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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트레킹 - 제주도 한라산 영실코스를 향하다.

허영꺼멍 2016. 1. 30.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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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한라산 어리목을 향하다

| 여행일자 : 2016년 01월 27일

 


한라산 어리목 휴개소



한라산에는 정상으로 향하는 성판악, 관음사 코스를 비롯하여 겨울 눈꽃산행길로 가장 아름답다는 영실, 어리목 코스 그리고 돈내코 코스를 통해 겨울을 만끽할 수 있다. 성판악 코스는 편도 약 9.6km 거리의 산을 완만하게 따르다 보면 백록담에 오를 수 있다. 산행 입산 가능시간은 겨울철 06:00~12:00까지 입산이 허용되며, 진달래대피소까지 12시에 통과하여야 한다. 백록담으로 오르는 코스 중 또다른 하나가 관음사코스이다. 편도 8.7km이며, 난이도가 높아 일반인은 거의 피하는 코스이며, 삼각봉까지 12시 이전에 통과하여야 한다.


설경 여행은 한라산 최고 설경코스로 알려진 영실코스이다. 윗세오름에서 영실휴게소까지 3.7km 구간이며, 2009년 오픈한 남벽분기점까지 2.5km 더 오르면 백록담 분화벽을 볼 수 있는 구간이다. 영실코스와 함께 주로 하산길로 이용되는 어리목 코스는 어리목탐방소에서 윗세오름까지 4.7km 구간으로 영실코스보다 조금 밋밋한 곳이기도 하다. 200915년간 휴식년제를 마친 돈내코 코스는 제주 남쪽 바다 배경으로 남벽분기점까지 오른 후 영실이나 어리목으로 하산하면 되는 코스이다.


자 ! 출발이다.



▲ 어리목 휴게소에서

겨울하면 설산이며, 설산을 떠올려 보면 한라산이 아닌가. 하지막 막상 나서려면 많은 장비와 시간적 압박감에 전문 산악인이 아니라면 진정한 설산에 빠져들기 어렵다.


설산의 끊임없는 유혹은 절실하게 다가오던 1월 마지막 상고대와 눈꽃 그리고 드넓게 펼쳐진 설경을 통해 만나는 한 폭의 그림, 대한민국 산악인이 겨울에 가장 가고픈 곳 한라산을 오늘 시작해 본다.


출발도 하기전 제주도 도심을 비롯하여 공항은 마비되고 1100도로는 통제, 윗세오름에 눈이 윗세오름에는 약 160cm 쌓이는 기록적인 폭설과 함께 한라산 입산통제 그리고 2016126일 오후 7시 대설주의보가 해제 되었다. 2009313일 폭설 이후 7년 만에 제주도에 한파주의보가 내리는 등 제주도 일정을 두고 예약을 취소해야하나 진행하여야 하나 고민을 하였다. 출발을 앞두고 어리목~영실코스 탐방가능 여부를 알기 위해 전화를 해보니 알 수 없다며 당일 와서 확인하란다.


▲ 한라산 주변에서 바라 본 한라산 전경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곧장 차를 렌트하여 한라산 어리목 영실 코스로 향한다. 전날 내린 폭설 그리고 1139번 지방도를 따라 이동 후 1117번 지방도 접속 후 어리목 입구 한밝저수지 앞에서 차량은 더 이상 진행을 하지 못한다. 안타깝게도 더 이상 차량 진행은 어려운 상태이니 도보로 이동하란다. 이미 도착한 지방도에서 완전무장을 하고 돌아가기에는 아쉬운 만큼 도로를 따라 오른다. 평소 차량으로 어리목휴게소까지 간단하게 오르는 길로 약 5km 구간 왕복 10km 이다.


▲ 폭설에 말들도 쉬어간다.


한라산국립공원을 향해 첫 발을 딛다. 민족의 영산이자 겨울 설산 최고의 산행지 한라산(1,950m)은 남한 최고봉으로 1966년 천연보호구역 천연기념물 제182호 지정된 후 1970년 국립공원으로 지정, 2002년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 2007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 2008년 물장오리 오름 람사르습지 등록, 2010년 제주도 세계지질공원 인증 등 한라산은 국내 3대 영산(靈山)이자 한반도 최남단에 자리하고 있다.


▲ 어리목 휴게소 500m 남겨둔 지점 설국


성판악이나 관음사를 시작으로 눈길을 닫고 올라 백록담을 담고픈 마음을 내려놓는다. 겨울 설산을 무리하게 다녀 올 만큼 체력을 장담할 수 없고 패기하나로 모험하기에는 너무 추운 겨울이었기에 미련 없이 영실코스로 향한다. 하지만 눈길로 인하여 어리목 입구에서 더 이상 진행하지 못한 채 어리목을 향해 올라선다. 주말 호남지역을 비롯하여 제주도는 많은 눈이 내렸고 하얀 눈이 그려내는 설국 세상에는 오직 하얀 눈뿐이었다.


▲ 평소 차량으로 올라가는 어리목 휴게소를 앞두고 도로를 시작으로 약 5km 구간 아래부터 시작하여 오른다.


