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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년중 여행] 울산광역시 옛 울기공원이였던 '대왕암공원'

허영꺼멍 2014. 12. 9. 17:42

 

 

 

 

 

옛 울기공원 '대왕암공원'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옛 울기공원이 왜 경주의 대왕암 전설과 뒤섞여 오늘날 대왕암 공원이 되었는지 참으로 이해가 어렵다. 문무왕이 죽어 나라를 지키겠다던 경주 대왕암과 문무왕 부인이 남편의 뜻을 받들어 용이 되었다던 울산 댕바위가 언제부터 문무왕의 이야기를 슬쩍 끼어들면서 울산 옛 울기공원이 문무왕 전설의 장소가 되어가고 있다. 꼭 문무왕과 관련된 지명을 하고 싶다면 대왕암이 아니라 대왕비암이 되어야 할 것이다.

 

▲ 슬도 진입방향에서 바라 본 울산 대왕암

 

여행의 시작은 주차장에 주차 후 관리사무소에서 출발을 한다. 최근 상가를 조성하였는데 대부분이 커피전문점이며 건너편으로 미르놀이터와 잔디광장 그리고 다양한 코스가 기다리고 있다. 코스를 살펴보면 A코스는 일산해수욕장을 출발하여 해안을 따라 도는 전망이 가장 좋은 길로 용굴을 거쳐 대왕암으로 이르는 길이며, B코스는 기존 중심 길로 울기등대를 거쳐 대왕암으로 들어가는 가장 빠른 길이다. C 코스는 대왕암에서 고동섬 전망대를 잇는 길로 E 코스와 연계하여 주차장으로 되돌아 올 수 있다, D 코스는 슬도까지 잇는 길이다. 개인적으로 대왕암 여행은 상가 뒤편 솔숲을 따라 해안을 도는 A코스를 따라 막구지기-수루방-용굴-부부송-넙디기-야외공연장-할미바위-탕건암-고이-사근방-대왕교-대왕암을 거쳐 울기등대 순으로 여행하면 된다.

 

▲ 옛 가계들이 정비되어 커피 전문점으로 자리잡았다.

 

▲ 12월 겨울 진입로 풍경          

▲ 용을 주재로 한 미르공원

         ▲ 07월 초여름 진입로 풍경

 

대왕암 공원 입구 독특한 친환경 소재를 사용하여 조성한 놀이공원이 있는데 바로 미르놀이터이다. 대왕암 공원 주제인 용을 모티브로 상반신 부분 길이 19m, 4m, 높이 7m 및 꼬리 형상 부분 길이 15m, 높이 2.3m의 주제 미르놀이터는 주차장 앞에 위치하여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에서 인기 있는 곳이다.  201411월 제 16아름다운 화장실 대상공모전에서 대왕암공원 주차장 옆 화장실이 동상을 수상하였다. 특히 화장실 내 전시되어 있는 울산 출신 박재동 화백의 그림액자는 화장실에서 볼일 보는 동안 유쾌하게 할 만큼 공감대를 형성하는 작품이 내걸려 있다. 문제는 화장실이 공간대비 너무 먼 거리에 위치해 있다는 불편함이다.

 

▲ 80년 정도 추정되는 솔숲길

 

신라시대 왕이 휴양하며 머물었다는 어풍대로, 조선시대 말을 방목하던 목장으로, 이후 왜적의 침입을 대비한 군사요충지역으로, 1908년 국내 3번째 등대인 울기등대가 설치된 지역으로, ·일 당시 일본 해군 주둔지로, 1962년 울산 제1호 공원으로, 근대 1993년 문민정부 출범 이전까지는 간첩침투를 방어하는 군사지역으로 외부인의 출입이 용이하지 않은 덕분에 해안을 따라 우거진 송림과 개발로부터 손이 뻗치지 못해 자연 상태로 보존된 공간으로, 2004년 일제잔재 청산 일원으로 대왕암공원으로 개명하였다. 2011년 제12회 아름다운 숲 시상식에서 공존상을 수상하기도 한 이곳은 거센 바닷바람에 온몸을 내 맡기고 있는 해송 숲과 소나무 그리고 기묘한 형상의 바위와 전설이 어우러진 매우 이색적인 바다 여행지이다.

