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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부골 봉화산 철쭉제가 2017년 5월 2일 남원시 아영면 성리 봉화산주차장 일원에서 진행되었다. 예로부터 봉화(烽火)를 피웠다하여 불리는 봉화산(烽火山. 920m)은 4월 마지막 주말 수줍게 철쭉이 꽃망울을 터트리며 봄의 유혹을 시작한다. 장수군 번암면 노단리와 동화리의 경계산령과 남원시 아영면의 최북단 접경 지역에 자리잡고 있어 장수군과 남원시에서 각각 봉화산 철쭉 축제를 진행한다. ▲ 개화 상태가 오월 첫날 약 80% 정도 피었다.
봉화산 철쭉은 매봉 정상을 잇는 능선에서 한바탕 자지러진다. 매봉 주변 철쭉이 조금 시들해 지면 백두대간 남부의 중간지점인 봉화산 정상으로 향하는 등산로를 따라 진행하여도 좋다. 큰 언덕길이 없어 산행하기 쉽고 매봉보다 조금 시차를 두고 개화를 하는 분홍 철쭉 군락지가 듬성듬성 시선을 사로잡는 곳이기도 하다. 남원 봉화마을 봉화산으로 향하는 등산로를 따라 매봉을 거쳐 봉화산으로 향하는 그 중간 갈림목이 치재다. 치제 아래 주차장이 있어 접근성이 좋아 매봉 철쭉이 유명하지만 축제기간에는 차량진입이 어렵다. 철쭉 군락지 치제로 오르는 길은 남원시 봉화마을에서 임도를 따라 오르거나 장수군 봉화산 주차장에서 곧장 계단길을 따라 오르면 치제에 도착한다. 치제 철쭉의 향연 ▲ 매봉에서 바라 본 치제 철쭉 능선 치재에서 매봉까지는 약 300m 구간이지만 사람을 키를 훌쩍 넘기는 철쭉 터널이 이어지면서 지겹지 않다. 매봉으로 향하는 철쭉 터널이 협소하여 오르거나 내려서는 사람들이 길을 양보해야 한다. 중간 중간 전망하기 좋은 넉넉한 공간도 있어 사진을 찍어가며 오른다. 매봉에 서다 봉화산은 구. 88고속도로를 이용하여 인월 지리산IC에서 내려 찾아가는 남원 방향과 장수IC에서 하차하여 오르는 장수 방향으로 나누어지는데 남원 방향은 완만한 도로를 따라 오르는 수고를 하면 반면에 장수 방향은 경사길을 따라 단박에 철쭉 군락지로 오를 수 있는 곳이다 ▲ 매봉 전경 철쭉군락지 백두대간 매봉에 도착한다. 해발 712.2m 매봉은 남원시와 장수군의 경계에 있어 두 지역을 동시에 전망할 수 있다. 매봉에서 봉화산 정상까지 3.3km 구간이며, 장수 주차장까지 1.8km 구간이다. ▲ 매봉에서 바라 본 장수 봉화산 자차장 전경 ▲ 매봉에서 바라 본 치제, 봉화산과 매봉 갈림길 철쭉 능선 ▲ 매봉에서 바라 본 철쭉 능선 ▲ 매봉에서 내려서는 철쭉 사잇길 나무데크 매봉에 올라서면 남원시 흥부마을과 장수군 일원 그리고 치제에서 이어지는 봉화산 봉수대가 있는 정상까지 한눈에 조망된다. 대부분 철쭉을 여행하는 탐방객에게는 매봉이 여행의 목적지가 되는 셈이며, 등산을 하는 산객에게는 봉화산 정상이 목적이 된다. 봉화산 정상 주변 철쭉은 매봉보다 약 3~4일 늣게 피어난다. 봉화마을 흥부전 이야기 흥부전의 근원지인 흥부마을이 있다고 한다. 누구나 쉽게 들려주던 흥부 이야기는 구전이나 소설이 아닌 흥부마을에 전해지는 [박첨지설화]를 근거로 만들었으며, 그 근거로 [춘보설화]에 나오는 야영면 성리마을이 흥부가 형 놀부에게 쫓겨나 부자가 된 발복지라는 것. ▲ 매봉에서 바라 본 흥부마을 서편제 [흥부가]에서 제비가 흥부집을 다시 찾는 대목이 나온다. [제비노정기]부분에 나오는 "경상도는 함양이요, 전라도는 운봉이라. 운봉 함양 두 열품에 흥부가 사는지라. 저 제비 거동을 봐라" 로 되어져 있는데 판소리에 하나같이 같은 맥락이 들어간다. 위 구절로 지목되는 지역이 남원군 동면 성산리쪽의 경상도 함양과 접한 쪽이 놀부 흥부 고향이라는 것이다. 신재효본에서 흥부는 산안(산내면)을 끝으로 "고향 근처로 차져 한 곳을 당도하니 촌명은 복덕" 이었다고 했는데 아영면 성리쪽에 복덕촌(복성)이란 지명이 남아 있다. 곧 흥부의 출생지는 인월면 성산이요, 발복지로 이영면 성리가 되는 셈이다. ▲ 마을 입구 박타는 모습 조형물 박 타는 처녀의 설화를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우리 놀부, 흥부전과는 사뭇 다르다 하지만 몽골 설화이다. 우리와 몽골은 많은 부분이 같다. 심지어 비슷한 언어도 있는가 하면 아이들이 노는 방식도 흡사 우리와 닮은 점이 있다는 부분이다. 옛날 어느 때 처녀 하나가 있었다. 하루는 바느질을 하고 있노라니까, 무슨 소리가 들리는데, 나가 본 즉 처마 기슭에 집을 짓고 있던 제비 한 마리가 땅으로 떨어져서 버둥거리며 애를 쓴다. 에그 불쌍해라 하고 집어 살펴 본 즉, 부동깃이 부러졌다. 마음에 매우 측은하여, 오냐 네 상처를 고쳐주마 하고, 바느질하던 오색 실로 감쪽같이 동여매어 주었다. 제비가 기쁨을 못 이기는 듯이 날아갔다.
