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이 기승을 부린다는 뉴스에 길 나서기가 두렵다. 일단 가보자는 마음으로 남해고속도로를 슬금슬금 기어간다. 이제 다 같이 늙어가는 내 차도 몸 성한 곳이 없어 속도를 내기가 어렵다. 조금만 과속하려고 하면 차가 먼저 시비를 걸 처지다 보니 고속도로에서도 언젠가부터 느림의 미학이다. 별 스쳐가는 풍경이 없는 밋밋함뿐이지만 말이다.
사천 비토섬 & 실안낙조
▲ 사천 낙조길에서 해변에 밀려온 미역을 줍고 있는 주민의 모습이 춥게 보이지만 추워야 자연산 굴이 통통하게 살찐다고 한다.
첫번째 만남
토끼와 거북이 전설을 간직하고 있는 섬
비토섬
여행은 서포면으로 진입하여 비토섬을 여행 후 사천대교를 건너 다시 실안으로 접어들어 실안낙조 감상 및 연륙교를 끝으로 여행을 갈무리 하는 당일 코스이다.
별주부전은 서포면 비토, 전전리 선창과 지혜리 돌끝을 생활터전으로 꾀 많은 토끼부부가 행복하게 살던 중 용궁에서 온 거북의 감언이설에 속아 용궁으로 간 토끼가 죽을 위기에서 지혜를 발휘하여 거북의 등을 타고 용궁을 빠져 나오는 과정과 용궁을 빠져나와 섬(월등도)에 당도한 도끼가 달빛에 반사되어 비친 섬에서 뛰어내려 물에 빠져 죽어서 된 토끼섬, 용왕의 문책이 두려운 나머지 용궁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그 자리에서 거북이가 된 거북섬, 그리고 남편토끼를 기다리다가 죽어서 목섬이 되었다는 별주부전의 전설이 서려져 있다.
▲ 비토섬 안에 있는 항구로 이곳을 통해 바다에서 건져올린 굴이 들어온다. 선창 주변을 따라 굴 까는 곳이 모여있다.
비토섬은 국유지로 연륙교가 설치된 후 더 이상의 섬이 아닌 육지로 개펄이 잘 형성되어져 있는가 하면 해안에는 온통 굴을 케는 모습이 바다 냄새를 물씬 풍겨주며, 멀리 있는 연륙교가 눈에 들어오며 낙조가 아름답다. 비토섬으로 들어서면 자연과 인간이 하나가 된다. 개펄에 대나무를 세우고 파래, 김을 자연을 이용하여 건져 올리는 모습과 갯뻘을 밀고 다니면서 일하는 아낙네 그리고 쉽게 만날 수 있는 굴케는 사람들의 모습에는 욕심이라곤 찾아보기 힘들다.
▲ 비토섬에 오면 석화구이를 빼 놓을 수 없다.드럼통에 장작불 피우고 철망 위에 올려 놓고 굽는다. 이때 잘 올려야 굴껍질이
튀지 않는다. 자칫 잘못 올리면 열기에 터져 다칠 수 있다.
비토섬에는 월등도 토끼섬, 거북섬, 목섬과 드넓은 갯벌 그리고 쥐라기시대 공룡 발자국 그리고 겨울이면 굴 채취가 주를 이루는데 특히 석화구이를 즐길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비토섬은 겨울이면 생기가 넘쳐난다. 물 맑기로 소문난 청정해역에서 키워낸 석화를 까는 주민들의 모습은 진입로를 시작으로 집하장 앞까지 추위를 잊고 손질하느라 분주하다.
▲ 비토섬의 상징 별주부전 캐릭
비토섬은 국유지로 연륙교가 설치된 후 더 이상의 섬이 아닌 육지로 개펄이 잘 형성되어져 있는가 하면 해안에는 온통 굴을 케는 모습이 바다 냄새를 물씬 풍겨주며, 멀리 있는 연륙교가 눈에 들어오며 낙조가 아름답다.
