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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미 이야기

허영꺼멍 2013. 12. 16.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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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미의 역사

 

다음 지도에서 느리미를 검색하면 나오지 않는다? 느리미 마을은 공식적으로 전흥2리에 속해 있다. 전흥교를 건너 금학리 앞까지 겨우 20여 가구가 금봉로(930번 지방도로)를 경계로 오른쪽은 달곡천, 왼편은 마을로 구성되어 있는 오지마을로 예로부터 옥이 많이 발견되어 지명을 옥산이라 하였고 이 주변에서 생산되는 사과를 옥산능금으로 부른다. 2002년 금봉지 끝자락에 통나무산막이 완성되면서 금봉자연휴양림이 생겼다. 전국 오지마을로 알려져 있던 옥산면에 차량이 늘어난 계기가 된 것이다.

 

▲ 전흥2리로 들어서는 전흥교 입구로 왼편은 망골, 직진하면 느리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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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흥리는 1592년경 최영출이라는 사람이 마을을 개척하였다고 한다. 1914년경 행정구역 개편시 의성군 옥산면 전흥동으로, 1988년 군조례 제1225호에 의하여 전흥리로 변경된 후 전흥1, 전흥2리로 행정구역을 나누었다. 느리미는 전흥 2리로 1950년 이성광이란 진사가 마을을 개척하면서 진고(陳古)라 불렀다 전하지만 왜 느리미인지는 모를 일이다. 봄이 느리게 오는 산골이라 느리미인지 이 마을 사람들의 심성이 착하고 느려 느리미인지 말이다. 마을의 역사가 짧다보니 변변한 문화재는 없다. 전흥2리 언덕 위 자리 잡은 전흥교회가 백년의 역사를 말해주고 있을 뿐이다.

 

▲ 전흥2리 느리미의 전경이다. 1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전흥교회가 언덕위에 자리잡고 있다.

 

삶의터전 삐꼴

 

봄부터 찬바람이 부는 겨울초입까지 주민들은 사과농장에서 지낸다. 이 마을에 사과묘목이 들어오면서 땅 한뼘도 놀리지 않고 사과나무를 심어 가난으로부터 벗어나고자 하였고 오늘날 의성군에서 부농을 꿈꾸는 곳으로 점점 변화를 하고 있다. 오지마을이였던 당시 느리미는 다른 지역과 달리 과수원이 평지가 귀한 곳으로 뼈빠지게 일한다하여 삐꼴이라 하였다. 다른 지역과 달리 사과를 늦게 수확하는 이곳은 일교차가 심해 당도가 높기로도 유명한하며, 고추농사도 겸하고 있지만 가축과 마늘농사는 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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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설명 왼편에서 부터 과수원으로 향하는 모습, 사과를 선별하는 모습, 고추를 따는 모습.

 

더 이상 오지마을은 아니다. 금봉자연휴양림이 생겨나면서 변화가 시작되었다. 차량의 왕래가 잦아들고 지방도 930번 길 마지막 종점에서 청송군 현서면을 잇는 산길 약 2km를 확장포장공사를 하는가 하면 기존 금봉저수지를 인근 오류리까지 연장하면서 댐수준에 준하는 공사도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비록 큰 마트는 아니지만 저녁 출출할 때 마실 삼아 다녀 올 전대마트도 생겼다. 컨테이너 정도 작은 마트가 뭐 대단한 것이냐고 말하겠지만 도시 사는 사람은 6km 거리로 나가야 겨우 필요한 물건을 산다는 것이 얼마나 사람을 힘들게 하는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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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설명 : 의성읍에서 다음장날까지 필요한 물건을 구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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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성읍 장날이 2, 7일이다. 마을로 들어오는 버스를 타고 약 23km를 나가야 한다. 전흥리 사는 사람들의 연령층이 이제는 고령화되다보니 오랜 농사일에 몸 성할 리 없다보니 장날이면 모여서 장을 볼겸 치료도 할겸 겸사겸사 나선다. 목욕탕도 없어 의성읍으로 나가야 하는 불편함도, 처음부터 가까이 있지않아 잘 모른다. 필요하면 장날 날 잡아 가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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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미 이야기

 

 

느리미 마을의 자랑은 달곡천이다. 달곡천은 이제 금봉지 확장으로 인해 금봉지에서 옥산면사무소까지 흘러내려 미천과 만나게 된다. 미천은 또다시 흘러 안동시로 그리고 낙동강으로 합류된다. 달곡천에는 피라미와 다슬기가 많이 있다. 상류에 보가 생겨난 후 꺽지와 붕어는 찾아보기 힘든지만 전흥2리 앞 천변에는 다슬기가 다른 지역보다 맛이 달고 물내가 나지 않는다는 소문이 나면서 여름이면 경쟁이 치열한 곳이다. 상류에 보가 생기기 전에는 계곡 마다 1급수에 산다는 가재가 돌 밑에 수없이 살았지만 지금은 거의 찾기 힘들게 되었다고 한다.

