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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진안군 주천면 운봉리 675 전북 진안군 구봉산 다녀오다 |
▲ 대형주차장에서 올려다 본 안개비 내리는 구봉산
진안군 구봉산(1002m)을 우연히 방문하게 되었다. 사전조사도 없이 진안군에서 갑작스레 일정을 변경해야 할 날씨상황이 생겼고 그때 문뜩 안개비를 뚫고 산 정상에 오르고픈 생각이 들어 올망졸망 아홉 봉우리와 국내에서 가장 긴 무주탑 방식의 100m 하공다리가 있다는 구봉산으로 찾아들었다.
▲ 대형주차장에서 바라 본 양명마을
대형 주차장(전북 진안군 주천면 운봉리 675 )에 도착하니 구봉산은 안개비 속에 가려져 보이지 않는다. 이른 시간 텅 빈 주차장에서 비옷을 주섬주섬꺼내입고 구봉산 정상을 향한다. 대형주차장 들머리에서 구봉산 정상까지 2.8km, 북두봉 5.5km, 운장대 10.8km 구간으로 제1봉(668m)까지 1.3km 약 35분 소요된다고 안내를 하고 있었다. 제1봉(668m)을 시작으로 산행은 제9봉(1002m)까지 계속 오르막길이 쉼 없이 이어지는 구간이다. 하산은 제8봉을 거쳐 돈내미제를 거쳐 내려오는 길과 구봉산을 통과하여 바람재로 내려서는 길이 있다.
▲ 구봉산 초입길을 오른다.
비가 내리는 구봉산에 첫발을 딛는 순간 질척한 산행 길로 등산화가 진흙투성이 되어 무겁게 느껴진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다녀갔는지 입구부터 눈에 띄는 것은 온통 쓰레기와 산행안내 지도가 진흙속에 파묻혀 너덜꺼리고 있다. 들머리를 시작으로 약 800m 오른 구봉산 정상 2.0km 남겨두고서부터 본격적인 가파른 등산길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것도 비가 와서 미끄러운 산길이었다.
▲ 철부지 진달래가 만발했다.
제1봉에서
▲ 제1봉에서 바라 본 전경
▲ 대형주차장 전경. 9시인데 벌써 관광버스가 도착했다. ▲ 제1봉에서 내려다 본 출발지점 대형주차장이 살짝 엿보인다. ▲ 제8봉에서 내려서는 하산길 '돈내미재' 전경 ▲ 제2봉 가는길에 뒤돌아 본 제1봉 전경
용담호 방향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구름을 몰아내면서 출발했던 대형주차장과 함께 산 아래 마을을 열어주는게 아닌가. 가을이 물러가고 있는 진안의 산골마을과 산허리 어디쯤 올라오는 단체객들의 제잘 꺼림이 아주 가까이서 들려온다. 안개비가 잠시 멈춘 사이 바람이 속살을 보여주듯 잠시 열어준 모습에 힘든 순간이 한순간 날아가며, 앞으로 이어질 9봉까지 신비로운 풍경을 기대해 본다. |
제2봉
▲ 제2봉 돌무더기
제1봉이 전망을 하기위한 공간이라면 제2봉은 잠시 머물며 쉬어가기 좋은 공간이다. 넉넉한 공간과 따사로운 햇살을 잠시 피할 수 있는 곳이며, 제1봉과 제3봉을 올려다 보며 주변 경치에 넋놓고 사색하기 딱 좋은 곳이다. |
제3봉
▲ 제3봉은 스쳐가듯 지나가며 만난다.
제3봉(728m)은 밋밋할 것 같지만 암봉 앞으로 이어져 있는 절벽구간을 잠깐 내려서니 방금 스쳐온 제1봉과 제2봉이 그려주는 풍경과 앞으로 갈 제4봉 전망대가 멋진 한 장면을 그려낸다. 안개비는 내리고 눈 앞 쉼터이자 전망대 정자는 보였다 사라지길 반복하니 혹시나 구름다리를 보지 못하는 게 아닐까하는 걱정이 들기 시작한다.
제4봉
제4봉(752m)에 도착한다. 제3봉에서 바라 본 정자를 만나니 정자 밑에 정상석이 자리하고 올려진 정자에는 구름정이라 안내되어 있지만 아쉽게도 구름정에서 안개와 일찍 올라온 팀이 좁은 공간을 둘러앉아 밥을 먹느라 머물 공간조차 없었다. 산에 먹어도 온 것인지 몰라도 수많은 탐방객이 오르는 구름정을 독차지 하고 있는 이들은 누구인가.
