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의성군 버섯 여행
큼직한 배낭을 짊어진 사람부터 비닐봉지를 든 사람까지 산에서 어깨를 스쳐간다. 마을 사람이라면 웬만한 얼굴은 다 알지만 스쳐가는 사람들은 외지인으로 올 여름 지루했던 장마로 인하여 버섯을 채취하기 위해 몰려든 사람들이다. 평소 어설픈 산길이 넓어지고 멧돼지나 노루가 다니던 산길에는 장화 차림에 산을 헤쳐 나아가는 사람들로 나무가 꺾이고 비탈이 무너지면서 산길이 생겨난다.
▲ 채취한 밤버섯과 외대덧버섯( 지역민은 미역버섯이라 함), 흰가시광대버섯닭다리버섯)
마을 주민은 외지인의 버섯채취 방문이 달갑지 않다. 봄부터 소중하게 키우는 사과밭을 무단 침입하여 산으로 향하는 길을 낸다. 길이 생겨나면 멧돼지가 길을 따라 과수원으로 내려올 확률이 높다. 사과 서너 개 사라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지만 사과나무 가지를 꺾어 버리는 행위가 더 불안하기만 하다.
▲ 버섯 채취를 하려면 사과밭을 대부분 통과하여야 한다.
▲ 밤버섯(벚꽃버섯). 식용버섯이지만 보관이 어려워 곧장 삶아 보관하여야 한다.
추석전에 가장 보편적으로 채취가 가능한 밤버섯(벚꽃버섯)은 참나무 주변에 바라며, 균사가 퍼져 피어나므로 한송이 발견하면 주변에 10~20 송이는 쉽게 발견이 된다. 밤버섯은 벚꽃처럼 색상이 곱다.
▲ 이름을 모르는 독버섯으로 추정.
▲ 무슨 버섯인지 ??
▲ 밤 버섯이 일렬로 줄지어 자라는 모습
지금 산 속에는 다양한 버섯이 피어 채취하기 좋은 조건을 이루고 있지만 2년간 건조했던 탓에 버섯의 작황은 생각보다 나빠다. 특히 밤버섯(벚꽃버섯)은 10~20여 송이가 산비탈을 따라 동시다발로 피어나는데 올해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 만큼 어렵다. 정부미 자루가득 채워 겨우 들고 내려오던 기억이 지금도 또렷한데 말이다.
▲ 알수없는 버섯. 독버섯으로 추정된다.
▲ 식용버섯으로 추정되나 알 수 없어 채취를 포기함
▲ 독버섯 코카광대버섯인지 식용 갓버섯인지 구분이 어려워 채취 포기함
▲ 식용 밤버섯의 어린버섯 모습
산속에는 멧돼지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다. 산언덕을 주둥이로 후벼 마치 밭을 갈아 엎어 놓은 듯한 모습과 웅덩이를 만들고 물이 가득차 있는 멧돼지 목욕탕을 보면 웬지 주변이 불한하기도 하다. 그 뿐만 아니라 언제 날아들지 모를 벌떼의 공격과 숲길 헤쳐갈 때 뱀을 만날지 모른다는 불안감은 떨칠 수 없다.
▲ 주변에서 확인되는 밤버섯
▲ 달걀버섯. 색상이 화려하여 독버섯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식용버섯이다.
▲ 식용가능한 계란버섯
▲ 독버섯 일듯.. 산속에는 이름을 모르는 정체를 숨긴 버섯이 엄청나게 많다.
▲ 식용 가능한 흰가지시 광대버섯(닭다리버섯)은 유사한 모습의 독버섯이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 제법 채취한 버섯
▲ 산속을 헤메는 사람들
버섯은 앞서간 사람의 발자국을 따라가면 빈손이 되기 때문에 일행들은 이순신 장군의 그 유명한 전법인 학익진을 치고 산을 누빈다. 동네 사람도 겨우 가져온 포대에 절반도 못 따고 내려서면서 힘겨워 하는 모습이 역력한데 외지인은 오죽할까 싶다. 올해 비가 많이 왔다고 버섯 산행을 감행하는 수고를 하지 말 것을 부탁한다. 올해 산속에는 버섯이 생각보다 없었다.
▲ 과수원을 따라 오르는 사람들
▲ 지천에 도토리가 널려 한가득 채취해 오니 주민들이 맛도 없는 도토리라며 다 버려라고 하셨다.
버섯은 식용이 가능한지 독버섯인지 잘 분간하여야 한다. 일단 아는 버섯만 채취하고 모르는 버섯은 무조건 피하는게 좋다. 어디 인터넷에서 얼핏 본 사진으로 버섯을 식용이라고 단정하다가는 사고의 위험이 뒤따르는데 이는 비슷한 버섯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또한 가을 버섯 산행을 꼭 하고 싶다면 가장 위험한 것이 벌과 뱀으로 반드시 긴 장화를 신고 에프킬라 한통은 들고 산에 오르기를 당부하고 싶다. 송이버섯과 능이버섯은 추석이 지나야 채취가 가능 할 것으로 보여지지만 큰 수확은 어려울 듯 보인다.
즐거운 여행 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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