 

▲ 대왕암 공원 해안길로 향하는 솔숲길 A 코스

 

대왕암 송림지역이 일제가 군사기지 은폐용으로 조성하였다는 울산동구 향토연구회의 주장이 나왔다. 조선 정조 10(1786) 울산 읍도에 군사요충지로 표기되어 있을 만큼 중요한 지점으로 일제가 이 일대 포진지를 만들고 해송을 이식했다는 주장이다. 해송의 나이를 역추적하면 동국여지승람에 말이 뛰어놀던 초원지라는 것으로 "방어진 12경 중 3경 마성방초(馬城方草)4경 용추모우(龍湫募雨)"라고 언급했다는 것과 1999년 동구청이 발간한 울산 동구지에는 1934년 울기등대 조성과 함께 인공림이 조성되었다는 것으로 10살 된 나무를 심었다하여도 송림은 80~90살로 추정된다.

 

▲ 수루방

 

울산 바위에는 저마다 다양한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 용이 살았다는 용굴은 해식동굴로 청룡 한 마리가 살았는데 심술이 심해 어부들의 뱃길을 방해하자 용왕이 청룡이 굴속에 있는 것을 확인하고 큰 돌로 입구를 막아 버렸다 전설을 시작으로, 부부소나무에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가 찾아오면 백년해로 한다는 현대판 전설까지 전해진다.

▲ 수루방 정상 바위 위 자라는 솔숲, 수루방에서 바라 본 민섬, 수루방에서 용굴로 향하는 나무데크길

 

수루방은 대왕암공원 북쪽의 가장 높은 벼랑바위를 말한다. 수루방에 올라서면 건너편 조선소와 함께 왼편으로 일산해수욕장이 시선에 들어오며, 등대와 함께 민섬이 눈 앞에 놓여 있는 곳으로 옛날 이 곳에 망루를 두고 숭어 잡이를 하였던 곳이라 한다. 숭어를 잡기 위해서는 숭어떼가 몰려오는 모습을 인근 높은 곳에 망대를 세우고 아래 배들과 신호를 주고 받으며 고기를 포획하는 방법으로 지금도 부산 가덕도에서는 숭이 망대와 함께 전통방식으로 숭어를 잡고 있다. 민섬은 일산만의 동쪽 바다에 있는 불모(不毛)의 섬을 이르며, 민섬을 길에 읽어 미인섬;으로 부르기도 한다.

▲ 붉그스럼한 기운이 멤도는 암반이 해안을 따라 늘어서 있어 신비감을 더해준다.

 

부부송은 대왕암공원 북측해안 산책로를 따라가다 보면 서로 나란히 자란 소나무 두 그루가 부부송이다. 일산 앞바다의 거친 바닷바람을 견디며 척박한 바위에 뿌리를 내린 모습이 한평생 서로를 의지하며 살아가는 금술 좋은 부부 같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 용굴                   

▲ 부부소나무

              ▲ 할미바위(남근암)

 

용굴 일명 덩덕구디라 부르는 천연동굴로 옛날 청룡 한 마리가 여기서 살면서 오가는 뱃길을 어지럽히자 동에 용왕이 노하여 청룡이 굴속에서 다시는 나오지 못 하도록 신통력을 부러 큰 돌을 넣어 막아버렸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부부소나무는 용굴 옆 툭 솟구친 바위 정상 오랜 세월 해풍에 노출되어 자라지만 멀리서 보면 그 모습이 머리를 살짝 맞대고 있는 듯 보여 금술 좋은 부부소나무로 부르며, 예비부부들이 소나무를 찾아 사랑을 맹세하면 백년해로 한다는 이야기가 어느 날부터 시작되면서 명물이 되었다. 할미바위(남근암) 망망대해를 바라보며 누군가를 기다리는 형상으로 넙대기 가운데 우뚝 솟은 바위를 말한다.

 

 

 

▲ 넙디기

 

넙디기는 공원 북면 해안 바위중 가장 넓은 곳을 말하는 것이며 넙디기는 넙덕바위가 변한 말이며 이 곳 중턱에 할미 바위가 있다. 이 일대의 바위는 불그스럼한 색이 바위층에 비치는 곳으로 낚시꾼들의 포인트이기도 하며, 바다로 내려 설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기도 하다.