비토섬으로 들어서면 자연과 인간이 하나가 된다. 개펄에 대나무를 세우고 파래, 김을 자연을 이용하여 건져 올리는 모습과 갯뻘을 밀고 다니면서 일하는 아낙네 그리고 쉽게 만날 수 있는 굴케는 사람들의 모습에는 욕심이라곤 찾아보기 힘들다.
태평양으로 향하는 바다 길목에 어쩜 거북이가 살던 용궁이 있었나 보다. 그림 같이 펼쳐진 한려수도 절경을 배경에 취해 낮잠을 자던 토끼에게 다짜고짜 토끼의 간을 달라던 거북이의 꾐에 빠져 육지 토끼가 용궁으로 간 그 뻔한 이야기의 배경이 된 경남 사천시 비토섬 주변에 는 별주부전의 고장답게 제각기 전설 주인공 이름을 딴 섬이 있다. | ||
▲ 하우스로 건물을 만들고 그 속에서 굴을 까고 있다.
지방자치제 이후 관광사업 일환으로 별의별 것이 다 원조를 들먹이는가 싶더니 이윽고 사천시에서 토끼 간을 구하기 위해 거북이의 무용담을 기록한 별주부전의 주요 무대가 사천시에서 강력 주장하자 충남태안군에서 발끈하는 일이 벌어졌다. 원조 논쟁 그 쟁점에는 토별가 수중가에서 "남해 용궁의 광리왕이 병을 얻었다"는 기록에서 남해안 비토섬 일원에 있는 섬들의 지명이 흡사하다는 주장이고 보면 비토섬, 토끼섬, 거북섬이 하루아침에 불린 섬이 아니란 말이 된다. 섬들은 제각기 비토리 산1번지에 있는 토끼섬, 비토리 산3번지에 있는 거북섬, 서포면 자혜리 산 162번지의 목섬이 해당된다.
낙조가 아름아운 길
실안낙조
▲ 실안낙조길에서 바라본 죽방렴에 해질녘이 가까워지자 갈무기가 몰려 들었다.
갓 잡아 건져 올린 죽방렴 그물에 걸려든 충혈 된 눈동자를 건져 올리는 사천의 작은 섬 죽방렴의 풍경은 이곳 사천 실안에서 볼 수 있는 특별함이 있다. 또한 동공을 멀어 버리게 하는 묘한 매력을 가진 실안낙조길에서 만나는 잔잔한 아름다움은 남해여행의 길목에 자리 잡고 오가는 여행객의 마음속에 노랗게 타다 붉게 사그라지는 열정을 아낌없이 보여주기에 새천년에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전국 9대 일몰여행지로 당당하게 선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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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대 앞 죽방렴으로 향하는 어부 ◀ 쥭방렴에서 작업 중인 어부
일몰이 시작되면 죽방렴으로 향하는 뱃길이 바빠지고 일몰이 절정에 달하면 되돌아 나오는 뱃길이 연출하는 아름다운 모습은 과히 환상적이다. 해가 섬으로 살짝 넘어가면 이번에는 남해로 잇는 연륙교의 야경이 남은 아쉬움을 달래주는 그야말로 야간 길목의 최고 여행지가 따로 없다. | |
▲ 자연산 굴을 캐는 사람들
▲ 100% 자연산 굴을 한가득 캐셨다. 작업하던 분과 협상결과 흥케이 낙찰. 전량 구입했다.
▲ 소일꺼리로 굴을 케신다는 할머니는 손이 시럽지만 바다가 주는 선물이라며 이때가 제일 맛있다고 한다.
