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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악트레킹 - 덕유산 향적봉~ 중봉 가을 풍경

허영꺼멍 2015. 10. 6.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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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무주군 설천면 심곡리 1287    

덕유산 곤돌라여행, 향적봉-중봉

 

무주리조트 설천탐방지원센터-곤돌라 탑승-향적봉-중봉-향적봉-곤돌라

 

 

▲ 중봉에서 향적봉으로 향하는 능선이 불타오르기 시작하고 있다.

 

칠월 원추리 꽃의 유혹 그리고 팔월 덕유산 산오이풀의 치열한 유혹이 한차례 있었다. 곤돌라를 이용하여 쉽게 접근을 할 수 있는 덕유산 중봉이지만 부산에서 찾아가기에는 너무나 먼 거리가 아닌가. 일박을 하면 아침일찍 올라 운무속에 연분홍 입술을 내밀고 반겨주는 산오리풀의 유혹을 미처 다 털어내지 않았는데 한겨울 상고대가 아닌, 가을날 단풍 전경이 그리워 길을 나섰다.

 

 

곤돌라로 설천봉에 오르다

 

▲ 스키장 가을 초입 전경

10월 아직은 단풍 소식이 설악산에 머물러 있지만 덕유산에도 짧은 가을이 이미 찾아온 모양이었다. 전날 무리한 산행으로 인하여 아침부터 뻐근한 몸을 이끌고 덕유산으로 향하여 곤돌라를 탑승하여 덕유산 상부 곤돌라에 도착하니 생각보다 바람이 없었다.

 

행여나 추울까 두터운 옷을 입고 오른 모습을 비웃기라도 하듯 맑은 하늘을 보여 주었고 본격적인 여행을 시작하였다.

 

 

곤돌라 왕복 이용요금은 일반인이 대인 14,000, 소인 10,000원이며, 장애인은 1~3급까지 동반 1인 할인되어 9,800원이며, 하산을 등산로를 따라 할 경우 편도권을 구입하여 오를 수 있다. 편도는 일반인 기준 대인 10,000, 소인 7,000원이다. 동계시즌 상행운행은 10:00 시작으로 16:00 마지막 운행을 하며, 하행선은 16:30이므로 시간을 확인 후 여행을 하여야 한다. (안내전화 063-320-7381)

 

▲ 상부 도착하기 전 전경. 곤돌라 유리창이 맑지 않아 뾰얗다.

 

곤돌라에 몸을 싣고 국내 최장 길이와 최고 경사를 자랑하는 슬로프 따라 덕유산(1,614m) 설천봉(1,520m)에 오른다. 선로길이 2,659m로 운전속도 5m/sec1칸에 8명이 탑승하지만 가능한 일행 인원수에 맞추어 연인끼리는 2명이 탑승가능하다. 곤돌라에서 내려다보는 풍경 또한 빼 놓을 수 없다. 국내 4번째 높은 덕유산 향적봉이지만 10여분이면 타고 오르는 곤돌라로 인하여 고도를 느끼지 못한다. 동네 뒷동산에 뒷짐 지고 오르듯 그렇게 잠시 머물다 가는 곳으로 향적봉에서 장엄한 산하의 모습을 조망하며 가을을 즐겨본다.

 

 

설천봉 상제루

 

▲ 설천봉 상제루 전경. 케이블카 상부 승강장이다.

옥황상제에게 제를 올리는 의미를 가진 팔각형 한옥지붕을 한 3층 건물의 설천봉 상제루를 지나 가을 산속 길을 향해 나아간다.

 

덕유산 무주리조트 공사를 할 당시 잦은 사고가 나자 상재루를 세워 제를 지낸 후 무탈하게 공사가 마무리되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며, 상제루 옆으로 국내 최정상에 위치한 편의점과 정상 향적봉으로 향하는 600m 오름 계단길이 열려 있다.

