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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초순] 31번 국도 여행 (간절곶~칠암등대~신평소공원)

허영꺼멍 2014. 12. 7. 12:41

 

 

 

바람불어 좋은 날 간절곶

[艮絶串]

간절곶은 항상 바람이 분다. 바위주변으로 엉성하리 만큼 줄기를 뻗은 해국이 소복소복 자리 잡고 파도는 쉼 없이 육지로 밀려와 하얀 포말을 허공에 뿌려 놓는다. 데크 산책로를 따르는 연인들의 즐거운 비명과 작은 속삭임이 빨간 우체통 속에서 들려온다. 일출여행지로, 푸른 바다를 볼 수 있는 여행지로, 드라이브 코스로 사랑받는 간절곶은 해올제부터 옛 카페 촌이 있는 등대 아래까지 약 900m 구간을 차 없는 도로로 지정하면서 분위기가 아늑해 졌다.

 

▲ 언덕 위 자리하고 있는 간절곶 표지석

 

간절곶()은 어부들이 바다에서 바라보면 흡사 감이나 과일을 따기 위해 대나무로 만든 긴 장대(간짓대)처럼 보인다하여 간절이란 지명이 붙고, 곶은 육지가 뾰족하게 바다 속으로 돌출한 부분으로 이를 합쳐 간절곶이라 부르지만 조선 초에는 넓고 길다는 의미를 가진 이길곶으로, 일제강점기 당시는 우리나라 지명을 통해 기운을 꺾기위해 간절갑으로 불렀다.

 

 

 

▲ 등대에서 내려다 본 간절곶 해안방향

 

 

간절곶 등대는 한국의 아름다운 등대 16경에 속하는 명승지이자 동북아시아 대륙의 첫 새벽을 여는 장엄한 일출과 마주하는 곳으로 艮絶旭肇早半島(간절욱조조반도)’ 표현처럼 간절곶 해가 떠야 한반도에 아침이 온다는 의미이다. 멋진 해안 조망과 함께 간절곶에서 만나는 일출의 아름다운 장관을 만나기 위해 새벽길을 한번 떠나 보면 어떨까 한다.

 

▲ 봄이 되면 간절곶 주변은 들꽃으로 수 놓는다.

▲ 박제상 모녀상, 간절곶 상징이 된 우체통, 등대에서 바라 본 일출 전망대

 

 

 

▲ 간절곶에서 추억을 만드는 연인

 

시원한 바람과 파도소리가 점점 가깝게 들려오는 계절이 오면 간절곶을 찾는 사람들의 수다소리도 따라 늘어간다. 상큼한 바람에 몸을 맡기고 잠깐이라도 여름바다에 발을 담글 수 있는 재미가 쏠쏠한 시기이다.

 

▲ 육지 초록색과 해안 코발트빛이 연출하는 간절곶

 

 

 

▲ 눈 내린 간절 곶

 

겨울 간절곶은 하얀 눈 내리는 날 보행로를 따라 거닐어 보면 어떨까 싶다. 차가운 바람이 두터운 옷을 더욱 여미게 할 만큼 바람이 무척 차가운 간절곶이지만 일출을 보려는 사람들과 겨울 분위기를 만끽하려는 여인들이 찾아드는 곳이다.

 

▲ 간절곶 겨울은 무척 차갑다.

 

 

 

 

▲ 간절곶 드라마 하우스

 

간절곶 관광회센터를 돌아 해안길을 따르면 독특한 하얀 건물을 만나게 되는데 바로 울산 MBC 드라마 욕망의 불꽃이 촬영된 세트장으로 드라마하우스이다. 대서양그룹 회장의 별장으로, MBC ‘메이퀸에서는 해주의 아버지를 죽인 장도현의 저택으로 나온 이곳은 카페와 전시실로 새롭게 꾸며진다.

▲ 드라마 하우스 전경

 

드라마 하우스를 내려서면 작은 포구와 함께 붉은 등대와 함께 등대 사용설명서가 있다. 상품도 아니고 무슨 사용설명서냐 묻는다면 등대 이름처럼 누구나 한번쯤 프러포즈를 할 수 있는 곳으로 남자가 등대 앞 큰 하트 위서고 여자가 등대 위 작은 하트에 서면 3초 후 프러포즈 노래가 나온다. 그리고 여자가 내려와 남자 하트위 올라서면 축하송이 나온다.

