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ㅕ행 하 는 "청 개 구 리" 우 물 밖 세 상 이 야 기
천연의 요새 고모산성(姑母山城. 명승 제31호)을 향하다.
GPS: 경북 문경시 마성면 신현리 77-6
딱 시간이 남아돌아 무작정 목적지로 잡은 곳이 고모산성이었다. 네비는 고모산성 주차장으로 친절하게 안내해 주었지만 정작 주차장에서 그 당혹감이란... 주변에 차 한 대없는 텅 빈 주차장에 마을 체육기설이 포진해 있는 게 아닌가. 길을 잘못 왔나하는 의문을 풀기위해 혹 주민이라도 만나 볼 요량으로 주변을 살펴보지만 인적이 없다. 한참을 기다리다 간단하게 준비하여 직접 고모산성을 찾아 산을 오르기로 하였다.
산성이라하면 자고로 우리나라는 평지형은 거의 없고 산 정상부위에 있는 것이 정석이고 보면 고모산성 주차장은 산허리쯤에 있었기 때문에 당연히 더 올라가야 생각했는데 어라~ 꿀떡고개 성황당을 만난다.
떡하나 주면 안잡아 먹쥐?
꿀떡고개 & 성황당
산 고갯길 정상을 두고 돌고개 또는 꿀떡고개라 한다. 힘겹게 오르는 만큼 헐떡고개, 깔딱고개 등등 많은 지명이 있지만 이 달콤한 고개 이름은 뭐단 말인가. 숨이 끌떡 넘어간다하여 꿀떡고개는 아닌 듯 하여 급히 인터넷을 뒤져본다. 참 좋은 시절을 사는 건 분명하다. 한때 이 길목을 거쳐 한양 과거길 로 나선 선비들이 주막길이 있는 이 언덕에 꿀떡을 팔았는데 그 꿀떡을 먹으면 과거급제 한다하여 너나없이 사먹다보니 생겨난 지명이라 한다.
성황당 새끼줄이 출입금지 노끈처럼 빈약해 보인다. 명색 신현리 마을 수호신인데 매년 특정 행사가 없는 듯 한 그 썰렁함과 달리 성황당 앞 느티나무는 1896년 의병장 이강년이 왜군과 고모산성에서 전투 할 당시 불에 타 절반이 소실되었다 하며, 성황당에는 한 선비가 하루를 묵어가게 되었는데 그 집에는 홀아버지와 딸이 사는 집이였고 선비는 그 집 딸과의 혼인을 부탁하는 주인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하고 허락하였지만 과거 급제 후 꿀떡고개에서 한 약속은 잊어버린 것. 이후 딸은 기다림에 지쳐 자결하였는데 구렁이로 변하였고 마을에 피해가 자꾸 생겨나자 성황당을 짓고 제를 올리며 혼을 달래주고 있다 한다.
돌고개 주막거리
문경새재로 향하는 길목에 위치한 돌고개 주막거리는 당시 규모가 얼마인지는 알 수 없지만 주막거리라는 지명을 통해 많은 사람이 하룻밤 신세지고 넘나들었던 곳임을 짐작케 한다. 옛 주막은 사라지고 지금 돌고개 주막거리에는 2체의 복원한 주막이 있다. 조선시대부터 영업했던 문경 마지막 주막인 영순주막과 예천지역 마지막 주막인 삼강주막을 원형 그대로 복원해 놓았다.
진남루에서 고모산성 오르다
석현성 진남루에 도착한다. 고모산성을 올려다보니 실로 대단하다는 걸 느낄 수 있다. 화살보다 돌을 던져 전투를 할 만큼 위협적이다. 실제 이곳에서 투석전 흔적이 곳곳에서 확인될 만큼 아찔한 높이다. 2세기 말경 고모산(姑母山)조성된 것으로 추정하는 포곡식 산성으로 본성 1,256m, 익성 390m를 합해 총 1,646m에 이른다. 직벽에 가까운 아찔한 높이의 산성은 절대 함락당하지 않을 요세를 만들기 위해 고모산 정상 높이 231m에 납작돌을 쌓아 차곡차곡 포개어 올린 철벽 요새이기도 하다.
고모산성 남문에 오르다
고모산성은 길 문화재 최초로 명승으로 지정된 옛길인 토끼비리길과 연계되어 있다. 토끼비리는 부산 동래에서 낙동강을 따라 대구를 거쳐 문경에 이르는 영남대로의 한 구간으로 한 때 진남문은 지방과 지방을 잇는 길목으로 꿀떡고개에 성황당과 주막거리가 형성되어 있다. 그리고 성벽을 따라 동문, 남문, 서문, 북문이 있지만 무너진 구간 중 남문과 서문 구간을 복원해 놓았을 뿐이다.
성벽 축조에 관련 정확한 자료가 없지만 최근 5세기 신라가 한강일대로 진출하기 위해서 만든 전초기지라는 주장을 통해 대략 470년 전후 쌓은 것으로 추정하는 학자도 있다.
성벽에서 바라보면 경북 팔경 중 제1경인 진남교반(鎭南橋畔) 기암괴석과 이 일대를 지나는 교량 3개가 복잡하게 얽혀져 있다, 봄이면 봉생교 주변 벚꽃길이 열리는가하면 밤이면 이 일대는 화려한 불빛이 수놓는다.
뭉크의 절규 장엄한 핏빛 노을
E-mail:okgolf@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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