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효암으로 가는 길
부산시민의 절대적인 사랑을 받는 금정산은 어디에서 출발을 해도 약 18km 금정산성 능선 길로 오를 수 있을 만큼 다양한 길이 거미줄처럼 이어져 있으며, 범어사에서 고당봉으로 오르는 길 역시 다양한 길이 열려져 있지만 이중 일부 등산객만 찾아 오르는 원효암을 찾아 산길을 잡아 본다.
범어사 암자 중에서 가장 열악한 조건을 갖춘 곳이 바로 원효암이다. 30여분이면 도착 할 거리지만 계속되는 오르막길과 어설픈 등산로가 발목을 잡는다. 그만큼 인적이 뜸한 곳이라 등산로가 잘 표시되어 있지 않은 너덜겅지대를 따라 오르기 때문이다. 의상대사가 범어사를 창건할 때 원효대사가 미륵암과 함께 세웠다는 곳이 바로 원효암이다.
▲ 암괴류 전경으로 나무데크 다리를 건너면 원효암으로 향하는 길이며, 곧장 계곡을 따라 오르면 북문 방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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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어사 북문으로 오르는 길목 계곡을 따라 암괴류가 펼쳐져 있다. 암괴류를 건너 반대편 산자락으로 오르면 본격적으로 원효암으로 향하는 산길이 어이지는데 같은 위치에 붙어 있는 구간 거리가 1km, 1.3km로 제각기 다르다.
▲ 원효암으로 들어서는 첫 관문 역활을 하고 있다. 문으로 들어서면 완만한 길이 이어지며 원효암으로 향한다. 오른쪽 철책을
따라 오르면 북문을 거쳐 고당봉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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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르는 길은 대부분 바위돌을 딛고 오른다. 길은 두개로 나눠 오르는데 같은 길로 만났다 헤어졌다한다.
▲ 오르는 길 주변에는 단풍이 곱다.
원효암으로 오르는 길은 계곡을 따라 형성된 모나지 않은 돌이 서로 기대고 길 역할을 자청하고 있다. 간간이 원효암으로 향하는 안내표시가 작게 매달려 있지만 방향표시가 없어 잘 보고 따라 오르다 보면 철책 사이로 원효암 가는 문이 열려있다.
▲ 입구에서 만나는 3기의 부도탑
▲ 경봉당 선관대사 방광탑 |
▲ 00당 부오 대화상방광탑 |
▲ 춘곡당 민오사리탑 |
부도 3기를 만난다. 독특한 모습을 한 부도에는 한문으로 음각해 놓아 누구의 부도인지 알 수 있는데 입구 앞쪽에부터 경봉당 선관대사 방광탑(慶峰堂 善寬大師 放光塔). 광무 신축 춘립(光武 辛丑 春立), 춘곡당 민오사리탑(春谷堂 玟梧舍利塔). 응화 이구오삼년 하립(應化 二九五三年 夏立) , ??당 부오 대화상방광탑(00堂 玞珸 大和尙放光塔) 등 세분이지만 그들의 업적에 관한 이야기는 전해지는 것이 없다.
3기의 부도탑 앞으로 1기의 석탑이 초라한 모습으로 자리를 지키고 있다. 본래부터 그 자리를 지켜왔는지 아니면 옮겨져 왔는지 알 수 없지만 안내글에는 원효암 동편 삼층석탑으로 안내하고 있다. 석탑 주변은 활엽수와 편백나무가 도열하며 원효암으로 향하고 그 중간에 탱자나무 울타리가 밭의 경계를 삼고 있다. 이 깊은 산중에 도둑 걱정이 되어 탱자나무로 울타리를 쳤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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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효암 동편 삼층석탑
원효암 동편 삼층석탑은 부산광역시 지정 유형문화재 제11호로 지정되었다. 입구에 있는 탑은 무너진 탑을 일부 보수한 탑으로 본래의 모습을 잃어버린 듯 보인다. 안내 글을 옮겨보면 다음과 같다.