차량 출입이 통제된 도로를 따라 겨울 설산을 만끽하며 오른 어리목휴게소에서 더 이상 진행이 어렵다며 당일 열려진 등산로는 어승생악정상이었다. 30분이면 오를 수 있는 코스가 바로 어승생악이었지만 오르기에는 이미 너무 지쳐있었고 휴게소에서 라면하나 허기 채우고 따끈한 커피 한잔하고 나니 피로로 몰려온다. 그리고 내일 날이 좋아지면 올라오자며 하산을 하였고 그 다음날은 겨울비가 내려 오를 수 없었다.



러셀 작업이 이루어지지 않아 산행이 어렵다며 체력이 바닥나기 전에 무리한 산행을 하지 말고 되돌아 내려 설 것을 당부한다. 러셀Russell)은 탐방로에 눈에 쌓여 등산로가 불분명할 때 앞서 길을 터는 것으로 명칭의 정확한 어원은 제설차를 만드는 미국 회사 이름이다. 러셀작업이 이루어지지 않은 구간은 상당한 체력과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전문가가 아니면 산행을 포기하고 다음 기회로 미루는 게 좋다.



자연경관이 아름다운 한라산은 25천년 이전 화산활동을 신생대 제4기 화산섬으로 알려져 있다. 다른 산과 달리 주변 오름이라는 제주도의 독특한 언덕이 자리하고 있는데 한라산 주변에 무려 360여개에 달한다.



화사한 단풍 옷을 훌훌 털어 낸 앙상한 나뭇가지, 차가운 기암절벽 새하얀 옷을 갈아입는, 눈꽃이 피어있는 한라산 설국의 정취에 푹 빠져들고픈 성급함에 이른 시간 차가운 바람이 배회하는 길을 나선다. 칼바람이 걸음을 더디게 만든다. 코스는 한라산 대표적인 겨울 산행코스인 어리목을 시작으로 영실로 하산하는 코스를 따라 이동하기로 하였다. 어리목탐방소(970m)를 시작으로 어리목 목교를 지나 사제비동산-만세동산-윗세오름대피소를 돌아 남벽 분기점까지 약 6.8km 구간을 오른 후 다시 윗세오름으로 하산하여 영실탐방로를 따라 내려 설 계획이었지만 눈길로 인하여 어리목 탐방소에서 발목이 잡혔다.


어리목탐방안내소-2,4km-사제비동산-0.8km-만세동산-1.5km-윗세오름-2.1-남벽분기점(1,600m)-2.1km-윗세오름-2.2km-병풍바위-1.5km-영실휴게소(1,280m)-2.4km-영실탐방안내소로, 영실휴게소까지 차량이동하면 총 12.6km 구간을 진행하려 하였다.


계획은 차질이 있어야 재미가 있는 법? 어리목탐방안내소를 차량으로 올라 등산하려던 계획이 어쩌다 보니 되돌아가는 반환점 구간이 된 여행길이었다.


오르지 못한 한라산에는 설문대할망이 살았다 한다. 백록담 정상 해발 14001600m 지점 남벽은 병풍을 두른 듯 절묘하게 솟아 벽을 이루고 있다. 이곳 병풍바위를 두고 석가여래가 불제자에게 설법하던 영산을 닮았다하여 영실이라 하며, 신들이 사는 신령한 골짜기라 말한다. 영실기암에는 전설이 전해져 온다.



전설은 용암 때문일까? 이야기는 제주도를 창조하였다는 신화 속 여신인 설문대할망의 가족 이야기다. 설문대할망은 아들 오백 형제가 있었다 한다. 흉년이 든 어느 해 오백형제는 양식을 구하기 위해 영실을 떠났고 설문대할망은 죽을 끊이다 그만 발을 헛디뎌 죽솥에 빠져 죽게 되었다. 양식을 구하고 돌아 온 오백형제는 배가 고파 죽을 먹었는데 막내가 마지막 죽을 먹을려는 순간 큰 뼈를 발견하고 그 뼈가 설문대할망이 죽솥에 빠져 죽었다는 걸 알게 된 막내는 어머니 죽을 먹은 형체들과 살 수 없다며 애타게 설문대할망을 부르다 차귀섬에 바위가 되었으며, 남은 형제가 모두 바위가 되니 영실기암 오백나한이라 한다.




설문대할망은 치마에 흙을 담아 와 제주도를 만들고 다시 일곱 번 더 떠놓아 한라산이 만들었다. 흙을 옮기는 과정에 치마의 터진 부분으로 흙이 새어나와 만들어진 작은 360개의 오름이 만들어 졌다. 또한 정상이 너무 뾰족하여 정상을 깎아 던진 것이 산방산이고, 백록담이 생겼다 한다.




▲ 휴게소에서 육개장 하나 먹고, 커피 한잔 한 후 본격적인 등산이 아니라 안내에 의해 하산을 결정한다.




