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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남도 구례군 화엄사 흑매 필적이면, 봄도.... 산수유마을(상위마을) - 수락폭포 - 계척마을 - 한천마을 - 화엄사 - 화엄사 지장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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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 진신사리 73과 봉안하고 있는 신라선덕여왕 14년(645) 연기스님이 창건한 천년고찰 화엄사로 들어선다. 행여나 어둠이 찾아들어 고요한 절간에 홀로 남겨지는 것 아닐까하는 묘한 불안감을 떨쳐 버릴 수 없을 만큼 늣은 시간에 절집으로 들어섰다. 급한 마음에 뜀뛰기하다시피 올라간 화엄사에 도착하니 그토록 만나고 싶었던 사적 제505호 화엄사 흑매를 몇 년만에 다시 재회를 하였다.
▲각황전과 원통전 사이 나한전이 위치하며 그 중심에 흑매가 위치하고 있다.
경상도 화개장터를 넘어 전라도로 들어서면 연곡사, 사성암, 화엄사를 빼 놓을 수 없다. 특히 노고단 남쪽 기슭 해발 250m 산간 구릉지에 위치한 화엄사는 화엄사상을 구현하기 위해 백제 성왕 22년(544) 연기스님이 창건한 후 문무왕 10년(670) 3층의 장육전은 의상대사가 주석 할 당시 건립하고, 신라후기 승려 도선에 의하여 확장, 고려 문종 당시 전라도와 경상도에서 받치던 곡물을 저장하는 큰 창고를 일주문 밖에 만들 정도로 번창하다 임진왜란으로 소실되고 1630년 각성스님에 의하여 다시 전각을 보수 중창을 거쳐 대한불교조계종 제19교구 본사로 오늘에 이른다.
▲ 화엄사 첫 관문 불이문에 걸려진 화엄사 현판
화엄사로 들어서면 불이문을 시작으로 금강문과 천왕문이 일직선상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 게 된다. 자세하게 살펴보면 두 개의 태극형상을 하고 있다. 일주문에서 대웅전까지 일직선상에 놓여있지만 불이문-금강문-천왕문은 태극형상을 이루고 보재루-운고각-대웅전 또한 태극형상을 하고 있다. 이 태극형상은 처음 만나는 것이 세간법을 비유한 것이고 두 번째가 출세간법으로 불교의 오묘함을 곧장 반영해 보여주는 것이다. 또한 최근 보수를 마친 절간은 많은 나무와 깔끔하게 단장된 모습에 큰 거부감 없이 다가선다. |
첫문을 통과하면 오른편에 홍매화 1그루가 최근 심어져 화사한 봄을 선보이고 있다.
▲ 불이문에서 금강문으로 향하는 좌,우 도열하고 있는 동백나무 |
▲ 벽암국일도대선사비
벽암국일도대선사비는 화엄사 일주문을 열고 들어선 후 처음으로 만나는 불교문화재로 1663년 조선시대 조성한 높이 355.5cm의 탑비로 안내글을 옮겨보면 다음과 같다. '화엄사 중창의 주역인 벽암각성(1575-1660)의 탑비이다. 그는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에 참전하여 크게 활약하였고, 승군을 이끌고 남한산성을 축성하는 등, 조선후기 사회에서 불교계의 위상을 높이는데 공헌하였다. 또한 전란 우에는 화엄사를 비롯하여 해인사. 법주사 등의 여러 사찰의 중수를 주도하여 조선후기 불교사에 커다란 발자취를 남겼다' |
금강문과 천왕문을 두고 신도들은 의아해 한다. 처음 만나는 금강문을 사대천왕이 있는 천왕문으로 착각을 하기 때문이다. 일주문을 시작으로 금강문을 만들거나 천왕문을 두는데 금강역사상을 주로 배치하며, 금강문을 통과하면 청정도량으로 들어오는 모든 악귀가 소멸된다는 의미로 부처를 외호하는 성중들 맨 앞에 금강역사가 있기 때문에 금강역사를 제일 앞에 세우는데 화엄사에는 보현동자와 문수동자가 좌우에 있다.
▲ 금강문으로 향하는 길이 말끔하게 단장되어 있다.
▲ 천왕문 지나 만월당 앞에 한 그루의 백매가 꽃을 피우고 있다.
▲ 만월당 앞 매화
1. 각황전 2. 대웅전 3.각황전 앞 석등 4.사자탑 5.서오층석탑 6.동오층석탑
▲ 동오층석탑 뒷편으로 서오층석탑 과 각황전석등, 각황전이 위치하고 있다. 각황전 오른편에 흑매가 고운 자태를 뽐내고 있다.