제4봉 ~ 제5봉 구름다리
▲ 제5봉 지점에서 바라 본 구름다리 전경
4봉 구름정을 내려서니 눈앞에 희미한 형체의 구름다리를 만난다. 안개구름 사이 잠깐 모습을 드러낸 구름다리는 다시는 보여주지 않을 듯 다시 감춰 버린다. 구름다리가 보일 때까지 버티자며 간식을 잠시 꺼내 먹으며 기다리는 사이 뒤따라 올라온 탐방객 한 무리가 구름을 건너 사라진다.
구름이 걷히지 않아 잠시 구름다리를 서성 꺼려 본다. 바닥을 통해 산 아래를 내려다 볼 수 있도록 스킬그레이팅을 설치해 놓았다. 국내 최장 흔들다리라 하지만 정작 흔들리는 정도는 크게 느껴지지 않을 만큼이었다. 2015년 8월3일 개장이후 전국 등산팀은 다들 다녀갔을 만큼 많은 사람이 찾은 구름다리는 모습을 다 드러내지 않았다.
▲ 8봉에서 하산하는 하신길 전경
얼마나 기다렸을까? 안개가 잠깐 비켜가며 보여주는 돈내미제 하산길이 무척 아름답다. 그리고 한순간 탄성소리가 허공에 빗발쳤다. 단체로 온 팀들도 구름정에서 안개가 걷히기를 기다렸는지 잠깐 보여준 허공다리의 모습에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구름다리와 안개비의 자리다툼은 계속 되었고 잠시 잠깐 구름이 비켜 간 자리를 탐방객은 즐기며 건넌다. 그리고 구름다리 아래로 모습을 다시 드러낸 가을 전경이 무척이나 평화롭고 신비스럽다.
제6봉
▲ 6봉에서 바라 본 제 5봉 전경 |
제7봉
▲ 제7봉 전경
제7봉은 올라가는 길이 조금의 체력을 요하는가 하면 내려서는 길도 만만치 않다. 올라가는 길이 잘 정비되어 있는 반면 내려서는 길은 로프구간으로 올라간 만큼 다시 내려서야 제8봉으로 향하는 길을 만나게 된다. 급경사이며, 빗길에 미끄러워 조심이 최고인 구간이다. |
제8봉
▲ 제7봉에서 8봉을 잇는 구름다리 구간
▲ 잠깐 보여진 마을 ▲ 7봉과 8봉을 잇는 아치교 ▲ 안개가 살짝 열어 준 8봉 전경 ▲ 길을 오르다 만난 풍경 ▲ 아치교를 건너면서 ▲ 제1봉 부터 봉우리를 전망할 수 있는 곳에서 바라 본 전경 ▲ 안개에 가려져 버린 모습
7봉이 오르는 수고를 하였다면 8봉은 머물며 쉬어가는 구간이다. 힘들게 지나 온 코스를 다 바라 볼 수 있는 곳이자, 앞으로 진행하여야 할 9봉을 앞두고 마음도 가다듬고 휴식을 취하며 간식을 챙겨먹을 수 있는 곳이기도 하며, 바위산이 끝나고 이제부터 육산으로 진입되는 곳이기도 하다. |
돈내미재 갈림길 그리고 9봉을 향해
▲ 경사가 심한 9봉으로 향하는 길
제8봉과 제9봉 사이 하산길이 나온다. 돈내미재로 내려서는 약 2.3km 구간이다. 제9봉까지는 약 500m 남겨둔 길목이지만 대부분 이곳에서 제9봉을 포기하고 내려선다. 제9봉까지 오르는 500m 구간은 지금까지 걸어온 제1봉부터 8봉까지 길과는 전혀 다른 성격의 산으로 계속되는 오르막 구간이다.
9봉을 향해 이동한다. 단체객이 돈내미재로 내려선 탓에 산길은 다시 한적해 졌다. 빗방울로 인하여 온 몸은 후덥지근하였고 길은 미끄러웠다. 계석되는 나무계단 오르막구간과 밧줄구간에서 걷다 쉬다를 반복한다. 주변에는 가을 단풍이 늣가을비에 촉촉하게 젖어 있다.
마지막 9봉을 만나다.
