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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낭패가 있나. 마이산 암마이봉을 잠깐 올라오자며 마이산북부주차장으로 향하니 진입로가 달라졌다. 전라북도 동부권신발전지역투자촉진지구로 지정되면서 마이산 북부주차장이던 사양제 위 공간은 사라지고 진안홍삼스파 앞에 주차장이 생겼다. 순간 안동 하회마을이 왜 떠올랐을까... 영업을 위해 공간을 앞으로 당겨 놓은 만큼 마이산을 찾는 사람은 약 1.4km를 더 걸어 마이산에 올라야 한다. ▲ 가을에 빠져든 암마이봉
바쁜데, 시간도 없는데 평소 차로 이동하던 길을 걸어서 오른다. 사양제 데크를 지나 옛 주차장에 도착하니 공사중이었고, 최근 생겼는지 가위박물관이 자리잡고 있었다. 마이산이 많이 달라지려는 변화가 과연 앞으로 어찌될지 기대반 걱정반이다. 암마이봉으로 향하다 2004년을 시작으로 2014년 개방까지 딱 10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전 국민 등산 열풍이 불기 시작하던 무렵 진안 마이산은 꼭 산꾼이 아니라도 너도나도 암마이봉으로 오르면서 주변 식생이 황폐화되었고 이를 복원하고자 자연휴식년제를 시행하였으며, 강산도 변한다는 십년 세월을 굳게 닫혀버린 출입문을 보며 개방되는 날만 손꼽아 기다렸다. 닫혀 있던 문은 2014년 10월 11일 제한적 개방이 허락되었다는 소식에 제일 먼저 달려가고 싶었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찾지 못하였다. 그리고 겨울에는 결빙관계로 출입을 다시 중단하였다. ▲ 암마이봉 전경 암마이봉으로 오르기 위해 북부주차장으로 길을 잡았다. 암마이봉으로 오르는 길은 천황문에서 600m 가파른 암릉길로 느리게 걷고 올라도 한 시간이면 충분한 거리이지만 많은 등반객이 동시에 몰려들어 정체구간이 자주 발생한다. 앞선 탐방객 중에서 산꾼이 아닌 일반인에게는 다소 오르기 힘든 몇몇 가파른 코스가 복병처럼 나타나기 때문이다. 암마이봉 계단길이 거칠다 천황문에서 600m 암릉길을 오른다. 오르는 길과 내려오는 길은 중간 지점에 갈라지면서 일방통행 방식으로 오를 만큼 등산로가 좁고 거칠지만 고도를 달리하면서 조망하는 마이산 전경 또한 뺴 놓을 수 없는 볼꺼리다. ▲ 마이산 암마이봉 오르는 초입구간 계단 ▲ 초소를 지나 본격적으로 오르는 구간 마이산의 이름은 시대를 달리하면서 다양한 이름으로 불렀다. 신라시대 산이 서 잇는 듯 하여 서다산(西多山), 고려시대에는 솟아오르다 는 의미로 용출봉(湧出峰), 조선시대에는 속금산(束金山)으로 불렀다. ▲ 중간에서 바라 본 마이산 북부 주차장 ▲ 바위 지형을 딛고 올라야 하는 등산로 암마이봉으로 오르는 동안 숫마이봉이 약간의 각도를 달리하며 조망된다. 온통 콘크리트를 쏟아 놓은 것 같은 바닥을 딛고 한걸음씩 오른다. 나무계단과 암반길을 번갈아 가며 경사 난이도가 제법 높은 코스를 지나 정상인 암마이봉으로 향하며, 정상아래 전망대에서 숫마이봉을 조망한다. 숫마이봉 협곡 사이로 열린 바위틈이 보이는데 바로 화엄굴이다. ▲ 화엄굴 조망 화엄굴은 숫마이봉 150m 지점에 위치하고 있으며, 동굴 내에는 석간수가 흐르는 자연동굴이다. 화엄굴에 관한 안내글을 옮겨보면 다음과 같다. “아주 먼 옛날 아이 갖기를 간절히 원하는 부부 꿈속에 남성을 상징하는 모습의 커다란 바위가 나타나고, 그 중간쯤에서 줄기차게 솟는 물길이 보였다. 부부는 꿈속의 그곳을 찾아 기도를 드리기 위해 전국을 해맨 끝에 찾아낸 곳이 바로 마이산 화엄굴이다. 이곳에서 기도를 드린 뒤 돌아가 득남을 한 효험의 부부소문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득남 뿐 아니라 숫마이봉에서 뿜어진다고 믿는 강한 기와 그 속에서 솟는 석간수를 마시면 입시와 승진의 기회는 물론 사업의 번창까지 가져온다는 믿음과 바람 때문일 것이다.” 또 다른 화엄굴에 관한 안내글을 옮겨보면 다음과 같다. “마이상봉이 서로 이어지는 잘록한 부분에서 동봉으로 약 150m 올라간 지점에 화엄굴이라는 천연동굴이 있는데 이 굴속에 작은 샘이 있다. 샘물은 아래에서 솟는 물이 아니라 동봉의 봉우리에서부터 바위틈을 타고 내려오는 석간수이다. 화엄굴이라 함은 예전에 한 ‘이승’이 굴에서 연화경, 화엄경 등 두 경전을 얻었다는 데서 유래했다. 마이산의 두 봉우리는 남녀, 또는 부부로 비견하여 동봉을 속한 숫마이산, 서봉을 암마이산이라 하는데 동봉인 숫마이산은 보는 각도에 따라 남성의 상징처험 생겼다. 이 봉우리 아래 굴에서 나오는 샘물이니 의미가 다르다고 여겨 아이를 갖지 못한 여인이 이 물을 받아 마시면 득남할 수 있다는 전설이 이어온다.” 현재 화엄굴로 오르는 길은 해빙기(낙석)의 위험으로 인하여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
