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만끽 부산 최고의 코스 '계명봉'
계단을 고단하게 오른다. 오감을 곤두세우며 일상으로부터 잠시 숨어든 산길에서 빈약하기 짝이 없는 체력을 탓하며 오른다. 금정산 고당봉으로 곧장 내달리면 되는 간단한 등산로를 곁에 두고 범어사 청련암에서 오른쪽 산길 계단을 따라 오르는 길은 범어사 암자 ‘관음기도 도량 계명암’을 거쳐 계명봉에서 가을을 만끽하고 다시 고당봉으로 향하는 길로 내려선 후 평소와는 다른 장군봉으로 그리고 고당봉 아래 마애여래불입상을 만나고 고당봉을 거쳐 북문으로 내려서는 길고도 가파른 산길을 택하였는데 그 이유는 가을 하늘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범어사 풍경과 가산리 마애불을 만나기 위해서였다.
▲ 주요 등산로
범어사–청련암–500m-계명암–1.5km-계명봉–2.0km-갑오봉-300m–장군봉-1.7km-가산리마애불-300m-고당봉-1.0km-북문-2.5km-범어사
계명암을 향해
청련암에서 출발한 계단 길은 계명암 일주문 앞까지 쉼 없이 오르막이다. 20여분 거친 숨소리를 내 쉬며 일주문에 도착하니 일찍 도착하여 예불을 보고 내려서는 노파의 경쾌한 걸음걸이가 힘겨운 숨소리를 거두어 내려간다. 물 한잔으로 목을 축이고 잠시 공양간 앞에서 끼웃거려 본다. 혹시나 싶어 가마솥에 손 올려 보니 열기가 전혀 없다. 절간에 와서 시주도 안하고 절밥부터 탐하여 공양간을 끼웃꺼리는데는 이유가 있었다. 며칠 전 마트에서 빵이 싸게 보여서 욕심껏 사게 되었고 그 빵을 시도 때도 없이 먹다보니 밥맛을 잃어 버렸던 것.
▲ 계명암 전경
▲ 계명암으로 오르는 비탈길 |
▲ 계명암 위에서 바라 본 전경
계명암은 관음기도 약사여래 기도도량으로 알려져 있다. 일주문에 사천왕상이 반겨주지 않아도 문턱을 넘어서면 경건함이 자연스레 옷깃을 여미게 한다. 해수관음보살입상 그리고 비를 피해 기도를 할 수 있도록 해 놓은 법당을 뒤로하면 가을날 온산을 불태우는 추색이 아름다운 모습이 펼쳐진다.
계명암으로 오르는 이유가 바로 금정산의 불타는 산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가을날 단풍과 겨울 설경 그리고 석가탄신일 범어사 유등을 걸어 둔 밤의 경관에 찬사를 보낼 만큼 전망이 아름답지만 계명암에서 바라보는 위치보다 계명봉으로 오르면 더욱더 탁 트인 시야를 조망할 수 있다. |
계명암 중심전각은 보덕굴이다. 계명암은 범어사 암자 중에서 기도 효험이 있는 곳으로 알려져 있는데 계명암이 있는 지형이 좌천룡 우백호가 감싸는 곳으로 주룡으로 뻗어 내린 중심바위가 암자를 받치고 혈을 감는 형국이라 한다. 이 때문인지 약사전 석불입상을 간절한 마음으로 어루만지며 마음으로 아픈곳을 말하면 치유해 준다는 속설이 있다.
▲ 계명암 주요 공간
전설에 의하면 금정산 동북쪽 봉우리에 납자들이 모여 수행을 하였는데 새벽 예불 시간이 되면 항상 하늘에서 닭 울음소리가 들려 새벽공양시간을 놓치지 않던 어느 날 의상대사가 절터를 찾아 이 일대를 찾았을 때 새벽 예불 시간을 맞춰 울던 닭이 한밤중에 울어 그곳에 암자를 짓고 효의사라 불렀다 한다. 그 후 효의사 뒷산을 계명봉이라 불렀고 오늘날 계명암 이름이 그 이유라고 한다.