 

▲ 향적봉에서 바라 본 설천봉 가을 초입

여름끝자락 그리고 가을 초입에 만나는 상제루는 별다른 감흥이 없다. 한겨울 눈에 묻혀 있던 그 신비스러운 상제루가 옷을 훌훌 벗어 버리고 보여주는 가을 초입 모습은 왜그리 초라해져 보이던지 사람의 마음이 참으로 간사하다. 죽어 천년을 산다는 주목은 인간과의 만남을 꺼려 해발 1300m 이상 되는 고지대에 뿌리 내린다. 비록 삭아 부스러져 자연으로 돌아갈망정 부러져 쓰러지는 초라함을 보이지 않는 선비를 닮은 주목 숲을 만난다. 향적봉으로 가는 길에서 만나는 주목을 향목(香木) 또는 적목(積木)이라 하는데 향목이 숲을 이루고 있어 산 정상을 향적봉이라고 하였다는 설이 있다.

 

 

향적봉에 오르다.

 

▲ 설천봉에서 향적봉으로 향하는 등산로

 

거센 바람소리에 리듬 맞쳐 걷던 산길이 가을이라 전혀 낯선 길로 다가온다. 고도가 조금씩 높아지며 약간의 경사를 오른다. 중간 구상나무 앞 전망대에서 바라 본 전경은 자연은 거대하고 우리는 작다는 것을 실감나게 할 만큼 긑없이 펼쳐진 능선과 능선을 따라 가을이 번져가고 있다.

 

가벼운 복장으로 오른 사람과 힘든 오르막은 곤돌라로 오른 후 하산길을 따라 내려서려는 등산팀이 다 함께 계단을 따라 향적봉으로 오른다. 적어도 향적봉까지는 산악인과 동급인 것이다.

 

▲ 향적봉으로 오르다 뒤돌아 본 설천봉 방향

 

매년 상고대를 즐기기 위해 찾던 길을 가을에 처음으로 찾다보니 눈길로 이어져 있던 숲길에 계단도 보이며, 크고 작은 잡목이 눈에 들어온다. 겨울이면 눈 속에 파묻혀 있어 모르고 스쳐갔던 풍경들이 이곳이 산속 등산로 이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일깨워 주었고, 가을 단풍잎은 일부 말라버렸고 일부는 물들기 시작하고 있었다. 그래도 한발 떨어져 먼발치에서 바라보면 가을이 제법 걸려 있었다.

 

 

향적봉에 도착하다.

 

▲ 향적봉 정상

 

 

 

 

 

정상이자 주봉인 향적봉에 도착한다. 덕유산(1,614m)은 주봉인 향적봉을 중심으로 봄이면 철쭉 평원이 펼쳐지고, 여름이면 원추리 꽃길이 펼쳐진다. 가을에 만나는 덕유산의 단풍과 겨울 주목과 구상나무 가지에 걸린 설경은 경이롭기까지 한 곳으로 백두대간의 꼬리부분이자 소백산맥 중앙 덕유산 향적봉(1,614)에 도착한다.

 

 

▲ 정상에서 바라 본 설천봉

▲ 설천봉에서 향적봉으로 오르는 능선길에 단풍이 물들고 있다.

▲ 향적봉 정상에서 설천봉으로 내려서는 길 전경

▲ 향적봉으로 향하는 중간 구상나무 전망대

 

향적봉 바위에 올라 내려다보면 옥황상제를 만난다는 설천봉(1522m) 상제루를 거쳐 빙하기부터 살아온 구상나무와 주목 군락지를 지나 올라온 길이 한눈에 조망된다. 이곳에 겨울의 설화가 펼쳐지면 아름다운 상고대를 연출하는데 산악인은 작은 히말라야 향적봉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향적봉에서 설천봉 까지 0.6km, 백련사 2.5km 이며, 중봉으로 향하는 향적봉 대피소까지 약 0.1km, 등엽령 4.3km, 남덕유산까지 14.3km 구간이다.

 

 

향적봉에서 중봉으로 향하다.

 

▲ 향적봉 대피소에서 올려다 본 향적봉

 

곤돌라 하부 탑승장을 시작으로 설천봉(1,520m)에서 0.6m 오르면 향적봉(1,614m) 그리고 약 1.1km 능선 길을 따라 내려섰다 올라서는 향적봉 대피소를 거쳐 중봉(1,594.3m)으로 향한다. 설국 여행 일 번지 향적봉(1614m)에서 중봉으로 향하는 덕유평전 구간은 6월 첫 주 연분홍 철쭉이 구상나무를 껴안고 꽃을 피워내며 삶과 죽음의 절묘한 경계를 통곡한다. 이 구간은 2033년까지 멸종위기야생생물 서식지 보호구간으로 2063년까지 특별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있다.