‘ 이 탑은 신라 말 고려 초의 3층 석탑이다. 지금 원효암 입구의 동쪽 공터에 있으며, 큰 지대석 위에 3층의 탑신부만 있다. 탑의 형식상 이중 기단 위에 3층 탑신부를 세우고, 그 위에 상륜부가 있었을 것이나 기단부와 상륜부가 없어졌다. |
각 층 옥개석의 전각 파손이 윗층일수록 심한 것으로 보아 무너진 석탑의 부재를 수습하여 기단 없이 다시 쌓은 것으로 보인다. 옥신석과 옥개석은 각각 하나의 돌로 조각되었고, 옥신석에는 귀기둥을 조각하였으며, 옥개석의 층급 받침은 4단씩으로 되어 있다. 두 번째 탑신의 옥신석과 세 번째 탑신의 옥신석은 비례나 재질로 보아 뒤에 보충한 것이다. 전체적인 조각 수법으로 보아 10세기경에 건립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 탑에는 비장으로 석탑이 전파되면서 규모가 작아지고. 섬약한 기법이 나타나고 있다. 또 원래의 위치에 재건되었기 때문에 원료암 금당의 위치와 창건 시기를 알게 하는 좋은 자료이다.‘
▲ 원효암 일주문으로 오르는 길
일주문을 열고 들어서니 산과 절간의 경계가 모호하다. 인터넷 자료에는 낡고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 같다던 원효암은 말끔하게 단장되었지만 일부 건축자재와 아직 정비를 끝내지 못한 자재들이 주변을 채우고 있었다. 절집으로 들어서니 범어사 산중암자가 맞을까 싶을 만큼 오지에다 입구에서 만난 작은 탑과 크기가 유사한 또 하나의 탑이 본당 건물과는 멀리 떨어진 일주문 위에 자리 잡고. 전각에는 관세음보살을 모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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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주문 앞 전경, 원효암 법당, 법당에 모신 유일한 목조관세음보살(부산광역시 유형문화재 제 96호)
▲ 디자인이 수려한 부도탑
원효암 내에서 탑1기와 부도 1기를 만난다. 탑에 관한 안내글은 있지만 부도에 관한 안내 글이 없다. 요사채 뒤편 홀로 우뚝 서 있는 부도탑은 가녀린 모습을 하고 있지만 잘록한 허리부분까지 꽃문양을 새겨 원효암 입구 3기의 부도와는 차별되지만 누구의 부도인지 기록이 없다.
▲ 원효암 서편 삼층석탑
최근 원효암 서편 삼층석탑이 부산광역시 지정 유형문화재 제12호로 지정되었다. 신라 말~고려 초로 추정되는 삼층석탑은 본래 지금의 위치에서 서북쪽 30m 지점에서 옮겨 온 탑으로 안내 글을 옮겨보면 다음과 같다.
‘ 이 탑은 신라 말 고려 초의 3층 석탑이다. 지금의 원효암 서북쪽으로 30m 떨어진 공터에 있었던 것을 원효암 경내인 지금의 위치로 옮긴 것이다. 원래는 탑의 양식상 이중 기단 위에 세워졌던 것인데, 지대석과 하층기단을 구성하는 아대중석과 상륜부가 없어졌다. 하대갑석 위에 상층기단과 3층의 탑신부만 남아 있다. 하대갑석은 2찬의 판석으로 되어 있으며, 윗면의 상대중석은 크기가 다른 두 개의 돌로 구성되어 있는데, 소형 석재는 다른 석탑의 부재를 개조하여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각 층 옥개석에는 3단의 층급 받침이 있고, 옥신석에는 귀기둥이 조각되어 있다. 이 탑은 옥개석의 전각이 파손된 것으로 보아 무너진 것을 재건한 것 같다. 2층과 3층의 옥신석은 뒤에 만들어 끼운 것으로 조립시 위치가 약간 어긋나 있지만, 전체적으로 아담한 석탑이다. 조각 수법으로 보아 전립연대는 동편 3층 석탑과 같아 10세기경에 된 것으로 추정되지만, 규모와 양식이 다르기 때문에 서로 무관하게 제작된 것 같다. 지방으로 석탑이 전파되면서 규모가 작아지고, 지방적인 특징이 가미된 석탑이다.’