 

▲ 거북바위                   

▲ 고이

              ▲ 탕건바위

 

거북바위는 공원 북편 해안가에서 가장 높은 고이주변 해안에 위치하였으며, 생김새가 거북이와 같아 거북바위로 불린다. 예부터 재복을 기원하는 바위로 신성시 되었다고 한다. 고이는 공원 북편 해안가에서 가장 높은 곳을 고이라 한다. 최근 전망대를 설치하여 진하-미포만을 한눈에 조망 할 수 있는 곳이다. 탕건암은 넙대기 앞 바다에 있는 바윗돌로 마치 갓 속에 쓰는 '탕건' 같이 생긴 바위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 사근방

 

사근방은 대왕암 북편해안을 따라 위치한 5개의 크고 작은 섬들을 일컬으며 이곳에서 사금을 채취하였다하여 사금바위라고도 한다.

 

▲ 사근방에서 바라 본 전경으로 독특한 지형의 '고이', 울기등대 돌고래 조각, 대왕암 전경

 

해안자락 지형을 이용하여 이어지는 A코스 산책길은 대왕암을 향하는 대왕교 앞에서 최고의 절경을 드러낸다. 뒷편으로 울기등대와 송림숲 그리고 앞으로 끝없이 펼쳐지는 바위산을 넘고 넘어 일출 전망대로 향하게 된다. 주변에는 크고 작은 바위들이 기묘한 형상을 하고 있으며, 위태위태한 바위를 타고 낚시하는 감태공과 해녀의 모습도 만날 수 있다.

 

▲ 대왕암 바위 전망대 가는 길 입구 이정표

 

 

▲ 전망대 입구 뒷편으로 울기등대가 위치해 있다.

 

▲ 대왕교 건너면 곧장 전망대로 이어진다.

대왕암의 전설을 옮겨보면 다음과 같다. ‘삼국통일을 이룩했던 신라30대 문무왕은 평시에 지의법사에게 말하기를 나는 죽은 후에 호국대룡이 되어 불법을 숭상하고 나라를 수호하려고 한다.‘ 하였다. 대왕이 재위 21년 만에 승하 하자 그의 유언에 따라 동해구의 대왕석에 장사를 지내니 마침내 용으로 승화하여 동해를 지키게 되었다. 이렇게 장사지낸 문무왕의 해중릉을 대왕바위라 하며 그 준말이 댕바위로 경주시 양북면에 있다. 대왕이 돌아가진 뒤에 그의 왕비도 세상을 떠난 후에 용이 되었다. 문무왕은 죽어서도 호국의 대룡이 되어 그의 넋은 쉬지 않고 바다를 지키거늘 왕비 또한 무심할 수 없었다. 왕비의 넋도 한 마리의 큰 호국룡이 되어 하늘을 날아 울산을 향하여 동해의 한 대암 밑으로 잠겨 용신이 되었다고 한다. 그 뒤 사람들을 이곳을 지금의 대왕바위라 불렀고 세월이 흐름에 따라 말이 줄어 댕바위(대왕암)라 하였으며, 또 용이 잠겼다는 바위 밑에는 해초가 자라지 않는다고 전해오고 있다.’

 

▲ 대왕암 일출 전망대로 향하는 길

 

대왕교를 건넌다. 새로운 공간으로 향하는 유일한 다리로 세월과 바다 염분에 노출되어 바람이 부는 날이면 왠지 심장이 덜렁 내려앉는 느낌이 든다. 대왕교 교량은 폭 2m, 길이 50m1995년 현대중공업에서 설치하여 울산시에 기부한 교량으로 2009년 바닷물 부식을 방지하기 위해 도장작업을 하였지만 2012D등급을 받아 철거와 함께 새로운 교량설치를 놓고 예산문제로 난항을 겪고 있다.

 

▲ 대왕교에서 바라 본 등대 방향 전경

 

▲ 일출전망대

 

 ▲ 일출 전망대 입구, 측면에서 바라 본 전망대 가는 길, 일출전망대 내려가는 길 전경

 

대왕교 건너 바위들이 서로 겹치며 길을 잇는다. 고양이 가족이 바위틈에서 노려본다. 댕바위로 향하는 기암괴석 사이로 데크로 길을 열고 철책으로 기둥을 세워 전망대까지 안내한다. 전망대는 겨우 10여명 올라서면 좋을 만큼 공간이 그리 넉넉하지 못하지만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전경은 매우 아름답다. 특히 사금을 채취하였다는 5개의 크고 작은 섬이 모여 있는 사근방과 붉은 바위 건너 솔숲 너머 조망되는 등탑 주변으로 해무가 밀려오면 몽환적인 분위기에 매료되는 곳이다.

 

▲ 대왕암 일출 전망대로 향하는 탐방객이 꼬리를 잇고 있다.