 

▲ 해안 절벽 위 자리한 박제상 부인 조각상

 

해안을 따라 나무데크길은 우체통까지 이어진다. 중간 중간 조망할 수 있는 공간을 두었고 국내 최고의 우체통 앞에 서면 간절곶의 진정한 모습을 만날 수 있다. 일출을 보는 관람 포인트이자 가장 많은 여행객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 곳으로 등대와 동해바다 끝자락을 벤치에 앉아서 즐길 수 있는 곳이자, 주변에는 일본으로 건너간 박제상을 기다리는 아내와 아이들의 조각상을 비롯하여 다양한 이야기가 숨어 있다.

 

▲ 국내 최대 소망우체통

 

간절곶에는 거인국에서 가져다 온 듯 대형 우체통이 있다. 국내 최고를 자랑하는 우체통으로 소망우체통이라 명명하였다. 소망우체통은 연인들에게 가장 인기가 좋은 곳으로 사연을 적어 우체통에 넣으면 무료 배달되는데 높이가 무려 5m, 2.4m, 무게 7톤 이다.

 

▲ 구. 등대 옆에 있는 로도스섬의 거상 태양의 신 핼리오스의 청동상

 

등대로 올라선다. 태양의 신이 정원에서 기다린다. BC 292~280년경 소아시아 인근 로도섬에 세워진 청동상. BC 407년경 지중해 무역의 중심지였던 로도스는 마케도니아의 침공에 맞서기 위해 높이 36m의 태양의 신 핼리오스의 청동상을 세웠다. BC 225년경 지진으로 파괴된 후 1000년 가까이 방치돼 있다가 AD 654년 로도스를 침공한 아랍인들이 부서진 거상의 나머지를 분리하여 시리아의 유대인에게 팔았다고 전해진다.

 

▲ 간절곶 등대, 구 등대 조형등탑, 등대가 있는 광장

 

새천년 가장 빠른 일출을 볼 수 있다 매력 때문에 많은 인파가 해맞이를 위해 찾는 이곳 간절곶은 일출 여행지로 자리를 굳힌 곳이다. 등대에 올라서면 구등대와 함께 신등대가 위치해 있으며, 간단하지만 등대박물관도 있다. 특히 박물관 옥상에서 바라보는 간절곶 풍경도 빼 놓을 수 없다. 197911부터 20015월까지 20여 년 동안 동해안을 밝혀오던 등대를 새천년을 맞이하여 신등탑을 건립하면서 기존의 등탑을 철거하게 되었다. 200212월 기존등대의 등통과 등명기를 설치하여 상단부를 복원하고 옛 사진을 내부에 배치하여 추억을 되새길 수 있도록 하였다.

 

간절곶에 위치한 등대는 1920326일 위도 : 35°2122, 경도 : 129°2146에 세운 높이 17m의 등대로 2001531일 등대 개축과 함께 전망대 형식으로 8각 몸통에 10각형 지붕을 올려놓고 3마일 바다 길안내는 하고 있다.

 

 

나사해수욕장 가는 해안길

나사해안으로 향하는 바다길에서 잠시 머물러 간다. 새파란 하늘을 삼킨 코발트빛 바다속에는 다양한 해조류와 해산물이 있어 해녀를 자주 만나는 곳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동해안을 배경으로 탁틔인 공간에 끝없이 펼쳐진 바다를 마주하고 있으면 가슴이 뻥 뚫리는 기분이 들 만큼 상쾌한 곳이 바로 이 일대의 해안자락이다.

 

▲ 나사해수욕장 언덕 위 등대

 

바람이 많이 불면, 태풍이 오면 이 일대에서는 파도의 외침을 들을 수 있다. 해안으로 밀려오는 파도가 거센 바람을 만나면서 때로는 무섭고, 때로는 신비한 모습으로 파도를 둘둘 말거나 밀어가며 흩날리는 모습은 가슴이 서늘할 만큼 끝없이 밀려오며 펼쳐진다.

 

▲ 10월 가을 낚시를 즐기는 감태공

 

▲ 12월 당 차가운 바다 속에서 성게를 잡아 올리고 있는 해녀

 

  ▲ 해안자락에 펼쳐진 독특한 바위

해안자락을 따라 커피를 팔던 천막촌이 형성되어 있었지만 지금은 주변 정화작업으로 인하여 철거가 된 상태이다. 이유야 어찌되었던 여행자가 불투명한 비닐천 너머 바다를 바라보며 한겨울 잠시 추위를 피해 따끈한 커피 한잔을 하였는데 아쉽게도 이제는 추억이 되어 버렸다.

▲ 나사해수욕장 입구에 위치한 등대 그리고 등대 앞으로 주차장과 공원이 있다.

