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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군 백양산 백양사-영천암 | 여행일자 : 2016년 11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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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는 서둘러 가을 여행을 다녀왔던 탓에 초록 무성한 가을을 담아왔다면 올해는 너무 늦게 찾아 간 탓인지 단풍은 이미 갈색으로 변한 낙엽이 계곡을 따라 흐르며 사라져 가는 황량한 가을이었다. 백양사로 들어서면 300~700여년 된 갈참나무 30여주가 그 오랜 세월을 몸으로 표현하며 가을을 자축하고 있다. 단풍나무 사이 하늘을 떠받치고 있는 대들보처럼 우뚝 서 있는 길을 열고 들어서면 수면에 쌍계루가 사뿐 올려져 있으며, 곧 백양사로 들어선다. ▲ 주차장에서 바라 본 백양사 백학봉 전경
전남 장성군 백양산(白羊山. 722m 일명 백암산) 백양사(白巖寺)는 조계종 5대총림의 하나이다. 백제 무왕 33년(632년)에 여환조사가 창건한 사찰로 경관 뛰어나 국가지정문화재 명승 제38호로 지정된 백학봉을 배경으로 빼어난 경관을 자랑하는 곳이기도 하다. 백양사 단풍터널이 지처 보인다. 겨우 몇몇 가을이 마지막 힘을 내어 가을을 그려 내고 있었다. 주차를 한 후 올려다 본 백학봉의 자태 그리고 중간에 보일락 말락 하는 약사암 주변으로는 메마른 침묵이 산을 오르기도 전에 발목을 붙잡는다. 이번 가을 산행을 백양사를 시작으로 약사암을 거쳐 백학봉까지는 다녀오리라 큰마음 먹고 출발을 하였지만 내리는 빗방울이 발목을 잡았다. ▲ 주차장에서 바라 본 백학봉과 갈참나무 숲 전경
백양사의 이름을 두고 옛 문헌을 찾아보면 정도전이 지은 백암산정토사교루기(白巖山淨土寺橋樓記)에 백암이 장성군 북쪽 30리에 있고, 암석이 흰색이라 이름을 백양이라 하였다고 부르며 어떤 이승(異僧)이 기거하면서 절을 만들었는데 그 절이 백암사(白巖寺)라 부르다 이후에 정토선원으로 이름을 개명하게 되었다고 전한다. ▲ 나무데크 다리 전경 백양사의 유래를 찾아보면 조선 선조때 환양선사가 영천암에서 금강경을 설법회를 열어 삼일 째 되는 날에 하얀 백양이 스님의 설법을 듣고 있더란 것. 7일간의 설법을 마친 스님의 꿈속에 흰 양이 나타나 말하기를 "나는 천상에서 죄를 짓고 양으로 변하였는데 이제 스님의 설법을 듣고 다시 환생하여 천국으로 가게 되었다"며 큰절을 하고 사라졌다는 것. 꿈에서 깨어난 스님이 영천암 아래에 흰 양이 죽어 있는 것을 보고 그 이후부터 백양사라 불렀다고 설과 환양선사가 주석하면서 매일 법화경을 독송하는데 흰 양이 경을 읽는 소리를 듣고 몰려드는 일이 잦아 백양사라 고쳐 불렀다는 설도 있다. ▲ 작은 연못에 은행나무 잎이 물들어 있으면 분위가를 자아 낼 것인데 늣어서 떨어졌다. ▲ 쌍계루 앞을 흘러 내리는 계곡 ▲ 계곡에 물이 부족해 보인다.
주차장 앞 연지 주변 떠나가는 가을 전경이 아쉬웠다. 바람에 떨어지는 낙엽이야 자연의 이치를 충실하게 수행중이라지만 헐벗어가는 모습은 안타까웠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되었다는 갈참나무를 보면서 700년의 세월을 다 기억하며 뿌리내리고 있는지 묻고 싶었다.
백양사 쌍계루를 만나다.
