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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적트레킹 - 잡상이란

허영꺼멍 2019. 12. 3.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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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상(雜像)은 알아도 어처구니(於處軀尼)는 모른다?

 




궐 지붕 귀마루 독특한 형상을 한번쯤 본 기억은 있을 것이지만 자세하게 그 형상을 들여다 본 사람은 극히 드물다. 일반 민가에서는 아무리 권세가 높다하여도 지붕 귀마루에 형상을 올린다는 것은 당시 시대적으로 허락되지 않을 만큼 특정한 일부의 시설에 한하여 올려졌는데 그 형상이 서유기(西遊記) 등장인물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 화성행궁 봉수당에서 만난 잡상.

대당사부, 손행자, 저팔계,사화상, 이구룡 순으로 배치하였다.


유몽인(柳夢寅.15591623)의 어우야담(於于野譚)에는 표준 잡상에 관하여 대당사부(大唐師傅), 손행자(孫行者), 저팔계(猪八戒), 사화상(沙和尙), 마화상(麻和尙), 삼살보살(三煞菩薩), 이구룡(二口龍), 천산갑(穿山甲), 이귀박(二鬼朴), 나토두(羅土頭)인데 대당사부는 삼장법사, 손행자는 손오공, 사화상은 사오정이라 하며, 이처럼 귀마루 위에 올려진 조각품을 두고 잡상(雜像) 또는 어처구니(於處軀尼), 상와(像瓦)라 한다.


▲ 화성행궁 장안문 용마루와 용두 그리고 잡상과 토수까지 당시 얼마나 정성을 다해 건축하였는지 짐작할 수 있다.


잡상은 맨 앞자리에 대당사부(大唐師父) 가 정면을 주시하고 좌정을 한 모습으로 앉아 있다. 대당사부는 당나라 현장(玄奬)이란 승()으로 천축(天竺)국에 불경(佛經)을 구하로 가는 실존인물 삼장법사(三奬法師)이다. 잡상 중에서 유일하게 사람 형상이다. 삼장법사 다음으로 손행자(孫行者)가 자리잡고 있다. 손행자는 삼장법사와 함께가며 온갖 역경을 이겨내는 역할을 하는 돌원숭이로 바로 손오공이다. 세 번째로 서 있는 것이 저팔계(猪八戒)이다. 멀리서 딱 봐도 갈기와 특 튀어난 멧돼지의 코가 확연하게 보인다. 저팔계의 저()는 돼지이며, 팔계(八戒)는 부처님이 싫어하는 여덟 가지 음식물이다. 네 번째로 사화상(沙和尙 또는 獅和尙)이다. 서유기에 나오는 어리버리 사오정(沙悟淨))은 본래는 옥황상제 궁전 수렴지기로 사자상을 하고 있다. 다섯 번째로 이구룡(二口龍) 이다. 입이 둘 있는 용으로 등부분에 용 지느러미를 표현하고 귀를 바짝 치켜 올렸다.

 

그리고 어떤 종류인지 알 수 없는 지슴 형상의 아귀박(二鬼朴), 말의 형상을 하고 있는 마화상(麻和尙)은 서유기에 삼장법사가 타고 다니던 말을 뜻하는 듯 하며, 삼살보살(三殺菩薩 또는 三煞菩薩)은 세가지의 삼살(三煞) , 세살(歲煞) 겁살(劫煞) 재살(災煞)을 다스리는 보살로 보여진다. 삼실보살은 합장을 하고 있다. 천산갑(穿山甲)은 알 수 없는 포유동물로 추정되며, 곰 형상을 하고 있는 나토두(羅土頭) 등이 있다.


▲ 경남 밀양시 표충사 대광전 측면에서 보면 좌우가 각각 다르다.

측면에서 왼편 법당 정면쪽으로는 3기를, 오른편 법당 뒷쪽으로 2기를 올렸다.


잡상은 우리나라 풍습이 아니다. 중국 황궁에는 잡상에 관하여 황제가 머무는 건물에는 11개의 잡상, 세자는 9, 그보다 격이 낮으면 7개였다. 잡상이 우리나라에 전해지면서 경북궁 근정전에 9, 경회루 11, 등 숫자의 개념에는 의미를 두지 않은 듯 보여진다. 우리나라에는 10가지의 잡상이 전해지며, 나쁜 기운인 살()을 막아주는 신()으로 삼았다. 잡상의 출현은 요나라 당시인 9세기경으로 추정하며, 명나라와 청나라에 유행했던 것으로 추정되며, 우리나라에는 고려시대 들어왔을 것으로 보고 있다.


▲ 표충사 대광전 정면에서 바라 본 처마 양쪽으로 각 3기의 잡상이 자리잡고 있다.


잡상은 숭례문(9개 잡상), 창경궁 홍화문(5개 잡상), 창덕궁 돈화문(7개 잡상), 수원 팔달문(4개 잡상), 창덕궁 인정전(9개 잡상), 경복궁 경회루(11개 잡상), 경북궁 동십자각(5개 잡상), 덕수궁 중화전(10개 잡상) 그리고 밀양 표충사 대광전(5개 잡상) 등 숫자가 제각각이다.


 

지붕마루 양 끝에 취두를 세우고 내림마루 끝지점에 용두를 그리고 추녀 귀마루에 잡상을 나란히 놓고 끝 사래목을 보호하기 위해 거북, , 잉어 모양의 토수를 연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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