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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도 적천사 은행나무 & 도솔암 | 여행일자 : 2016년 11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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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왕문에 창을 달았다. 창 너머 고요히 꽃잎인냥 바람에 흔날리거나 쌓이는 샛노란 어느 가을의 풍경을 가만 바라보면 행복과 희망 그리고 가슴이 따뜻해져 온다. 10월 말경 이미 한차례 홍역을 겪은 적천사 은행나무 홀연히 내려놓은 가벼움을 올려다본다. 오랜 소용돌이치는 탁류의 세월을 모질게 버티며 지켜온 노거수(老巨樹) 적천사(磧川寺) 은행나무에게 인사를 건네며 여행을 시작한다. ▲ 천왕문에서 바라 본 은행나무 전경.
청도IC에서 하차하여 적천사로 향한다. 이미 한 번의 방문이 있었기에 적천사를 찾아 나서는 것은 그리 문제가 되지 않았다. 산길을 따라 덜컹 꺼리며 돌담장 고개 내민 익어가는 감을 올려다보며 잠시 호흡을 가다듬고 산길이 끝나는 지점까지 오르자 적천사 주차장에 닫는다. 적천사 은행나무는 주차장 옆 천왕문 앞에 일주문 역할을 하고 있다. 적천사로 향하는 원리마을은 평화로울 만큼 가을이 내려앉아 있었다. 어느 민가 담장 익어가는 감, 콩을 도로변 공터에서 털고 계시는 할머니, 느릿느릿 앞서가는 경운기의 여유로운 풍경을 따라 가을 끝자락 여행을 즐겨본다. 적천사 800년, 500년 된 두그루의 은행나무 고려 명종5년(1175) 보조 국사 지눌(1158~1210)께서 오백대중이 상주하는 대가람으로 적천 사를 중창 할 당시 짚고 다니던 은행나무 지팡이를 원효(元曉 617~686)대사가 토굴로 오갈 때 쉬어가던 절간 입구에 심었다. ▲ 아쉽지만 방문 당일 은행나무는 겨울 채비를 이미 한 모습이었다. 적천사 천왕문과 800년 된 열매맺는 암나무 은행나무 전경 2016년 지눌스님이 열반에 든 806주기이니 보조국사가 심은 지팡이에 싹이 돋아난 은행나무는 올해로 841살이 되는 셈이며, 오늘날 천연기념물 제402호로 지정되어 있다. 또한 이 이야기를 기록으로 남겼으니 은행나무 앞에 1694년 조성한 ‘축보조국사수식은행수게(築普照國師手植銀杏樹偈)’비석이다. ▲ 800년 이상된 은행나무의 위엄 ▲ 은행나무 유주를 가리키고 있다. ▲ 남성을 닮은 적천사 은행나무 유주 적천사 은행나무는 두 그루가 있다. 열매를 맺는 800년 이상 된 암나무와 500년 이상 된 수나무 두 그루이며, 맹아(새로 난 싹)와 유주(乳柱. 가지에 뿌리 방향으로 매달려 자라는 혹)가 잘 발달되어 있다. 유주가 남성을 닮아 득남을 원하는 여성이 유주를 잘라 삶아 국을 끊여 먹으면 득남을 한다는 이야기가 있다.