▲ 계명암에서 바라 본 전경
▲ 범어사 암자.
▲ 계명암에서 바라 본 고당봉
▲ 계명암에서 바라본 해운대구 센텀 방향
계명봉을 향해
계명암 뒤편으로 계명봉으로 향하는 등산로가 이어진다. 빛 한줌 들어오지 않을 만큼 활엽수 우거진 숲 사이 길을 내고 마음 홀리는 데로 걷는다. 고너적한 산길은 잠시 갈림길을 열어 놓는데 이정표가 없다. 계명봉 아래에 있는 작은 봉우리로 오르는 길은 직진이다. 왼편을 따라 진행하면 금정산 장군봉으로 향하는 길로 이어진다. 갈림길에서 올라서는 길은 좁고 가파른 언덕길이다. 짧지만 가파른 산길이 오르막이라 쉽지 않지만 힘겹게 오르는 이유가 계명봉으로 향하는 첫 번째 봉우리와 계명봉 정상에서 각각 범어사를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가 나오기 때문이다.
▲ 계명암 뒷편 하위봉 근처에서 바라 본 청련암
▲ 청련암과 금정산 능선이 조망된다.
하위능선에서 바라 본 전경
계명암에서 첫번째 청련암 조망하는 바위를 떠나면 곧장 언덕길이 이어지고 언덕길 위에는 범어사를 조망할 수 있는 계명봉 하위능선 암반지대에 올라선다. 그리고 조망되는 주변 풍경은 정상에 보는 전경보다 주변을 더 많이 조망할 수 있는 곳이다.
▲ 하위능선 봉우리에서 바라 본 범어사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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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위능선 암반지역
하위능선은 계명암 뒷편 탑 옆으로 난 산길로 올라서면 산불감시 초소가 나오며, 산불감시 초소로 부터 언덕길이 이어지다 평지길이 잠시 열린다.
평지길 중간에 청련암을 조망하는 바위가 있으며, 평지가 끝나는 지점에 갈림길이 있는데 이정표는 없다. 여기서 곧장 직진하여 좁은 산길을 따라 5분 오르면 하위능선이 나온다. 하위능선으로 부터 내려서면 또 하나의 언덕이 기다리고 있는데 그곳이 바로 상위능선인 계명봉으로 이곳에서도 범어사가 조망된다. |
▲ 북문으로 향하는 길 주변 범어사 암자와 동래QP네스트 GC
▲ 계명봉 정상
금정팔경 중 제2경으로 계명추월이 있다. 계명암에서 바라보는 가을 달의 운치를 노래하는 것으로 도심을 내려다보는 조망권과 범어사를 거쳐 고당봉으로 오르는 길까지 조망되는 도심에서 좋은 전망권을 자랑하는 곳임은 틀림없다. 또한 범어 3기로 암상금정(금샘), 원효석대(원효암 뒤편 바위), 자웅석계(계명암 동편 암. 수 모습의 바위) 등이다.
▲ 계명봉에서 바라 본 오른쪽 내원암과 왼편 범어사 전경
▲ 계명봉에서 바라 본 범어사 전경
▲ 범어사를 잇는 계명봉으로 단풍이 물들고 있다.
계명봉에서 바라보는 가을 전경은 메마른 단풍을 몽환적인 분위기로 몰아간다. 눈에 들어오는 고색창연한 고찰 범어사와 암자 그리고 신비감 넘치는 산세에 매달린 형형색색 단풍빛이 그려내는 만추의 풍경에 푹 빠져든다.
장군봉 입구에 있는 갑오봉으로
계명봉을 내려서면 청련암을 지나 내원암 앞으로 고당봉으로 향하는 등산로와 합류한다. 시간적 여유보다 체력적 부담이 가는 갑오봉을 거쳐 장군봉을 향하는 길에서 잠시 고민에 빠졌다. 쉬운 길로 곧장 오를까 아니면 산허리를 따라 가을을 만끽하며 고당봉으로 향할까.