북쪽에 금강산이 있다면 남쪽은 백양사이며, 백양사 쌍계루 뒤편 걸려 있는 백학봉의 위엄은 과연 천하절경을 연출한다. 한때 내놔라하는 많은 시인 묵객이 다녀 간 쌍계루는 한국전쟁 당시 소실되었다가 1980년 들어서면서 복원을 하게 된다. 복원 과정에서 누각의 격이 품위를 잃었다는 원성에 2000년 들어 다시 재정비하니 오늘날의 쌍계루이다. 쌍계루 앞 연못에 비치는 쌍계루와 백학봉의 반영은 가을의 백미이다. ▲ 쌍계루 전경
쌍계루 앞 안내에는 포른 정몽주 선생의 쌍계류(雙溪樓) 시가 걸려 있다. 求詩今見白巖僧把筆沈吟愧不能 지금 시를 써 달라 청하는 백암승(白岩僧)을 만나니, 붓을 잡고 침음(沈吟)하면서 재주 없음 부끄럽구나. 淸叟起樓名始重牧翁作記價還增 청수가 누각 세워 이름이 이제 무겁고, 목옹(牧翁 이색)이 기문을 지어 값 더욱 더하네. 烟光縹緲暮山紫月影徘徊秋水澄 노을빛 아득하니 저무는 산이 붉고, 달빛이 배회하니 가을 물이 맑구나. 久向人間煩熱惱拂衣何日共君登 오랫동안 인간에서 시달렸는데, 어느 날 옷을 떨치고 자네와 함께 올라 볼까. ▲ 백학봉 반영으로 바라 본 쌍계루. 떠나가는 가을이 안타깝다. ▲ 쌍계루 전경 쌍계루는 백제 무왕 33년(632) 백암사 창건 후 고려 충정왕 2년(1350) 쌍계루를 건축하였지만 고려 공민왕 19년(1370) 큰 폭우로 부서지게 되자 고려 우왕 3년(1377) 창수스님이 중건하고 정도전이 백암산 정토사교루기를 짓는다. 이후 고려 우왕 7년(1381) 묵은 이색이 찾아와 교루의 이름을 쌍계루로 지으면서 백암산정토사쌍계루를 짓게 된다. 한국 전쟁으로 또 다시 사라진 쌍계루는 1980년 복원을 거쳐 오늘에 이른다. 백양사로 들어서다 대한불교조계종 제18교구 본산인 백양사는 531년(무왕 32) 승려 여환(如幻)에 의하여 초석을 다진 후 고려 때 중연(中延)이 중창한 후 정토사(淨土寺)라 개칭하였다가 1574년 환양(喚羊)이 백양사로 고쳐 부르며 오늘날에 있어 전남지역에서는 산은 내장이요 절은 백양이라 부를 정도이다. ▲ 백학봉 기운을 막기 위해 높게 조성한 대웅전 전경 백양사 사천왕문(전라남도 유형문화재 제44호)을 두고 해방 사천왕문이라 한다. 이유인즉, 일제 강점기 당시 송만암대종사가 백양사를 다시 지어 낙성식을 1945년 8월에 하였는데 그 다음주 해방이 되어 부르게 된 애칭이기도 하다. 사천왕문은 정면 3칸, 측면 2칸으로 맞배지붕을 하고 있으며, 비파를 들고 동쪽을 지키는 지국천왕, 보검을 든 증장천왕, 용과 여의주를 든 목천왕, 삼지창을 든 북쪽을 지키는 다문천왕이 있다. 백양사 대표적인 건물인 대웅전은 1917년 송만암이 지은 것으로 내부는 우물천장이고 불단에는 금동불이 봉안되어 있다. 그외 극락보전 및 소요대사 부도가 자리 잡고 있는데 주변 풍치가 한 폭의 그림을 이루고 1647년 고려 고종 때 각진 국사가 심은 비자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어 좋은 산책로가 되고 있다.
백양사 대웅전은 전라남도 유형문화재 제43호이다. 백학봉을 배경으로 법당에는 본존불로 석가모니불을 모시며, 협시불로 문수보살과 보현보살이 좌우 모셔져 있다. 대웅전은 백학봉의 기운을 잠재우기 위해 건물을 높게 만들었다 하며, 정면 5칸, 측면 2칸의 팔작지붕과 민흘림기둥을 하고 있다. 대웅전의 화려한 단청은 조선후기 불화의 맥을 잇는 보응 스님의 제자 일섭 스님의 마지막 작품으로 희귀성이 인정되고 있다. ▲ 백양사 계곡을 지나 대웅전으로 들어서면 키 큰 비석 하나가 있는데 "이뭣꼬"이다. 무소유 정신과 자시반성을 통해 수행하도록 일깨어 주는 내용
백암사를 통해 출가한 고승으로는 일제 때 2대 교정을 지낸 환응을 비롯하여, 조계종 초대종정 만암, 태고종 초대종정 목담이 배출되었으며, 쌍계루를 지나 극락교를 건너면 만암스님이 새겨놓은 돌비석이 있는데 "이뭣고"라고 기록되어 속세를 다시 한 번 되돌아보게 한다. 백학봉 약사암으로 향하다 백양사 곱디고운 애기단풍에 잠시 매료되어 머물다 뒤편 산길을 따라 오르면 입구부터 1647년 고려고종 당시 각진국사가 심은 비자나무(천연기념물 제153호) 숲길이 500여m 이어지며 중간에서 국기단 국기제를 지나 계곡을 건너 약사암으로 오르는 산길 입구부터 약 400m 20여분 경사길에는 자연에 원 없이 취해도 좋은 비자나무와 단풍나무 숲길이 이어진다. 갈림길에서 약사암까지 400m, 약사암에서 백학봉까지 900m 거리다. ▲ 백양사를 나와 약사암 가는 입구 비자림 ▲ 약사암으로 향하는 입구 국기단 국기제를 만난다. 산길을 오르다