경내로 들어서면 곧장 동,서로 2기의 탑이 자리 잡고 동탑 앞으로 대웅전이, 서탑 위에는 국내 최고 건물로 알려진 각황전이 자리하고 각황전 앞에는 국내에서 가장 큰 화엄사 석등과 화엄사 원통전전사자탑이 위치하고 있다. 각황전 옆으로 난 계단길을 따라 오르면 적멸보궁으로 불리는 효대가 위치해 있다. |
▲ 동오층석탑 / 보물 제132호 |
▲ 서오층석탑 / 보물 제133호 |
▲ 보재로에서 바라본 전경. 오른편으로 동오층석탑, 왼편으로 서오층석탑이 상부층 대웅전 앞으로 중심을 약간 벗어난 곳에 위치하고 있다. ▲ 각황전 앞 석등에서 내려다 본 서오층석탑과 뒷편으로 동오층석탑과 적묵당이 위치하고 있다.
화엄사동오층석탑(보물 제132호)은 대웅전 앞 2기의 불탑으로 동탑과 서탑이 있다. 동탑은 서탑과 달리 장식이 없는 밋밋한 석탑으로 1단의 기단석 위 5층 탑신을 올려 서탑 2단 기단부와 차별을 둔 통일신라시대 탑으로 추정하고 있다. 화엄사서오층석탑(보물 제133호)은 밋밋한 남성적 동탑과 달리 여성처럼 화려한 장식이 돋보이는 탑으로 2단의 기단석 위 5층 탑신을 올려놓고 아래층 기단 각 면에 12지신상을 배치하고 위층 기단은 기둥을 새겨놓고 8부신중을 새겨놓았다.
▲ 화엄사 대웅전 / 보물 제299호
화엄사대웅전(보물 제299호)은 임진왜란으로 소실된 대웅전을 조선 인조 8년(1630) 벽암대사가 다시 세운 전각으로 현존 하는 화엄사 건물 중 가장 오래 된 건물로 정면 5칸, 측면 3칸의 팔작지붕을 한 다포계양식의 대웅전은 삼존불을 모시고 있으며, 영조 33년(1757) 조성한 후불탱화와 인조 14년(1636) 의창군이 쓴 편액이 내걸려 있다. |
▲ 각황전 / 국보 제67호
우리나라에 현존하는 전각 중에서 가장 위엄을 갖춘 웅장한 전각으로 손꼽는 화엄사각황전(국보 제67호)은 사방 벽면에 화엄경을 새긴 3층 전각 장륙전은 임진왜란으로 파괴되자 조선 숙종 28년(1702) 계파대사에 의해 다시 건물을 짓고 숙종 임금이 하사한 현판에 따라 각황전으로 불렀다. 각황전은 신라시대로 추정되는 돌기단 위 정면 7칸, 측면 5칸의 2층 전각으로 팔작지붕을 한 다포계방식으로 통층 구조 법당에는 3여래불과 4보살상을 모시고 옛 장륙전의 흔적으로 만여 점이 넘는 화엄경 조각이 남아있다.
화엄사에는 가장 큰 법당인 각황전과 가장 큰 석등이 상단부에 위치하고 있는 모습이 흡사 궁궐을 방불케 한다. 처음 이곳은 의상대사가 만든 2층 4면 7칸의 장육전이 있던 곳으로 화엄경을 돌에 새기고 황금장육불상을 모셨지만 정유재란을 피해가지 못하고 소실된 후 숙종 25년~28년(1699~1703)에 계파 성능선사에 의하여 중창하고 1730년 형조참판 이진휴가 편액을 봉양하니 오늘날 최고의 법당으로 자리메김하게 되며, 숙종 임금에게 불교사상을 일깨워 주었다는 뜻으로 각황전이라 불렀다. 각황전 내에는 보통 3불을 모시는 것과 달리 3붕 4보살을 모셨는데 관세음보살, 아미타불, 보현보살, 석가모니불, 문수보살, 다보여래, 지적보살이 모시고 있다.
▲ 화엄사 원통전 앞 사자탑 / 보물 제300호
원통전 앞에 위치해 있는 사자탑은 보물 제300호로 통일신라 9세기 말~10세기 초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탑의 높이는 331.2cm 이며, 네 마리의 사자가 탑을 받치고 있는 모습을 하고 있는데 개인적으로 사자라기 보다는 사자개 또는 원숭이를 많이 닮고 있다. 탑에 관한 안내글을 옮겨 보면 다음과 같다.