▲ 갑오봉. 장군봉으로 오르는 길
계명봉에서 장군봉까지는 약 2km 구간으로 대부분이 오르막길이지만 고민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고 고당봉으로 향하는 편안한 길을 잠시 벗어나 가파른 산길을 따라 오르는 장군봉으로 향한다. 또다시 오르막이 발목을 붙잡는다. 추색이 완연한 오르막길에서 색의 조합에 시선을 뺏겨 몸의 중심이 흐트러지기 일쑤다. 오색단풍길이 잠시 주춤하면서 거친 호흡을 고른다. 조붓한 산길은 순하게 능선을 잇고 쪽빛 가을하늘 아래서 사박사박 걷는다 장군봉을 향해.
▲ 장군봉으로 향하는 길목에 철을 잊어버린 철쭉이 피어나 봄을 연상하게 한다.
▲ 갑오봉 정상 근처부터 낮은 잡목이 길을 연다.
▲ 갑오봉에서 바라 본 장군봉 가는 길. 사진으로 보이는 끝이 장군봉이다.
장군봉으로 향하는 길은 끝없이 펼쳐진 광야와 같이 능선을 잇는다. 느림 걸음으로 갈대숲을 헤치고 나아가면 소박한 산세에 장군봉을 찾느라 눈이 분주해 진다. 그리고 만나는 작은 산 끝자락 장군봉 표지석에 손 한번 올려보고 가벼운 걸음으로 돌아 선다. 억척스럽게 능선에 뿌리내린 가을의 전령사가 바람에 삐거덕 꺼리며 자연으로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다.
▲ 갑오봉 비석
▲ 갑오봉을 출발하여 고당봉으로 향하는 길목 단풍으로 물든 잡목
장군봉 못미처 갑오봉에서 잠시 장군봉으로 오른 후 다시 갑오봉으로 되돌아 와서 마음을 다잡고 다시 가산리마애여래입상을 향해 길을 연다. 갑오봉에서 고당봉까지 약 2km 구간의 산길로 절반 이상이 내리막길이며, 오르막길은 약간의 경사가 있는 구간이다.
▲ 장군봉에서 0.8km 고당봉에서 1.7km 지점에 위치한 약수터
가산리마애여래입상으로 향하는 길은 고당봉으로 향하는 길을 따라 고당봉을 확인하여 걷는다. 한동안 인적이 뜸한 길을 따라 걷다보면 바위에 붉은 글씨로 마애불이란 표시가 나온다. 바위에 꼭 마애불이란 글을 페인트로 남겨 놓아야 할까. 갑오봉을 출발하여 1.7km 지점에서 가산리마애여래입상 이정표를 확인한다.
▲ 길에서 만난 고슴도치
계명암을 거쳐 계명봉 그리고 갑오봉에서 장군봉을 거치는 산길은 생각보다 고개를 두 개 넘는 산길로 힘겹다. 특히 계명봉에서 내려서는 가파른 길은 특별한 안전이 요구되는 구간이며, 장군봉으로 오르는 산길은 이미 계명봉을 오르며 체력을 한차례 빼 놓은 상태라 걷기 힘든 오르막에 포기하고픈 생각이 절로나는 구간이다. 또한 비가 내린 다음날이면 갑오봉 못미처 산에서 흘러내린 물이 길을 적셔 놓아 보행이 어렵지만 이 구간만 통과하면 갑오봉부터 고당봉까지 가는 길은 콧노래 불러가면서 갈 수 있을 만큼 완만한 내리막과 오르막이 이어진다.
제2편은 금정산 미륵불에 관하여 이야기 해 봅니다.
한편으로 전부 올리면 되겠지만 인터넷 공간이 허용하는 사진용량으로 인하여 부득하게 1, 2편으로 올립니다.
2편 계속 클릭
http://blog.daum.net/okgolf/5465379
즐거운 여행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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