 

▲ 향적봉 대피소에서 바라 본 전경

▲ 향적봉 대피소에서 향적봉으로 향하는 등산로

▲ 향적봉에서 100m 내려서면 향적봉 대피소가 있다.

▲ 향적봉 대피소와 화장실 전경

▲ 중봉으로 향하는 등산로

 

봄이면 연초록 신록의 모습이 세상을 정화시켜 놓는가 하면 여름이면 이 일대는 야생화가 피어나 탐방객의 시선을 붙잡는다. 가을에는 주목과 어우러지는 단풍이 일찍 찾아와 가을 단풍 산행지로 알려져 있으며, 겨울이면 누가 뭐래도 덕유산 상고대와 덕유산 구름파도가 환상적인 그림을 그려내는 계절마다 치열한 유혹의 여행지가 바로 덕유산이다.

 

 

 

 

 

 

향적봉에서 중봉을 잇는 구간은 상록침엽교목인 주목 군락지가 형성되어 있는 곳으로 300~500년 된 1,000여그루가 자생하고 있으며, 이 일대는 지방기념물 제2호로 지정 보호하고 있다. 주목과 함께 소나무과 구상나무를 만날 수 있다. 구상나무는 우리나라 특산종으로 덕유산 향적봉 해발 1,000m 이상 지역에서 자생하고 있다.

 

▲ 주목. 구상나무 군락지를 통과한다.

▲ 중봉 전경

▲ 중봉으로 향하는 탐방로

▲ 중봉이 가까워 지면서 주목 군락지가 끝나고 철쭉 군락지가 이어진다.

 

향적봉에서 중봉으로 향하는 길은 1,500~2,500m 에 달하는 고산지형인 아고산대(亞高山帶)로 키가 큰 나무가 거의 자라지 못하여 고산지대 평지에 뿌리내리고 자라는 철쭉, 진달래, 원추리, 산오이풀이 계절을 달리하며 야생화 정원을 연출하는 곳이다. 우리나라 아고산대는 백두산 정상 그리고 지리산 노고단, 세석평전과 소백산 비로봉, 설악산 중청, 대청봉이 있다.

 

 

중봉에서 머물다.

 

▲ 중봉에서 바라 본 향적봉

중봉에 오른다. 눈 아래로 백암봉을 찍고 동엽령 갈림길에서 칠연계곡을 거쳐 내려서는 공정마을까지 산길이 그림처럼 펼쳐진다. 중봉에[서 오수자굴이 있는 능선을 따라 구천동계곡을 거쳐 백련사로 백련사에서 다시 향적봉으로 오르거나 무주구천동으로 내려서는 등산로가 잘 알려져 있지만 오늘은 여기까지다.

 

 

중봉을 거쳐 돌아 내려선다. 곤돌라 덕분에 쉽지 오르는 곳이라 산에서 만나는 모든 생명들이 소흘하지 않았는지 곰곰 생각해 보며 다시 하부 승강장으로 내려선다. 그리고 돌아서 가는 길에서 곧 다가 올 겨울 첫눈 내리는 날 이곳을 다시 찾아 올 것이다. 언제나 그러하듯 매년 첫눈이 오면 고상대 설경의 유혹은 뿌리칠 수 없다.

 

 

 

하산길에서 만난는 풍경

 

 

 

 

산에 케이블카를 만들면 환경오염이 된다는 생각을 두고 잠시 고민 해 볼 필요가 있다. 적유산 향적봉의 경우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길고 정상과 가장 가까운 거리에 하차하는 곤돌라로 정상까지는 가을날 산책하듯 다녀올 수 있다. 여기서 지정된 등산로를 데크로 만들어 밀려드는 인파를 한정된 구간만 걷게 만든다면 이보다 더 좋은 자연과 공존하는 방법은 없을 듯 하다. 무조건 반대를 위한 반대를 허거나, 산을 땀흘리고 오른 산악인의 권리로 생각한다면 그 또한 주장이 합당 할 것이지만 이제는 너무나 많은 등산객 인구를 생각한다면 차라리 특정 구간 데크길을 열고 등산로를 제한하는 것을 고려 할 시기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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