' 이 탑은 아래 기단의 면석에 갓기둥과 버팁기둥이 없는 불단 형식으로 몸돌은 네모난 기둥처럼 우뚝하게 길며, 각 면에는 사천왕상이 얕게 새겨져 있다.' 원통전 앞 네 마리의 사자로 추정되는 동물이 네모난 돌을 이고 있는 모습으로 노주라 불리는데 정확한 용도는 알 수 없어 불사리를 모시거나 공양대로 사용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연꽃 위 올라앉은 사자로 보이는 동물은 제각기 다른 표정을 짓고 연꽃이 조각된 돌을 받치고 있다.
▲ 화엄사 각황전 앞 석등 / 국보 제12호
화엄사각황전앞석등(국보 제12호)은 한국 최고의 규모 각황전 앞 석등은 총 높이 6.4m으로 8각 바닥돌 위 연꽃무늬 아래받침돌을 올려놓고 위에 통일신라시대 양식을 한 대표적인 작품으로 장고모양의 기둥을 세우고 윗받침돌을 올려 화사석을 받치고 있다. 통일신라 헌안왕 4년(860)에서 경문왕 13년(873)에 만든 석등으로 추정하고 있다. |
국내 사찰중 순천 선암사 선암매와 양산 통도사 자장매 그리고 순천 금둔사 설중매, 구례 화엄사 흑매를 빼 놓고 봄 이야기를 할 수 없을 만큼 국내 사찰에 피는 매화 중에서 으뜸으로 손꼽는다. 오늘의 여행은 전남 구례군 화엄사 각황전 앞 ‘흑매(화엄매)’ 이야기로 시작하려 한다.
▲ 흑매의 고운 자태
흑매란 검을 흑(黑), 매화나무 매(梅즉) 즉 검은색 꽃을 피우는 매화라 부른다. 실제 꽃이 검게 피는 매화는 없다. 붉은색이 겹치고 겹쳐 핏빛으로 그리고 적색으로 변화를 하듯 보편적인 속세의 매화는 선홍색이거나 하얀색, 아이보리 비슷한 미색이 대부분이지만 화엄사 흑매는 색이 짙고 도발적으로 피어나기 때문에 흑매 또는 화엄매, 야매, 홍매, 장륙화라 부른다. |
화엄사 매화는 조선 숙종 당시 장륙전 자리에 각황전을 세우고 기념하는 의미로 계파스님이 한 그루의 홍매화를 심기 시작하면서 장륙화(丈六花)로 불리며 오늘날까지 그 자리를 묵묵하게 지켜가며 봄마다 화려한 자태를 뽐내고 있다. 화엄사 흑매의 수령은 대략 300-350년으로 추정되며, 오랜 세월 살아온 고매(古梅: 150년 이상 된 매화나무)로 한지에 핏방울로 그려낸 듯 한 선명한 색감이 감성을 출렁인다.
나는 아직까지 수많은 매화를 만나왓지만 이곳 구례 화엄사 흑매처럼 당당하게 꽃 피우는 매화는 다른 곳에서 본 적이 없다. 가식적인 가지 뻗음도 아니며, 주변에 많은 꽃들이 범람하여 흥을 깨는 것도 아니다. 그저 바라만 봐도 가슴 한편 무너져 가는 감성이 치료되는 그런 매화이다. 인간의 마음을 그깟 여린 홑꽃잎 다섯 장이 그려내는 아름다움에 이끌려 봄이 되면 먼 길을 새벽을 가르며 달려가는 것이다.
화엄사는 불이문을 시작으로 금강문 좌우에 덕장전과 유물관이 있으며, 최근 불이문 입구 홍매화 한 그루를 심어 놓았다. 화엄사 흑매에 비할 수 없지만 연분홍색 고운 여인의 얼굴을 닮은 매화이다. 금강문으로 향하는 길목 좌우에는 동백나무를 줄지어 심어 놓아 앞으로 또 다른 화엄사의 명물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인다. 금강문을 지나 천왕문을 거쳐 오르면 보제루와 운고루 사이 길이 열린다. 화엄사서오층석탑과 동오층석탑 그리고 계단 위 오른쪽부터 명부전을 시작으로 대웅전, 영전, 원통전. 나한전. 각황전이 자리 잡고 있다. 각황전 건물과 원통전 건물 사이 나한전이 있으며, 이들의 경계가 맞물리는 지점에 나무 한그루가 자리 잡고 있는데 바로 흑매이다. |
▲ 각황전에서 화엄사사사자삼층석탑으로 향하는 길목에 3월 말이면 동백꽃이 만개한다. ▲ 2015년 4월 현재 화엄사 효대는 지붕을 올리는 작업을 하고 있으며, 출입이 통제되어 지난해 사진으로 안내한다.
