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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슴아 둘이서 여행을 준비한다. 10월 3일은 경남 일원 등산객이라면 ‘울주오디세이’를 만나기 위해 신불산으로 향할 것이다. 신불산 억새밭을 배경으로 열리는 울주오디세이는 하늘이 열린 개천절날 신불산 간월재에서 행사가 진행되기 때문이다. ▲ 하늘억새길 전경
울주오디세이는 2010년 해발 1000m 억새평원내 간월재 데크에 그랜드 피아노 소리가 울려 퍼진 이후 2017년 벌써 8회를 맞이하였는데 올해는 추석으로 인하여 울주오디세이가 9월 23일 ‘신바람 신바람’이란 주제로 이미 진행되었다 한다. 10월 3일 공식적 행사가 추석연휴에 당겨져 버린 것도 아쉬웠고, 사전에 알지 못한 것 또한 내 잘못이기는 한 하루였다. 청수골에서 출발하다. 청수골에 도착하여 산행을 시작하려니 청수골 앞 유료 주차장이 폐쇄되어 버렸다. 주차할 공간을 찾다가 결국 신불산 자연휴양림 하부 입구에 있는 곳에 주차를 한 후 다시 청수골로 되돌아 와서 파래소2교에서 진입하여 계곡을 건너 본격적으로 단조산성으로 향하는 산행 길을 따른다. ▲ 청수골 가을 단풍이 조금씩 물들기 시작한다. 청수골에서 영축산(1081m)으로 향하는 등산로는 가파른 언덕길이 거의 없을 만큼 완만한 언덕길을 따라 오른다. 청수골 계곡을 따라 흐르는 거침없는 물소리에 리듬을 타며 산길을 걷다보면 도토리를 줍는 다람지의 분주한 모습과 가끔 아름드리 소나무를 만나며 등산로는 이어진다. 청수골에서 단조산성이 있는 언덕을 마주하면서부터 억새를 만나기 시작한다. 청수골 초입 계곡에 수량이 제법 늘어나 있었다. 전날 비가 제법 내렸고 그 빗물이 가뭄에 목말라하던 산을 적셔내며 흥에 겨운 듯 한동안 침묵하던 계곡에는 즐거운 비명소리가 들려온다. 청수골 초입에서 출발하여 계곡을 들락날락하면서 크고작은 폭포 구경을 하느라 시간가는 줄 모른 채 산을 오른다. 단조산성에 도착하다
단조산성에 도착하니 구름이 사방을 가려 놓고 있었다. 안개가 사는 숲의 정령이 금방이라도 나타날 듯 분위기가 갑자기 싸하다. 단조산성으로 향하는 샛길은 억새가 무성하게 자라 잠깐 길을 헤매고 하였고 본의 아니게 단조산성에서 영축산으로 향하는 고산습지 출입금지 구간을 통과하기도 하였다. 석축은 자연적으로 벼랑에 위치한 암벽을 이용하면서 석축을 쌓은 것으로 오늘날은 그 흔적이 일부만 남아져 있을 뿐이며, 죽전마을에서 영축산 정상 구간을 하늘억새길 제2구간 단조성터길이다. 단조산성 길 주변은 고산습지가 형성되어 있으며, 오르는 길과 주변이 억새로 둘러싸여 있다. 영축산으로 향하는 등산로에서 만나는 크고 작은 돌무더기는 영축산 정상 부근 난공불락 단조산성의 흔적으로 알려져 있다. 정확한 축성시기는 기록에 없지만 신라시대 석축으로 추정하며, 임진왜란 당시 양산지역으로 들어온 왜군과 가천들에서 전투하였다는 기록을 통해 단조산성은 조선시대까지 산성으로서의 기능을 한 것으로 보인다. 영축산 정산을 앞두고 신불산 신불재로 향하다 경남 양산시 하북면과 원동면까지 잇는 영축산(靈鷲山. 1,059m)은 취서산(鷲栖山), 그 외 축서산, 영취산으로도 부를 만큼 한자음 풀이에 따라 여러 이름으로 혼란을 주어 2001년 1월 9일 양산시에서는 영축산으로 지명을 확정하였다, 억새군락이 형성되어 있어 가을에 많은 탐방객이 즐겨 찾는 곳이며, 양산팔경 중 제1경이다. 영축산은 석가모니가 화엄경을 설법한 고대 인도의 마가다국에 위치한 산 이름에서 유래된 곳으로 불교 화엄경과 깊은 관련이 있으며, 통도사가 자락에 위치하고 있다. ▲ 구름이 감추어 버린 영축산 정상 방향 영축산에서 간월재까지 하늘억새길 제1코스 억새바람길이 이어진다. 잠시 쉬어가기로 하고 점심을 해결한다. 시껌한 먹구름이 지나왔던 길을 지웠다 다시 그렸다를 반복한다. 날씨가 심상치 않다는 걸 짐작하고 서둘러 보지만 식어버린 땀으로 인하여 추위가 엄습해 온다. 단조늪지를 지나 신불재로 고산지대 단지늪에 도착한다. 능선길로 영축산이 자리 잡고 병풍처럼 단조산성이 가려놓았다. 아침이슬이 억새 숲에 내려 형성된 단조늪은 멸종위기 및 보호대상 야생동식물이 확인되는 특수한 자연 생태계로 알려져 있으며, 고산습지의 자연생태계 보존을 위해 출입을 금하고 있다. 