길목 비자나무에 내걸린 ‘생각하며 걷는 오르막 길’ 안내표시를 만난다. 산길이 협소하지만 단풍으로 물든 내장산의 숨겨진 비경을 자랑하는 곳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 밑에 다시 이런 글을 적어 놓았다. ‘약사암 빨리 가면 30분, 천천히 가면 10분’ 한마디로 목적지만 향해 곧장 가는 것보다 주변을 즐기며 오르다 보면 시간가는 줄 모른다는 의미다. ▲ 약사암 가는 길에서 만나는 단풍 백양사를 찾는 사람이라도 이 숲길을 아는 사람이 드물 만큼 절경을 연출하는 약사암으로 오르는 20여분의 산길이 힘들지만 결코 지루하지가 않다. 약사암으로 올라서면 백양사가 한눈에 들어온다. 또한 100m 더 따라 이동하면 쌀이 나왔다는 전설을 간직하고 있는 영천굴이 있어 백양사와 함께 여향하기 좋은 코스이며, 약 1시간30분 정도 소요된다. 백양사입구 - 쌍계루 - 백양사 - 비자나무숲길 - 단풍나무오르막 - 약사암 - 영천굴 백학봉 학바위 중턱 약사암 ▲ 백양사에서 바라 본 약사암 전경. 약사암은 학바위 중턱에 자리잡고 있어 백양사의 전경을 한 눈에 바라 볼 수 있는 곳으로, 예로부터 이름 높은 스님들을 많이 배출한 곳입니다. 인근에 영천굴이 있어 백암산의 감로수가 나오는데, 만병통치의 약수로서 그 효험이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백양사에 대한 전설이 깃든 장소로서, 환양선사가 전국의 스님들에게 설법을 베풀 때 흰 백양이 같이 듣고 환생한 후 정토사가 백양사로 개칭되었다고 합니다. ▲ 약사암 입구 조망지점 전망대 ▲ 약사암에서 내려다 본 백양사 전경 ▲ 영천 굴 영천약수 해발고도 331m 에 위치한 약사암에서 계단을 조금만 내려서면 약사봉과 함께 굴을 만나는데 영천샘물이다. 일명 영천굴 약수로 병을 치료하는데 효험이 있다 하지만 샘물을 확인해 보니 지저분하였다. 영천굴에 제법 많은 물이 모여 있었다. 일명 영천수로 조선 후기 호남지역에 역병으로 어지럽자 전라감사 홍락인이 영조에게 상소하니 ‘영지를 찾아 크게 기도를 올리도록 하라’ 명하였고 영지를 찾아 나선 홍락인은 백양사 바위에 국제기를 새기고 영천굴에서 영천수를 찾아 제단을 만들고 약수를 나눠 마시니 역병이 치료되었다 한다. 호남지역 사람들은 영천수를 찾아 역병을 치료한 홍락인에게 감사표시로 영천암을 만들었다 하며, 화재로 소실된 채 네모형태로 남아 있던 굴 입구를 2013년 다시 복원하여 건물을 조성하였다. 백학봉으로 조금 더 올라서다 ▲ 영천 약수에서 조금 더 올라서서 바라 본 전경 ▲ 가을은 다양한 색으로 반겨준다. ▲ 영천굴로 다시 내려서면서 바라 본 전경 ▲ 백학봉 학바위에서 내려서는 길 내장사를 거쳐 백학봉을 올라 가을 전경을 가슴에 가득 담고 하산하려던 계획은 언제쯤 실행 가능할까? 올해는 이미 가을 끝자락에 걸쳐 있는 만큼 내년에는 꼭 가 보리라 다짐하며 여행을 마무리 해 본다. 백양사와 나의 인연은 꽤 오래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특히 백양사의 가을 전경에 결코 뒤처지지 않는 겨울 고요한 산사의 풍경도 빼 놓을 수 없다. 백암사를 품고 있는 백암산은 대한 8경의 하나로 계곡에는 맑은 물이 끊이지 않는데 거대한 바위틈에서 물이 솟는 약사암을 비롯하여 선녀들이 산양과 함께 목욕했다는 금강폭포, 천연동굴인 영천굴이 자리 잡고 있는데 백양사의 아름다움을 두고 정몽주는 "지금 백양승을 만나니/시를 쓰 라 청하는데/ 붓을 잡고 생각하니/ 재주 없음이 부끄럽구나" 라 할 정도로 아름다움은 극치를 이룬다.
불교문화재로 백양사소요대사부도(보물 제1346호), 백양사비자나무분포북한지대(천연기념물 제153호), 백양사 극락보전(시도유형문화재 제32호), 백양사대웅전(시도유형문화재 제43호), 백양사사천왕문(시도유형문화재 제44호)가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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