 

▲ 전망대에서 바라 본 사근방

▲ 전망대에서 바라본 울기등대

 

▲ 전망대를 내려서면서 바라 본 대왕교

 

▲ 대왕교 주변에서 고양이 가족 무리가 발견된다.(총 7마리까지 확인하였음)

 

▲ 대왕교 입구 사랑의 우체통과 함께 산책로가 이어진다.

여름이 되면 대왕암공원 주변 바다안개가 발생하면서 몽환적 분위기를 자아낸다. 짧은 순간 만들어 졌다 바람에 몰려다니거나 띠를 형성하여 대왕암을 가려 놓거나 등대를 숨겨 버리는 바다안개인 해무가 발생하면 등대에서는 고동소리를 울리며 바다의 뱃길을 유도한다. 바다안개는 8월에서 10월 사이에 자주 발생한다.

 

 

 

울기등대

 

돌아 나오는 길에 등대로 향한다. 울산 12경중의 한 곳인 대왕암공원 입구에는 수려한 풍경을 배경으로 동해안을 운행하는 뱃길을 안내하는 목재등탑이던 울기등대(대한민국 등록문화재 제106)이 세워졌고 이후 콘크리트 등탑이 세워지면서 등대로서의 기능을 잃어버렸지만 새로운 등대와 함께 자리 잡고 있다.

 

▲ 울기등대 정문에서 바라 본 구 등대와 신 등대

 

등대 안내 글을 옮겨보면 다음과 같다. ‘등대가 있는 이곳은 송림으로 우거진 산으로 대왕바위산, 혹은 대양산이라고도 하며, 이곳을 지키고 있는 문무대왕비의 넋이 호국용이 되어 문무대왕과 같이 동해를 지키다 대왕암 밑으로 잠겨 용신이 되었다 하여 그 바위를 대왕바위라고 불렀다. 일본이 19052월 이곳에 등간을 설치하면서 울산의 끝이라는 뜻을 그대로 옮겨 러.일 전쟁 시 군사목적으로 등대명칭을 울기등간이라고 하였으며, 이곳 지명 또한 울기로 부르게 되었다.

 

▲ 신등대와 구등대

 

등대는 매주 월요일 휴관하며, 개방시간은 하철기 10:00~18:00, 동절기 10:00~ 17:00 이다. 최초 점등일은 1906324일이며. 회전식 대형등명기와 무신호(에어사이렌) 기능이 있다. 울기등대의 건립배경으로 안내 글을 옮겨보면 다음과 같다.

 

일본이 만주와 조선의 지배권을 독점하기 위해 러.일전쟁(1904.2.8.~1905.9.5.)을 일으키면서 일본해군이 동해와 대한해협에서 해상군 장악을 목적으로 19052월 긴급히 등간을 설치하여 발트 해에 있던 제정 러시아의 유럽 공격 주력함대였던 발틱함대를 격침하는데 이용하였을 것으로 예상되므로, 이 등간은 향해안전 목적이 아닌 군사전략용으로 보인다. 그 이후 동해 남부 연안을 지나는 선박들의 안전을 위하여 높이 6m 돔형의 등대를 설치하였고(고종 광무 103월 추정). 197211월 기존의 등탑에 3m 수직 증축하여 현재의 모습을 하고 있으며 울기등대 구등탑으로 부르고 있다. 주변 해송들이 자라남으로 인하여 해상에서 구등탑이 보이지 않게 되자 198712월 높이 24m 의 신등탑을 새로이 건립하였다.’

 

구등탑은 백색 하부원형 상부 팔각형 구조로 높이 9.2m 이며, 신등탑은 백색 팔각형 구조로 높이 24m 이며, 구등탑은 구한말 시대 건축양식으로 200494일 문화재청의 등록문화재로 지정되었으며, 신등탑은 촛대 모양을 형상화하였다. 울기등대 구 등탑은 등록문화재 제106호로 19052월 목재로 만든 후 19063월 우리나라에서 세 번째로 현재의 장소에 높이 9m의 등대를 만든 후 19871212일까지 80년간 불을 밝혔다.

 

대왕암 등대입구에 하얀 기둥처럼 입구에 세워진 형상을 만나게 되는데 바로 고래 뼈이다. 19842월 군산 어청도 근해에서 잡은 19m 참고래의 턱뼈를 대왕암 입구에 세워 당시 방어진에서 고래포획을 한 사실을 증명하였고, 최근에는 울기등대 입구로 옮겨 놓았다.