얼마 뒤에 그 제비가 평소와 같이 튼튼한 몸이 되어서 날아오더니, 고마운 치사를 하는 듯이 하고 날아간다. 우연히 날아간 자리를 본즉, 무엇인지 씨앗이 하나 떨어져 있었다. 이상한 일도 있다 하고, 무엇이 나는가 보리라고 뜰 앞에 심었다. 그것이 점점 커지더니, 그 덩굴에 가서 커다란 박이 하나 열렸다. 엄청나게 크니까, 희한한 김에 굳기를 기다려 하루바삐 타 보았다. ▲ 치제에서 장수군 방향 전경
켜자마자 그 속에서 금은주옥과 기타 갖은 보화가 쏟아져 나왔다. 이 때문에 그 처녀가 금시에 거부가 되었다. 그 이웃에 심사 바르지 못한 색시가 하나 있었다. 이 색시가 박 타서 장자 된 이야기를 듣고, 옳지 나도 그 색시처럼 제비 상처를 고쳐 주리라 하였다. 그래서 제집 처마 기슭에 집 짓고 사는 제비를, 일부러 떨어뜨려서 부둥깃을 부러뜨리고, 오색 실로 찬찬 동여매어 날려 보냈다. 얼마 지나니까 과연 박 씨 하나를 가져왔다. 너무나 기뻐서 얼른 뜰어 심었더니, 여전히 커다란 박이 하나 열렸다. 오냐, 금은주옥 갖은 보화가 네 속에 들었느냐 하고 그 박을 탔다. 뻐개어 본즉 야단이 났다. 그 속에서 무시무시한 독사가 나와서 그 색시를 물어 죽였다고 한다.
위 내용은 몽골설화 박타는 처녀이다. 이번에는 성산리에 전해지는 박첨지 이야기를 조금만 들어보자.
박첨지는 부자였지만 인색하여 재물을 믿고 소작인, 이웃 등을 혹독하게 괴롭혔다고 한다. 심지어 하나뿐인 동생마저 내쫒고 다시 찾아왔을 때는 매만 줘서 내 쫒았다고 한다. 이후 함양에 민란이 일어나 박첨지가 죽게 되자 마을 사람은 시체조차 거두지 않았다 한다. 형에게 쫓겨난 동생은 부자가 되어 형의 죽음 소식을 듣고 달려와 동네 사람에게 돈과 제답을 주며 해마다 형의 제사를 지내 달라고 부탁하였고 지금도 지내고 있다.
흥부전은 필시 이 몽골설화를 바탕으로 하여 우리나라 흥부전이 탄생하게 되는 것이 아닐까? 몰골설화 박타는 처녀를 통해 처녀는 흥부로 바뀌고, 심사가 바르지 못한 여자는 놀부로 변형한다. 그리고 당시 어떤 고을의 전해져 오는 이야기를 여기다가 접목한다. 가난에 찌든 흥부의 아이들이 많은 것은 우리나라 실정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당시 먹고 사는 살림들이 어려워 밥주걱도 등장했을 것이다. 전혀 무관한 이야기라 말하기에는 초등학생이 봐도 너무나 똑같다. ▲ 장수군 주차장 한국식으로 각색된 흥부가는 판소리로 나오게 된다. 판소리 대목을 통해 특정 지역이 지목되는데 그 지역 중 출생지가 남원 인월면 성산이요, 발복지가 아영면 성리가 아닐까?
흥부전의 주인공으로 알려진 임부자의 것으로 추정되는 비석이 발견되었는가 하면 아영면과 동면 일대에서 일제 말엽까지 흥부축제가 전해져 왔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특히 야영면에 [춘보]라는 인물을 추모하는 춘보제가 지금도 지내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장수에 복덕리가 있는데 그곳이 판소리에서 나오는 복덕촌이라는 점도 밝혀졌다.
경희대 교수가 고증 결론으로 내린 부분을 보면 흥부, 놀부 출생지는 성산리이고, 여기서 흥부가 복덕촌으로 이사했다가 성리에서 살 게 되었다고 한다. 흥부는 없지만 박첨지는 있었다. 박타는 몽골여자가 박첨지를 만나면서 한국판 흥부전을 만들었다. 그리고 판소리를 통해 박첨지 형제의 이야기는 세상에 알려지게 된 것이다. 흥부 마을은 사실 작은 시골마을이다. 흥부가 태어난 곳, 박첨지가 살은 곳이라 하여 특별난 여행지는 아니다. 장수방향코스는 시작점 부터 철쭉군락지 초입까지 약 500M 가 급경사지역으로 쉬엄쉬엄 올라야 하지만 주차장에서 부터 줄곳 철쭉조성단지를 헤치고 올라가므로 힘들다는 것을 느낄 틈이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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