화엄사사사자삼층석탑(국보 제35호)은 2단 기단부 위 3단의 탑신을 올렸으며 기단 아래층에 천인상을 새겨놓고 석등과 마주하고 있다. 기단 각 모퉁이는 각기 독립된 네 마리의 사자가 기둥 역할을 하고 중앙에 스님상을 모셔놓았는데 연기조사의 어머니로 알려져 있으며, 석등 앞 스님상은 어머니에게 차를 공양하는 연기조사의 효성을 표시한 것이라 한다.
화엄사에 독특한 공간이 바로 화엄사 효대이다. 화엄사를 창건한 연기조사는 어머니를 지극정성으로 다하는 효성이 깊은 아들로 화엄사를 창건 후 혼자가 되신 어머니를 모셔와 매일 아침 따끈한 차를 공양하였는데 훗날 효대라는 석등과 탑이 조성되었는데 아들인 연기조사는 석등에서 무릎 꿇고 차를 올리는 모습을, 어머니는 석탑 안에서 아들을 향해 합장하고 있는 모습으로 오늘날 전해지고 있다.
다른 이야기로는 석등안에 있는 인물이 연기조사가 아니라 신라시대 황룡사에 주석했던 도선국사라는 설도 있다. 17세기 사찰 여행가였던 정시한(1625~1707)이 1686년 화엄사에 들렀는데 당시 스님이 도선국사의 어머니 상이라 하였다는 것을 산중일기에 서술해 놓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확인되는 탑에 사자상이 등장하는 것이 비단 화엄사가 전부가 아니다. 함안 주리사지 사자석탑에도 네 마리의 사자가 탑을 받치고 있으며, 홍천 사사자석탑 과 제천 사자빈신사지 사사자 구층석탑이 있는데 이 중에서 화엄사처럼 인물이 들어가 있는 탑으로 제천 사자빈신사지 사사자 구층석탑이 있다. 그리고 경주 불국사 다보탑에도 오늘날 한 마리가 아니라 네 마리의 사자가 있었으며, 신라 괘릉에는 왕릉을 지키는 사자 네 마리가 있다. 신증동국여지승람(1530년)에 의하면 연기 스님이 어느 시대 인물인지 알지 없지만 화엄사를 창건하였으며, 어머니가 머리에 탑을 이고 서 있는 모습이 독특한데 신도들이 연기와 그 어머니라 하였다고 하여 오늘날 그 설이 굳혀져 있다. |
▲ 운고루 ▲ 저녘예불을 드리고 있다.
화엄사에 피는 올벚나무는 수령 300년, 높이 12m, 뿌리부분 둘레 4.42m로 병자호란(1636)으로 오랑캐에게 수모를 당한 후 전쟁에 필요한 활을 만드는 목재로 벚나무를 사찰마다 심게 하였다. 당시 주석하신 벽암스님이 인조의 뜻을 받들어 올벚나무를 심었는데 그 중 두 그루가 자라고 있었는데 한 그루는 80여 년 전 절을 수리하면서 베어 적묵당 안마루에 깔았다. 화엄사 맞은편 암자 지장암 앞에 1그루가 지금도 살아있다.
지정문화재 현황으로는 총 14점 (국보4, 보물5, 천기1, 도지정4)인데, 국가지정문화재(10점)로는 국보 제12호 화엄사각황전앞석등, 국보 제35호 화엄사사사자삼층석탑, 국보 제67호 화엄사각황전, 국보 제301호 화엄사영산회괘불탱, 보물 제132호 화엄사동5층 석탑, 화엄사서5층 석탑(제133호), 화엄사대웅전(제299호), 화엄사원통전앞사자탑(제300호), 구례화엄사화전석경(8,980점 외 일괄 : 제1040호), 천연기념물 제38호 화엄사의 올벚나무가 있고, 시도 지정문화재(4점)로는 도유형문화재 제49호 화엄사보제루화엄사9층암석등(제132호), 문화재자료 제34호 화엄사, 남악사(제36호)가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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