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불천탑 불령사
경상북도 문화재 자료 제294호 전탑
설렘으로 산을 오른다. 절집에 들렀지만 법당을 스쳐 법당 뒤편에 우뚝 서 있는 석탑을 먼저 만나본다. 안동시와 영양군, 칠곡군을 여행하면서 만나던 거대하다는 표현이 딱 어울리는 전탑. 모전석탑과 달리 작은 석탑에 왜 매료되어 먼 길을 찾아왔는지는 탑 앞에 서 보면 누구나 알 만큼 탑은 신비롭다. 작은 크기의 불상과 삼층석탑이 벽돌로 제작되어 석탑을 이루고 있다. 그게 어떤 의미였는지 알 수 없지만 난 그 벽돌 속 펼쳐진 세상이 좋다.
▲ 불령사 전탑 벽돌속 불상과 석탑이 번갈아 가면서 그려져 있다.
불영사 창건에 관한 정확한 기록은 전해지지 않지만 불영사에는 독특한 전탑 1기가 사찰 위에 자리하고 있는데 바로 문화재자료 제294호 천불탑이다. 전탑은 흙으로 벽돌처럼 일정한 크기로 구워 만든 탑으로 5단 바닥돌 위 1층 기단 그리고 5층 탑신을 올려져 있지만 일제강점기 당시 도굴로 인하여 무너져 있던 탑을 1968년 수습하여 세우는 과정에서 본래의 형태를 알 수 없어 5층으로, 다시 복원을 위해 2009년 3층으로 만들었다. 불영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9교구 본사인 동화사의 말사이다.
불영사에는 대웅전으로 2000년에 지은 정면 3칸, 측면 2칸의 팔작지붕을 한 법당이 있다. 중심불로 소조석가여래좌상을 모시고 협시불로 관음, 지장보살좌상을 모시고 있다. 요사채 인법당에는 석가모니불영산회상탱과 신중탱을 봉안하고 18세기로 추정되는 석조석가여래좌상, 조선 중기로 추정되는 석조관세음보살좌상을 모시고 있다.
천불탑이란 천개의 불상과 천개의 탑을 가지고 있다는 의미로 화순 운주사가 천불천탑으로 유명하지만 이곳 천불탑은 탑 외벽에 천개의 불상과 천개의 탑을 새겨놓아 천불탑이라 한다.
모전석탑은 돌을 일정한 크기의 벽돌을 만들어 탑을 쌓은 것을 말하며, 전탑은 흙으로 벽돌을 찍어내어 만든 것으로 불령사 전탑 벽돌은 독특하게 불상과 탑이 연이어 새겨져 있다. | ||
탑에 사용된 벽돌은 이웃한 안동시, 영양군의 전탑과 달리 문양전을 사용하였는데 삼층탑을 정교하게 표현하고 연화좌대 위 결가부좌한 자세로 앉아 있으며 뒤편으로 광배가 표현하고 3구의 불상과 2기의 석탑이 서로 엇갈리게 배치하여 이 탑을 두고 한 탑군속에 천불천탑을 조성한 것이 아닌가 하는 추정을 하고 있다. 삼층탑 주변으로 삼각형 산과 인당초 문양이 둘러져 있으며, 안동시와 영양군 일대에 잠시 나타났다 사라진 특정 계파가 만든 통일신라시대 작품으로 추정하고 있다.
불령사 문양전이 양산 통도사와 경주 박물관에도 있다. 한곳에서 작업한 문양전이 여러 곳으로 나갔는지 아니면 불령사 탑이 무너지면서 하나씩 주워가면서 유출된 것인지는 알 수 없으며, 이와 유사한 문양전이 울산 농소동 중산리(호계3동), 경주 인왕동 폐사지(국립경주박물관소장), 석장사지(동국대학교 경주캠퍼스 박물관 소장), 영묘사지, 삼랑사지 등에서 출토되었다 한다.
▲ 벽돌이 최근 석탑을 복원하는 과정에서 같은 형상으로 굽은 후 옛것과 함께 새롭게 만들어 색상이 다르다.
▲ 전탑에서 나타나는 독특한 덩쿨무늬를 인당초무늬라 한다.
▲ 이곳에서만 만날 수 있는 독특한 디자인
석탑을 여행하면서 만난 절집의 강아지가 무척 활달해 보였는데 가만 보니 한쪽 다리가 불편하여 세다리로 뛰어 다니면서 찾아온 여행객을 반겨주며 내려설때까지 졸졸 따라 다녔다. 전탑은 복원하는 과정에서 옛 멋을 잃어버렸지만 천불천탑을 세울려고 했던 그 당시 불교를 엿보며, 이곳이 청도 원효의 순례길에 속해 있었다.
즐거운 여행하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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