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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경주] 이번주말은 어디로? 첨성대 주변 유채

허영꺼멍 2014. 4. 16. 09:05

 

주말이 즐겁다.

봄이 무르익는 4월 중순에 꼭 들러 보면 좋은 여행지가 바로 경주시 일원이다.

 

 

많은 학생들이 교사의 지시에 따라 이동하는 모습을 바라보며 학창시절 수학여행을 떠올려 본다. 어렵게 살던 시절 수학여행을 포기하는 친구들도 꽤 많았고 경주를 거쳐 설악산으로 떠나는 버스여행이 마냥 즐겁기만 했던 시절이 있었다. 지금 경주는 벚꽃은 흔적을 지워 버렸고 대신 샛노란 유채꽃이 첨성대 주변을 따라 활짝 피어나 있지만 개화 상태가 다소 부족하지만 여행하는데 는 별 어려움이 없다.

 

▲ 분황사 앞 황룡사지터에 서 있는 당간지주

 

오늘 여행은 분황사 앞 황룡사지 주변 유채 밭을 시작으로 경주 박물관 옆 월성. 석빙고를 거쳐 계림 그리고 첨성대를 지나 연꽃단지로 돌아오는 코스를 따라 이동하면서 봄 향기에 빠져 본다. 자전거를 이용하거나 걸어서 이동할 수 있는데 향기도 가까이서 느낄 겸하여 걷기로 하였다.

 

▲ 당간지주 받침 거북돌

 

▲ 유채밭에 가려져 있는 당간지주

 

사적 제 5호 황룡사지 유채꽃밭 사이로 당간지주가 우뚝 서 있다. 어떤 노부부가 저 탑이 무엇이냐며 물어 온다. 탑이 아니라 옛 사찰 본당 앞에 깃대를 세우던 당간지주라고 말하자 매우 놀란다. 무슨 깃대가 얼마나 되어 저렇게 튼튼한 지주가 필요하냐는 것이었다. 당간지주는 행사 때 큰 탱화를 내걸기도 한다니 그제야 이해가 간다는 듯 동료들에게 들은 이야기를 해주신다.

 

▲ 황룡사지터에 유채가 대신하고 있다.

 

 

경주 분황사 앞에 위치해 있는 경주 구황동 당간지주는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152호로 분황사 바로 앞 남쪽에 서 있다. 양기둥 사이에는 동쪽으로 향한 돌거북이가 있는데 당간의 받침돌로 돌거북이를 배치한 것은 다른 당간지주에서 흔히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양식을 한 통일신라시대 작품으로 추정하고 있다.

 

▲ 황룡사지 유채밭 전경

 

 

경주일원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황룡사지는 철저하리만큼 파손되어 그 흔적이라곤 겨우 몇몇 석재가 전부인 황량한 곳으로 신라 진흥왕 14(553) 왕명에 의해 창건, 진흥왕 35(574)에 신라 최대의 불상으로 알려진 장육존상을 모신 곳이다. 황룡사지가 특별한 경주의 상징적 의미는 선덕여왕 14(645) 80m 동양 최고의 구층목탑이 백제 기술자 아비지에 의해 세워져 신라를 상징하게 되었지만 몽고군의 침입으로 황룡사지는 폐허가 되는 아픔을 겪었다.

 

 

▲ 비록 걷기는 힘들다 할지라도...

 

버려진 사지는 민가와 밭으로 전략해 버린 황룡사지 일원을 이주 및 발굴조사를 진행하여 어느 정도 윤곽을 확보하였는데 1976년부터 약 8년이 소요되었다. 조사결과 11금당으로 알려졌던 것과는 달리 13금당의 정방형으로 40,000여점의 유물을 수습하였다.

 

월성으로 향하기 위해 도로를 건너 연꽃단지 앞에 도착한다.

▲ 연꽃단지에 물이 가득 채워져 있으며, 뒷편으로 경주 첨성대 지역이 보인다.

 

▲ 월성 오르는 입구 근처 유채꽃 단지

▲ 유채꽃 너머 첨성대가 살짝..

 

▲ 유채꽃밭에서 즐거운 추억 만드는 모녀

 

▲ 박물관과 안압지 건너 월성으로 향하는 입구

 

▲ 월성에서 내려다 본 박물관 입구 전경

 

▲ 월성

 

황룡사지를 지나 경주 박물관 옆 옛 성벽 월성으로 들어선다. 비록 옛 궁궐은 흔적 없이 사라져 버렸지만 석빙고와 함께 옛 성벽을 따라 여행할 수 있는데 성벽을 따라 자라는 소나무의 모습이 아름다운 길을 틔어 주는 곳이다.

 

 

사적 제16호 월성은 신라시대 궁궐이 있었던 곳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형이 초승달처럼 생겼다하여 신월성 또는 월성으로 불렀으며, 임금이 사는 성이라 하여 재성이라고 하였다. 조선시대부터 이곳을 반월성이라 불러 오늘에 이른다고 한다.

 

 

본래 이곳에 호공이라는 사람이 살았는데 석탈해왕이 어렸을 때 꾀를 내어 이곳을 차지했다고 한다. 남해왕이 그 이야기를 듣고 석탈해왕을 사위로 삼았으며, 신라 제4대 왕이 되었다는 전설이 전하고 있다. 그 후 파사왕 22(101)에 성을 쌓고 옮긴 후 부터 역대 왕이 월성에 살게 되었다 한다.

