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이전여행/02월 여행

[부산 금정] 금정산에서 상고대를 만나다.

허영꺼멍 2014. 2. 13. 11:56

 

 

 

금정산 상고대

부산에서 상상도 못할 설경, 상고대를 만나다.

 

금정산(802m)을 오르기 위해 아침부터 모든 약속을 다 뒤엎고 길을 나섰다. 그러니까 밤부터 눈이 소복소복 쌓여 아침 창문을 여는데 금정산에 설경이 포착되는 게 아닌가. 순간 앞 뒤 가릴 것 없이 간단한 먹꺼리와 손난로만 준비하여 무조건 금정산으로 향했다.

 

 

그깟 설경에 웬 호들갑이냐 하겠지만 부산은 대한민국에서도 하와이로 불릴만큼 눈과는 거리다 멀다보니 설경다운 모습을 만나기도 어렵지만 특히 눈이 잘 오지 않아 눈길에 익숙지 않은 운전자로 인해 길 거리로 나선다는 그 자체가 어려운데 밤 사이 적당한 눈이 금정산에 보이는 반면 도로는 눈 하나 없는게 아닌가. 찬스가 아닐 수 없어 무조건 떠난 길이였다.

 

▲ 범어사 경내 주차장 출입이 차단되어 주변 개인유료주차장에 주차를 한 후 범어사로 진입한다.

 

범어사에 도착하니 이른시간에도 주차장이 만원사례였다. 급한 마음에 유료주차장에 거금들여 주차하고 걸어서 범어사를 거쳐 정상으로 택하였다. 다들 눈이 햇살에 녹기 전에 서둘러 올라가야 한다며 앞 다투어 산길을 오른다.

 

 

▲ 눈이 녹아 범어사 초입에 위치한 계곡을 따라 흐른다.

 

우선 범어사를 찾았다. 정상보다 아랫부분이 빨리 눈이 녹기 마련이 아니던가. 언제 눈 오는 날 범어사를 오겠나 하는 마음에 경내를 한 바퀴 돌아 청련암을 돌아 길을 따랐다. 장군봉 갈림길에서 잠시 주춤하다 곧장 금정산 정상을 거쳐 북문으로 다시 하산을 결정하는데 이유는 금정산에 내린 눈을 만만하게 생각하고 겨울 등산준비를 전혀 생각하지 않은 것이 깊은 산길을 통과할 엄두를 못 내게 했다.

 

범어사 겨울 풍경

   

  ▲ 범어사 초입에는 눈이 새벽바람에 거의 녹아 버렸다.

◀ 범어사 초입에서 만나는 절집 풍경들

   

▲ 범어사 제일 관문 "조계문"의 당당한 위엄

 

 ▲ 산신각에서 내려다 본 겨울

▲ 산신각에서 바라본 대웅전 

▲ 예불 드리고 가는 스님

 

▲ 독특한 구조를 가진 전각

  

 

 

 

 

 

 

 

범어사를 통과하여

금정산 자락으로 접어들다 

 

 

 

아이젠 없이 내려서거나 오르는 사람은 미끄러지기 일쑤였고 특히 내려서는 사람은 한발 딛기가 힘들어 보였다. 부산에 살면서 금정산 상고대를 만나는 행운이 있을 줄이야 어찌 생각이나 하였을까. 정상을 앞두고 설졍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여태껏 수 없이 오른 금정산에 이런 설경이 있을 줄 어찌 상상이나 하였을까. 간간이 먹구름을 뚫고 햇살이 비추기라도 하면 여느 설산이 부럽지 않은 풍경을 그려냈다.

 

 

금정산 겨울 풍경

 

 

 

 

 

 

 

 

 

 

 

 

 

 

 

 

 

 

 

 

 

 

 

 

 

정상을 오르는 철계단에 바람이 작품을 만들어 놓았다. 정말 기대밖에 풍경이었다. 찬바람이 강하게 불어 철계단 오르기가 쉽지 않았지만 정상에서 바라보는 설경속 도심을 생각하고 정상에 도착하니 이게 또 무슨 조화란 말인가. 올라온 길들이 하나 둘 녹이 하얀 옷을 하나 둘 벗어내고 있는 게 아닌가.

  

 

정상을 오른 많은 인파로 인해 오래 지체 할 공간이 부족하여 하산을 해야 했다. 대부분 등산객이 아이젠과 스틱이 없는 등산객이 많았다. 금정산을 가볍게 생각하고 오르는 등산길이다 보니 눈이 많이 있겠나 싶었지만 모두들 뜻밖의 풍경에 감탄사를 연발하면서도 내려서는 빙판길이 걱정되어 느림보 하산이 시작되었다.

 

 

 

 

 

 

 

정상을 조금 벗어나자 금방 눈이 녹아 버렸다. 하얀 눈을 밟고 올라온 등산로는 질척해졌고 나무 가지에 핀 눈꽃은 물방울 되어 간간이 부는 바람에 날려 차갑게 등산복에 매달린다. 등줄기 흐르는 땀은 쉬는 순간 한기를 느끼게 한다. 힘겨워 흐르는 땀보다 미끄러지지 않기 위해 뒤꿈치로 산길을 한발 한발 내딛다 보니 언제 일어날지 모르는 낙상사의 위험 때문..

 

  

다시 범어사에 도착하니 햇살이 말끔하게 눈을 지워버렸고 언제 그랬냐는 듯 예전에 익히 보던 그 모습이다. 부산은 날씨가 따스한 만큼 눈이 쌓여 있을 여유가 없다보니 다들 가볍게 눈 내린 산길을 걷고자 오른 오늘 하루 등산길에서 아무리 사소한 등산길이라도 겨울에는 반드시 안전장비를 챙겨 다녀야 한다는 생각을 정리하면서 또 기회가 되면 설경을 따라 남문까지 따라 가고픈 생각을 해 본다.

 

 

 

즐거운 여행하시길 바랍니다.

http://blog.daum.net/okgol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