은행나무를 찾아온 카메라를 손에 든 사람들은 아쉬움에 앙상한 은행나무만 올려다 보며 사진을 담는다. 적천사 은행나무는 10월 말~11월 첫 주에 아름다운 자태를 뽐낸다. ▲ 천왕문에서 바라 본 왼편 800년된 암나무 은행, 오른편 500년 된 수나무 은행 ▲ 800년 이상 된 은행나무의 위엄 적천사 입구 두 그루의 은행나무 중 오른쪽 은행나무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다. 웅장함과 자연의 경이로움을 느낄 수 있는 적천사 은행나무는 높이가 무려 28m 가슴둘레가 11m에 이른다. 천왕문을 오르다. 천왕문으로 올라선다. 두 눈 부릅뜬 사천왕상이 불심검문을 하듯 양쪽에서 주시하고 있다. 적천사 목조 사천왕좌상은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153호이다. ▲ 천왕문 전경 수미산 중턱에 살면서 동서남북을 관장하는 불법을 수호하는 신으로 청도 적천사 사천왕상은 높이가 3.4m~3.8m로 규모가 큰 편이며, 사천왕상 속에서 수습된 유물을 통해 조성시기가 조선 후기 숙종 18년(1690)으로 확인되었다. 칼을 들고 있는 남방 증장천왕, 악기를 들고 있는 동방 지국천왕, 용과 여의주를 들고 있는 서방 광목천왕, 창과 보탑을 들고 있는 북방 다문천왕이 양쪽을 호위하고 있으며, 왼 발 밑에는 악귀가 짓눌려져 있다. 무차루에서 ▲ 천왕문에서 바라 본 무차루 잔경 천왕문 지나 무차루 누문을 올라선다. 정면 5칸 측면 2칸 겹처마에 팔작지붕을 하고 있으며, 천왕문 방향에서는 무차루, 올라서면 화악산적천사 현판이 걸려 있다. 그리고 예불을 드리려면 대웅전이 아닌 무차루로 들어오라는 안내판이 보여 들어서니 창 너머 대웅전이 조망되며, 인각 대사가 남긴 편액이 걸려 있다. ▲ 무차루 안 법당에서 바라 보는 대웅전. 왜 무차루에 불상을 모셨을까? ▲ 인각대사가 남긴 편액 隔林遙聽出山鍾 知有蓮坊在翠峰(격림요청출산종 지유연방재취봉) 숲 넘어 산에서 종소리 멀리 들려오니 푸른 봉우리에 절간이 있겠구나 / 樹密影遮當戶月 谷虛聲答打門(수밀영차당호월 곡허성답타문) 나무가 빽빽하여 문 비추는 달빛 가리고, 골짜기가 비어서 문두드리는 지팡이 소리에 대답하네 / 水鋪白練流全石 虹曳靑蘿掛古松(수포백련유전석 홍예청라괘고송) 물은 흰 갑(비단)을 깔아 갖춘 돌에 흐르고, 무지개는 푸른 갑(비단)을 끌어다 고송에 걸었네 / 莫怪老人留數日 當年普照示遺(막괴로인유수일 당년보조시유) 늙은이 며칠 머물음을 괴이타 마라. 그 옛날 보조가 유적을 보았네. 적천사 중심건물 대웅전 앞에서 만난 당간지주
보물 제1432호 적천사괘불탱및지주 (磧川寺掛佛幀및支柱) 무차루를 지나 대웅전(경상북도 문화재자료 제321호)을 만난다. 중심건물 대웅전 좌측 뒤편으로 영산전을 두었으니 우측 뒤편에 산신각이 있으며, 산신각 앞으로 명부전과 적묵당이 있다. ▲ 대웅전 전경 대웅전은 정면 3칸, 측면 3칸의 다포 겹처마 맞배지붕이며, 3분합 문에 빗창살문을 하고 있는 단출한 모습이며, 최근 보수한 흔적이 보인다. 보조국사가 절을 중창하려 하자 도적 떼들이 모여 있어 국사는 ‘이 곳에 절을 중창하려 하니 너희들은 이 곳에서 물러가라’ 하였으나 도적들이 오히려 대항하려 하자 국사는 남산에 올라 신통력으로 가랑잎에 호(虎. 범 호)자를 써서 바람에 날라니 큰 호랑이가 되어 도적을 내쳤다고 한다. ▲ 당간지주에 새겨진 명문 앞에는 당간지주 2기가 세워져 있다. 당간지주에는 명문이 새겨져 있는데 1701년으로 1960년 사천왕 제작과 함께 당시 대대적인 불사를 한 것으로 추정해 볼 수 있다. 명문에는 강희 40년(1701) 거사 경순(敬順) 등이 참여하여 만들었다는 기록이다. 현재 당간지주와 적천사괘불탱은 보물 제1432호로 지정되어 있다. 