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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트레킹 - 충남 서천 마량리동백숲길을 향하다.

허영꺼멍 2020. 2. 18.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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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자 청개구리의 우물밖 세상이야기


서천 마량리 동백나무(천연기념물 제169)




 충남 서천군 서면 마량리 313-4


서천 마량리 동백나무(천연기념물 제169)이 갑자기 머릿속을 스쳤다. 완연한 봄인가 싶었는데 2월 추위는 한겨울에도 없는 함박눈을 펑펑 내리는 날 뜬금없는 여행이 시작되었다. 초행길에 눈이 내려 도로는 설원이었고 엉금엉금 기어가면서 그냥 되돌아 갈까말까를 수 없이 뇌까리다 도착한 서천 마량리 동백숲 주차장은 텅 비어 있었다.



▲ 때늣은 눈에 푹 빠진 동백꽃     


 


공식적으로는 오백여 년 된 85주 동백나무가 8,265에 뿌리내리며 해풍과 맞서고 있다는데 주차장에서 아무리 바라봐도 해안가 깎아지른 암산에 하늘로 향해 뻗은 소나무만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입장권 천원을 내고 서천 팔경 중 한 곳인 동백숲이 숨겨져 있는 나무계단을 딛고 오른다.




해풍이 몰려드는 전쟁터 같은 해안을 바라보는 곳에는 소나무가 자리 잡고 중간 중간 의자를 놓아두었다. 끊임없이 몰려드는 성난 파도소리와 눈은 먼 길 득달같이 달려온 손님을 위해 고마움을 표하는지 거짓말처럼 하늘이 열리고 햇살이 숲을 파고들었다. 여행하며 만난 동백숲에 비하면 일부에 지나지 않을 만큼의 규모에다 뒤편 공장 모습은 자연에서 즐긴다는 사색의 시간을 감소시켰지만 그래도 팔뚝보다 더 굵은 가지가 바람에 저항하며 견뎌온 모습에 그저 좋다.






















마량의 수군첨사가 꿈에 계시를 받는다. “꽃뭉치를 많이 증식시키면 마을에 항상 웃음꽃이 피고 번영 할 것이다그래서 일까? 해풍을 견뎌 낸 동백나무의 고운 자태 그리고 매년 음력 정월이면 이 곳에서 바닷길의 무사안녕과 풍요를 비는 제를 지내는데 그 사당이 동백나무 숲 언덕에 자리 잡고 그 앞으로 동백정이 바다를 조망할 수 있도록 우뚝 서 있다.






동백꽃 자지러지기에는 조금 이른 시기라 성급하게 핀 동백꽃은 눈 속에 싸여 또다른 풍경을 그려내고, 동백정에 올라서니 정자가 폭풍 바람이 가만 서 있지 못하게 하여 서둘러 내려선다. 그리고 발길을 돌릴 즈음 잠깐 보여줬던 마량동백숲은 또다시 눈이 몰려왔고 더 이상 지체할 수 없어 길을 내려섰다.



혼자나선 여행길에 눈은 엄청 내렸다 멈추었다를 반복하고 길은 미끄럽고... 결국 여행을 포기하고 돌아서기로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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