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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지역 단풍소식이 들려온다. 간밤 뉴스에서는 설악산 대청봉에 눈이 30cm 가량 내렸다는 소식도 들려왔다. 강원도는 이미 가을을 접고 겨울에 빠져들었지만 강원도 동해시에서 일박을 하고 아침 늑장을 잔뜩 부리다 동해시 무릉계곡으로 향했다. 오늘 여행은 무릉계곡을 시작으로 삼화사를 거쳐 학소대, 선녀탕, 쌍폭, 용추폭포까지 다녀오는 짧은 트레킹 코스이다. ▲ 무릉계곡 가을옷을 입다.
무릉계곡으로 들어선다. 무릉계곡 입구 주차비를 징수와 삼화사 입구 입장료는 별개로 받는다. 주차요금은 대형 5,000원, 소형 2,000원, 경차 1,000원이며, 삼화사 입장료는 성인기준 1인 2,000원이다. 주차 후 용오름길을 따라 출발을 한다. 트레킹 코스는 제1코스인 관리사무소를 출발하여 삼화사-학소대-옥류동-선녀탕-쌍폭포-용추폭포를 잇는 3.3km 구간 1시간 10분 코스이다. ▲ 주차비 징수하는 곳.
무릉계곡(武陵溪谷)을 따라 오르는 용(해)오름 길은 삼화동 초입에서 용추폭포를 잇는 6km 구간을 이다. 무릉계곡 대부분 화강암 침식 및 퇴적 지형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두타산(頭陀山. 1353m) 정상에서 흘러내린 물은 무릉계곡을 적셔낸 후 동해시를 거쳐 동해바다로 흘러든다. 무릉계곡(武陵溪谷) ▲ 넓은 반석 위 뻬곡하게 적혀있는 글씨
무릉반석은 약 1,500여 평 규모이며, 조선시대 유명한 시인과 묵객이 남긴 시가 남겨져 있다. 암각된 글 중에서 마모되어 사라지는 것이 안타까워 1995년 무릉계곡 입구 무릉반석 암각서를 복사해 새겨 놓았는데 ‘무릉선원(武陵仙源) 중대천석(中臺泉石) 두타동천(頭陀洞天)’이다. 금란정(金蘭亭)을 만난다. 대한제국 광무 7년(1903) 삼척지방 유림들이 머물던 향교 ‘명륜당’이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강제 폐강을 당하자 유생들은 금란계를 조직하고 정각을 세우려 하였으나 이 또한 일본의 훼방으로 뜻을 이루지 못하였다 한다. 40년이 흐른 1947년이 되던 해 금란계 후배 계원들은 선배의 뜻을 이어받아 북평동 반봉 석경 등에 금란정을 건립하였다. 현재의 금란정은 1958년 무릉계곡으로 이전하여 오늘에 이른다. 삼화사 계곡에는 앞선 사람들이 암반 위 몸을 맡기고 발가락은 계곡은 담근 채 하늘을 이불삼아 누워있다. 무릉계곡의 길목이고 보면 이곳 역시 무릉도원이 아니던가. 물소리가 이처럼 반갑게 객을 맞이해주는 곳도 드물다 보니 그저 눈 감으면 극락으로 향하는 길이 열릴 것만 같은 착각에 빠져든다. 삼화사에 잠깐 들러가다 해탈교 건너 물소리를 따라 거슬러 오르며 번뇌를 흘러 보내다보면 잠시 호흡을 멈추고 쉬어가라 손짓하는 삼화사가 자리 잡고 있다. 기암괴석의 속살을 더듬다 때론 푸른 못에 모여들고 때로는 넓은 반석 위 고루 퍼졌다가 흘러가는 무릉계곡의 싱그러운 물소리는 불경을 외우고 한가로운 산천어와 피라미는 바위틈을 헤집고 예불을 올리나 보다. ▲ 해탈교 건너 전통과 자연이 어우러진 맑고 향기로운 삼화사 전경