적천사를 내려서다. ▲ 대웅전 앞에서 바라 본 은행나무 청도 여행길에서 대부분 스쳐가는 사찰이 오늘 여행을 할 ‘적천사(碩川寺)’이다. 청도 화악산(華岳山 930m)이 품고 있는 적천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9교구 본사인 동화사(桐華寺) 말사이며, 원효(元曉 617~686)가 토굴을 짓고 머물렀던 토굴로 세운 사찰이라 한다. 신라 문무왕 4년(664) 태종 무열왕은 당과 연합하여 고구려와 백제를 무너뜨리며 통일신라를 완성하는 시기였고 많은 백성이 전쟁터로 나아가 사상되자 이들을 위로하기 위해 세운 사찰이 바로 오늘날 ‘적천사’라 한다. 적천사는 신라 문무왕(?∼681) 4년(664) 원효(元曉 617~686)대사가 토굴로 만든 곳을 흥덕왕(?∼836) 3년(828) 왕의 셋째 아들인 심지왕사(心地王師)가 중창, 고려 명종 5년(1175) 보조국사 지눌(知訥 1158~1210)이 중건, 조선 숙종 20년(1694) 테허선사가 중수하였으나 조선말에 방화로 소실되었다. 이후 근래에 사찰을 복원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다. |
적천사 또 하나의 여행 적천사 산내 암자 도솔암으로 향하는 구도의 길 적천사 산내 암자인 도솔암을 찾아 나서기로 하였다. 적천사에서 조금 내려오면 도솔암으로 향하는 차 한 대 겨우 가는 산길로 접어든다. 혹시 건너편에서 차가 오면 곤란할 듯 하지만 다행스럽게 차량의 교차 없이 도로 끝까지 가니 주차장이 나왔으며, 주차장으로부터 산길을 따라 올라야 했다. 주차장 입구 한편에 버려져 있는 현판에는 ‘도솔암 산 정상까지 오십시오. 이었다. 산 정상이란다…….
산내 암자 도솔암은 2015년 11월 15일 중수불사를 한 후 낙성식을 가졌다. 약수터 주차장으로부터 도솔암으로 오르는 돌계단 길이 제법 숨을 몰아쉬게 한다. 정상으로 올라오라는 안내글을 떠올리며 내 딛는 산중 암자로 가는 길에서 만난 가을은 이방인의 작은 발자국 소리마저 고요함을 깨뜨릴 만큼 적막감으로 가득했다. ▲ 주차장에서 시작되는 길 소나무 군락지 이만한 숲길이면 사색하기 좋지 아니한가. 쭉쭉 뻗은 떡갈나무와 활엽수가 그려내는 암자로 향하는 길은 가파른 능선을 향하고 하늘과 맞닿을 듯 올려다보며 얼마나 올랐을까. 개 짖는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한다. 이제 곧 도솔암에 도착하겠다는 안도의 한숨을 내 쉰다. 도솔암에 오르다 ▲ 도솔암 전경 도솔암에 들어서니 귀여운 강아지 두 마리가 위협을 한다. 스님이 나와 강아지를 불러 보지만 낯선 이방인을 경계한다. 보살님이 나와서 등산을 왔냐며 물어 보신다. 적천사 들러 잠시 올라왔다고 하니 법당 문을 열어 주니 미륵불이 아닌, 아미타부처가 계신다. 수미산 정상 미륵보살이 사는 곳 그곳이 바로 도솔천이며, 산중 암자가 도솔암이다. 이곳 스님은 전북 고창 선운사 도솔암과 파주 보광사 도솔암을 거쳐 이곳 적천사 도솔암과 인연을 이어가는 분이라 하였다. ▲ 간간이 불어오는 풍경 소리가 가을 억새의 비명소리를 닮아있었다. ▲ 도솔암에서 바라 본 전경. ▲ 힘든 길 커피 한잔 얻어 마시고 , ▲ 하산하여 주차장 약수터에서 물 한잔으로 목을 축여 본다. ▲ 가을 은행 잎. 도솔암은 청도에서 유일하게 동쪽을 향한 산으로 일출을 보려는 사람들이 찾는 곳이라 한다. 과연 좁은 경내 뜨락이지만 눈 아래 펼쳐지는 크고 작은 산봉우리의 모습이 겹겹 포개어 진다. 오늘처럼 황급히 찾아와 난감하기만 했던 도솔암 여행을 올 연말 일출을 보기 위해 한번 도전을 해 볼까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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