소복소복 쌓여 있는 하얀 눈길 사이 느린 걸음 바람소리 귀 기울이며 걷는다. 눈길 가는 곳마다 경이로운 비경에 걸음은 속도를 늦추고 카메라 렌즈를 통해 풍경을 기억해 놓는 작업을 하며 쉬엄쉬엄 한걸음씩 더 깊숙한 설국세상으로 내 딛는다. 나무는 추위를 입었다. 탐방객의 시선도 마음도 빼앗는 광활한 광경, 거대한 감동에 다시 재촉하며 탐방로를 따라 오른다. 제주공항 비행기마저 발목을 묶어 버렸던 폭설이 만들어 낸 한라산의 설경은 다음날 평온한 풍경을 그려내고 있었다.


제주도 동문시장


▲ 제주도 동문시장으로 다시 돌아가서 시장을 본 후 숙소로 향한다.

독특한 제주 순대. 한줄에 오천원.

제주공항과 인접해 있는 재래시장인 동문시장은 제주도 최대의 활어시장이다. 해방이 되던 1945년 작은 상설시장을 시작으로 오늘날 제주 최고의 시장으로 자리메김하고 있는 곳이다. 다양한 먹꺼리와 함께 없는 것 빼고 없다할 만큼 수산물을 시작으로 다양한 공산품까지 판매하고 있지만 저럼하다는 재래시장의 간판이 오히려 비싸고 물건을 흥정하는 과정에서 불친절은 예사였다. 제주 여행을 할 때 가급적 마트를 이용하시라 권하고 싶다.



숙박업소에서 쉬다.


▲ 12월 이전에 다 따서 출하하는 밀감이 1월 말까지 달려 있다.

숙박업소를 찾는데 조금 고민을 했다. 조용하여 주변으로부터 고성방가 항의가 없는 외딴 지역 그리고 제주 시골분위기가 있는 곳이었다. 그리고 선택한 곳이 제주 남원읍 근처에 있는 만평 규모의 밀감농장 내 민박집이었다. 23일에 200,000만원으로 방 두칸, 거실 하나인 독채였다.


불편한 것으로 민박집으로부터 성산봉이나 중문지역, 한라산 영실입구 등 어디로 가던 1시간은 빠져 나가야 여행지를 만난다는 불편함이었다.


민박집을 찾느라 약간의 수고로움이 있었다. 길을 못찾고 몇 번 동네를 돌다 겨우 찾은 민박집에 도착하자마자 멀다고 투정하던 일행은 순식간에 눈 앞에서 사라졌다. 차가 주차한 곳은 눈 내린 밀감밭 한 가운데 자리한 탓에 사방이 다 밀감이 주렁주렁 있었기 때문. 따 먹지는 못하고 사진을 찍는 일행에게 걱정말고 먹고픈 만큼 따 먹어라 하니 믿지 않는 눈치였다. 사실 민박집 예약할 때 만평의 밀감밭에 밀감이 주렁주렁 달려 있으니 와서 원하는 만큼 따 먹어라는 것이었다.


▲ 이 밀감을 다 따먹어도 좋다고 하셨다. 그리고 머무는 3일간 과일 후식 걱정은 할 필요가 없었다.


밀감을 따는 요령을 간단하게 교육받고 바구니 하나씩 들고 각자 밀감을 따기 시작한다. 이 얼마나 좋은가. 따면서부터 먹기 시작한 밀감 그리고 거실 가득 쏟아지는 노란 밀감에 다들 행복해 하는데 민박집에서 얼마든지 가져가도 좋다고 하신다. 선물을 보내자며 좋아들 하였는데 돌아 오는 날 비는 줄기차게 내렸고 민박집에서는 비오는 날 밀감을 택배로 보내면 다 썩는다며 비맞고 괜한 수고를 하지 말라며, 비 그치면 그때 따라고 하시는데... 비는 공항을 떠날때까지 내렸다.


▲ 제주도에서 육지 해산물을 먹다.


제주도에서 당연하게 제주산을 먹어야 하는데, 대구에 있는 분이 근처로 오신다는 전화를 받았고 내친김에 해산물을 좀 부탁하였더니 대구에서 문어, 홍게, 전복, 멍개, 가리비 등 많은 해산물을 담아왔다. 데치고, 찌찌고, 뽁고, 삶고, 포뜨고 하여 이틀에 걸쳐 헤치웠다.

  

아쉬움이 많았던 제주도 여행길이었다. 폭설 당일 일부 등산로가 해제될 것이라는 생각에 제주도에 도착하였는데 등산구간으로 오르는 길목부터 차량통제가 되었다. 이유는 어리목휴게소 주차장에 눈에 1m 넘게 쌓여 주차를 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 였다. 한라산 겨울 등산은 정상을 딛지 못하였지만 약 5km 구간에서 만나는 눈길을 통해 한라산 설경은 조금 맛볼 수 있었다. 다음 기회에 다시 오르는 기회가 곧 있을 것이라 여기며 한라산을 내려선 후 민박집에서 하루를 쉬고 다음날 빗속에 겨울 제주 바다여행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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