무릉계곡 입구에 자리한 유서깊은 삼화사는 신라 선덕여왕 12년(643) 자장율사가 오대산으로 들어와 두타산에서 성전터를 발견하고 흑련대를 창건한 후 흥덕왕 4년(829) 교종사찰에서 선종사찰로 전환, 경문왕 4년(864) 법일조사가 불사를 건립 후 삼공이라 현판하였으며, 고려 태조(왕건)가 삼화사라 하였다. 이후 선조 25년(1592) 임진왜란 당시 소실되어 효종 8년(1657) 다시 재건하였으나 순조 20년(1820) 다시 산불로 소실되었다. 이후 순조 20년(1821) 삼척부사 이규헌이 중건을 하였으나 또다시 순조 29(1829)년 산불로 소실되었다. 순조 30년(1830) 다시 재건을 하였으나 1908년 왜병 공격으로 소실된 이후 1908년 중건을 거쳐 1977년 지금의 위치로 옮겨왔다. ▲ 칠불이 모셔져 있는 적광전
두타산 삼화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4교구 국행수륙도량이다. 삼화사는 두타산과 청옥산에 둘러싸인 독특한 지형과 함께 조선시대(태조 4년) 최초로 국행수륙대재가 설행된 곳이다. 수륙대재란 태조 이성계가 조선을 건국하는 과정에 희생된 수많은 영혼을 위무하고 친 고려 성향의 세력을 껴안기 위한 행사로 동해의 삼화사, 강화도 관음굴, 거제도 견암사에서 설행하였다. 두타산에 위치한 삼화사 일주문과 적광전의 현판은 근세의 선승이신 탄허대선사의 친필이며, 1980년 주조한 범종은 아침에 28번, 저녁에 33번 타종을 통해 중생을 제도하고 있다. 중심법당이 대웅전이 아니라 적광전인 이유는 철조노사나불을 봉안하면서 대웅전으로 불리던 건물을 적광전으로 바꾸었다. 경내에는 삼층석탑(보물 제1277호)과 철불(보물 제1292호)이 있다. ▲ 철불(보물 제1292호) 적광전에 모셔진 중심불인 칠불은 신라말에서 고려초 유행하던 불상으로 국내에는 국보2점, 보물 12점, 지방유형문화재 4점이 대표적으로 전해진다. 국보급으로 장흥 보림사 및 유일한 명문이 새겨진 철원 도피안사 철불이 있다. ▲ 삼화사 삼층석탑(보물 제1277호) 삼화사 삼층석탑은 동해안에서 보기 드문 탑으로 높이 4.7m로 원형이 잘 보존된 상태로 신라말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1997년 탑 중건과정에서 목제사리함과 25기 납석제 소탑, 청동제 불대좌편 2개, 철편 6개가 출토되었다. 용오름길에서 만나는 가을 풍경 학소대에서 쉬어가다
학소대에 도착한다. 옛날 무명의 수도사가 자신의 능력을 시험하고자 종이로 학을 접어 날리니 종이학이 청옥산 기슭까지 갔다는 설과 무릉계곡에 학이 살았는데 학의 둥지가 있던 곳이라하여 학소대라 한다는 설이 있다. 오늘날 어찌되었던 학소대에는 모형으로 만든 한쌍의 학이 학소대 명승을 이어가고 있다. 학소대는 암반 사이로 시원한 물길이 형성되어 있으며, 큰 비가 내리면 빼어난 주변경관에 어울리는 보기 드문 학소대폭포를 만나게 된다. ▲ 학소대 전경 맑은 동굴에서 흘러내리는 물줄기가 와폭을 이루며 지나가는 곳으로 학이 둥지를 틀고 살다 언제적인지 떠났고 이를 아쉬워하며 무릉정공 최윤상은 시를 남겼다. ‘맑고 시원한 곳에 내 배를 띄우니 / 학(鶴) 떠난지 이미 오래되어 대(臺)는 비었네 / 높은 데 올라 세상사 바라보니 / 가버린 자 이와 같아 슬픔을 견디나니.’ 다시 탐방로에서 가을을 만나다. 장군바위 & 병풍바위
