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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화순] 모후산 유마사

허영꺼멍 2010. 8. 20. 10:31

 

 

 

 

 

 

 

 

모후산 등산로를 따라 조금 들어서니 유마사 해련부도가 먼저 반긴다. 주로 부도는 사찰의 입구나 뒤쪽 한쪽에 자리 잡기 마련인데 유마사는 일주문을 대신하여 부도 탑이 먼저 달려와 반긴다. 해련부도에 해련지탑이란 명문이 새겨져 있어 해련부도탑 임을 금방 알 수가 있고 팔각 지대석 위 안치한 전형적인 팔각 원당형 부도로 팔각의 기단부 위에 팔각의 탑신과 옥개석을 차례로 올려놓은 고려전기 부도 탑으로 추정된다.

 

부도 탑을 지나가 울창한 숲 속에서 또 다른 부도 탑이 길을 가로 막고서 있다. 누구의 부도인지 알 수 없지만 부도 탑이 이처럼 길을 가로막고 있는 것으로 보아 이곳이 부도탑군으로 유마사로 들어서는 길목이 원래 따로 있었는데 등산로가 형성되면서 유마사로 진입하는 길로 생겨져 버렸지 않나 추정된다. 유마사로 들어서는 길은 유마사 현판이 걸린 문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한 개의 문이 있을 뿐이다. 흔한 사천문이나 일주문은 아예 없는 작은 암자 같은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유마사는 정적감이 감돌고 있었다.

 

유마사는 당나라에서 건너온 유마운과 그의 딸 보안이 창건한 사찰이라고 한다. 그러고 보니 대웅전 법당 문고리가 비녀를 꽃은 형상이라 신기할 따름이 이었는데 얼핏 이해가 간다. 유마운의 딸 보안을 겁탈하려는 젊은 승이 있었는데 보안이 제월천 달을 건져 젊은 승을 굴복 시켰다는 전설과 보안 처녀가 치마에 바위를 싸다가 옮겼다고도 하며, 홍건적의 침입을 피해 공민왕이 이곳에 머물렀다고 한다.

 

이곳의 지명을 두고 공민왕 10년 홍건적이 자비령을 넘어 쳐들어오자 왕과 왕비가 안동, 순천을 거쳐 지금의 모후산까지 왔는데 산세가 아름다워 모후산에 가궁을 짓고 1년 넘게 머물렀다 한다. 모후산은 나복산으로 불렸는데 어머니의 품속 같이 고요하다 하여 모후산으로 바꾸었다고 하며, 정유재란 당시 김성원이 노모를 구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싸우다 순절하였다 하여 모후산이라 부른다. 전한다.

 

유마사는 백제 627에 만들어진 사찰로 알려져 있으며, 텅 빈 종각은 구례화엄사로 범종이 옮겨가면서 자리만 지키고 있다. 입구에 있는 보안교는 유마운의 딸 보안이 치마폭으로 옮겨 놓았다는 큰 돌이 자리 잡고 다리에는 보안교라라 음각되어져 있으며 요사채 안쪽 작은 샘은 보안을 겁탈하려던 스님을 달을 떠서 감화시켰다는 제월천이지만 일반인은 출입을 할 수 없어 달을 떠 보려는 시도조차 할 수 없음이다.

 
 
유마사혜련부도(보물 제1116호)

고려시대 부도로 기단 높이 144cm의 8각원당형으로 기단부 하대석에 안상석과 갑석, 여덟 귀퉁이에 귀꽃무늬가 있는 복련석을 하고 중대석은 안상을 조각하고, 상대석은 양련대로 연판 내 꽃무늬를 조각했다. 海蓮之塔(해련지탑)이란 명문이 새겨져 있어 부도탑의 주인을 알 수 있는 소중한 문화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