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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절정은 철쭉꽃이다. 연초록 산야 짙푸름 옷 갈아입는 월 첫 주 빼 놓을 수 없는 여행길이 바로 철쭉 산행길이다. 양지바른 산 능성을 따라 꽃망울 터뜨리는 진분홍 철쭉의 향연 그 여행길로 이번에는 전남 보성군 겸백면과 율어면의 접경지에 자리한 초암산(草庵山 576m)을 찾아 나서기로 하였다. ▲ 이슬비 안개속 보성 초암산 철쭉 군락지 정상 전경
새벽길을 달려 초암산 수남주차장에 도착한다. 지도 한 장 없이 초암산 수남주차장(전남 보성군 겸백면 수남리 959-1)을 네비에 입력하고 무작정 달려 온 것이다. 작년에 이미 보성 일림산과 사자산 그리고 제암산을 둘러 본 터라 이번에는 초암산 철쭉능선을 걷고자 했다. 초암산으로 오르는 여러 코스 중에서 들머리를 수남주차장을 시작으로 초암산, 철쭉봉, 광대코재, 무남이재로 하산하여 도로를 따라 되돌아오는 5시간 소요 코스를 다녀오기로 하였다. 초암산은 한국의산하 선정 인기 명산순위 258위이다. 수남주차장-2km-수남절터 삼거리 하늘도 무심하였다. 약간의 비가 내린다는 일기예보와는 달리 하루종일 비가 내렸다. 그것도 안개를 동반하여 한치 앞을 분간하기 힘든 지경이었다. 몇 번의 망설임 끝에 초암산 산행을 시작하였다. 주차장에서 2.1km 구간이라는 안내와 달리 등산로는 2.8km 구간이었다. ▲ 안개비 내리는 초암산 들머리 풍경 완만한 경사길이 이어진다. 부슬비는 하염없이 내렸다. 초암산으로 향하는 길에는 굵직굵직한 이정표 덕분에 첫 산행길이 두렵지 않았다. 잘 정비된 등산로를 따라 초암산으로 오른다. 두어 번 경사지역이 있었지만 다른 산에 비하면 경사지역이란 표현이 엄살 수준이다. 수남주차장으로부터 2km 구간 오르면 금화사지절터로 향하는 갈림길이 나오는데 이정표에는 수남절터 삼거리로 적어 놓았다. 다녀올까 하는 망설은 잠깐이었다. 안개비를 뚫고 나 홀로 알 수 없는 미지의 공간에 발을 딛는다는 것은 왠지 모를 불안하였다. 수남주차장을 시작으로 수남절터 삼거리까지 몇몇 철쭉은 이미 져 버렸고 철쭉산이 맞나 싶을 만큼 연초록 등산길이 열려져 있다. 수남절터 삼거리 – 0.7km - 수남갈림길 수남절터 삼거리로부터 시작되는 오르막 구간 그리고 제법 등산로 주변 철쭉이 보이기 시작한다. 안개비 속 오직 보이는 것은 철쭉과 호위병처럼 서 있는 몇몇 나무와 차가운 바위뿐이었다. 잠시 쉬어 갈 자리조차 허용하지 않을 만큼 첫 산행길인 초암산은 안개 속 외로운 길이 열려 있을 뿐이었다. ▲ 이슬비 맞으며 걷는 등산로 보성에는 많은 철쭉 산이 알려져 있다. 대부분 일림산, 제암산, 사자산으로 철쭉 여행을 시작하는데 보성군 철쭉꽃의 개화 순서는 초암산을 시작으로 일림산 제암산 순으로 피어난다. 특히 초암산은 경관이 뛰어나고 초암산 정상 기묘한 바위틈에서 자라는 철쭉 그리고 끝없이 이어지는 철쭉길로 유명하다. 수남갈림길 – 0.1km – 초암산 정상 수남갈림길에 들어선다. 안개비로 전망 시야 확보가 어렵지만 분명한 것은 이곳이 정상 코앞이라는 것이다. 수남갈림길에서는 초암산 정상 0.1km, 수남주차장 2.7km, 광대코재 3.7km 구간 이정표가 가리키고 있었다. 그리고 주변에는 꽤 넓은 공간을 가득채운 철쭉이 안개비에 움츠려 있었다. ▲ 초암산 정상을 눈 앞에 두고 독특한 바위군과 함께 철쭉 평원이 펼쳐진다. 앞서 누군가 올라간 흔적을 딛고 올랐는데 계속 내리는 비로 인하여 우비를 입었지만 이미 물에 빠진 생쥐 신세가 되었다. 등산화는 다 젖어 질퍽거렸고 다행스럽게 땅은 미끄럽지 않아 보행하는데 큰 불편함은 없었다. 시간을 확인 해 보니 수남주차장으로부터 약 1시간 10분 정도 소요되었다. 안개비 속 초암산 풍경 정상에 오르니 굵직굵직한 바위가 모여서 봉우리를 이루고 있었다. 그 틈새 용케 뿌리내린 철쭉과 함께 뒤편 철쭉봉으로 향하는 길목 아래 철쭉제단과 헬기장 그리고 안개 속으로 보이는 끝없는 철쭉이 시선가득 채워진다. 비 내리는 날 나 홀로 찾은 새벽 산행길이라 생각했는데 나보다 앞서 한 팀이 이미 올라와 있었다. 하필이면 이런 날 찾아 왔냐며 그래서 안개비 내리는 철쭉 능선도 운치가 있지 않냐 며 말을 걸어온다. 그러고 보니 이제야 새로운 철쭉 세상이 조금씩 눈에 보이기 시작하였다. 안개가 품은 초암산 정상 철쭉 군락지는 고요함을 깨우는 철새들의 소리가 안개비에 젖어 들려온다. 하산을 결정하다 초암산 정상을 시작으로 철쭉봉을 잇는 약 2.5km 구간 100만평 전국 최대 철쭉군락지가 펼쳐진다하지만 아쉽게도 초암산 정상에서 포기하고 돌아서야만 했다. 혹시나 안개비가 사라지고 철쭉 능선길이 열릴까 하여 커피 한잔 마시며 기다려 봤지만 갈수록 더 시야를 가려 놓은 구름안개로 시야가 겨우 몇 미터에 불과한 안개비에 갇혀 버렸기 때문이었다. ▲ 수남주차장 - 2.8km - 초암산 정상 -철쭉봉 - 2.8km - 수남주차장 초암산 옛 지명은 금화산·존제산 등으로 알려져 있으며, 백제 당시 창건한 대찰이었던 옛 금화사 터가 자리 잡았을 알려진 산이었지만 지금은 봄철 철쭉 시즌에만 등산객이 붐비고 있다. 오늘 산행은 예상과는 달리 안개비로 인하여 5.6km 산행을 마감하고 서둘러 하산한 덕분에 남는 게 시간이라 주변을 잠깐 여행하기 하였다. 먼 길을 새벽부터 달려왔는데 하산 시간이 오전 10가 안되니 이런 낭패가 있나. 결국 보성다원 들렀다 남해 망운산가면 안개비가 그치지 않을까하는 생각에 남해 망운산으로 발길을 제촉해 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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