장군바위와 병풍바위를 조망하는 곳에 도착하니 단풍이 절정을 향해 치닫는다. 이미 가을이 떠나갔다며 단풍 나들이를 포기하였다면 만날 수 없는 가을 풍경이 포근하게 감싸준다. 장군의 얼굴 형상을 하고 있다는 장군바위와 병풍을 펼쳐 놓은 듯하여 병풍바위로 불리는 바위가 위용을 드러내고 있다. 선녀탕 그리고 쌍폭포 ▲ 선녀탕 전경 선녀가 목욕하던 곳을 대부분 선녀탕이라 한다. 두타산과 청옥산에서 발원하여 흘러 내린 물이 쌍폭을 이루며 흘러내린 뒤 잠시 숨을 고르며 머물러 가는 깊은 협곡 사이를 선녀탕이라 한다. 날개가 없다면 올라올 엄두를 낼 수 없을 만큼 협곡이 깊으며, 그 위로 철재다리가 놓여 있다. ▲ 무릉계곡의 백미 "쌍폭포" 무릉계곡의 백미인 두타산 쌍폭에 가을이 그려졌다. 긴 가뭄에 물줄기는 다소 빈약해 보이지만 거침없이 흘러 내리는 모습은 무아지경으로 만들기 충분하다. 두 물줄기 중 오른편에는 거침없이 흘러내리는 남성적인 모습을 하고 있는 반면 왼편 폭포는 바위를 적셔가며 흘러내리는 여성적인 모습을 하고 있다. ▲ 쌍폭포 앞 전망대 쌍폭은 전망대가 잘 정비되어 있어 조망하기가 좋으며, 쌍폭 아래 선녀탕이 있으며, 쌍폭 위에 용추폭포가 자리잡고 있다. 특히 쌍폭과 용추폭포를 잇는 짧은 구간에서 만나는 단풍은 가을을 노래하기 충분할 만큼 불타고 있었다. 암벽의 위용 그리고 용추폭포 용추폭포를 만난다. 쌍폭에서 10분도 채 걸리지 않는 거리다. 용추폭포는 3단으로 연결된 폭포이다. 용추폭포 왼편 철계단을 딛고 폭포상류까지 오를 수 있다. 용추폭포가 말해주듯 한 마리의 용이 승천하듯 암벽 사이로 떨어진다. ▲ 정면에서 보면 하나의 폭포이지만 전망대로 올라서면 3단 폭포가 보인다. 용추폭포는 두타산(頭陀山, 1,353m)과 청옥산(靑玉山, 1,404m) 사이 문간봉 절벽 아래에 형성되어 있으며, 가뭄이 심할 때 기우제(祈雨祭)를 지내는 곳이기도 하다. 국내 폭포 중에서 유일하게 3단으로 떨어지는 폭포이다. 용추폭포 주변 소소한 가을 풍경을 만끽하며 여행을 마무리 하다. ▲ 발바닥 바위 무릉계곡 용오름길을 따라 걷는 길은 완만한 평지에 가깝다. 출발할 때 많은 사람이 이동을 하지만 중간 중간 갈라지는 등산로를 따라 하나 둘 흩어지고 배낭을 준비하지 않은 대부분 탐방객은 용추폭포가 마지막 지점이다. 11월 첫 주 가을 단풍이 물러갔을 것이라는 기대를 깨버리고 완벽한 가을을 보여준 여행길이기도 하였다. 비록 거리가 멀어 두타산이나 청옥산을 오르지 못한 아쉬움은 다음 기회로 미루며 무릉계곡을 떠나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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