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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의 길이 있는 화포천을 아시나요?

허영꺼멍 2013. 12. 26.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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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을 이겨내는 생명

"화포천 철새"

 

 

영화 변호사를 보고 떠오른 곳이 있었다. 몇 일전 고속도로 차가 밀려 무작정 국도를 빠져 잘못 헤매다 철새가 모여 있는 곳을 통과하게 되었고, 그곳이 어딘가 알아보려 지도를 놓고 한참을 살펴보니 전 노무현대통령이 고향으로 내려와 화포천을 살리겠다며 직접 장화를 신고 오물수거를 했던 그곳, 노무현 지지자들이 앞다추어 쓰레기를 건져내고 그곳을 철새의 도래지가 되어주기를 바라며 노무현 대통령에게 선물했던 그곳 이였다. 말로만 듣던 화포천이란 사실을 알게 되었고 기회만 닿으면 찾아 나설 궁리만 하다 그분은 흔적을 만나기 위해 길을 떠났다.

 

 

화포천의 여행은 철새보호기간에는 화포천습지생태관을 출발하여 노랑부리저어새뜰과 노랑어리연꽃뜰 사이로 있는 나무데크길을 빠져 나가면 왼편으로 큰기러기뜰로 향하며, 오른쪽으로는 대통령의 길을 따라 창포뜰에서 반대편 제방을 따라 돌아 올 수 있다. 기러기뜰에서는 기러기를 보호하기 위해 왕복코스가 출입이 금지되므로 큰기러기뜰에서 다시 되돌아와서 대통령의길을 따라 돌아 오는 것이 좋다.

 

 

김해시 진례면에서 한림면을 잇는 낙동강 수계의 2급 지방하천 화포천은 약 22.25km 물길을 열어 놓고 그 속에 다양한 수생식물을 비롯하여 철새가 찾아드는 새로운 철새여행지이다. 하천 배후습지로 알려진 화포천은 진례면 신월리 대암산(659m)에서 발원하여 진영읍을 거쳐 한림면 금곡리와 퇴래리를 거치면서 퇴례천과 사촌천이 합류하여 낙동강으로 유입되는데 대암산에서 발원한 물길은 13개의 지천과 합류한다고 한다. 한때 도심의 급속화로 인하여 온갖 쓰레기로 불편한 시선을 보였던 곳이었지만 고인이 된 전 노무현대통령이 봉화마을 고향으로 내려오면서 자원봉사단체가 앞장서서 주변 환경을 정화 하면서 2012년 습지단장을 마치고 되살아 난 곳이다. 지금 화포천에서 대통령의 길로 명명된 화포천 생태탐방로가 있다. 탐방로는 본산배수장을 시작으로 미루나무길~화포천광장~창포다리를 거처 제방을 나와 생태학습관을 돌아 다시 화포천을 건너 되돌아오는 길이다.

 

 

선사시대 생성된 것으로 추정하는 국내 최대 하천형배후습지로 알려진 화포천은 낙동강 물이 상류에서 하류로 이동하지만 하천 하류에 있던 강이 범람하면 물이 역류하면서 주변 낮은 지대를 습지로 만들어 놓은 독특한 곳으로 2009년 우리나라 아름다운 하천 100선에 포함된 곳이다. 특히 화포천 주변에는 생태계의 청소부로 알려진 독수리가 해마다 개체수를 늘려 찾고 있어 더욱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곳이다.

 

 

화포천에 사는 생물은 총 616종으로 식물 352, 곤충 165, 어류 15, 양서류 9, 파충류 7, 조류 53, 포유류 15종으로 기록하고 있으며, 이 중에서 명종위기동식물 9종이 확인되는데 11종으로 분류되는 귀이빨대칭이, 수달과 17종으로 분류되는 큰기러기, 독수리, 개구리매, 흰목물떼새, , 노랑부리저어새 등이 자연과 함께 숨 쉬고 있다. 9월이면 물억새 뜰에는 억새꽃이 피어나면서 주변 숲과 어우러져 풍경을 연출한다. 창포뜰에서도 물 위를 유유하게 이동하며 노니는 철새를 만날 수 있는 등 화포천은 새로운 습지로 되살아나고 있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퇴례들판을 지나 화포천생태공원 입구에 도착하면 오른쪽으로 노랑어리연꽃뜰, 창포뜰, 물억새뜰로 이어지며, 왼편으로 노랑부리저어새뜰, 큰기러기뜰로 그 특성에 맞도록 지역을 분류해 놓았다. 철새를 만나기 위해 노랑부리저어새뜰로 향하면 엉성한 갈대숲 사이로 여러 종류의 철새를 만날 수 있다. 그리고 이어지는 큰기러기뜰에서는 주남저수지에서 만난 철새로 이곳으로 이동을 한 듯 큰기러기 무리가 앉아서 쉬고 있는 모습을 관측 할 수 있다. 여름이 시작되는 길목이 되면 노랑어리연꽃들에서 연초록 잎사귀 아래 샛노란 어리연을 장관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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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랑부리저어새뜰에 큰기러기가 몰려 있다. 큰기러기 뒷편으로 보이는 평지가 큰기러기뜰이지만 철새보호를 위해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비록 그분은 가셨지만 그 노력에 보답하고자 수많은 철새가 날아들어 장관을 이루고 있다. 그분이 지금 살아 계셨다면 되살아난 화포천을 바라보며 얼마나 좋아 하실지 그 표정이 궁금했지만 철교를 넘어 봉화마을에는 들르지 않았다. 화포천 대통령의 길을 거닐며 이미 그 분이 거닐었던 길을 걷고 있었기 때문에…….

 

 

철새 쉼터는 진입을 차단하고 있다. 아쉽게도 가까이 접근은 어렵지만 철길을 따라 이동하거나 열려진 일부구간을 따라 걷다보면 철새를 만나곤 한다. 특히 하늘을 무리지어 날아오르는 철새는 압권인데 어쩌면 주남저수지 전망대 뒤편 논에 있어야 할 큰기러기 떼가 여기 다 있어 올해는 주남저수지에 보이지 않는 것인지 갑자기 궁금해 졌다.

 

 

 

 

 

 

 

큰기러기뜰은 광활하다. 목초지 위에 큰 기러기 떼가 뜻밖의 여행자를 보고 슬금슬금 꽁무니를 뺀다. 미안하다. 나도 여기 길을 잃고 진입금지 안내판이 없어 들어왔는데 그저 미안해서 발뒤꿈치 들고 살금살금 너희들 눈치 보며 이동하는데 어쩌나. 돌아와 보니 큰기러기뜰은 겨울 철새의 쉼터로 진입금지구간이였지만 길을 잃고 헤매며 지나가던 분께 물어보니 그곳으로 가라하셨는데 그게 아니었다.

 

 

 

  

 

 

 

 

화포천습지 생태공원 생태관을 출발하여 어울림마당에서 큰기러기뜰까지 약 1,250m 거리이다. 화포천은 걷기 좋았다. 자연을 최대한 배려하여 산책로가 연결되어 있으며, 중간에서 만나는 늪지의 모습은 이른 초봄에 왔다면 연초록 세상에 푹 빠질 것 같다. 말로만 듣던 화포천 독수리떼의 모습은 당일 볼 수 없었고 하루해가 기울기 시작할 무렵 아쉬운 발길을 돌려야 했다. 만약 그분이 지금 살아 계셨다면 화포천을 산책하다 스쳐지나가며 인사정도 나눌 수 있었을 것인데하는 그 아쉬움이 돌아오는 내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즐거운 여행하십시요

http://blog.daum.net/okgol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