 

 

▲ 사진설명: 달곡천에는 수석이 많이 나와 한때는 수석을 찾는 사람이 자주 찾던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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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미의 밤은 놀게이(노루) 울음소리로 온 산천이 찢어져라 공포로 몰고 간다. 처음에 놀라 무슨 동물이냐 물으니 놀게이란다. 한참을 생각했다 도대체 놀게이가 어떤 짐승일까 싶어 인터넷으로 검색해보니 강원도에서 노루를 놀겡이라고 하였다.

 

느리미 주변의 달곡천은 아직 야영지로 개발이 되지 않아 다소 불편하다. 숙박부터 먹거리까지 여행하는 사람에게는 불편한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지만 계곡 바닥 큰 돌을 골라내고 잔돌을 깔고 텐트를 치면 된다. 전흥교 주변 계곡은 여름이면 알음알음 찾아오는 피서객이 늘고 있다. 낮에 다슬기도 잡고, 피라미도 잡다 밤이면 여름 밤하늘 수 없이 총총 빛나는 별밤을 이불삼아 머물다 갈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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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설명 왼편부터 달곡천에서 밤하늘 바라본 모습, 야영하는 외지인, 들채로 잡은 피라미

느리미 마을은 봄이 되면 제일먼저 취나물과 고사리를 꺾기 위해 집집마다 가족들이 고향을 찾는다. 여름이면 다슬기를 잡는 사람들이 계곡을 찾는다, 가을이면 버섯을 찾는 사람이 몰려들면서 한바탕 소란을 일어나지만 정작 느리미 사람들은 사과농사를 짓기 위해 봄부터 늦가을 까지 사과농장에서 해질 때까지 시간을 보낸다. 산에서 제철 나물은 이미 주인이 외지인이 되어 버렸을 정도로 물 맑고 공기 좋은 청정지역임은 틀림없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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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미의 봄

 

주말이면 집집마다 객지로 나간 아이들이 돌아오면서 동네가 시끄럽다. 일을 도와주기 위해 가족이 팔 걷어붙이고 사과밭으로 경운기 끌고 나가는 사람들부터 앞산 뒷산 부지런하게 뛰어 다니면서 두릅꺽고 나물을 뜯고 고사리와 취나물, 달래, 돋나물, 참나물, 냉이 등 봄나물을 바구니 가득 채우며 시작된다. 사과밭에는 연분홍빛 물든 꽃봉오리가 터지면서 하얀 사과 꽃이 지천에 피어나 색다른 풍경을 그려 놓는다. 어디 그 뿐인가 과수원 이랑에는 노란 민들레가 수를 놓는 진풍경이 벌어진다. 봄향기 향긋한 달래도 빼 놓을 수 없다. 저녁이 되면 꺾어온 고사리를 씻어 미리 준비해온 조기 밑에 깔고 찜을 하는가 하면 마당에서는 솥뚜껑 걸어 놓고 장작불에 고기 구워 취나물에쌈싸먹는 진풍경이 아이들 있는 집집마다 연출된다. 느리미의 봄은 입맛이다.

 

▲ 사진설명 위에서 부터 봄을 알리는 사과꽃, 활짝핀 사과꽃, 양지바른곳에 핀 고사리, 나물뜯는 사람, 봄나물 손질하는

모습, 냇가에서 들에서 캐온 냉이와 달래를 씻는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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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미의 여름

 

다른 동네 사람이 우리마을 다슬기를 다 쓸어 간다며 불만을 아침부터 쏟아내는 여름이다. 간에 좋다는 다슬기를 찾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먼 길 마다하지 않고 찾아와 다슬기를 잡아가는 사람들까지 생겨났다. 여름이면 아예 전흥교 아래 텐트를 치고 놀아가며 잡는데 이 일대의 다슬기는 맛이 달고 성질이 순해 약효가 좋다는 입소문 때문으로 아는 사람은 사전에 부탁하여 잡아놓으면 가져간다. 냇가에서 잡은 피라미로 어탕을 끊어 먹거나 아이들에게 시골체험을 시키려는 부모들이 가끔 연락처를 알고 물어물어 찾아와 민박하면서 쉬어가기도 하는 곳이다. 밤이되면 마당에 자리깔고 누워 밤하늘 총총박혀 있는 별을 바라보면서 동심으로 돌아가기도 한다. 여름밤이면 달맞이꽃도 환하게 피어나 친구 되어 주는 곳이 느리미이다.