구봉산 정상에서 복두봉까지 2.7km, 운장대까지 8.0jm, 돈내미재는 0.5km 구간이다. 정상에서 하산하는 길로는 8봉에서 9봉으로 오르는 길을 다시 500m 내려서서 돈내미재로 하산하거나 정상에서 곧장 복두봉 방향으로 진행하여 바람재로 내려서면 된다. 정상에 오른 만큼 하산 길을 계속 진행하여 바랑재로 향한다.
바랑재로 하산을 하며 탐방을 마치다.
▲ 하산길로 잡은 바랑재 코스 내리막길이 심상치 않다. 정상 제9봉을 출발하여 바랑재를 지나 내려서는 길은 몸시 비탈길이다. 비까지 내려 엉덩방아 찧기 딱 좋은 산길에 보행이 더뎌진다. 독특한 소나무를 만나는가 하면 하산 길에서 계곡 물소리도 들려온다. 잠시 계곡에 들러 쉬어가기도 하면서 하산을 재촉한다.
구봉산을 오르다 보니 2봉과 3봉 그 사이가 이상하다. 봉우리 하나를 올랐는데 표지석이 없고 다음 봉우리에서 3봉을 만난다. 왜 2봉과 3봉 사이 제법 규모가 있는 봉우리를 구봉에서 제외하였을까? 그리고 누가 봐도 제9봉은 암봉과 연결된 구봉이라기보다 별개의 산으로 봐야 한다. 현재 1봉부터 2봉과 3봉 사이를 봉우리를 포함하면 9봉이 되며, 장군봉은 9봉에서 제외되는 게 정석이 아닐까 싶다.
여행코스는 대형주차장을 시작으로 1봉초입길-쉼터-1봉~4봉-구름다리-9봉 정상-바랑재-원점회귀 순으로 총 6.4km 구간 5시간이 소요되었다. 등산을 하는 산악팀이 아니라면 장거리를 거쳐 방문하는 만큼 개인적으로 8봉 암릉구간만 이용하고 9봉은 남겨둔 채 돈내미재로 하산 할 것을 권하고 싶다. 9봉은 체력이 방전된 상태에서 코가 땅에 닿을 정도로 너무 힘든 구간이므로 정상을 꼭 올라야 하는 탐방객만 오르면 될 듯 싶다.
▲ 이게 산악회가 지나간 흔적이다. 제발 정신 좀 챙기자.
너무 많은 산악팀이 다녀갔는지 몰라도 전국 방문한 산이 몇곳은 안되지만 제일로 지저분한 산이었다. 곳곳에 널려져 있는 각 산악회 이정표 종이가 널부러져 있는가 하면, 마신 물병이 얼마나 무거운지 몰라도 산속에 던져 버리고 간 사람들, 밀감껍질이 산에 뿌려져 가을 분위기를 연출하는가 하면 좁은 공간에서 밥 먹자며 다른 사람의 쉼터를 차지하는 사람들까지 우리나라 산을 찾는 사람들에게 제발 명품 옷만 입지 말고 명품 인품을 기대 해 본다.
전국에 산재해 있는 산 이름 중 천황봉, 천황산이 고역을 겪고 있다. 경남 밀양 천황산이 일제 잔재라며 누군가 칼로 ‘황’자를 제거해 버렸다. 급기야 천황산이 재악산으로 개명하자는 움직임이 진행되고 있다. 충북 보은 속리산 천황봉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천황봉에 관해 보물 제1592호 여지도(1700년 중후반 정조시대 편찬 추정)에 의하면 천왕봉으로 표기되던 산이 일제강점기 일본이 황제국으로 천황으로 교체했다는 것이다. 오늘날 천왕봉, 천황봉 표기는 전국에 17곳이나 된다. 어찌되었던 제9봉으로 알려진 천황봉은 어느 날부터 천왕봉이 되었고 오늘날 장군봉으로 표기하고 있다. 왜 우리는 이토록 천황이란 말에 민감할까? 바로 일제강점기를 거쳐 오면서 일본 천황에 분노하기 때문인데 과연 천황은 일본의 왕일까? 우리는 환웅천황(桓雄天皇)을 한번쯤 이야기 들었을 것이다. 배달국이 내세운 제일 먼저 높은 사람이 천황이 아니던가. 왜 우리는 고작 2천년 된 일본 천황만 알고 6천 년 전 환국시대를 다스리던 역사의 천황은 말하지 못하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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