 

▲ 나사해수욕장

 

간절곶을 떠나 나사해수욕장으로 향하는 해안길로 접어들면 동해바다 특유의 분위기를 연출한다. 깊고 푸른, 끝없이 펼쳐지는 드넓은 바다 그리고 절벽위 서 있는 나사등대와 언덕을 넘어서면 만나는 나사해수욕장과 항구의 붉은 등대와 도로변 방파제 끝자락 최근 세운 조형미가 아름다운 흰색등대가 반겨준다.

 

▲ 나사해수욕장 왼편 흰색 등대

 

▲ 나사해수욕장 항구 앞 붉은 등대

 

나사 해수욕장은 울산광역시 울주군 서생면에 위치한 작은 해수욕장으로 항구를 앞에 두고 있으며. 좁은 해안사구가 약 1km 가까이 이어져 있지만 넓은 폭이 65m, 좁은 폭이 3m 도 되지 않아 대부분 나사 해수욕장은 항구 앞 모래사장을 이용한다.

 

칠암항

 

▲ 칠암항에서 바라 본 붕장어 등대와 갈매기 등대

 

부산 갈멧길의 시작이기도 한 동해안 자락 31번국도 코스는 다양한 등대를 만난다. 등대를 만난다는 것은 항구가 있다는 것이고 사람 사는 이야기가 있는 곳이지만 기장군을 출발하여 동해안으로 오르며 만나는 등대는 저마다 독특한 모습을 하고 있는데 그 중에서 칠암항 등대를 빼 놓을 수 없다.

 

▲ 갈매기 등대와 야구 등대

 

2012년 조성된 갈매기 등대는 야구공 안에 갈매기가 날아가는 형상으로 야구 명에 전당 유치 기원 차원에서 만들었으며, 야구등대는 부산을 상징하는 의미에서 야구공, 배트, 헬멧을 조각가 박종만시가 설계, 2010년 완성된 작품으로 2008년 베이징올림픽 야구 우승을 기념하기 위해 만들고 벽면 안쪽에 선수들의 친필사인과 우승소감을 담고 있다. 갈매기 등대는 춘분과 추분이 되는 시기에 방문하면 원형 사이로 해가 뜨는 모습을 담을 수 있으며, 칠암항 앞바다에 붕장어가 많이 잡혀 이를 상징하는 의미에서 노란색의 붕장어 형상 등대를 세웠는데 이들 모두가 정식 항로표지 법을 준수한 실제 사용하는 등대이다.

 

칠암항에서 만나게 되는 등대 중에서 직접 가가이 갈 수 있는 곳은 야구 글러브 등대뿐이다. 나머지 등대는 해안을 가로질러 파도를 막기 위해 방파제를 만들고 양쪽에 세웠다. 칠암항에서 만나는 야구등대, 갈매기등대, 붕장어등대 그리고 문동마을 앞 옛 독이포로 불리던 문중포구를 지키는 하얀 등대와 붉은 등대까지 이어져 있다.

 

 

등대는 향해하는 선박을 위해 세워지는데 빨강은 오른쪽 장애물로 왼쪽 향해, 흰색 등대는 왼쪽 장애물로 오른쪽 향해, 노란색은 주변에 위험물이 잇다는 것이다. 칠암항에 위치한 등대 중 붕장어 등대는 노란색이며, 갈매기 등대는 빨간색 그리고 야구 등대는 흰색이다.

 

▲ 횟집 앞 생선 건조장

 

칠암항에서 갓 잡아 올린 싱싱한 해산물을 파는 횟집이 해안을 따라 늘어서 있는 횟집타운이 해안 경계선 도로 건너편을 따라 이어지며, 해안선 앞으로 주차장이 형성되어 있다. 주차장은 누구나 주차 가능하며, 야구등대까지 걸어서 산책을 할 수 있다.

 

신평소공원

 

오영수 작가가 쓴 갯마을이 영화와 TV로 그려지면서 알려진 신평마을 언덕마루 해안을 끼고 작은 소공원이 2010612일 문을 열었다. 모래사장은 없지만 주변 해안경관이 빼어난 곳으로 길이 18.86m, 12m, 높이 15.5m의 기장바다 이미지를 부각한 배 조형물 전망대가 자리 잡고 기장바다 풍경과 일출을 감상할 수 있도록 공원화 하였다.