요사채로 올라서니 어디선가 숙성되는 향기가 나 찾아보니 장독에서 여러 가지 효소가 숙성과정을 거치고 있다. 위에는 내용물과 날짜를 적어 놓아 편리성을 더해놓았다. 잠시 장독 옆 건물 마루에 앉아 절간 풍경과 마주하고 보니 은행나무 두 그루가 멀대 같이 일주문을 호위하고 , 감나무에는 가을이 한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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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강이 익어가고 있다. 산중 절간에서 이보다 더한 보약이 어디 있을까 싶다.
▲ 일주문 밖 원효암 난간 앞 이름이 적여 있는 바위
탑과 부도를 둘러 본 후 돌아 나온다. 오라고 부르지도 않았지만 떠난다하여 붙잡을 사람도 없는 곳이 원효암이다. 인기척이라고는 없는 절집에 혼자 덩그러니 남아 있는 듯 한 모습에 민폐인 것 만 같아 올라오면서 미루어 두었던 의상대를 찾아 길을 나섰다.
의상대로 향하다.
원효암에서 의상대로 향하는 길에 이정표도 없다. 단지 알아서 능력껏 찾아야 되는 길이다. 일전에 원효암 들어서기 전 북문 갈림길 맞은편 이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어 길을 더듬어 보니 바위가 모여 있는 암반지역으로 길이 이어지고 그곳에서 의상대를 암각해 놓은 바위를 만나게 되었다.
▲ 의상대 표석
의상대로 오르기 위해 밧줄을 타고 바위를 올라야 한다. 곧장 바위로 오를 길이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밧줄을 이용하여 오르지만 등산을 좀 한다면 양팔로 버티고 올라갈 만큼 높이가 낮은 곳부터 긴 밧줄까지 다양하게 매달려 있다. 원효암 하면 의상대를 찾기 마련인데 부산광역시청에서는 금정산성에서 흔하게 만나는 나무계단을 왜 원효암 의상대에는 만들어 놓지 않았는지 묻고 싶을 만큼 여성들이나 어린 아이들은 오르기 힘든 곳 이였다.
▲ 의상대에 오르면 20~30여명이 좌선 할 수 있는 너른 바위와 회동수원지가 조망된다.
▲ 바위에 새겨져 있는 이름
스님들의 좌선 장소로 알려진 의상대에 오르면 지척인 금정구와 멀리 해운대구까지 조망된다. 능선 끝자락 돌출된 봉우리 주변으로 불쑥 돌출된 다양한 바위들이 서 있거나 서로 기대어 있는데 수 많은 사람들이 바위에 이름을 새겨놓았다.
▲ 의상대에서 바라 본 용바위와 엄지바위
의상대에서 곧장 금정산성으로 바라보면 돌출된 바위가 용바위 엄지바위이다. 의상대는 금정팔경 중 한곳으로 금정산 최고 전망대로 알려져 있다. 범어사를 조망할 수 있는 곳은 반대편 계명봉과 이곳 의상대 두 곳으로 가을이면 범어사의 새로운 모습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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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상대에서 바라 본 고당봉, 의상대. 회동수원지
의상대에서 범어사를 조망하다.
원효사 의상대에서 범어사를 조망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몇 번을 찾아갔지만 찾지 못해 되돌아오곤 하였는데 그 숲길이 사람이 다니지 않아 멧돼지 길처럼 좁은 내리막 길이였다.
원효암에서 오른길 전망대 전경
▲ 의상대에서 오른쪽 산길을 따라 내려선 후 만나게 되는 전망대에서 바라 본 범어사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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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범어사 전경, 오른쪽 길 끝자락 전망대 . 전망대가는 길 중간에 만난 자연이 만든 분재 소나무
▲ 범어사 경내 주차장 주변 은행나무
▲ 범어사 금강암 전경
▲ 전망대에서 바라 본 계명암 전경
원효암에서 왼쪽 전망대에서 바라 본 전경
▲ 전망대에서 바라 본 고당봉
▲ 범어사와 뒷편으로 청련암이 조망된다.