▲ 실안 낙조길에서 최우선으로 꼽는 낙조 전망
실안마을을 잇는 대방동과 실안동 사이에는 고급카페와 쉬어 갈 공간이 몇 있다. 일몰은 해안도로를 따라 실안 소공원 방향으로 진입하는 것이 좋으며, 실안동 해넘이의 장관은 죽방렴 기둥을 금빛 금빛으로 물들이는 모습과 금빛을 가르고 지나가는 고깃배 그리고 저도, 마도, 둥근섬, 신섬, 늑도, 학섬, 초양섬, 모개섬, 코섬 등으로 많은 유무인도를 넘어가는 낙조의 모습이다.
▲ 해질녘까지 차 안에서 기다리다 나온 사람들. 도로변에서 볼 수 있어 추위를 피할 수 있어 좋다.
실안낙조 전망대는 곧장 연륙교로 이어진다. 연륙교를 건너 남해군으로 진행하거나 지친 허기를 삼천포항에 들러 싱싱한 횟감으로 배를 채우고 고성군으로 향해도 좋다. 새로운 명물로 부각된 연륙교는 교량이 연이어 이어져 전국의 연륙교를 다 전시해 놓은 듯 다양한 연륙교를 자랑하며 남해 지족으로 이어져 있다.
교량 전시관으로 착각하게 만드는
연륙교
▲ 연륙교는 어둠이 더 깊어져야 불을 밝힌다. 불켜기 전 해질녘 모습
실안낙조 전망대는 곧장 연륙교로 이어진다. 연륙교를 건너 남해군으로 진행하거나 지친 허기를 삼천포항에 들러 싱싱한 횟감으로 배를 채우고 고성군으로 향해도 좋다. 새로운 명물로 부각된 연륙교는 교량이 연이어 이어져 전국의 연륙교를 다 전시해 놓은 듯 다양한 연륙교를 자랑하며 남해 지족으로 이어져 있다.
한려해상 국립공원의 중심부를 관통하면서 바다와 이웃하는 그 즐거움은 배가된다. 삼천포에 접어들자마자 이정표를 따라 진입하면 남해대교와 비슷한 첫 번째 다리인 삼천포대교가 나온다. 사천 대방동을 출발해서 모개섬을 잇는 3경간 강합성 사장교로 길이가 436미터에 이르며, 이 다리를 건너자마자 곧장 이어지는 다리가 일반다리와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 늑도대교를 지나간다. 늑도대교는 초양섬에서 늑도로 잇는 340미터로 2경간 피시박스 상자형교이다. 중간에 섬이 주춧돌 역할을 한다. 늑도대교를 지나면 붉고 선명한 다리가 정면에서 마주하는데 모양섬과 초양섬을 잇고 있는 202미터의 다리로 하나의 원을 반으로 짤라 상단부를 올려 중로식의 초양대교이다. 초양대교를 지나면 창선대교가 섬을 잇고 남해로 들어선다. 창선대교는 이미 남해에서 한번 무너진 후 다시 만든 것으로 기존교각의 자리에 위치하고 그 옆으로 바다의 아름다움이 개벌 냄새와 함께 물씬 풍겨져 온다.
▲ 어둠이 넘어가자 죽방렴에서 돌아올 채비를 하는 어부
교각과 교각을 교묘하게 섬을 두고 이어져 있는 연륙교는 사천에서 남해까지 마치 대교 전시장을 방불케 할 정도로 저마다의 다리가 각자 다른 모습을 한 7개 교량이 연결, 총 2.1km에 이른다. 1994년 공사를 시작으로 9년 만에 완성된 교각 중 삼천포대교는 순수 국내기술로 제작하여 더욱더 의미가 깊고 국내에서 작은 섬을 서로 잇는 국내 최초의 건설은 앞으로 다 많은 섬이 육지로 탈바꿈 할 수 있는 전환점이 아닐까 싶다.
연륙교는 낮보다 밤이 아름답다. 어쩌면 밤 보다 해질녘 노을과 함께 잠시 후 연륙교 교각을 밝혀주는 불빛이 점등되는 그 순간이 더욱 아름답다고 표현해도 무방할 것이다.
즐거운 여행 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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