 

▲ 신평소공원

 

공원에는 배조형전망대 외 자연에너지 조형물과 바다를 조망하는 팔각정자 그리고 체력단련시설이 들어서 있으며, 대포분수, 야외공연장, 만선깃대, 안개분수, 만벽 등이 있다. 이 중에서 자연에너지 조형물은 태양빛을 이용하여 자체 전력을 생산하여 야간조명을 연출하는 에너지원으로 사용된다.

 

▲ 신평소공원 앞 해안 모습

 

영화 갯마을은 때 묻지 않은 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여성들의 삶을 서정적으로 그린 작품으로, 부산 출신 여배우 고은아를 비롯해 신영균, 황정순이 출연했다. 뛰어난 카메라 움직임으로 자연 풍광을 섬세하게 포착한 영상미가 당대 한국영화의 미적 수준을 뛰어 넘었다는 평가를 받았으며, 문예영화로는 최초로 흥행 가능성을 입증하기도 했다. 당시 대종상, 여우조연상, 촬영상, 편집상과 부일영화상 작품상, 감독상 등 6개 부문을 수상했다.

 

옛 지명은 독이방(禿伊坊)이라 하였다. 이곳을 새들, 새로 생긴 들로서 평탄한 들 가운데 새로이 생긴 마을이라는 뜻이다. 191431일 행적구역 통폐합으로 기장군 일광면 신평리가 된 후 197371일 기장군 일광면 신평리가 되었다.

 

▲ 이동항 앞 도로변 열무국수집

부산 기장군 일광면 일광로 249 칠암항에서 약 3.8km 기장 방향

 

여행길에서 먹거리도 빼 놓을 수 없다. 값비싼 고급 음식점이 31번 도로변에서 더러 만나지만 꼭 비싸다하여 입맛을 충족시키는 것은 아니다. 31번 국도길 일광로를 달리다 보면 이동마을 손칼국수&열무국수집이 있다. 도로변에 장독을 세워놓고 허름한 건물로 주차장도 없다. 도로변 남의 집 담장 근처 겨우 주차하고 들어서면 건물 안은 더 오래되고 볼품없지만 앉을 자리는 매번 만석일 만큼 손님이 많이 찾는다. 쫄깃한 칼국수와 매콤 시원한 열무국수가 맛과 가격에서 단연 일품인 곳이다.

 

▲ 이동항 해안은 매년 2월이되면 미역, 다시마 말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부산 기장군 일광면 일광로 212

 

이동항에 들어서는 길목 미역줄기가 산모의 고통을 감내하며 햇살에 누웠다. 힘들면 가끔 달려가곤 했던 17번국도 첫 여행길이자 돌아오면서 눈도장 찍어야 했던 이동항은 도로변 가까이 인접해 있지만 스쳐가는 여행객에게 큰 눈길을 받지 않는 한적한 곳이다.

 

기장을 빠져 나가는 도로변에는 1월 말부터 미역과 다시마를 말리는 여인들의 손길이 분주하다. 작은바구니 하나 앞세워 놓고 햇살에 꾸덕꾸덕 말려진 미역과 다시마를 팔기 쉽게 각을 잡아서 뒤집는 손길이 따가운 햇살아래에서 까맣게 타고 있다. 영화 북면달호에 나왔던 이동방파제 끝자락을 지키고 있는 등대 그리고 흑바둑돌이 널려 있어 "기포"라 불렀는데 바로 이동포구로 기장 대변항과 더불어 국내 최대 다시마를 생산하고 있다.

 

 

소개를 마치며

 

21번 국도 길을 따라 이어지는 해안길 여행은 31번 국도에서 해안마을로 들어서는 작은 골목길을 부지런을 떨며 들락꺼리야만 바다 풍경을 가슴을 담을 수 있다. 목적지를 정해두고 그냥 스쳐가다보면 21번 국도에서 볼 수 있는 것이라곤 아무것도 없다. 머물며 떠나기를 반복하며 작은 포구에서 이색적인 등대와 어촌 사람들의 비릿한 삶을 엿보며 31번국도 여행을 해 보길 추천한다. 동해안 여행이라 하면 흔히들 7번 국도를 이야기 하지만 실제 여행은 부산에서 해안길을 따라 포항까지 31번 국도를 따라가는 해안 여행길이며, 포항에서부터 7번 국도가 해안길을 책임지지만 세월이 변해 도로가 해안과 점점 멀어져 7번 여행길이 매우 단조로워 지고 있다. 부산에서 동해안을 따라 올라가는 여행은 속도보다 쉬어가며 즐기는 국도에서 마을과 포구로 이어지는 골목길 여행을 권한다.

 

 

 

 

즐거운 여행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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