▲ 대성암 전경
▲ 범어사 가을이 깊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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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명암 그리고 계명봉, 범어사 암자, 의상대 표지석
의상대에서 범어사 방향으로 주시하면 사람이 지나간 산길이 세갈래가 흩어져 나타난다. 범어사를 조망할 수 있는 바위까지 냐려가는 길로 오른편으로 약 150m 정도 내려서면 전망대가 나오는데 조망권이 조금 거슬리기 때문에 반드시 왼편 끝자락 대숲 사이로 난 길을 따라 약 30m 정도 내려서면 범어사를 조망하는 전망대에 도착하게 된다.
그리고 범어사로 내려서다
범어사는 지금 공사중이다. 중간 길은 차단되고 탑과 석등은 그물로 가려져 있지만 범어사에도 어김없이 가을이 찾아왔다. 요염하지 않은 얼굴로 계명봉을 돌아 금정산성을 따라 단풍이 파도처럼 넘실꺼린다.
영남의 3대 사찰중 하나인 범어사는 신라 제30대 문무왕18년 의상대사에 의하여 창건되었다는 설과 홍덕왕 당시 세웠다는 설이 있지만 시대별로 연결해 보면 문무왕이 바다로 침입하는 왜구에 대항하기 위하여 창건하고 홍덕왕 때 중창한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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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어란 금정산 동래현의 북쪽 20리에 있고 금정산 산마루에 세 길 정도 높이의 돌이 있는데 그 위에 우물이 있고 둘레는 10여 척이며, 깊이가 7촌쯤으로 물이 항상 고여 황금색을 이루며, 한 마리의 금빛 물고기가 그 속에서 노니 금샘이라 산 이름을 부르고 하늘나라의 고기라 하여 "범어"라 한 후 범어사를 만들었다고 동국여지승람에서 전하고 3.1운동 당시 안용운 선생이 범어사에서 범어사 학림의거 독립만세운동을 할 당시 전국에서 사용할 태극기를 만든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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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범어사 칠층석탑 방위신장상 및 범어사 대웅전 오르는 길 그리고 칠층석탑
범어사 야외 전시장에 있는 범어사 칠층석탑 방위신장상은 1938년 4월 15일 칠층석탑 준공시 네 모서리에 배치하였다. 방위신장상은 동서남불 사방을 수호하는 지킴이의 역활을 담당하고 있다. 향 좌측부터 북동, 남서, 남동, 북서를 상징한다.
▲ 범어사 담장 너머 걸려있는 가을 풍경
▲ 범어사 대웅전
▲ 매표소를 지나 만나는 범어사 입구
▲ 범어사 입구 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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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어사 경내에도 가을이 시작되고 있다. 특히 부산을 찾은 많은 외국인은 가을 풍경과 신기한 한국 불교 모습을 카메라에 담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외국인의 눈으로 바라보면 불교가 어떤 모습을 비추어 질까하는 궁금증이 들어 그들을 따라 잠시 같은 동선으로 이동해 보았다. 외국인은 절간의 불상보다 절집 구조에 많은 관심을 두는 듯 보였다. 그들에게는 생소한 건축양식이라는 사실을 뒤늣게 알아 차렸다. 우리에게는 너무 흔한 기와를 올린 모습이지만 말이다.
▲ 원효대에 올라서니 한마리의 매가 비상하고 있었다. 먹이를 찾아 매서운 눈을 고정한 모습으로 말이다.
언제나 찾아도 좋은 범어사 여행을 이번 기회에 여러코스로 분류하여 여행을 하였다. 특히 범어사를 내려가 볼 수 있는 조망권이 있는 계명봉 코스와 원효암 코스는 이 가을에 부산 사람이면 누구나 찾아가 볼 것을 권하는 가장 추천하는 코스이다.
즐거운 여행을 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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