숫마이봉을 조망하며 오르다 북부주차장에서 계단을 따라 오르면 암마이봉과 숫마이봉 중간 협곡에 도착한다. 협곡을 넘어서면 은수가를 거쳐 탑사로 내려서며, 왼편에 화엄굴이, 오른편이 암마이봉으로 오르는 등산로가 시작된다. 그리고 고도를 높여가면서 조금씩 다른 숫마이봉을 바라보며 오른다. 마이산 암마이봉 정상에 서다 마이산(속금산)에 관한 이야기는 고려 우왕 6년(1380) 이성계가 황산싸움을 끝내고 귀경하던 중 꿈에서 신선에게 금자(金尺)를 받던 곳을 닮아 붙여진 이름으로 신선이 내려준 금자를 묶은 모양이란 의미라 한다. 이후 태종은 말의 귀를 닮아 마이산이라 하였고 이후부터 마이산으로 불리고 있다. ▲ 암마이봉 정상석 속금산이 마이산으로 불리게 된 이유로 태조 이성계와 아들 태종의 사이가 나빠 산 이름을 격을 낮춰 버렸다고 한다. 북부주차장 매표소 입구에 작은 저수지가 있다. 사양제로 이곳에서 바라보는 마이산 반영이 아름답다하여 많은 사진작가들이 즐겨찾는 곳이다. ▲ 마이산 북부 주차장이 옮겨가면서 진입로가 멀게만 보여진다.
마이산 팔경으로 화엄굴, 타포니현상, 역고드름. 은수사, 탑사, 탑영제, 금당사, 이산묘이다. 안내글을 옮겨보면 ‘화엄굴’은 숫마이봉(680m) 봉우리 중턱의 화엄굴에서는 사시사철 맑은 석간수가 흘러나오며 이 약수를 마시고 정성을 다하여 기도를 드리면 옥동자를 얻을 수 있다는 이야기가 전해오고 있다. ‘타포니현상’은 마이산 남쪽에서 보면 봉우리에 폭격을 맞은 듯한 작은 굴들이 보이는데 이것을 타포니 지형이라고 하며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 남부주차장에서 올라서면 만나는 탑영제 ▲ 금당사 전경 ‘역고드름’은 겨울철 마이산에 정화수를 떠 놓으면 하늘로 솟는 얼음기둥이 만들어지는 현상이 있다. ‘은수사’ 청배실나무, 줄사철나무군락과 태조 이성계가 선인으로부터 금칙을 받는 모습의 상상도인 천사금척도가 소장되어 있다. ‘탑사’ (석탑군)는 암마이봉(686m) 봉우리 암쪽 기슭에 1백여개의 석탑들이 세워져 있다. 석탑들은 폭풍이 몰아쳐도 흔들리기는 하나 무너지지는 않는다. ‘탑영제’는 마이계곡에서 흐르는 물이 고여서 만들어진 호수로 마이산의 봉우리가 거울처럼 비춰지며 아늑한 풍광과 10여리에 이어지는 벚꽃터널은 관광객을 붙잡는 곳이다. ‘금당사’는 마이산남부에 위치한 사찰로 보물 1266호 괘불태화와 그 외 문화재 2점을 보유하고 있다. ‘이산묘’는 이승만 전태통령의 친필휘호 비석인 대한광복 기념비와 김구 선생의 휘호인 주필대가 있다. ▲ 금당사 전경 마이산의 숫마이봉은 680m, 암마이봉은686m이다. 일찍이 부터 마이산의 아름다움을 즐기는 이들은 금강산처럼 계절별로 부르는 이름이 달랐다. 봄이면 안개 속에 솟은 두 봉우리가 쌍돛배를 닮아 돛대봉으로, 여름이면 신록 사이 봉우리가 용의 뿔을 닮아 용각봉, 가을날 단풍 든 모습이 말 귀처럼 보여 마이봉, 겨울이면 눈이 쌓이지 않아 먹물을 찍은 붓끝처럼 보여 문필봉이라 한다. 오늘날 마이산은 국내 봄소식을 전하는 가장 느린 벚꽃이 피어나며, 겨울이면 역고드름을 보기 위해 많은 탐방객이 즐겨 찾는다. 암마이봉을 내려서다 암마이산 정상에서 다시 되돌아 서야하는 것이 못내 안타깝다. 암마이봉은 등산로가 하나로 다시 출발지인 화엄굴 입구까지 내려와야 한다. 단지 하산하는 길이 중간에 일방통행을 시켜 조금 다를 뿐이다. 힘겹게 올라 온 정상에서 반대편 능선을 따라 이어지는 허공다리나 아찔한 수직 난간 하나 있다면 하는 엉뚱한 상상을 하며 내려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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