 

▲ 사진설명 위로부터 다슬기 잡는 사람들, 계곡 여름풍경, 계곡 모습, 고추따는 농가, 계곡모습,

계곡에서 잡아온 다슬기를 밤에 모여 앉아 다슬기 알멩이를 뺴내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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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미 가을

 

옥산면에서 느리미까지 온통 붉은 사과가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지역특성상 일교차가 큰 느리미에서 생산되는 사과는 저농약 무공해 사과로 당도가 다른 곳에 비해 뛰어나지만 노인 분들이라 직거래를 하지 않아 제값을 받지 못하고 있다. 차로 지나가다 문만 열고 하나 따 먹어도 될 만큼 사과와 도로는 가깝다. 집집마다 사과를 재배하는 터라 외지인이 아니면 손 탈 일도 없어 마땅한 철책도 없는 사과밭이 가을을 연출하면 집집마다 손이 모자라 바쁜데 외지인은 앞산 뒷산으로 몰려다니며 버섯을 따느라 조용하던 시골 산이 소란스럽다. 주변 소나무가 있는 산에는 송이버섯과 참나무버섯, 도토리 등 다양한 버섯이 온산을 뒤 덮는데 개인이 함부로 산에 올라가서 버섯을 따는 것은 불법으로 금지되어 있다. 특히 송이가 자라는 산은 개인이나 주민끼리 입찰을 통해 소유권을 가지고 있는 만큼 불법 채취는 절대 하지 말아야 한다.

 

▲ 사진설명 위에서 부터 물든 계곡풍경, 한가로운 가을, 사과가 익어가는 모습, 탐스러운 사과, 사과수확하는 모습,

송이버섯 채취, 산버섯 씻어 놓은 모습, 마을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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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미의 겨울

사과농사를 잠시 내려놓고 나면 경로당이 제일 바쁜 계절이다. 봄부터 가을까지 사과나무에 매달려 텅 비어있던 경로당이 다시 열린다. 그동안 못다 나눈 이야기를 하면서 시간을 보낸다. 계곡도 얼어 버려 겨울 만큼은 할 일이 없어 보여도 상류 금봉댐은 전국에서 몇 안 되는 알려진 빙어 낚시터로 취미생활을 하려는 사람들로 인하여 마을 도로가 또 한 차례 시끄럽다. 심심해 몸이 근질근질하면 망치를 들고 냇가에서 큰 바위를 내려쳐 피라미를 잡아 안주삼아 겨울을 보내기도 한다.

 

 

▲ 사진설명 위에서부터 계곡에 눈이 내린 모습, 눈내린 계곡, 눈내린 마을 앞 과수원, 썰매타는 아이,

겨울철 과수원의 적막한 모습, 계곡에서 바라본 마을. 계곡에서 바라본 교회, 마을길, 교회가는 오르

막 산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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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근여행지

 

 

금봉자연휴양림

 

청정지역이라 오염원을 어디서도 찾아 볼 수 없는 피톤치드가 무궁무진한 무공해 산소길이 펼쳐지는 곳으로 휴양림 내 임도는 전국 8대 임도로 알려져 있을 만큼 경관이 친환경적이다. 금봉자연휴양림은 인터넷을 통한 예약제로 운영하므로 사전 예약이 필수이며, 겨울에는 휴양림 입구에 있는 금봉지에서 빙어낚시와 얼음낚시를 할 수 있다. 금봉자연휴양림 054-833-0123

 

 

 

사촌가로숲

천연기념물 제405호 의성사촌리의가로숲은 고려 말 안동 김씨 시조인 김자첨이 안동에서 사촌으로 이사를 오면서 만든 방풍림으로 300-600년 되는 상수리나무, 느티나무, 팽나무 등 약 500여주가 1km 숲을 이루고 1592년 유성룡의 모친이 친정인 사촌에 다니러 왔다 이 숲에서 유성룡을 출산했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 사촌가로숲의 여름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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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곡면 사촌마을 만취당

 

사촌가로숲을 거닐다 마을로 들어서면 사가로서 우리나라 목조건물의 최고로 알려진 정면 4, 측면 2칸의 만취당이 자리 잡고 있다. 만취당은 1983년 경북유형문화재 제169호로 지정된 곳으로 선조 12(1582) 이황의 제자였던 만취당 김사원이 만든 조선시대 대청건물로 김씨 종가 문중 집회소로 활용해 오다 영조 3(1727) 만취당 뒤편 서쪽에 1, 동쪽에 2칸의 방을 추가로 연결하여 거실로 사용했다. 현판은 석봉 한호가 관리는 안동김씨 만취당파 문중에서하고 있다.

 

▲ 만취당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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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사

 

조계종 제16교구 본사인 고운사는 신라 신문왕 원년(681) 등운산(524m) 골짜기 연꽃이 반쯤 핀 형국을 하고 있는 부용반개형상 터에 화엄종의 시조로 알려진 의상대사가 창건하고 최치원 선생이 여지. 여사. 양대사와 함께 가운루와 우화루를 세우면서 자신의 호를 따 고운사로 부른 후 도선국사가 가람을 크게 확장하면서 약사전의 부처와 나한전의 삼층석탑을 조성하고 948년에는 운주가 중창을 하였다. 일제강점기에는 조선불교 31총본산의 하나로 자리 잡았을 정도였지만 지금은 거의 쇄락한 모습의 작은 규모이지만 옛 건물의 흔적을 곳곳에서 느낄 수 있는 고찰임은 틀림없고 최근 사찰을 대대적인 보수공사를 통해 새롭게 단장하고 있어 다소 아쉬움이 남는 곳이다.

 

▲고은사 겨울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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