉬어가며 오르다 보면 너덜겅 지대가 시작된다.

▲ 너덜겅 지대에서 바라 본 표충사

서상암 주변 천황산(사자봉)을 잇는 구간에는 너덜겅 지대가 유독 많이 발달해 있으며, 그 사이를 따라 등산로가 이어진다. 너덜겅을 딛고 오르는 등산로가 조금씩 이상해 지기 시작하였고 급기야 길의 흔적이 끊어졌다. 기존 등산로를 벗어나 버린 것을 알았을 때는 이미 너덜겅 지대 꼭데기 지점이었다. 다시 하산을 하려다 희미한 등산로를 발견하고 따라 올라가 보기로 한다. 그리고 얼마나 작은 대나무 숲을 헤치고 올랐을까 다시 등산로를 만나게 된다.


정상 천황산(사자봉)에 오르다.


동천계곡을 지나 한계암까지는 완만한 계곡을 따라 올랐지만 한계암에서 시작되는 능선길로 올라서는 산길은 쉬다가다를 반복할 만큼 힘들었다. 너덜겅 지역을 겨우 통과하여 능선길에 오르면서 한숨을 돌리며 걷다보면 숲 그늘을 벗어나 정상에 도착한다.


▲ 정상 사자봉 돌탑을 만나다.


재약산은 8개 암봉을 거느리고 있는 명산이다. 대표적인 천황산(사자봉 1,189m)을 시작하여 수미봉, 관음봉, 문수봉, 재약봉, 고암봉, 향로봉 등이다. 사자봉은 영남알프스에서 두 번째로 높은 산봉우리이자 영남알프스의 중심에 자리 잡은 산이다. 영남 알프스는 가지산, 천황산, 제약산, 신불산, 간월산, 영축산, 고헌산 등으로 3개시에 걸쳐 있다. 정상에서 한계암까지 3.0km구간이며, 표충사까지 4.8km이다.


▲ 정상에서 데크를 따라 조금만 내려서면 암릉지역으로 가도록 데크를 열러 두었다.


천황산(사자봉)아래 암릉지역이 툭 솟아 있다. 천황산의 가장 매력적인 곳이기도 하며, 재약산으로 향하는 길목이기도 하다. 바위길에서 잠시 쉬어가며 천황산의 매력에 푹 빠져 본다.


사자평으로 내려서다


▲ 천황산(사자봉)에서 사자평으로 내려서는 길은 나무데크계단으로 이어진다.


천황산에서 1km 내려서면 재약산으로 향하는 길목에서 만나는 곳이 사자평이다. 하늘 널마루 사자평은 약 100만평이라 한다. 사자평의 사는 광원을 이르는 옛말이며, 자는 산의 엣말로 산들벌이다. 한때 이곳에 화전민 80여 가구가 척박한 땅에 당근과 고사리를 심고 가꾸다 보니 대한민국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산동초등학교 분교인 고사리분교가 생겨나기도 했었다.


▲ 사자평 데크쉼터로 향한다.


사자봉에서 내려서면서 만나는 산중 분지에 억새가 끝없이 자라는데 우리나라 최고의 억새밭이 펼쳐지는 이곳을 사자평이라 하며, 재약팔경 중 광평추파라 부른다. 사자평원 고산습지 보호지역으로 천연자원인 억새군락지를 비롯하여 고산습지를 보호하기 위하여 지정된 탐방로를 이용하여야 하지만 어디 등산객이 다 한마음일까 여기저기 사람이 숨어든 흔적들로 샛길이 뚫어져 있다.


▲ 사자평에서 바라 본 천황봉 암릉

표충사 금강동천을 시작으로 한계암을 거쳐 너덜겅을 지나 천황산(사자봉)을 찍고 내려선 사자평 그리고 또다시 만나는 재약산을 두고 잠시 숨을 고른다. 제약산을 찍고 다시 내려선 후 사자평습지보호구역을 지나 고사리분교터 그리고 표충사로 내려서는 길에 층층폭포를 경유하기로 결정하고 내려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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