 

▲ 석빙고 근처 전경

 

▲ 궁터로 예상되는 지역

 

▲ 늘씬한 소나무 숲길이 자랑인 월성 성벽

 

 

월성을 따라 계림으로 향하는 길은 성벽을 쌓은 돌과 굵게 자란 소나무의 조화가 아름다운 숲길을 열고 있어 여름철 햇살을 피해 많은 탐방객이 이용하는 길이다. 성벽이라 하여 전체 돌을 쌓아 올린 형식이 아니라 능선을 활용하여 상부에 석성을 축성한 것으로 보인다.

 

 

▲ 월성입구에서 그림을 그리는 화가

 

▲ 계림 전경

 

계림에 도착하니 연초록 세상이 펼쳐진다. 사적 제19호 계림은 닭이 울었다하여 계림으로 불리는데 본래 신라의 신성림이였지만 알지가 태어났다하여 그 후로 계림으로 부르며, 지금은 100년이 넘는 왕버들, 느티나무, 단풍나무, 고목과 조선 순조 3(1803)에 세운 비가 있다.

 

▲ 물오른 계림 숲

 

▲ 연초록이 아름다운 숲 공간

 

 

 

첨성대와 월성 사이에 자리한 숲으로 김씨 시조로 알려진 김알지 출생 설화가 전해지는 사적 제19호 경주계림이 있다. 삼국유사에는 계림과 관련하여 탈해왕 4(60) 호공이 서쪽마을을 지나는데 시림이 온통 광명으로 가득 차 숲에 드리워지고 구름속에서 황금으로 된 궤 하나가 나뭇가지에 걸려 밝은 빛을 내며, 나무에는 흰닭 한마리가 울고 있어 탈해왕에게 고하니 왕은 시림으로 달려가 궤를 열어보았다. 궤 속에는 사내아이가 있었고 왕은 알지라고 부른 후 궁으로 데려와 태자로 책봉하였지만 훗날 왕위를 파사에게 양보하고 왕위에 오르지 않았지만 신라 13대 왕으로 오른 미추왕이 알지에서 나온 김씨의 후손으로 최초 김씨가 왕이 되었다.

 

▲ 오랜 전설을 간직한 만큼 고목이 되어가는 나무

 

▲ 외곽에서 바라 본 계림숲

▲ 도로변에서 바라 본 첨성대

 

 

첨성대는 높이 9.16m, 밑지름 4.93`m, 윗지름 2.85`m로 한 변이 1`m인 정사각형 문을 달고 사용된 돌은 17단으로 262개로 12단 까지 흙과 돌로 채우며, 19-20, 25, 26단에는 한문 우물정자형의 장대석을 설치하고 바깥으로 돌출시켜 판석을 설치하고, 네모난 창틀에 사다리를 이용한 흔적이 있다. 창은 남쪽으로 북두칠성을 향하고 "첨성"이란 별을 우러러본다는 뜻을 함축하고 있다. 

 

 

첨성대로 알려진 이유는 조선시대 신증동국여지승람에 기록된 첨성대와 선덕여왕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선덕여황 시절 돌을 다듬어 대를 쌓고 위는 모나고 아래는 둥글며 그 속이 트여 사람이 왕래하며 천문을 관측했다고 밝히고 있지만 정확한 위치는 알려져 있지 않아 첨성대를 두고 왕릉을 지키는 망루, 신에게 제사를 지내던 재단, 상직적 예술품, . 등으로 논란에 휩싸여있다. 첨성대가 아니라는 주장에는 창문이 하나며 오르내리기가 불편한 점, 위쪽이 열려 있고 낮은 지대에 있다는 점 등이다.

 

▲ 첨성대 주변 꽃밭

 

첨성대 주변은 다양한 색상의 봄꽃이 수놓고 있다. 여름이면 또 다른 세상으로 선보일 연꽃을 위해 물이 가득 고여 있는 길을 따라 이동하면서 오늘의 여행을 정리한다. 

 

▲ 계림 입구에 펼쳐진 꽃밭길

 

▲ 봄을 만끽하는 탐방객

 

 

▲ 연꽃단지

 

 

▲ 도로변에서 바라본 월성과 석빙고 있는 지역

 

▲ 월성 전경

 

▲ 연꽃단지

 

우리는 정작 국내에는 볼 것이 없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수많은 외세의 침략과 삼국의 다툼에 남아 있을게 없다보니 그런 소리가 나올 법도 하다. 천년고도 경주의 성곽의 형태는커녕 정확한 위치마저 알 수 없는 이 답답한 역사의 뒤안길에는 일제가 만들어 놓은 우리나라 역사 그리고 그걸 바탕으로 이어오는 자료가 변화를 거부하며 정립되고 있다. 이제 천년고도 신라를 다시 한 번 조명할 필요가 있다. 불국사 그리고 황룡사터, 안압지를 통해 신라의 모습을 떠 올려 보라. 그 웅장하고 화려함이 느껴지지 않는가.

 

이번주말 경주여행을 추천한다. 유채꽃길을 거닐며 여유를 가져보고 자전거를 빌려 봄바람을 가슴에 담아보는 여행을 하면 어떨까 싶다. 코스는 분황사 일원과 첨성대 일원 그리고 인근에 있는 경상북도 산림환경연구소와 서출지를 연계하는 코스를 권하고 싶다.

 

 

 

 

 

즐거운 여행하시길 바랍니다.

http://blog.daum.net/okgol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