단조산성 돌탑에서 단조늪지까지 약 300m 내리막길이 이어진다. 이틀 전 내린 빗물이 억새 주변에 모여 있어 등산로가 질척한데 이 구간에서 만나는 광활한 평지가 바로 단조늪지구간으로 일부구간은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 단조산성 성벽 전경 단조늪지와 등산로 경계에서 단조성에 관한 안내글을 옮겨보면 다음과 같다. “ 신불산은 우리나라 100대 명산 중에 하나이다. 칼을 심어 둔 도산섬수의 열두 험로, 가을천리 신불평원은 천하비경이다. 50만 평의 드넓은 신불평원은 가을이면 억새나라가 된다. 억새가 춤추고, 바람은 떠밀고, 구름이 쫒는다. 단조성은 하늘이 감춘 땅이다. 임진왜란과 한국전쟁이라는 두 번의 큰 전쟁을 치른 아픔을 간직하고 있다. 단조성을 지키는 보초병은 살기 위해 죽고 죽었다가 부활하는 억새 소총수이다. 아무리 짓밟고, 베고, 지르고, 뽑고, 태워도 다시 돋아나는 억새는 우리 민초들의 모습이다. 만고풍상을 겪은 주장자 같은 꼬불꼬불한 단조성터 길을 걸으면 만감이 교차한다. 배내오재 중에서 가장 함하다는 금강골 아리랑재와 꼬꼬랑재는 맹수들이 설치던 지뢰밭이다. 암행어사 박문수는 금강골을 빗대어 산성의 험준함이 한 명의 장부로도 만 명의 적을 당해 낼 수 있는 철옹성이라 했다. 임진왜란 당시 금강골을 오르는 왜군을 물리치기 위해 굴렀던 석퇴는 지금도 동쪽 벼랑 끝에 남아있다.” 억새를 성벽을 지키는 소총수라 하였던가. 도심을 조망하며 불어온 가을바람에 대열을 갖추고 점호를 받는 억새를 사열하며 등산로를 따른다. 정해진 등산로를 벗어나는 탐방객이 없을 만큼 이 구간은 등산로 정비가 잘 형성되어 있다. 특히 약간의 언덕을 향해 번지듯 피어나는 억새의 모습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을 만큼 바람이 가르는 방향을 따라 일제히 고개를 숙인다. ▲ 신불재에서 바라 본 신불산 정상으로 향하는 길 신불재는 사방이 다 등산로를 열어 두고 있다. 신불산 안개가 숨어드는 신불재는 큰 나무가 거의 없을 만큼 사방이 다 억새에 포위되어 있으며, 사방으로 흩어지거나 모여드는 중심에 나무데크를 조성하여 오가는 이들이 잠시 호흡을 고르도록 하고 있다. 신불재에서 신불산으로 오는 탐방객에게는 힘든 구간이기도 하다. 고요한 억새의 바다를 만난다. 좀 더 깊은 곳을 향하고자하는 인간의 욕구가 억새 덤불 사이 길을 열고 아낌없이 내어주는 자연의 품에 안겨본다. 그리고 언제나 그러하듯 아쉬움을 뒤로 하며 다음 여정을 향해 능선을 오르며 지나온 길에서 만난 풍경과 헤어짐의 순간을 기억 속에 하나씩 차곡차곡 채워 놓는다. 구름에 감춰버린 신불산 정상은 다음 기회에 청수골로 하산하다. 하늘이 잠깐 열려 주었을 뿐 계속 구름 속에 머물렀다. 끝임 없이 몰려드는 구름이 몰고 온 안개는 산을 꽁꽁 숨겨 놓기 분주하였고 결국 신불산을 넘어 간월재를 경유하여 파래소폭포로 하산하려던 계획을 마무리하여야 했다. 늣은 시간 더 이상 진행이 어려웠고 신불산 신불재에서 곧장 내려서기로 한다. ▲ 신불재 전경 신불재(신불산억새평원)에서 청수골로 내려서는 이정표는 신불산휴양림이다. 신불산휴양림을 통과하여 내려서면 청수골 첫 출발지에 도착한다. 여유가 있다면 신불산(1,159m)을 거쳐 간월산(1,069m)을 오른 후 다시 간월재에서 국립신불산폭포자연휴양림 상단부를 경유하여 파래소폭포를 거쳐 국립신불산폭포자연휴양림 하단부로 내려서면 된다. ▲ 신불산자연휴양림 하단부 도착하면서 만나는 계곡 전경 가을산은 다채로운 풍경을 그려 낸다. 호젓한 숲길을 따라 가쁜 숨을 몰아 오를 즈음 숲속 조그마한 바스락 꺼림에도 민감해 진다. 줄무늬 다람쥐는 오히려 낯선 이방인을 먼저 경계를 하며 입 안 가득 겨울 양식을 모우고 있다. 인간의 삶이 풍요로워 지면서 숲속 도토리와 밤을 탐하지 않았다. 이보다 자연속 동물과 더불어 살아가자는 캠페인이 한몫 단단히 한 것은 틀림없다. 산속 친구들에게 떨어진 자연 부산물을 돌려주면서 더불어 사는 공존을 가을색 자연 속에서 배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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