 

四色四季

 

▲ 초록으로 물든 대왕암공원 입구 전경

 

봄이 되면 대왕암은 봄소풍을 다녀가는 가족단위 여행객으로 붐빈다. 답답했던 두터운 옷을 벗어 던지고 청정한 공기를 마음껏 마시며 연초록으로 변해가는 풍경에 자연의 위대함을 깨우치게 하는 시기이다. 특히 솔숲 사이에서 만나는 왕벚꽃의 도도한 자태와 개나리, 수선화가 피어있어 탐방객에게 봄 소식을 전해준다.

 

 

 

▲ 여름 바위 틈으로 나리꽃이 피어난다.

 

여름의 시작은 비탈을 따라 온통 나리꽃이 피고진다. 강렬하고 때로는 은은한 색으로 초록세상을 화려한 꽃으로 바다를 향해 무섭게 피어나면서 탐방객을 감탄하게 만든다. 대왕암 입구 일산해수욕장과 함께 이어지는 코스로 송림아래 시원함을, 해풍을 맞으며 전망대에서 무더위를 떨쳐 버릴 수 있어 좋다.

 

운 좋은 날이면 해무를 만나게 된다. 불과 10m 전방이 확인되지 않는 길을 따르다 보면 해무는 바람에 흩어졌다 모였다를 반복하면서 섬이 보이거나 섬 끝자락이 보일락 말락하는 등 경험하지 못했던 신비경을 연출한다. 해무가 짙어지면 등대는 불빛 점등을 미루고 새로운 방법으로 길 안내를 시작한다. 길게 울리는 고동소리로 위치를 알리는데 고동소리는 가슴을 울려 놓을 만큼 새로운 경험을 하게 해 준다.

 

 

 

▲ 일산해수욕장에서 바라 본 대왕암

 

▲ 바위 틈으로 해국이 피고진다.

 

대왕암 공원은 활엽수가 거의 없어 가을이라 하여 단풍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소나무 숲 사이로 갈대가 쓰러지면서 비로소 가을 분위기를 자아내는 곳이다. 바람에 잡풀조차 자라기 힘들 것으로 보이는 해안가에도 가을이 피고 지는데 바로 해국과 털머위이다. 바위틈 척박한 공간에 겨우 뿌리 내리고 피어나는 가을 해국은 안쓰럽기까지 하다.

 

 

 

▲ 추운 한파에 파도가 얼어 붙었다.

 

겨울이 되면 바다는 춥다. 누가 추운 바다를 찾아올까 하는 생각은 접어야 할 만큼 겨울에 찾는 탐방객이 많은 이곳의 최고 매력은 겨울 바다가 그려내는 티없이 맑은 짙은 색감으로 그려내는 아름다운 모습과 하루를 시작하는 뜨거운 일출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 대왕암 공원을 찾은 연인

 

바다를 통해 넘쳐흐르는 생동감에 숨이 차오른다. 알싸한 바다 향기 속에서 자연에너지를 가슴에 담아 본다. 습한 해풍이 거대한 바위를 더듬는다. 매번 대왕릉 앞에 서면 기묘한 바위에 감탄하고 매번 새로움에 빠져든다. 해안길 아래는 출출한 사람들을 위해 간단하게 바다를 먹을 수 있는 주전부리를 파는 아낙네들의 눈빛이 살아있다.

 

거친 돌산을 잇는 다리 건너 시시각각 변하는 바다를 탐조할 수 있는 전망대가 자리 잡고 있으며, 전망대로 향하는 길은 곧 바다 위를 걷는 아슬아슬한 길을 따르며 겹겹이 이어지는 바위를 지나 더 이상 나아갈 길이 없는 전망대에 서게 된다. 순간 시간과 자연이 하나가 되고 지쳐있던 몸은 한 순간에 풀어진다. 눈이 시리도록 아름다운 바다를 껴안으며…….

 

대왕암공원의 여행은 지루할 틈이 없다. 저마다 다른 형상의 바위를 넘는가 하면 탁 트인 바다로 내려선다. 봄의 끝자락 나리꽃이 바위틈을 따라 뿌리 내리고 샛노란 세상을 펼치는가 하면 가을에는 해국이 바위틈 사이로 얼굴을 내민다. 울창한 솔숲 덕분에 햇살을 피할 수 있으며, 조망지점도 좋아 눈이 호사하는 곳이 바로 대왕암공원이다.

 

 

 

성끝마을 향수바람길 끝자락

'슬도명파'

 

울산 방어진 12경 중에서 제2경인 슬도는 성끝마을에서 뱃길로 건너야 했던 작은 섬으로 1989년 해양항만청에서 오늘날의 방파제를 조성하면서 육지화 되었다. 파도소리가 흡사 거문고를 켜는 듯 소리가 난다하여 슬도로 불리는 곳으로 등대와 낚시터 그리고 대왕암으로 가는 길을 열어 놓기도 했으며, 성끝마을에는 벽화를 다수 그려놓았다.

 

▲ 슬도에서 만나는 등대

 

슬도로 진입하는 교량에 도착하면 울산광역시의 상징인 고래 조각과 함께 슬도등대를 만나게 된다. 또한 진입로에서 낚시를 하거나 해녀를 만날 수 있는데 바다에서 다양한 해산물을 건져 올린다. MBC드라마 배경지로 등장했던 천혜의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슬기등대는 1958년 점등을 시작으로 2008년 슬기등대를 다시 단장하면서 등대의 광력을 기존 8마일에서 23마일로 대폭 증강하고, 2009년 무인도였던 슬도를 해상소공원으로 조성하기 위해 본격 준비작업을 진행하였다.

 

 

울산 방어진 12경 중에서 제2경인 슬도는 성끝마을에서 뱃길로 건너야 했던 작은 섬으로 슬도는 무인등대와 함께 낚시꾼이 즐겨 찾는 곳이기도 하다. 슬도 흰색등대 아래는 구멍이 뚫어져 있는 바위를 볼 수 있는데 울산에서 보기드문 지형으로 구멍 사이로 바닷물이 드나들면서 독특한 소리를 내는데 바로 거문고 소리를 닮았다 하여 거문고 슬() 을 사용하여 슬도라 하는데 바다끝자락이라 흡사 거제도 바람의 언덕에 와 있는 느낌을 준다.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울산 동구가 관광자원화를 위해 착안한 동구의 소리길은 9개로 동축사 새벽종소리, 울기등대 안개가 발생하면 울리는 무산소리, 슬도 구멍 뚫어진 바위로 파도가 스며들며내는 파도소리, 울산의 힘 조선소 망치소리, 방어진항을 출발하는 선박의 힘찬 기적소리, 대왕암공원 몽돌해변 자갈 구르는 소리, 옥류천 계곡 물소리, 마골산 숲 바람소리, 서부아파트 매미소리 등이다.

 

 

일산해수욕장

 

▲ 일산해수욕장에서 바라 본 등대와 민섬

 

울산광역시 대왕암공원(옛 울기공원) 입구에 위치한 일산해수욕장은 깨끗한 모래로 형성된 사빈해안으로 해수욕장의 조건을 두루 갖춘 곳이지만 수질이 나빠 해수욕객 보다 인근 울기공원을 찾는 연인들이 머물러 모래 백사장에 발자취를 남기는 곳 정도로 알려지다, 최근 주변 정비와 함께 새롭게 거듭나고 있는 곳이다.

▲ 이른 여름 일산해수욕장 풍경

 

대왕암공원 산책로 A코스 출발지점에 위치한 일산해수욕장은 반달형의 백사장으로 인근 공단과 함께 피서지 보다는 해변을 거니는 산책로로 활용되던 공간을 최근 해안도로에 4종의 야자나무인 카나리아, 인베시아, 당종려, 소철, 카나리아야자 등 시범식재하였으며, 내년에는 추가로 120 그루를 심어 이국적인 해변으로 가꾼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마치며

 

▲ 대왕암 용추수로 전경

 

 

슬도를 시작하여 해안길을 따라 대왕암공원을 거쳐 일산해수욕장에서 여행을 마무리하거나 반대로 일산해수욕장을 출발하여 대암왕공원을 거쳐 슬도를 찾아도 좋은 해안길 코스이다. 일산해수욕장 해안길에서 만나는 다양한 휴식공간과 횟집촌 그리고 민섬을 배경으로 그려내는 아름다운 해안이 일품으로 해안길 끝자락에 도착하면 약간의 계단길을 거처 A 코스를 따라 이동하게 된다. 울기등대 앞 용추수로를 잇는 대왕교를 건너 일출전망대를 돌아 본 후 C 코스와 D코스를 따라 슬도까지 약 2.3km 이동하면 된다.

 

 

 

 

즐거운 여행하시길 바랍니다.

http://blog.daum.net/okgol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